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PTS/FT와 중국 사회성격 논쟁

PTS/FT가 그 절충적 경험주의로 인해 중국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식하는 데 실패하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0813, www.thecommunists.net
 
 
 차례
 
1.들어가며
 
2. 중국 제국주의에 대한 맑스주의적 평가분석
 
3. PTS/FT 평가분석의 문제점들
 
4. “세계대전 이전에 결코 중국은 제국주의가 될 수 없다”? 정말로?
 
5. 개념과 범주를 결여하는 것은 과학을 결여하는 것과 같다
 
6. 약간의 실용적고려?
 
 
 
 1. 들어가며
 
트로츠키주의 분파 (Fracción Trotskista)에서 발행을 시작한 인터넷 일간지 <<일간 좌파>>는 최근 중국에 관한 논쟁적인 기사를 실었다.[1] 트로츠키주의 분파 (이하 FT)는 국제 조직으로, 아르헨티나의 PTS(사회주의노동자당)가 그 가장 큰 지부다. PTS는 국회와 지방의회에 의석도 가지고 있다. 장문의 기사를 쓴 저자 에스테반 메르카탄테는 PTS의 저명한 지식인이자 <<일간 좌파>>의 경제 섹션 공동 편집자다. 즉 그의 글이 PTS/FT 입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아래에서 우리는 주로 두 가지 이유로 메르카탄테의 기사에 대해 비판적 토론을 개진할 것이다. 첫째, 중국의 강대국 부상과 미·중 패권경쟁의 가속화가 현 시기 주요 특징 중 하나라는 점이다. 맑스주의 조직은 중국 사회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현 시기 올바른 투쟁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둘째로는 레온 트로츠키와 제4인터내셔널의 전통에 서 있다고 자처하는 가장 큰 조직 중 하나인 PTS/FT가 중국 사회구성체에 대한 계급적 성격규정을 명확히 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PTS/FT는 중국이 제국주의 강대국이라는 현실 인식을 거부한다. 다른 어떤 대안적 성격규정도 제시함이 없이 말이다. PTS/FT는 절충적 경험주의 뒤에 숨어 명확성을 회피하는데, 이것이 그들을 친중 사회제국주의에 기회주의적으로 영합하는 위험에 취약하게 만든다. 선거연합체 통합노동자좌파전선’(FIT-U)에서 PTS와 긴밀한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또 하나 트로츠키주의 자임(自任) 조직인 PO(노동자당)[2]가 바로 이러한 친중 사회제국주의적 입장을 열렬히 전파하고 있다.[3]
 
 2. 중국 제국주의에 대한 맑스주의적 평가분석
 
·중 대결을 비롯한 강대국 간 패권경쟁은, 맑스주의자들이 여러해 전부터 줄곧 지적해왔듯이 세계정세의 핵심 이슈가 되었다. 2008년 자본주의 쇠퇴의 새 역사 시기가 시작되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절대 패권국으로 하는 서방 제국주의의 오랜 지배에 도전하는 새로운 제국주의 열강으로 부상했다. 그 결과로, 제국주의 간 패권쟁투는 21세기 초 쇠퇴기 자본주의의의 가장 중요한 모순 축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RCIT는 수많은 책자와 팜플렛, 성명, 기사를 통해 이 중대한 사태발전을 평가 분석해왔다. 우리는 미 제국주의가 기울어가고 중국이 제2의 제국주의 강대국으로 부상해 온 과정을 상세히 제시해왔다. 이 과정은 중국이 자본주의적 가치 생산, 무역, 자본축적, 해외투자, 글로벌 선도 기업, 억만장자 수, 군사력 등 대부분의 관련 분야에서 강력한 지위를 점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4] 그 결과,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의 가장 중요한 대립 축으로 대두된 것이 바로 미·중 갈등이다. 2018년 무역전쟁 시작 이래로 이 갈등은 보호무역 조치, 제재, 군사적 긴장 등으로 계속 고조되어 오다가 마침내 완연한 냉전으로 전화했다.[5]
 
여기서는 이러한 사태전개에 대한 평가분석을 반복하기 보다는 그 평가분석의 강령적 결론을 요약 정리하는 데 국한할 것이다. 중국의 계급적 성격을 분석하는 데서의 명확성은 단지 이론적인 과제로 그치지 않는다. 맑스주의자로서 강대국을 그 어느 강대국이든 편드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그 같은 평가분석의 명확성은 강령 상에 심대한 결과를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관련 강대국 모두의, 즉 기존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만이 아니라 중·러를 포함한 동서 모든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식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한 쪽만이 아니라 양쪽 모두 제국주의라는 사실, 그것이 오늘 혁명가들이 미국·EU·일본도, 중국·러시아도 편 들어선 안 되는 이유다. (‘중립이 아니라) 다 반대해야 하는, 다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의 타도 대상인 이유다. 그래서 양 진영 모두 혁명적 패전주의 전술의 표적이다.
 
