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 테제/ 무기 전달 반대론: ‘자’국 중심주의와 단절해야 한다! - 미국 트로츠키주의자들의 논쟁에 붙여

대리전테제/ 무기 전달 반대론: ‘국 중심주의와 단절해야 한다!

- 레프트보이스 · 워커스보이스 · RSOP/DC/SRS 등 미국 트로츠키주의자들의 논쟁에 붙여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RCIT), 202317, www.thecommunists.net
 

  차례
 
1. 들어가며
 
2. "대리전" 테제의 오류
 
3. 민족 전쟁과 제국주의 개입에 대하여
 
4. 무기 전달에 대한 지지는 미국 군사개입에 대한 지지를 뜻하는가?
 
5. 군사원조를 지지하는 것은 군사예산에 찬성투표 하는 것을 의미한다?
 
6. 미국의 혁명가들은 국 중심주의, 서구 중심주의와 단절해야 한다!
 
 
                      * * * *
 
 
 1. 들어가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세계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사건이었으며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쟁이 사회주의 조직들 간에는 물론, 개별 조직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들 논쟁의 대부분은 전쟁의 성격과 함께 관련 제 세력의 성격,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하여 사회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대한 군사 원조를 요구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문제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RCIT 러시아 지부 (사회주의동맹)는 전쟁 그 시작 시점부터 푸틴의 침공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의 민족방위 전쟁을 편 들었다. 우리는 부르주아 젤렌스키 정부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주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대한 물질적 지지 군사 원조를 포함하여 를 요구한다. 동시에, 우리는 분쟁의 이중적 성격과 함께 러시아와 나토 간 제국주의 상호 패권경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이 양 진영 모두에 반대할 필요를 강조한다. 우리가 다음과 같은 슬로건으로 요약한 국제주의·반제국주의 입장을 제창해온 이유다. “푸틴의 침략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라! 러시아 제국주의와 나토 제국주의 모두에 맞서자!”[1]
 
한 동안 레프트보이스(Left Voice)와 워커스보이스 (Workers Voice)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 레프트보이스는 FT (트로츠키주의 분파; 아르헨티나 사회주의노동자당 [PTS]이 주도적 조직으로 있는 국제 조직)의 미국 조직이고, 워커스보이스는 LIT (국제노동자동맹”; 브라질 통합사회주의노동자당 [PSTU]이 주도적 조직으로 있는 국제 조직)의 미국 조직이다. FT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리전으로 성격규정 하며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데 비해 LIT는 올바르게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편 든다.
 
이미 여러 기사에서 우리가 자세히 제시했으므로 FTLIT의 입장과 정책에 대한 우리의 비판을 여기서 반복하지는 않겠다.[2] 나아가 우리는 이미 레프트보이스와 워커스보이스 간의 논쟁에 참가하는 기고문을 낸 바 있다.[3] 최근, 미국의 3개 사회주의 조직 RSOP(혁명적 사회주의 조직 프로젝트), DC(덴버 공산주의자들), SRS (시애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 "미국/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데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으로 이 토론에 개입했다.[4] 우리는 그들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 동지들이 논쟁에 흥미로운 기여를 한다고 생각되어 이 글을 통해 그에 대해 비판적으로 토론하고자 한다.
 
  2. "대리전" 테제의 오류
 
이 미국 3조직 RSOP/DC/SRS의 성명에 대한 간략한 요약정리로 시작해보자. 이 성명서의 주요 골자는 이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대한 어떠한 군사원조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동지들은 올바르게도 미국의 군사 개입 및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송에 대한 반대"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 동지들이 다음과 같이 말함으로써 이 성명을 다소간에 상대화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제공에 반대한다고 하여 그것이 곧 나토로부터 무기를 받아들인다고 우크라이나인들을 비판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비판을 해서는 안 된다.”
 
