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식 해설]
임박해 있는 이스라엘-이란 간의 전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4년 4월 18일, www.thecommunists.net
다음 글에서 우리는 작금의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에 관한 RCIT의 입장을 ㅡ 문답 형식으로 ㅡ 설명하겠다.
문: 다가오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어느 측이든 편을 들어야 하는가?
답: 그렇다, 이 충돌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중립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란을 편 들어야 한다. RCIT는 4월 13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습에 대한 성명에서 "이스라엘 · 서방 제국주의자들에 대항하는 이란과 그 밖의 저항 세력들을 지지하라!"라는 슬로건으로 우리의 입장을 총괄 요약했다.[1]
문: 그렇다면, 사회주의자들은 이스라엘 및 서방 동맹국들의 군사적 패배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인가?
답: 맞다.
문: 하지만 테헤란의 물라(율법학자) 정권은 반동 정권이 아닌가.
답: 우리는 이란 정권의 반동적 성격을 십분 인식하고 있다. 물라 신정(神政) 정권은 이란의 노동자, 여성, 민족 소수자를 억압하는 자본가독재 정권이다. 게다가, 아사드 폭압 정권이 시리아 인민을 살육하는 것을 돕고 지지해왔다. 따라서 RCIT는 아사드와 그의 러시아 · 이란 상전들에 대항하는 시리아 인민의 해방투쟁[2]뿐만 아니라 이란의 민중항쟁[3]을 언제나 지지해왔다. 이 모든 이유로 우리는 물라 정권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중동에서 물라 정권의 군사 활동이 이스라엘과 서방 제국주의자들을 겨냥하는 한에서 오직 그 군사 활동을 지지할 뿐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이란이 시리아, 이라크, 파키스탄에 미사일을 폭격했을 때, 우리는 이것을 반동적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현 조건 하에서도 계속해서 시리아 반군의 저항과 이란 민중의 저항을 지지한다.
문: 그렇다면 이 분쟁에서 이란의 편을 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이스라엘/미국의 대(對) 이란 분쟁이 물라 정권의 비민주성에 관한 것이었던 적은 없었다. 과거 이란 팔레비 왕정의 독재를 상기해보라. 1941년부터 1979년 이란 혁명 전까지 이 나라를 잔학하게 지배했고 미 제국주의와 시온주의 국가의 긴밀한 동맹으로 복무한 샤 레자 팔라비 독재 말이다. 이 분쟁은 이란 정권의 비민주성이나 권위주의 독재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미국의 중동 지배에 관한 것이다. 이 중동 지배는 지금 첨예한 위기에 처해 있는데, 왜냐하면 이스라엘이 6개월간의 제노사이드 학살 전쟁 끝에 하마스를 분쇄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며, 또 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고, 많은 아랍 국가들이 역내의 오랜 헌병 워싱턴으로부터 점점 더 독자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및 미국)이 이러한 대결에서 이란을 패퇴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그것은 중동에서 이스라엘/미국의 지위를 크게 약화시킬 것이고 팔레스타인 인민을 비롯한 역내 제 민족의 해방투쟁을 고무시킬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스라엘/미국이 이란을 패퇴시킨다면, 그것은 그들의 역내 지배를 강화시킬 것이다.
문: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현 가자 전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이란의 편을 든다는 뜻인가?
답: 그렇다. 실로 이것은 RCIT가 팔레스타인 저항을 편 들고 시온주의 아파르트헤이트 · 테러 국가의 패배를 제창하는 중요한 이유다.[5] 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지난 몇 년 미국과 이란 간에는 전쟁 발발에 가까이 갔던 급격한 긴장고조가 반복적으로 존재해 왔다. 이 모든 충돌에서, 우리는 시온주의자들과 그들의 서방 동맹국들에 대항하여 이란의 편을 들었다. 우리가 그렇게 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이다. 이스라엘-미국의 중동 지배를 약화시키고 팔레스타인 해방투쟁을 돕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이란은 자본주의 반식민지인 데 반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제국주의 열강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인종주의 식민정주자 국가다).
문: 반(半)식민지 나라와 제국주의 국가의 차이점을 간략히 설명해줄 수 있는가?
