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제국주의다”? - “지역 제국주의 국가”인가, 자본주의 반식민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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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도 제국주의다”?

 - “지역 제국주의 국가인가, 자본주의 반식민지인가?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5618, www.thecommunists.net

  차례
1. 들어가며
2. 사회주의자가 반동 정권이 지배하는 나라를 방어할 수 있는가?
3. “제국주의 이란”?
4.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의 대리인인가?
5. 이란 경제에 대한 노트
6.
맺으며
 
                              * * * *
   1. 들어가며
 
이스라엘의 대이란 침략 전쟁은 현 세계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트럼프 정부가 시온주의 국가의 편에서 직접 개입하는 것을 볼 때 더더욱 그렇다. 이 전쟁은 이스라엘 정착자 국가와 미 제국주의에 유리하게 중동 지도를 다시 그리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반동적 전쟁이다. RCIT는 이란의 방어와 시온주의/제국주의 침략자의 패전을 위해 총력 집중하는 것이 사회주의자들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그러나 이와 같이 이란을 방어한다고 해서 테헤란의 반동 물라 (율법학자) 정권에 정치적 지지를 준다는 의미가 아닌 것은 물론이다.[1]
 
안타깝게도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이러한 반제국주의 입장을 취하기를 거부한다. 오히려 명시적으로든 묵시적으로든 이 충돌에서 중립 입장을 내건다.[2] 그들은 페르시아 지배체제의 반동성을 들어, 또는 이란의 제국주의적 지위를 들어 그러한 중립 입장을 정당화한다.
 
테헤란의 물라 정권이 반동적 대외정책을 추구하는 자본가 독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1979년 레자 팔레비의 반동 친미 군주제를 타도하는 이란 혁명을 지지했지만, 호메이니 정권의 반혁명에 반대했다. 그 때 이래로 우리는 정권에 대항하는 이란 대중항쟁을 편 들어왔다. 우리는 사회주의로의 길을 여는 노동자·농민 정부로 물라 정권 대체를 요구한다.[3] 마찬가지로, 우리는 아사드 폭정과 아사드의 상전 러시아 · 이란 정권에 대항하여 시리아 인민의 해방투쟁을 지지했다.[4] 동시에, 우리는 하마스와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물질적 지지나 시온주의 정착자 국가에 대한 이란의 반대를 긍정적으로 간주한다.
 
어느 경우든, 제국주의 침략에 대항하여 남반구 반식민지 나라를 방어하는 데 있어 해당 나라 정부 및 정부 정책의 반동성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이러한 반동성을 들어 방어하길 거부하는 것은 지금 우리 앞에 제기된 문제가 반동 정권에 대항하는 민중의 항쟁이 아니라 제국주의 침략에 대항하는 반식민지의 정당한 항전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처사다. 그렇기 때문에 RCIT는 이스라엘/미국에 의한 공격 시에 우리가 이란의 방어와 시온주의/제국주의 침략자의 패전을 요구한다는 점을 언제나 분명히 밝혀왔다.[5]
 
   2. 사회주의자가 반동 정권이 지배하는 나라를 방어할 수 있는가?
 
비판자들은 우리가 반동 정권이 지배하는 나라를 왜 방어하는지 묻는다. 기본적으로, 이는 세계가 단지 "진보적" "반동적"이라는 구도보다 더 많은 색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세계가 계급들로, 그리고 국가들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각국 내에서는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 사회가 나뉘며, 이에 더해 여타 피억압 계급·계층, 그리고 중간층 (예를 들어 농민, 도시 소부르주아지, 중간계급)도 존재한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제국주의 체제다. 강대국과 독점체가 세계정치와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나머지 세계를 착취하는 제국주의 체제 말이다. 맑스주의자들은 이 나머지 세계의 피착취 나라들을 자본주의적 반식민지라고 부르는데, 이는 보통 형식상으로는 독립국이지만 종국적으로는 강대국과 외국 독점체가 지배하는 나라들이기 때문입니다.
 