동지들은 미국의 사회주의자들이 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한다. "대외정책과 관련한 미국 혁명가들의 일차적 역할은 가능한 한 많은 노동자들을 미국 제국주의 지지에서 떼어내 전취하는 것이다.... 미국의 사회주의 조직으로서 워커스보이스는 이 일차적 목표를 잊어버렸다. 워커스보이스는 우크라이나 노동자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데 너무 신경을 써서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일차적인 의무를 무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들 RSOP/DC/SRS 성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차적으로 나토와 러시아 간의 "대리전쟁"이라는 분석을 FT와 공유한다. "워커스보이스는 두 가지 점에서 틀렸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지 민족독립 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제국주의 상호간의 분쟁이기도 하다."
 
동지들은 이 같은 잘못된 평가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의 민족자결권은 부차적·종속적 요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민족자결 요구가 한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하여 다른 제국주의 세력의 이익을 받쳐주기 위해 주로 사용된 경우, 맑스주의자들은 그것에 반대했다. 한 가지 분명한 예가 1914년 세르비아의 사례다.... 1914년 세르비아와 2022년 우크라이나의 비유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강력한 공통 요소가 있다. 맑스주의자들은 오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패퇴시키고 독립을 쟁취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분쟁에서 미국 제국주의 개입을 지지할 수 없다. 우리는 먼저 우리나라제국주의 세력에 반대해야 한다.”
 
여기서도 동지들의 입장은 다소간에 모순적인데, 다음과 같이 우크라이나의 대의에 대한 동조를 또한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침략을 패퇴시키길 원하지만,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우리의 반대를 희생할 수는 없다.“
 
끝으로, RSOP/DC/SRS 성명은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제국주의 열강이라고 함으로써 FT 분석과는 적극적으로 차별화를 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5]
 
  3. 민족 전쟁과 제국주의 개입에 대하여
 
우리가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차적으로 "대리전쟁"으로 성격규정 하는 것은 틀렸다. 물론, 가속화하는 제국주의 상호간의 패권경쟁을 배경으로 해서, 즉 양 진영이 전쟁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제국주의 간 세력권 쟁투의 가속화라는 배경 속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요소가 끼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강대국 패권경쟁 시기에 일어난 거의 모든 민족전쟁들에서 그러했다. 1930년대 후반 일제의 침략에 맞선 반식민지 중국의 저항 (항일전쟁)에 대한 미제의 지지를 떠올려보라. 2차 세계대전 동안에 동남아시아와 유럽에서의 다양한 (항일, 항독) 파르티잔 투쟁들에 대한 서방 (··) 제국주의의 지지도 보라. 1935-36년 이탈리아 제국주의에 맞선 에티오피아의 항전에 대한 서방 및 나치 독일 제국주의의 지지도 보라. 1912년 오스만제국에 맞선 발칸 인민들에 대한 러시아 제국주의의 지지를 보라. 거슬러 올라가 1863-64년 러시아의 점령에 맞선 폴란드의 봉기에 대한 프랑스, 영국 등의 지지를, 1775-83년 영국에 대항하는 미국 독립전쟁에 대한 프랑스, 스페인의 지지를 보라. 등등. 이러한 종류의 강대국 개입이 위와 같은 민족 전쟁들의 정당한 성격을 없애지 못했다.[6]
 
세르비아 및 세르비아의 1차 세계대전에서의 역할을 동지들이 예로 든 것은 번지수가 잘못돼도 많이 잘못됐다. 1차 세계대전은 모든 강대국이 참전한, 즉 세계인구의 4분의 3이 이 재앙의 영향을 입은 세계 전쟁이었다. 당시 세르비아 군은 발칸 반도에 군대를 파견 배치한 연합국 (영국/프랑스/러시아) 지휘 하에 연합국 군대의 일부로 싸웠다. 오늘,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배치하고 있는 서방 열강은 아무도 없다. 군사원조를 받는다고 우크라이나 군대가 미군이나 나토군 지휘 하에 그 군대의 일부로 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것은 미래에 바뀔 수 있고, 우리가 224일 이래로 반복해서 말했듯이 서방의 직접 군사 개입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을 바꿔놓을 수 있으며, 그리고 그에 따라 우리의 전술도 바꿔놓을 수 있다. 그러나 내일 있을 수 있는 사태발전에 근거하여 오늘에 대한 우리의 전술을 정한다면,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나아가 동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관계가 역사적으로 민족 억압에 의해 그 틀 거리가 주조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서방 정부들이 시켜서 푸틴의 침공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결권 등 기본적인 민족적 민주적 권리를 지키고자 싸우는 것이다. 확실히, 서방의 무기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투쟁을 군사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되게 한다. 그러한 무기가 없다면 그들은 게릴라 투쟁을 더 큰 구성요소로 하는 보다 "원시적인" 전쟁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표는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즉 러시아 점령군을 패퇴시키고 점령된 영토를 해방시키는 것 말이다.
 
