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패권경쟁: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



제국주의 패권경쟁: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

 - 패권 지위의 쇠퇴가 가져온 미 제국주의 금융상품의 퇴조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3512, www.thecommunists.net
 
 
미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 국채를 보유한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국채 보유량을 계속 줄이고 있다.[1] 총 외국인 보유액은 77036억 달러(20222)에서 73436억 달러(20232)4.7% 감소했다. (글 하단의 표 참조)
 
특히 주목할 점은 20222월 기준 전체 미국 국채의 30.3%를 보유한 양대 외국인 보유자인 일본과 중국이 가장 많이 줄였다는 점이다. 일본은 13030억 달러에서 1818억 달러로 (-17.0%), 중국은 1287억 달러에서 8488억 달러로 (-17.5%) 보유액을 줄였다. 현재 전체 외국인 보유액 가운데 8.8%를 차지하는 3위 국가인 영국은 같은 기간 보유 지분을 6270억 달러에서 6430억 달러로 소폭 늘렸다.
 
중국과 일본이 불과 12개월 만에 미국 국채 보유량을 1/5 가까이 줄인 것은 확실히 이례적인 사건이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세계 경제·정치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 가지 주요 동향을 반영한다. 하나는 미 제국주의 패권 지위의 쇠퇴이고, 다른 하나는 그 결과로서 달러나 국채와 같은 미 제국주의 금융상품의 퇴조다.
 
이 두 추세 모두 자본주의 쇠퇴의 새 역사 시기를 연 2008년 대불황 이후 가속화되어온 장기 과정이다. 세계 무역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173%에서 202155%로 감소했다. 그러나 20222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이 과정은 급격히 가속화되어 12개월 만에 달러 비중은 47%로 하락했다![2]
 
이것은 패권국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적·정치적 쇠퇴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본주의 가치 생산, 선도 글로벌 기업, 세계정치 등에서 더 이상 미국은 도전자 없는 부동의 강자가 아니라 강력한 경쟁자 특히 중국 를 맞고 있다.[3]
 
  미국 시장에 대해 신뢰를 거두다
 
미국의 이러한 약화된 입지는 미국 금융상품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신뢰 저하를 초래한다. 현 미국 부채한도 위기는 그리고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세계경제 불황도 이러한 신뢰도 하락 과정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4] 이런 이유로 일본과 같은 서방 제국주의 열강들도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미국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의 경제력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있다. 모든 국내 채권자들이 2022년에 처분한 미국 국채 총액이 4,259억 달러에 달한다.[5]
 
동시에, 미국의 쇠퇴는 제국주의 상호 패권경쟁을 가속화해왔다. 한편으로, 신흥 제국주의 열강 중국·러시아는 패권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이 도전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배치한다. 이것이 중·러에 대한 전례 없는 경제·금융 제재 정책과 급속한 군비증강의 배경이다.[6]
 
중국도 금융 위험노출이 미국 시장에서 커져가고 있는 것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도 점점 더 위험 부담을 크게 보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서방 정부들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3천억 달러를 동결한 것을 본 중국이다. 당연히 경계신호가 발동했다.[7]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도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데 열심인 이유다. 실제로 현재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3년 가을에 13천억 달러를 넘어 정점을 찍었을 당시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 자산운용사의 한 전략가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어나고 있는 미 국채 처분 움직임은 현 정치 정세에 대한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당연히 중국도 독자성을 유지하여 리스크에 처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일 것이다."[8]
 
  다극 제국주의 무질서
 
미국의 절대패권 종식과 쇠퇴/ 탈달러화 과정/ 미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보유량 감소 등 이 모든 것이 또 다시 질문과 토론을 촉발시켰다.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여 선도 강대국으로 등극할 것인가? 우리가 앞서의 기사들에서 설명했듯이, 이 같은 문제설정 자체가 틀렸다.
 
중국은 또는 다른 제국주의 열강이든 가까운 미래에 미국을 대체하여 패권국이 될 수 없다. 미국을 대체하여 제국주의 세계질서의 왕좌에 오를 만큼 중국은 강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을 왕좌에서 끌어내릴 만큼은 강하다! 따라서 패권국 미국을 "대체"해서 그 자리에 들어서는 것은 중국이나 어느 다른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다. “대체자는 가속화된 제국주의 상호간 패권경쟁과 전쟁몰이 위기다.[9]
 
"(미국 주도) 규칙기반 질서"의 종식은 결코 새로운 질서를 열지 못할 것이다. 각종 스탈린주의자들과 볼리바르주의자들이 얼마 전부터 미 패권에 대한 대안으로 "다극 세계질서" 개념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세계질서가 안정적인 성격을 가질 수 있고 강대국들의 평화공존을 허락할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순 착각이다. "다극 세계질서"는 제국주의 카오스의 "질서"이자 강대국들 간 또 한 차례 세계대전의 서막일 수밖에 없다. 노동자계급이 그보다 먼저 지배계급을 타도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지난 논설에서 밝힌 내용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 “결론적으로, ‘다극 세계질서는 평화적이거나 진보적인 글로벌 체제를 의미할 수 없고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 보다는 멀티()제국주의 즉 경쟁하는 복수의 강대국들이 지배하는 세계 를 의미하며, 오직 그것만을 의미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개념은 털끝만치의 진보도 담고 있지 않다! 맑스주의자들이 일극제국주의 세계질서에 반대한 것은 그것이 일극이어서가 아니라 제국주의여서 반대한 것이다! 우리는 일극제국주의 질서든 다극제국주의 질서든 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는다. 우리는 양 질서에 똑같이 반대한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또한 애플 사()나 마이크로소프트 사 사이에, 페이스북이나 웨이보 사이에 선호가 없다! 제국주의자들 사이에, 자본가들 사이에 차별을 두지마라.”[10]
 