정권/지배체제의 성격 문제 좀 더 민주주의냐 좀 더 권위주의냐 는 해당 나라의 해방투쟁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국가 간 분쟁에서는, 이 문제는 부차적이다. 여기서 주 쟁점은 양 진영의 계급적 성격 및 그들의 구체적 전쟁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현 분쟁에서는 상황이 아주 분명하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중동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이미 중동 지역 역내 제 인민들을 상대로 무수한 전쟁을 벌이고 그들의 나라들을 점령했다. 반면 이란 정권은 (핵 기술에 대한 권리를 포함하여) 민족 자주권을 방어하고 장기적으로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
 
국가 간 분쟁에서 한 측은 반식민지이지만 독재 · 권위주의 지배체제이고 다른 한 측은 민주주의제국주의 국가인 경우 사회주의자들은 언제나 전자를 방어하고 후자의 패전을 제창한다. 레온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지금 브라질에는 혁명가라면 누구나 증오할 수밖에 없는 준 파시즘 정권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령 내일 영국이 브라질과의 군사적 충돌에 돌입한다고 한다면, 이 충돌에서 노동자계급은 어느 편에 있을까요? 나 스스로 자문해 볼 때, 이 경우에 나는 민주주의영국에 대항하여 파시스트브라질의 편에 있을 것입니다. 왜일까요? 영국과 브라질 그 두 나라 간의 충돌에서는 문제가 민주주의냐 파시즘이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국이 승리한다면 브라질에 또 다른 파시스트 정권을 들여앉힘으로써 브라질에 이중의 족쇄를 채울 것입니다. 반대로 브라질이 승리한다면, 이 나라의 민족· 민주 의식에 강한 자극을 줌으로써 바르가스 독재의 타도로 이어질 것입니다. 영국의 패배는 동시에 영국 제국주의에 타격을 입히고 영국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운동을 자극할 것입니다. 실로, 머리가 비지 않고서는 세계적 적대와 세계적 군사 충돌을 파시즘 대 민주주의 간의 투쟁으로 축소 환원시킬 수 없습니다. 모든 가면 뒤에 숨은 착취자, 노예주, 강도들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6] 
 
따라서 맑스주의자들은 1937~45년 중국이 일본 침략자에 맞서 항전할 때 중국과 같은 반식민지 나라를 방어했다. 사회주의자들은 수만 명의 공산주의자를 살해한 반동 독재자 장개석이 항전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방어한 것이다. 또 다른 예는 1935~37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절대주의 정권이 이끈, 이탈리아의 침략에 대한 에티오피아의 항전이다.
 
이러한 반식민지도 내국 부르주아지가 지배하지 않느냐고 되 물을 지도 모르겠다. 일부 맞는 얘기지만, 이 나라들을 지배하는 것은 내국 지배계급을 포함하여 제국주의 독점 부르주아지와 제국주의 강대국들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트로츠키가 말했듯이, 반식민지 나라의 부르주아지는 "()지배계급, ()피억압계급"이다
 
"식민지 · 반식민지 나라의 내부 지배체제는 주로 부르주아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 제국주의의 압력이 이들 나라의 경제·정치 구조를 변경 왜곡시켜 이들 나라의 민족 부르주아지는 (남미의 정치적 독립국들의 민족 부르주아지조차도)는 부분적으로만 지배계급 지위에 도달한다. 후진국에 대한 제국주의의 압력이 후진국의 기본적인 사회성격을 바꾸지는 않는데 (이것은 맞다), 왜냐하면 후진국의 억압자와 피억압자는 하나의 동일한 부르주아 사회에서 단지 서로 다른 발전 수준을 대표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대 인도, 일본 대 중국, 미국 대 멕시코의 차이는 너무 커서 억압자 부르주아 나라와 피억압자 부르주아 나라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후자를 전자에 대항하여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식민지·반식민지 나라의 부르주아지는 반()지배계급, ()피억압계급이다."[7]
 
제국주의 국가와 반식민지 나라 간의 이러한 계급 모순을 인식하는 것은 맑스주의자에게 필수 의무사항이다. 실제로 이는 한 사회 내 계급 간 모순을 인식하는 것만큼이나 세계자본주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레닌은 세계가 억압민족과 피억압민족으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이 왜 중요한지 거듭 강조해서 밝혔다.
 