우리의 평가분석을 비판하는 동지들에게 묻겠다. 서방의 지지가 없다면, 우크라이나인들은 다르게 했을까? 러시아 침략자들과 싸우는 것을 멈추고 침략자들을 환영했을까? 러시아화를, 아니 푸틴이 내건 소위 “탈나치화를 지지했을까? 서방의 지지가 없다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의 영토를 해방시키려고 싸우지 않았을 것인가?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은 명백하지 않은가!
 
이것이 이 분쟁에 "대리 요소"가 끼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의미가 아님을 재차 밝힌다. 언제나 우리가 양대 제국주의 진영의 혁명가들은 모든 형태의 배외주의-군국주의 정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유다. 여기에는 경제·금융 제재에 대한 반대뿐만 아니라, "러시아 문화", "서구의 퇴폐적 동성애" 등등에 대한 모든 형태의 배외주의적 혐오에 대한 반대도 포함된다.
 
  4. 무기 전달에 대한 지지는 미국 군사개입에 대한 지지를 뜻하는가?
 
앞서 말했듯이 RSOP/DC/SRS 성명은, 우크라이나 저항에 대한 군사 원조는 이 분쟁에 대한 미 제국주의 개입의 한 형태를 대표하기 때문에 사회주의자들은 그것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틀렸는데 첫째, 군사 원조가 민족 전쟁을 이 또는 저 강대국에 봉사하는 대리전쟁으로 전화시킨다면 역사상 민족 전쟁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러한 형태의 제국주의 열강 개입은 역사상 여러 번 일어났다. RSOP/DC/SRS 동지들에게 묻는다. 과거 미국의 트로츠키주의자들이 1937년 이후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하여 반(半)식민지 중국의 민족 전쟁을 지지한 것이 잘못된 것인가? 당시 미국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중국에 대한 미 제국주의의 물질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미국의 대 일본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민족전쟁을 지지했다. 그들이 틀렸는가? 미제가 일제와 전쟁 중이던 2차 세계대전 중에 당시 미국 트로츠키주의자들이 그렇게 한 것은 잘못된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2차 세계대전 동안의 유고슬라비아 파르티잔들의 민족 전쟁과  여러 항일 항독 민족 투쟁들, 또 영국·프랑스 등 서구 열강들이 이탈리아에 제재를 가했던 1935-36년 에티오피아 전쟁 등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우리가 보기에, 4인터내셔널은 이 모든 정의의 방위전쟁에 대한 지지를 이어간 데서 절대적으로 옳았다.
 
동지들은 서방 열강들이 우크라이나의 민족자결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필요로 무기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에 순진해서는 안 된다고 반론을 펼 수도 있다. 분명히,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요구하는 것은 서방의 이익에 봉사하길 원해서가 아니라 푸틴의 침략에 맞서 싸우기 위해 무기가 필요해서다. 양측 모두 "이기주의적" 이유가 있다. 서방의 경우에 그 이유는 제국주의적 동기다.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반식민지 나라의 인민이 다른 강대국의 점령에 저항하고자 하는 동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이 두 가지 이해관계가 겹친다. 그 같은 상황에서 맑스주의자들은 구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미 제국주의의 이익에 반대하지만, 또한 피억압 민족들의 민족자결을 지지한다. 우리가 우크라이나 "이기주의"를 정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따라서 그들의 대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지지하는 이유다.
 
