“30년 만에 무력 분쟁 최고치 기록” - 현 시기의 폭발적 성격

“30
년 만에 무력 분쟁 최고치 기록

- 현 시기의 폭발적 성격에 대한 맑스주의적 평가분석을 확인하는 새 조사연구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31213www.thecommunists.net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낸 연간 무력분쟁 조사연구 (Armed Conflict Survey) 최신호에서는 위기로 점철된 자본주의 세계질서의 암울한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1]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안보 문제에 관한 세계적 권위를 자처하는 서방 싱크탱크 중 하나다. 1958년에 설립되어 각국 정부 및 군사기관들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이 싱크탱크가 북미와 서유럽 지배계급 주요 분파들의 세계정세 인식을 대변하는 것을 자신의 소임으로 하는 이유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이 광범위에 걸친 조사연구에 따르면, 2023년에 진행 중인 전 세계의 분쟁은 183건으로 3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조사연구는 오늘의 세계를 "행위자의 급증, 복합적이고 겹치는 동기들, 글로벌 영향력, 가속화되는 기후 변화 속에서 점점 더 다루기 힘든 분쟁들과 무장 폭력이 지배하는 세계"라고 기술한다.
 
조사연구는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충격"을 전 세계적인 불안정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들고 있다. (또 다른 "글로벌 충격"인 현 가자 전쟁 시작 전에 이 조사연구가 마무리됐다는 점을 유념하라). 나아가, 이 조사연구는 세계 질서의 취약성을 심화시키는 데 있어 기후 위기의 결정적 역할을 지적한다.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는 계속해서 분쟁의 근본 원인과 취약국가들의 제도적 취약점의 근본 원인 둘 다를 곱으로 증가시키는 증폭기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 저자들은 이들 분쟁의 처치 곤란함을 또한 지적한다. 이 분쟁들이 깊은 모순의 결과이며, 동시에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제국주의 질서를 강요할 수 있었던 패권국 지난 몇 십 년의 미국과 같은 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분쟁에 대한 암울한 전망의 뿌리에는 많은 수의 다양한 비 국가 무장 단체들과 함께 외부 개입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전쟁의 복잡성이 있다. 이것이 전통적인 해결 주체들 및 프로세스의 영향력 감소와 함께, 분쟁 해결의 진전을 어렵게 하여 분쟁의 장기화에 기여하고,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국내 전쟁이 급격히 국제화 되는 가운데 분쟁의 평균 지속 기간은 지난 30년 동안 계속 증가해왔다."
 
나아가 조사연구는 많은 국내 분쟁이 지역 강국들과 세계 강대국들의 세력권 확대 시도와 뒤섞여버렸다고 강조한다. "복잡성의 또 다른 동인은 점점 더 많은 수의 지역 및 글로벌 열강들이 전략적 이익 추구 속에서 개입함으로써 내전이 점점 더 국제화하는 데 있다."
 
현 시기: 자본주의 위기의 시기
 
앞서 언급한 대로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서방 제국주의 기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르주아 싱크탱크다. 이 연구소가 위기로 점철된 세계 동향을 피상적이고 경험주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보다 깊은 계급 간, 자본가 국가 간 모순을 무시하는 또는 보지 못하는 이유다. 비 맑스주의자가 맑스주의적 분석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력분쟁 조사연구 최신호의 조사결과는 지난 몇 년 우리가 일련의 문서를 통해 제시해온 맑스주의적 평가분석을 강력히 확인시켜주고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2008년에 경제적 위기와 제국주의 강대국들 (미국, 중국, 러시아, 서유럽, 일본) 간의 패권경쟁과 혁명적·반혁명적 폭발을 특징으로 하는 역사적인 쇠퇴·사멸의 시기에 들어갔다고 강조해왔다.[2] 이 모순들은 2019년에 또 하나의 대공황과 함께 일련의 재난들 (기후 위기, 코로나 반혁명,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등)로 점철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면서 더 한층 가속화되었다.[3]
 