제국주의는 한줌의 강대국들에 의한 전 세계 민족들의 억압이 누적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제국주의는 민족 억압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그들 강대국 간의 전쟁의 시기를 의미한다..... 바로 이 때문에 사회민주주의 강령에서의 초점은, 모든 민족을 억압 민족과 피억압 민족으로 구분하는 데 두어야 한다. 이러한 구분에 바로 제국주의의 본질이 있는데, 사회배외주의자들과 카우츠키는 이것을 기만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이 구분은 부르주아 평화주의의 시각이나 자본주의 하의 독립국들 간의 평화적 경쟁이라는 속물적 유토피아의 시각에서는 중요하지 않지만, 제국주의에 대한 혁명적 투쟁의 시각에서는 가장 중요하다."[8]
 
여기서는 이 몇 가지 방법론적 지점들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넘어가겠다.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관한 우리의 저작을 참조할 것을 권한다.[9]
 
   3. “제국주의 이란”?
 
일부 사회주의자들은 이란 자체가 제국주의 (또는 아제국주의) 국가라고 주장한다.[10] 이 주장은 사실적 근거를 결여하고 있다. 이란은 무엇보다도 종속국이다. 이란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중동을 지배하는 국가가 아니다. 물론 이란 정권은 지역 강국으로 역할하기를 원하며, 일부 그러한 측면들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이웃 이라크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 (지배적인 영향력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다. 그리고 반동 아사드 독재를 지탱해준 이란 군대도 그러한 측면 중 하나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은 202412월 시리아 혁명으로 붕괴되었고 이란은 군대를 철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느 경우든 이란이 지역 강국으로 역할하려는 시도는 제한적인 성공만 거두었을 뿐이다.
 
이를 이스라엘 · 미국의 대외정책과 비교해보면 더더욱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나크바 (팔레스타인 원주민 대추방)를 통해 건설된 식민 정착자 국가다. 이에 더해 1973년 이래 시리아 영토를, 2000년 이래 레바논 영토를 점령하고 건국 이래로 모든 이웃 나라들과 전쟁을 벌여왔다. 미국은 이 지역에 다수의 군사 기지를 가지고 있으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이라크를 점령했다. (그리고 지금도 이 나라와 시리아에 여전히 수천 명의 군대를 두고 있다). 실로 완전히 눈을 감고 살지 않고서는 한편에서의 이란과 다른 한편에서의 이스라엘·미국 간의 심대한 격차를 인식하지 못할 수가 없다.
 
하지만 헤즈볼라, 후티 반군, 하마스가 있지 않은가? 맞다. 이들은 이란의 동맹군이다. 그러나 이들은 무엇보다도 토착 소부르주아 민족 운동이다. 하마스는 1990년대 이래로 팔레스타인 저항의 주도 세력으로, 지난 총선에서도 승리했으며 시온주의 침략자에 맞서 많은 영웅적인 전투를 벌여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점령군에 맞선 저항투쟁으로 레바논에서 시아파 주민의 최대 세력, 지배적인 세력이 되었다. (2012년 이후 아사드 정권에 대한 반동적 지지로 인해 중동에서 명성을 많이 잃었다). 그리고 후티 반군이 예맨의 주도적 세력이 된 것은 2015년 외세 침략, (서방이 뒷배를 봐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침공에 맞서 신뢰를 실추한 정권을 타도하고 나라를 성공적으로 방어했기 때문이다.
 