또 군사 원조가 제국주의 제재와 같은 또 다른 형태의 제국주의 개입일 뿐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것 또한 잘못된 견해라고 생각한다. 군사원조에 대한 지지를 제국주의적 제재 (상대방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및 자산몰수 등)에 대한 지지와 같은 것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 둘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제국주의 제재는 제국주의 국가와 그 독점 부르주아지에게 경제적 힘을 넘겨준다. 반면, 군사 원조는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넘겨준다. 하나는 제국주의 국가를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강대국의 공격을 받는 반식민지 나라를 강화하는 것이다. , 계급적 성격에서 이들 잣대 간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군사 원조가 원조 공여자의 영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확실히, 어느 정도는 그렇다. 그러나 이것이 그러한 원조가 자동으로 공여자와 수여자의 관계를 주인과 종의 관계로 전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군사 원조가 그러한 관계로 결과하지 않은 수많은 사례들이 있다. 발칸 파르티잔들의 민족 전쟁을 비롯하여 위에서 예로 든 민족 투쟁들을 생각해 보라.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정의전에 대한 군사 원조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조에 붙이는 일체의 정치적 단서조건에 반대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와 같은 나라의 사회주의자들은 제국주의 "우방"의 어떠한 영향력에 대해서도 대항하며 노동자계급 독자화 정책을 제창해야 한다.
 
  5. 군사원조를 지지하는 것은 군사 예산에 찬성투표 하는 것을 의미한다?
 
RSOP/DC/SRS 성명은 또 다른 반론을 제기한다. "만약 워커스보이스 조직이 의회에 대표자들을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의 투표 입장은 미국민주사회주의자당(DSA)의 친제국주의 당원들과 매우 유사할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나토의 무기 수송을 계속하는 것에 찬성투표 할 것이다. 이것은 1914년 독일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1차 세계대전 전쟁공채에 찬성투표 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것은 혁명적 맑스주의 입장이 아니다!"
 
워커스보이스가 속한 국제 조직 LIT가 러시아에 대한 제국주의적 제재를 옹호하고 동시에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부정하므로 워커스보이스 동지들에 대해 우리의 비판 입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는 RSOP/DC/SRS 동지들이 틀렸다. 군사 원조를 지지한다고 해서 의회에서 정부 예산안에 찬성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찬성투표는 (제국주의) 정부의 대 우크라이나 대외·군사 정책에 신뢰를 두고 있음을 뜻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기회주의적 일탈이 될 것이다.
 
1937년에 트로츠키는 당시 제4인터내셔널 미국 지부의 리더였던 샤흐트만과 비슷한 토론을 했다. 트로츠키는 그의 유명한 책 <<맑스주의를 방어하며>>에서 이 토론에 관해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 있다.
 
“1937918, 샤흐트만은 나에게 이렇게 써 보냈다.
 
동지는 '의회에 우리 당원이 있다면 네그린 정부의 군사 예산에 반대투표를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오타가 아니라면 우리가 볼 때 불합리한 추론으로 보입니다. 우리 모두가 주장하듯이, 제국주의 전쟁의 요소가 스페인 투쟁 현 시점에서 지배적이지 않고, 대신 여전히 결정적인 요소는 부패 쇠락하고 있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파시즘 간의 투쟁이라면, 그리고 나아가 우리가 파시즘에 대항하는 투쟁에 군사적 지원을 주는 것이 의무라면, 의회에서 군사 예산에 반대투표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에스카 전선에 있는 볼셰비키-레닌주의자가 사회당 동지로부터 왜 의회의 당신네 당 대표자는 전선에 필요한 소총 구매에 백만 페세타를 할당하자는 네그린의 제안에 반대투표를 했느냐고 질문 받는다면, 이 볼셰비키-레닌주의자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그가 효과적인 답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편지를 읽고 나는 경악했다. 샤흐트만은 제국주의 전쟁의 요소가 스페인에서 지배적이지 않다는 순 네거티브 근거로 표리부동의 네그린 정부에 기꺼이 신뢰를 표명했다.
 