자본주의는 위기와 재난밖에 내놓을 게 없는 운이 다한 체제다. 유일한 탈출구는 지배계급의 혁명적 타도와 세계 사회주의 사회 건설이다. 이것이야말로 인류가 억압과 착취를 없앨 수 있고, 빈곤과 전쟁과 기후변화로 인한 참화를 극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출구다.[4]
 
이러한 역사적인 쇠퇴기에 계급 간, 국가 간의 대립·모순이 가속화되고 점점 더 국가 간 전쟁 및 내전의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러한 무력 충돌은 필연적으로 지배계급의 권력을 파탄내고 노동자계급·피억압인민의 혁명적 봉기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조사연구는 대부분의 무력분쟁은 내전, 즉 하나의 나라 내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라고 지적한다. 당연한 바, 비 맑스주의자들로서 저자들은 그러한 분쟁의 서로 다른 유형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나 RCIT는 분쟁의 두 유형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어느 측도 노동자·피억압자의 이해를 대표하지 않는 두 부르주아 진영 사이의 반동적 분쟁과, 한 진영이 민주주의나 민족적 권리 또는 사회 정의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반영하는 설사 이 진영이 비혁명적 지도부 하에서 싸우고 있다 하더라도 분쟁을 구분하는 것 말이다. 전자의 경우를 예로 들면 수단의 반동적 내전이고[5], 후자의 경우는 시리아에서 반군의 해방전쟁[6], 또는 미얀마에서 반군의 해방전쟁[7]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8]과 가자지구의 전쟁[9]은 내전이 아니라 제국주의 침략자들 (각각 러시아와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피억압 민족의 해방 전쟁이다.
 
맑스주의자들이 올바른 전술을 전개하기 위해 그러한 분쟁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양측 모두에서 반동적 분쟁인 경우 이중 패전주의 입장! 해방전쟁의 경우 피억압자 방어/ 억압자 패전 입장![10]
 
 모순적 성격을 가진 분쟁들
 
나아가 조사연구는 복합적 성격을 가진 분쟁, 즉 피억압자의 해방투쟁이라는 진보적 요소와 지역강국 또는 강대국이 그러한 분쟁을 자신의 이익에 이용하기 위해 개입하는 등의 반동적 요소를 둘 다 수반하는 분쟁이 증가하고 있음을 올바르게 지적한다. 따라서 맑스주의자들은 분쟁의 구체적 성격을 분석하고 두 요소 중 어느 것이 지배적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나아가 그러한 분쟁의 진화 발전을 연구하여 그 분쟁의 초기 지배적 요소 예를 들어 해방전쟁으로서의 일차적 성격 가 약화되고, 다른 요소, 즉 초기에는 부차적·종속적이었던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 요소가 더 강해지는지를 판단 결정해야 한다. 그러한 전화 과정이 루비콘강을 건너게 되면, 해당 분쟁의 성격이 바뀐다. 그런 경우, 맑스주의자들은 전술을 조정하고, 피억압자 진영 방어를 이중 패전주의 입장으로 대체해야 한다.[11]
 
불행하게도, 다양한 자칭 맑스주의자들이 많은 경우에 그러한 분쟁의 구체적 성격을 판단 결정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음을 보이고 있다. 그들이 피억압 대중의 편을 드는 데 실패하는, 심지어는 반동 침략자를 지지하기까지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적으로 하여 러시아를, 반군을 적으로 하여 아사드를 지지한다). 다른 한편에는, 진보적 진영과 같은 편의 정체성을 취하지만 그럼에도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반제통전) 전술 적용을 거부하는 좌파들이 있다. , 피억압자에 대한 동조를 표하지만, 대중의 상층부에서 싸우는 구체적 세력을 지지하길 거부하는 경우다. 그러한 좌파는 이 주도 세력의 소부르주아 민족주의 성격, 이슬람주의 성격, "우익" 성격을 거론하면서 피억압자 진영에 합류하길 거부하고 반동적 기권주의 입장을 취한다.[12]
 
오늘 해방투쟁이 ()부르주아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진정한 맑스주의자들의 취약함과 혁명적 리더십의 깊은 위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노동자·피억압자의 계급투쟁에서 기권하여서는 그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역으로, 그러한 반동적 종파주의는 투쟁하는 대중으로부터 고립된 채로 남게 될 것이다.
 