이들 세력은 모두 이란의 대리인 (프록시)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와 자신의 사회적·민족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 점은 2023107일 이래 매우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하마스가 시온주의 국가에 맞서 전쟁을 벌였을 때 (그리고 헤즈볼라가 제한적으로 그렇게 했을 때), 이란은 그들에게 가담하지 않았다. 202410월 이스라엘이 레바논 침공을 시작했을 때도 참전하지 않았다. 물라 정권은 대 이스라엘 저항을 극도로 최소화하여 (예를 들어 이스라엘이 공공연하게 이란 영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때나 반격하는 것처럼) 자신의 권력을 구해내길 바랐다. 반면, 헤즈볼라가 지금 이란 지지에 얼마나 소극적인지 보라! 그리고 하마스는 2012년 이후 (이란의 긴밀한 맹우인) 아사드에 맞서 시리아 혁명을 지지했으며, 작년 12월 아사드를 타도한 봉기가 시작됐을 때도 마찬가지로 봉기를 지지했다. 명백하게도, 이들 세력은 테헤란 정권과 동맹 관계에 있지만, 대리인은 아니다.
 
   4.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의 대리인인가?
 
일부 사회주의자들은 이란이 러시아 · 중국 제국주의의 대리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물라 정권이 푸틴 · 시진핑과 동맹 관계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물라 정권은 우크라이나 인민에 대한 러시아의 반동 전쟁을 지지하기 위해 드론을 보낸다. 그리고 중국은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이란 무역의 40%가 중국과의 무역이다).[11]
 
그러나 이러한 동맹 관계가 이란을 모스크바나 베이징의 대리인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나 중국이 이란에 군사 원조를 보내는 것도 아니고 이스라엘에 제재를 가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지금 그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사실을 이스라엘이 또 다른 나라와의 전쟁에 돌입했을 때 미국이 한 일과 비교해 보라!
 
나아가 이스라엘은 러시아나 중국에 타격을 입히고 싶어서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시온주의 국가는 독자적으로 러시아 · 중국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주 동맹국은 지금도 여전히 미국이지만 말이다. 이것은 러시아와 중국에 관한 전쟁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중동 패권에 관한 전쟁이다.
 
  5. 이란 경제에 대한 노트
 
끝으로, 이란의 경제를 살펴봐도 이란이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통상적으로 제국주의 국가는 다른 나라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것을 가능케 해주는 강력한 경제를 가지고 있다. 이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란 경제의 후진적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1인당 GDP가 세계 117위에 불과하다. 이 점에서는 이라크, 사모아, 카보베르데, 미크로네시아 등의 나라들과 같은 수준이다.[12] 반면, 이스라엘은 1인당 GDP에서 16위다.[13]
 
이란의 수출품을 보면, 부등가교환으로 초과이윤을 수취당하는 반식민지 나라들에서 전형적으로 보듯이 광물연료, 석유, 증류 제품 (56%)과 철강(8%), 플라스틱(7.2%) 등과 같은 원료자원이 주종을 이룬다.[14] 반면 이스라엘은 전기·전자 장비 (21%), 광학, 사진, 기술, 의료 기기(12%), 기계, 원자로, 보일러 (8.5%)를 수출한다.[15]
 
이란의 부르주아지는 (수십 년간의 제국주의적 제재로 인해) 자본수출이라곤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확장력을 잃고 낙후되어 있다. 아래 표 1과 표 2에서 보듯이 외국 자본가들은 이란 자본가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보다 10배에서 20배나 더 많은 투자를 이란에 하고 있다.


1. 이란의 자본 수출입 흐름, 2018-2023(미 달러, 억 단위 이하 반올림)[16]

           자본수입 [FDI 유입]                                              자본수출 [FDI 유출]
 
20182019 2020 2021 2022 2023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24억     15억    13억   14억  15억   14억        7500만  85007800820018700


 2. 이란의 자본 수출입 잔액, 2000-2023(미국 달러 기준, 억 단위 이하 반올림)[17]