1937920, 나는 샤흐트만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다,
 
네그린 정부의 군사 예산에 찬성투표 하는 것은 네그린에게 정치적 신뢰를 주는 투표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범죄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찬성투표를 아나키스트 노동자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는가요? 매우 간단하죠. 우리는 이 정부가 전쟁을 수행하고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조금의 신뢰도 없다. 우리는 이 정부가 부자들을 보호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굶주리게 한다고 규탄한다. 이 정부는 분쇄해야 한다. 우리가 이 정부를 대체할 만큼 강하지 않은 한, 우리는 그 지휘 하에 싸운다. 그러나 매 순간마다 우리는 공공연하게 이 정부에 대한 우리의 불신을 표명한다. 그것은 이 정부에 대항하여 대중을 정치적으로 결집 동원하고 그 타도를 준비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이다. 다른 어떤 정치도 혁명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다.
 
내 답장의 논조는 샤흐트만의 기회주의적 입장이 나에게 던진 충격을 단지 약하게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한 번의 실수는 물론 피할 수 없지만, 2년 반이 지난 오늘, 이 서신은 새롭게 빛을 받는다. 샤흐트만은 우리가 파시즘에 맞서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방어하므로 부르주아 정부에 신뢰를 주길 거부할 수 없다는 [즉 파시즘에 대항하여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방어한다면 그에 따라 부르주아 정부에도 신뢰를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전개한다
.”[7]
 
RSOP/DC/SRS 동지들은 기본적으로 샤흐트만의 논리를 반복하며, 이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전달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 내린다.
 
 6. 미국의 혁명가들은 국 중심주의, 서구 중심주의와 단절해야 한다!
 
RSOP/DC/SRS 성명의 방법론적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우리의 글을 맺고자 한다. 우리가 보기에 동지들은 남다른 일국 중심주의로 고통 받는 것으로 보인다. ‘국 지배계급에 대한 강경한 반제국주의적 접근태도를 내보이는 것으로 이 일국 중심주의가 위장될 수는 없다.

우리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동지들은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인민에 대한 동조를 표하기도 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침략을 패퇴시키길 원한다"). 동지들은 "나토로부터 무기를 받아들인다고 우크라이나인들을 비판해선 안 된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한편, 동시에 동지들은 그러한 군사 원조에 반대하며, "미 제국주의 개입에 대한 지지"를 보인다고 워커스보이스를 비난한다.
 
RSOP/DC/SRS 동지들은 어떻게 그러한 모순된 입장을 정당화하는가? 기본적으로, 세계정치와 국제주의적 투쟁의 핵심 쟁점을 일국적, 미국적 쟁점으로 축소 환원함으로써 그렇게 한다. 동유럽의 전쟁을 미국의 안경으로 보며, 동지들이 미국 사회주의자의 임무로 여기는 것에 이 전쟁을 종속, 부차화 시킨다. 이것은 국제주의가 아니다. 이것은 국 중심주의다!
 
동지들은 미국의 사회주의자들은 국제 연대를 자국 지배계급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 정책에 종속시켜야 한다는 착상을 어디서 얻었는가? 확실히 맑스, 레닌, 트로츠키로부터는 아닐 것이다! 맑스와 엥겔스는 나폴레옹 3세 정부를 비롯한 그 밖의 정부들의 친 폴란드 동조에도 불구하고 1863-64년 러시아에 대한 폴란드 반란을 지지할 것을 서유럽의 노동자 조직들에게 요구했다. 우리가 다른 문서들에서 보여주었듯이, 1930년대 미국의 트로츠키주의자들은 미국 지배계급이 중일전쟁에서 중국을 편 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중국에 대한 지지를 이어갔다.[8]
 
동지들, 미국이나 서유럽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동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세계적 현안에 대한 동지들의 전술을 세계정치에 대한 평가 분석으로부터, 그리고 국제 노동자계급/ 국제 사회주의의 국제주의적 임무로부터 도출해야 한다. 미국 사회주의자들의 일국적, 미국적 고려사항들로부터가 아니라!
 