오늘날 사회주의자들의 결정적 임무는 혁명세계당 건설에 힘을 합치는 것이다. RCIT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혁명가들과 협력할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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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The Armed Conflict Survey 2023. The worldwide review of political, military and humanitarian trends in current conflicts, Routledge, London 2023. 다른 언급이 없는 한 인용문은 모두 이 조사연구서에서 인용한 것이다.
 
[2] 우리는 여러 차례 현 시기의 성격에 대한 평가 분석을 제시해왔다. 다음 책의 14장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Vienna 2013, http://www.great-robbery-of-the-south.net/. 다음도 보라. RCIT: World Perspectives 2016: Advancing Counterrevolution and Acceleration of Class Contradictions Mark the Opening of a New Political Phase, 23 January 2016,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perspectives-2016/. Yossi Schwartz: The Historical Crisis of the Imperialist System, 29.08.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historical-crisis-of-imperialist-system/
 
[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세계정세: 글로벌 정치 토네이도의 한가운데서 - 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간 세력권 쟁탈전/ 세계 에너지·식량 위기/ 자생적 대중항쟁 등, 정세 발전에 관한 노트>, 2022413,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97.html; 같은 저자, <특별한 폭발적 조합 - 현 세계정세에 관한 노트>, 2022106, https://blog.wrpkorea.org/2022/10/blog-post_12.html; Medina Gunić: Recession, Energy Crisis, Strengthening of the Imperialist Blocs The World Situation will change soon enough, 23 August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world-situation-will-change-soon-enough/; RCIT, <세계 정세전망 2021-22: 준 혁명적 세계정세 진입>, 2021822, https://blog.wrpkorea.org/2022/05/2021-22.html
 
[4]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메니페스토 2023] 자본주의 붕괴 시대에 혁명적 투쟁>, 20239, https://blog.wrpkorea.org/2023/09/2023.html
 
[5] The RCIT는 수단 혁명과 뒤이은 내전에 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하위 페이지에서 이를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military-coup-in-sudan/
 
[6] The RCIT2011년 그 시작 이래 시리아 혁명에 대한 수많은 책자와 논문, 성명을 발표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7] 미얀마 내전에 대한 RCIT 문서들을 다음에서 참조하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llection-of-articles-on-the-military-coup-in-myanmar/
 
[8]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대한 모든 RCIT 문서들을 다음에서 참조하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9] 2023년 가자 전쟁에 대한 많은 RCIT 문서들을 다음에서 참조하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gaza-uprising-2023/.
 
[10]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1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모순적 성격을 가진 전쟁에서 맑스주의 전술 -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아프리카/ 중동/ 동아시아의 전쟁 위협은 분쟁의 이중적 성격을 인식해야 할 필요를 보여준다>, 2023823, https://blog.wrpkorea.org/2023/08/blog-post_29.html
 
[12]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후안무치하게도 좌파 일각에서 이스라엘의 자결권을 지지하다 - ISA/CWI의 시온주의 영합 및 사회평화주의를 비판한다>, 20231025, https://blog.wrpkorea.org/2023/11/blog-post_2.html; 같은 저자, <순수관념적 지지자들 - “원칙에서는우크라이나의 편을 들지만, 필요한 결론을 끌어내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과의 대화>, 2023717, https://blog.wrpkorea.org/2023/07/blog-post_25.html
 
[1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통일단결과 분별정립의 표지석 - 현 세계정세의 어느 쟁점이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관계정립에 기준점이 될 수 있는가?>, 20231023, https://blog.wrpkorea.org/2023/12/blog-post_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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