            자본수입 잔액                                                  자본수출 잔액
 
 2000년   2010    2022   2023                  2000    2010  2022  2023
 
  26억      290억   620억  630억                   4억      17억     42억   43


 반면, 2021-23년 이스라엘의 해외직접투자/자본수출은 103억 달러, 102억 달러, 99억 달러였다. 그리고 2023년 해외직접투자 잔액은 1,087억 달러로 이란의 25배에 달했다![18] 이 서아시아 나라를 미국과는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란 경제가 단순 후진국 경제라는 얘기는 아니다. 자동차 산업, 섬유 산업 등이 일정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1979년 이란 혁명 직후 제국주의 제재로 인해 나라의 부가 약화되었다. 내국 부르주아지가 그 때문에 매우 취약하여 국가자본주의 부문이 이란 경제에서 지배적인 부문이 되어 있다. 최근 발표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유 · ()국유 기업을 포함한 국영 부문이 이란 경제 활동의 80%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다".[19] 따라서 놀랄 것도 없이, 이란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아무 비중이 없고, 세력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현재 이란이 이스라엘에 반격을 가할 때 볼 수 있듯이 비교적 현대적인 미사일과 드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기는 시온주의 침략에 대항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중동에서 의미 있는 지배적 지위를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6. 맺으며
 
레닌의 방법론에 따라 언제나 RCIT는 해당 국가의 계급적 성격을 하나의 기준만 가지고 평가 분석할 수 없고 경제적/정치적/군사적 특징의 총체를 가지고 평가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정의가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제국주의 국가란 그 독점체와 국가기구가 세계질서에서 다른 국가 · 민족을 무엇보다도 일차적으로 지배하는 지위에 자본주의 국가다. 그 결과, 초과착취와 억압을 기반으로 한 이러한 관계망으로부터 초과이윤과 그 밖의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이점을 얻는다.
 
우리는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이러한 정의가 레닌이 1916년 제국주의에 관한 그의 글들 중 하나에서 제시한 다음과 같은 간명한 정의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제국주의 강대국 (, 여러 민족을 억압하고 금융자본 종속의 그물망에 얽어매는 열강들)"[20]
 
이로부터, 제국주의 국가의 대척점에 있는 반식민지 나라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반식민지 나라란 그 경제와 국가기구가 세계질서에서 다른 국가 · 민족에 의해 무엇보다도 일차적으로 지배당하는 지위에 있는 자본주의 국가다. 그 결과로 맺게 되는 초과착취와 억압의 관계망을 통해 제국주의 독점체와 국가에 초과이윤을 창출해주고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이점을 내준다.
 
다시 말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맑스주의 고전들의 인식과 일치한다. 트로츠키는 이렇게 썼다.
 
단연 인류의 대부분을 포괄하는 식민지·반식민지 나라들은 따라서 후진국들은 유목생활부터, 심지어는 식인풍습부터 가장 현대적인 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사다리를 이룰 만큼 후진성의 정도에서 서로 간에 현저하게 다르다. 이런저런 식으로 양극단의 조합이 모든 후진국의 특성을 이룬다. 그러나 후진성의 위계는 이러한 표현을 쓸 수 있다면 각개의 식민지 나라의 삶에서 야만 요소와 문화 요소의 구체적인 비중에 의해 결정된다. 적도 아프리카는 알제리보다, 파라과이는 멕시코보다, 아비시니아는 인도나 중국보다 훨씬 뒤쳐져 있다. 제국주의 중심부에 대한 공통의 경제적 종속과 함께 그들의 정치적 종속은, 어떤 경우에는 공공연한 식민지 노예제의 성격을 띠고 있는 반면 (인도, 적도 아프리카), 다른 경우에는 이 종속이 국가 독립의 허구에 의해 은폐된다."[21] 
 
이러한 이론 틀과 지난 수십 년간 이란의 사태발전에 대한 경험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란이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 자본주의 반식민지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또한 이란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힘과 이스라엘/미국의 힘 사이에는 심대한 격차가 있다. 시온주의/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것은 맑스주의 반제 원칙과 근본적으로 모순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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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CIT, <이스라엘이 또 하나의 침략 전쟁을 개시했다! 이란을 방어하자!>, 2025613, https://blog.wrpkorea.org/2025/06/blog-post.html/; Y Red: For the Revolutionary Defeat of Israel in the War against Iran, 13 June 2025, https://aredpalestine.wordpress.com/2025/06/13/for-the-revolutionary-defeat-of-israel-in-the-war-against-iran/
 