비슷한 기계론적 접근법을 보여준 일부 초좌익 그룹들에 대한 트로츠키의 말은 그 타당성을 잃지 않았다"백 건의 경우 중 구십 건의 경우에 실제로 노동자들은 부르주아지가 찬성 사인을 하는 데서 반대 사인을 한다. 그러나 열 건의 경우에는, 노동자들은 부르주아지와 같은 사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때는 부르주아지에 대한 불신을 표명하는 자신의 인장을 찍고서 그렇게 한다. 프롤레타리아트의 정책은 부르주아지의 정책으로부터 자동으로 도출되는, 그저 부르주아지와 반대되는 사인만 하면 되는 그런 것이 결코 아니다. 이렇게 해도 된다면 종파주의자 누구나 대 전략가가 될 것이다. 혁명당은 대내외 정세에서 매 시간 독립적으로 방향을 취하여, 프롤레타리아트의 이익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결정에 도달해야 한다. 이 준칙은 평화 시기만큼이나 전쟁 시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9]
 
 나아가 동지들,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는 사회주의 조직이 국 부르주아지에 반대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의미가 아니다. 확실히, 제국주의 나라의 사회주의자들은 결코 "조국"을 방어해서는 안 되며, 자국 지배계급의 정책을 지지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다른 한 나라의 이 또는 저 계급투쟁에 대한, 다른 한 대륙의 이 또는 저 민족해방전쟁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전술은 미국/서유럽의 관점이 아닌 국제적 관점에서 도출해야 한다!
 
만약 국 부르주아지에 대한 반대만으로 국제주의에 충분하다면, 사회주의자들은 무엇 때문에 인터내셔널을 필요로 하는가? 이것은 기본적으로 "모두는 각자를 위해"일 뿐, 계급투쟁에서 공통으로 벼려낸 공동의 전략, 계급투쟁에서 공통의 국제적 우선순위에 종속되는 공동의 전략은 아니다! 그러한 접근법은 일국 중심주의 그룹들에게는 걸맞은 것이지만 국제주의적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출발점이 될 수 없으며,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RSOP/DC/SRS 동지들이 입장을 재고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더더욱 시급한 이유는 오는 시기에 이러저런 형태의 강대국 개입과 결합된 그 같은 종류의 민족 전쟁들을 더 많이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혁명가들은 이러한 계급투쟁들에 공동으로 결합 관여할 수 있도록 각국의 동지들과 함께 벼려낸 국제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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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150여 편의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특히 다음 문서를 보라. < [RCIT 선언]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사적 의의를 갖는 전환점에서 사회주의자들의 임무>, 202231, https://blog.wrpkorea.org/2022/05/rcit.html.
 
[2] LIT에 대한 우리의 비판으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제국주의 공격에 맞서 반식민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권리를 방어하라!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반식민지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얻을 권리를 방어하듯이!) - “핵 군축요구를 비롯한 평화주의 군축 슬로건 비판>, 2022102, https://blog.wrpkorea.org/2022/10/blog-post_52.html; 같은 저자, Ukraine War: Revolutionary Defensism and Non-Revolutionary Defensism. A comradely critique of LIT-CI which falsely combines its defence of the Ukraine with support for Western imperialist sanctions against Russia, 15 Jul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ukraine-war-revolutionary-defensism-and-non-revolutionary-defensism/; Ukraine War: Supporting Western Sanctions Is Impermissible for Socialists! Support for the Ukrainian resistance must be combined with consistent anti-imperialism (a comradely critique of LIT-CI), 1 June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ukraine-war-supporting-western-sanctions-is-impermissible-for-socialists/; <러시아 국가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바로 보지 못하면, 곧 친러 사회제국주의 진영에 가담할 위험에 처할 것이다! - LIT-CI: 러시아는 제국주의에 종속적인나라이므로 필요할 경우 러시아를 방어할 것이라고 말하다>, 2022329,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22.html; Is Russia “Dependent on Western Imperialism”? Critical remarks on the LIT-CI statement on the current NATO-Russia conflict, 14 Febr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ritical-remarks-on-lit-ci-statement-on-the-current-nato-russia-conflict/;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FT/PTS의 입장을 포괄적으로 비판한 글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러시아에 대한 노동자 보이콧에는 반대,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보이콧 하는 것에는 찬성? - PTS/FT의 우크라이나로 가는 무기 선적에 대한 보이콧 행동 지지에 대하여>, 2022326,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68.html.
 