우리는 이러한 시기에 사회주의자들의 임무가 혁명적 패전주의 강령에 입각하여 모든 강대국(미국, 중국, 러시아, 서유럽, 일본)에 반대하는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충돌에서 차악은 없다. 그들 모두가 극악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지배계급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계급투쟁을 밀어가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데 이러한 제국주의 간 충돌을 이용해야 한다.[11]
 
따라서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중·러가 미국보다 모종의 "차악"이라고 주장하는 이데올로기든, 또는 "다극 세계질서"가 제국주의 군국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이데올로기든 이 모든 거짓 이데올로기를 배격한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에 동의하는 모든 진정한 사회주의자들에게 힘을 합쳐 일관된 국제주의·반제국주의 노선으로 함께 싸울 것을 촉구한다!
 
 
. 미 국채 외국인 보유자, 20222~232월 (달러) 
 
                         20222월    20232월    감소율
 
일본                    13030억     1818억      -17.0%
 
중국                    1287억         8488억       -17.5%
 
외국인보유자 총액  77036억     73436억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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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Major Foreign Holders of Treasuries, https://ticdata.treasury.gov/resource-center/data-chart-center/tic/Documents/slt_table5.html (accessed on 11 May 2023). 다른 언급이 없는 한 모든 수치는 이 표에서 인용한 것이다.
 
[2]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탈달러화와 제국주의 상호 패권쟁투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달러 패권 몰락에 대하여>, 2023년 5월 12일, https://blog.wrpkorea.org/2023/06/blog-post.html
 
[3] 우리는 중국 자본주의와 중국의 강대국 부상에 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노동자혁명당() 소책자,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중국 제국주의>>, 20213,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27.html;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같은 저자의 다음 논문들도 보라. the second edition of The Palgrave Encyclopedia of Imperialism and Anti-Imperialism (edited by Immanuel Ness and Zak Cope), Palgrave Macmillan, Cham, 2020, https://link.springer.com/referenceworkentry/10.1007%2F978-3-319-91206-6_179-1; China: An Imperialist Power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Continuing the Debate with Esteban Mercatante and the PTS/FT on China’s class character and consequences for the revolutionary strategy,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2012),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http://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number-4; How is it possible that some Marxists still Doubt that China has Become Capitalist? (A Critique of the PTS/FT), An analysis of the capitalist character of China’s State-Owned Enterprises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8 September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2/; <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PTS/FT와 중국 사회성격 논쟁> https://blog.wrpkorea.org/2022/05/ptsft.html; China’s Emergence as an Imperialist Power (Article in the US journal 'New Politics'), in: “New Politics”, Summer 2014 (Vol:XV-1, Whole #: 57). 다음 RCIT 웹사이트 특별 하위 페이지에 더 많은 관련 문서가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4]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시장은 난폭하다”: 벼랑 끝에 선 은행과 주식시장 - 위기의 성격 및 그 정치적·경제적 결과에 대한 몇 가지 노트>, 2023315, https://blog.wrpkorea.org/2023/03/blog-post_21.html
 
[5] Chu Daye: China’s US Treasury holdings fall to a 12-year low in 2022 as crackdown fuels impetus to diversify away from dollar-backed assets, Global Times, 16 February 2023, https://www.globaltimes.cn/page/202302/1285581.shtml; 다음도 보라. Ralph Jennings and Amanda Lee: US debt ceiling crisis gives China more cause to cut Treasury bond exposure, promote yuan as world currency, South China Morning Post, 3 May 2023, https://www.scmp.com/economy/economic-indicators/article/3219271/us-debt-ceiling-crisis-gives-china-more-cause-cut-treasury-bond-exposure-promote-yuan-world-currency
 
[6] RCIT는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상호 패권경쟁을 여러 차례 다루었다. 예를 들어 다음을 보라. <세계 정세전망 2021-22: 준 혁명적 세계정세 진입> https://blog.wrpkorea.org/2022/05/2021-22.html; 다음 책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다음 두 팜플렛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제국주의 간 냉전은 어떻게 바이든 하에서도 계속되고 있나>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10.html; <두 주인을 섬기는 시종 - 스탈린주의와 제국주의 신냉전>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24.html; 이 문제에 관한 더 많은 문서들을 다음 링크로 들어가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7]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Where is Russia hiding its money? Why EU authorities claim they can not find most of Russia’s foreign assets, https://links.org.au/where-russia-hiding-its-money-why-eu-authorities-claim-they-can-not-find-most-russias-foreign
 
[8] 다음에서 인용. Yuta Saito and Iori Kawate: China's U.S. Treasury holdings hit 12-year low on rate hikes, tensions, Nikkei Asia, 17 February 2023, https://asia.nikkei.com/Business/Markets/Bonds/China-s-U.S.-Treasury-holdings-hit-12-year-low-on-rate-hikes-tensions
 
[9]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Can China Replace the U.S. as Hegemon?” - A Misleading Question! On the discussion about the perspectives of the Great Power rivalry, 28 April 2023,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an-china-replace-the-u-s-as-hegemon-a-misleading-question/
 
[10]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다극 세계질서”: 공정 제국주의? 개량 제국주의? - 푸틴 & 시진핑/ 스탈린주의/ "진보 인터내셔널" (룰라, 샌더스, 바루파키스) 등이 제창하는 한 개념에 대한 맑스주의적 비판>, 2023224, https://blog.wrpkorea.org/2023/03/blog-post.html
 
[11] 혁명적 패전주의 강령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외에 다음을 보라. RCIT, <제국주의 국가에서의 혁명적 패전주의에 관한 테제>, 201898,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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