[2] 미하엘 프뢰브스팅,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하여 - 스탈린주의 이란공산당 및 자칭 트로츠키주의조직들 비판>, 2025616, https://blog.wrpkorea.org/2025/06/blog-post_19.html
 
[3] 2022년 가을 물라-자본가 정권에 맞선 대중항쟁에 관한 RCIT 기사와 성명, 논설들을 모아서 정리해놓은 다음 링크로 들어가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mass-protests-against-reactionary-regime-in-iran/; RCIT: Long Live the Popular Uprising in Iran! For Committees of Action of the Workers and Poor! For Organized Self-Defense against the Police Repression! Down with the Capitalist-Theocratic Regime! Unite the Struggle of the Iranian Masses with the Arab Revolution! 1 January 2018, https://rcitarchive.wordpress.com/worldwide/africa-and-middle-east/long-live-the-popular-uprising-in-iran/; RCIT: For the Iranian Revolution! Down with the capitalist Mullah dictatorship! Down with Imperialism! For a working-class revolution in Iran! Action Platform for Iran by the RCIT, February 2017, https://rcitarchive.wordpress.com/worldwide/africa-and-middle-east/iran-platform/
 
[4] RCIT는 시리아혁명에 관해 20113월 그 시작 이래로 수많은 책자와 성명, 기사를 발표했다. 다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문답식 해설] 임박해 있는 이스라엘-이란 간의 전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2024418, https://blog.wrpkorea.org/2024/04/blog-post_20.html
 
[6] Leon Trotsky: Anti-Imperialist Struggle is Key to Liberation. An Interview with Mateo Fossa (1938); in: Writings 1938-39, p. 35
 
[7] Leon Trotsky: Not a Workers’ and Not a Bourgeois State? (1937);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7-38, p. 70
 
[8] 레닌,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와 민족자결권>, 아고라판 레닌전집 60<<사회주의와 전쟁>>, 244.
 
[9] 제국주의 이론 및 그것이 21세기 자본주의 평가분석에서 갖는 적실성을 다룬 우리의 다음 양대 저작을 참조하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2019,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Vienna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10] 이에 대해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 Revisionist Distortion of the Marxist Imperialism Theory. A critique of Alan Woods’ IMT/RCI understanding of imperialism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2 May 2025,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revisionist-distortion-of-the-marxist-imperialism-theory-critique-of-alan-woods-imt-rci/
 
[11] Trading Economics: Iran Exports By Country, https://tradingeconomics.com/iran/exports-by-country
 
[12] Wikipedia: Economy of Iran, https://en.wikipedia.org/wiki/Economy_of_Iran; 다음도 보라.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GDP_(nominal)_per_capita
 
[13] Wikipedia: List of countries by GDP (nominal) per capita,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GDP_(nominal)_per_capita
 
[14] Trading Economics: Iran Exports by Category, https://tradingeconomics.com/iran/exports-by-category
 
[15] Trading Economics: Israel Exports by Category, https://tradingeconomics.com/israel/exports-by-category
 
[16]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4, p. 158
 
[17] 같은 글, 162
 
[18]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4, 156 160
 
[19] Bertelsmann Stiftung, BTI 2024 Country Report Iran. Gütersloh: Bertelsmann Stiftung, 2024, p. 19
 
[20] 레닌, <맑시즘의 희화와 제국주의적 경제주의>, 아고라판 레닌전집 64<<맑시즘의 희화와 제국주의적 경제주의>>, 154.
 
[21]  해럴드 아이작이 쓴 <<중국 혁명의 비극 (정원섭·김명환 옮김, 숨쉬는책공장)>> [1938]에 붙인 트로츠키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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