[3] 미하엘 프뢰브스팅, <우크라이나의 민족방위 전쟁을 부정하고, 서방 제국주의에 봉사하는 대리전쟁에 불과하다는 PTS/FT중립입장에 대하여>, 2022913, https://blog.wrpkorea.org/2022/09/ptsft_17.html.
 
[4] Revolutionary Socialist Organizing Project, Denver Communists and Seattle Revolutionary Socialists: No U.S./NATO Arms to Ukraine! 22 December 2022, https://www.leftvoice.org/no-u-s-nato-arms-to-ukraine/. 다른 언급이 없는 한 인용문은 모두 이 성명에서 인용한 것이다.
 
[5] RCIT는 러시아 자본주의와 러시아의 제국주의 강대국 부상에 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eculiar Features of Russian Imperialism. A Study of Russia’s Monopolies, Capital Export and Super-Exploitation in the Light of Marxist Theory, 10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 노동자혁명당(),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러시아 제국주의의 특색>, 202110,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61.html; Michael Pröbsting: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Russia as a Great Imperialist Power. The formation of Russian Monopoly Capital and its Empire A Reply to our Critics, 18 March 2014,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21,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t-russia/; Russian Imperialism and Its Monopolies, in: New Politics Vol. XVIII No. 4, Whole Number 72, Winter 2022, https://newpol.org/issue_post/russian-imperialism-and-its-monopolies/ (이 논문은 다음 잡지에도 실렸다. International Viewpoint, 21. April 2022, https://internationalviewpoint.org/spip.php?article7618); Once Again on Russian Imperialism (Reply to Critics). A rebuttal of a theory which claims that Russia is not an imperialist state but would be rather “comparable to Brazil and Iran”, 30 March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once-again-on-russian-imperialism-reply-to-critics/. 이 문제에 관한 여러 다른 RCIT 문서들이 다음의 RCIT 웹사이트 상의 별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주적은 국내에 있다!”: 맑스주의 슬로건과 그것의 희화 -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 사태의 맥락 속에서 이 슬로건의 사회제국주의적 왜곡에 대하여>, 2022817, https://blog.wrpkorea.org/2022/08/blog-post_29.html; 같은 저자, <크라이나 전쟁과 2차 중일전쟁: 역사적 유추 - 오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맑스주의자들의 이중 전술은 1937-41년 중일전쟁 당시 선배 맑스주의자들의 방법을 따른다>, 2022310, https://blog.wrpkorea.org/2022/05/2_26.html.
 
[7] Leon Trotsky: From a ScratchTo the Danger of Gangrene (1940), in: Leon Trotsky: In Defense of Marxism (1942),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3, pp. 128-129, https://www.marxists.org/archive/trotsky/idom/dm/22-scratch2.htm
 
[8]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들을 보라. 위 주[6]의 미하엘 프뢰브스팅, <“주적은 국내에 있다!”: 맑스주의 슬로건과 그것의 희화>: The Struggle of Revolutionaries in Imperialist Heartlands against Wars of their “Own” Ruling Class. Examples from the history of the RCIT and its predecessor organisation in the last four decades, 2 September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struggle-of-revolutionaries-in-imperialist-heartlands-against-wars-of-their-own-ruling-class/
 
[9] Leon Trotsky: Learn to Think: A Friendly Suggestion to Certain Ultra-Leftists (1938); in: Trotsky Writings 1937-38, pp. 332-333, https://www.marxists.org/archive/trotsky/1938/05/think.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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