답: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우리의 문서들에서 우리는 제국주의 국가를 다음과 같이 성격규정 했다.
제국주의 국가란 무엇보다도 그들의 독점체와 국가기구가 세계질서 속에서 타 국가 · 민족을 지배하는 지위에 있는 자본주의 국가다. 그 결과로, 제국주의 국가는 초과착취와 억압에 기초한 그러한 관계로부터 초과이윤을 비롯한 그 밖의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이점을 얻는다.
이에 반해 반식민지 나라는 무엇보다도 그들의 경제와 국가기구가 세계질서 속에서 타 국가·민족에 의해 지배당하는 지위에 있는 자본주의 국가다. 그 결과, 제국주의 독점체 및 국가는 이 반식민지 나라들에 대한 초과착취와 억압에 기초한 관계를 통해 이 나라들로부터 초과이윤을 비롯한 그 밖의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두 유형의 나라 모두 자본주의지만, 세계경제와 세계정치에서 서로 다른 지위에 있다. 즉 제국주의 자본주의와 반식민지 자본주의로 국가의 계급적 성격이 서로 다르다.[6]
문. 일각에서는 이란도 제국주의 열강으로, 또는 아(亞)제국주의 국가로 보던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답: 아니다. 그것은 틀렸다. 이란은 미국과는 물론, 이스라엘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진 소위 ‘개도국’이다. 부의 척도로 1인당 GDP만 가지고 보더라도, 이란은 124위 (명목 기준, PPP 기준 83위)다. 반면 이스라엘은 세계 13위다. 이스라엘은 글로벌 정보기술(IT), 무기, 다이아몬드 산업에서 선도적 지위에 있고, 핵미사일 200기를 보유한 세계 최강 군대 중 하나인 데 반해 이란은 석유와 가스 생산 ·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세계시장/세계경제에서 이란 기업들의 지분, 점유율, 영향권은 거의 제로다.
문. 몇 년 전부터 이란은 강대국인 러시아·중국과 동맹관계를 맺었다. 이것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답: 이란이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중국과 동맹을 맺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분쟁에서 그러한 요인들은 지배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첫째,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은 1979년 이란 혁명에서 비롯된 것으로, 테헤란이 푸틴 · 시진핑과 손잡기 훨씬 전에 이미 반복적으로 터져 나왔던 분쟁이다. 둘째, 현 충돌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강력히 연동되어 있다. 셋째, 미국은 여러 군사 기지에 수만 명의 병력을 주둔시켰으며, 이 지역에 상당 규모의 공군과 해군을 배치해놓고 있다. (지난 주말 많은 이란의 무인기와 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병력이다). 대조적으로, 러시아는 이 지역에 훨씬 더 작은 파병부대만 있고 (지금까지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주둔한 군대가 없다.
결론적으로, RCIT가 이 충돌에서 이란 방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실패는 팔레스타인 인민의 해방투쟁을 강화할 것이고, 시온주의 아파르트헤이트 · 테러 국가 이스라엘의 깊은 위기를 불러올 수 있고 미 제국주의의 지배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역내의 많은 피억압 인민들의 해방투쟁을 고무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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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CIT: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공습: 이스라엘/미국에 대항하여 이란을 방어하자! - 테헤란의 반동 자본가 정권에 정치적 지지를 주어선 안 된다! 팔레스타인 인민의 해방투쟁에 승리를!>, 2024년 4월 14일, https://blog.wrpkorea.org/2024/04/blog-post_14.html.
[2] RCIT는 시리아 혁명에 관한 다수의 책자와 성명, 기사를 발표했다. 다음 링크에 들어가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3] 2022년 가을에 물라 정권에 대항하는 민중항쟁에 관한 RCIT의 기사, 논설문들을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mass-protests-against-reactionary-regime-in-iran/
[4] RCIT: <시리아·이라크·파키스탄에 미사일 공격: 이란의 반동적 침략 책동>, 2024년 1월 18일, https://blog.wrpkorea.org/2024/01/blog-post_19.html
[5] 2023-24년 가자 전쟁에 대한 모든 RCIT 문서를 모아 다음 링크에 정리해놓았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gaza-uprising-2023/.
[6]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우리의 다음 양대 저작을 참조하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2019년,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Vienna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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