맑스주의자들의 단 하나 정당한 노선은 레닌과 볼셰비키가 제국주의 간 대립·충돌에서 내걸었던 혁명적 패전주의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반제 강령이다. 나중에 트로츠키와 제4 인터내셔널은 스탈린주의를 비롯한 여러 기회주의적 중앙파/중도주의 경향들의 수정주의적 왜곡에 맞서 이 혁명적 패전주의 반제 강령을 일관되게 옹호했다.[6] 이 혁명적 패전주의 노선의 기본 원칙은 주적은 국내에 있다!”/ “제국주의 전쟁을 내란으로 전화하라는 두 슬로건으로 요약되어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혁명가들이 모든 제국주의 국가의 일체의 배외주의, 군사주의, 침략·도발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 어느 강대국도 편 드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는 것, 지배계급 타도를 향해 계급투쟁을 밀어가기 위해 전쟁에서 국 제국주의 정부의 모든 어려움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7]
 
RCIT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열강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의 제국주의 본질을 제대로 평가분석하지 않고는 복잡다단한 격변적 현 시기 세계정세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와 같은 정확한 평가분석 없이는 사회주의자들이 이 또는 저 강대국 사이를 동요하다 어느 한 쪽에 기회주의적으로 장단 맞추는 것으로, 즉 사회제국주의 덫에 빠지는 것으로 추락해버린다.
 
불행히도, 사회주의를 자임하는 많은 조직들이 지난 10년 중국·러시아의 새로운 강대국 부상을 인식하는 데 실패해왔다. 그 결과로 미·중 갈등을 비롯한 러시아, EU, 일본 등 강대국들 간 글로벌 경쟁의 제국주의적 본질을 이해하는 데도 실패했다. 우리가 여러 문서들에서 보여주었듯이, 대부분의 스탈린주의자, 좌파 사민주의자, 볼리바르주의자, 각종 중도주의자들이 공공연하게든 위장한 형태로든 이 또는 저 강대국을 지지한다. 포데모스와 스페인공산당, 그리스의 시리자(급진좌파연합), 프랑스공산당 등은 연립정부의 일원으로서 EU 제국주의를 섬기는 사회주의당들의 예다.[8] 주가노프의 러시아연방공산당(KPRF)과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PSUV), 쿠바와 동아시아의 스탈린주의 집권당들이 중국·러시아를 반제 버팀목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9] 요컨대 이들 당은 친 서방 또는 친 중·러 사회제국주의 당들이다. 이 같은 개량주의 입장에 장단 맞추는 트로츠키주의조직들 위에서 언급한 아르헨티나 PO와 같은 도 여럿 있다.[10]
 
트로츠키주의를 자임하는 조직들 중에는, 이 같은 입장으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지만, ·러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식하는 데 실패하여 그들의 강령에 필요한 전략적 결론을 명확히 밝히기를 회피하는 중도주의 세력들이 존재한다.[11]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의 대립·충돌에서 이들은 어느 입장을 취할 것인가? 이들은 제재, 무역전쟁 등에 대해 뭐라고 하는가? 남중국해/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 시에 뭐라고 할 것인가? 이 현 시기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이들 중도주의자들의 대답은 침묵이다.
 
  3. PTS/FT 평가분석의 문제점들
 
서두에서 말한 에스테반 메르카탄테의 기사는 지난 일이십년 동안 중국의 급부상을 보여주는 많은 사실들을 제공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세계 산업생산에서, 또는 해외투자나 다국적기업 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또 중국의 다양한 문제들, 특히 서방의 경쟁국들에 비해 생산성이 낮고 주요 첨단기술 분야에서 뒤쳐져 있는 문제들에 대해 지적한다.
 
이 모든 평가는 그 자체론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결론은 무엇인가? 이 장문의 기사 (4,000 단어가 넘는 글)의 제목은 세계 무질서 속의 중국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계 ()질서에서 중국의 위치는 정확히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을 걸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다른 강대국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남반구 나라들과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 이들 관계의 성격이 무엇인지? 그러나 저자는 맑스주의자라면 누구에게든 극히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 질문에 대해 많은 단어를 쓰고 있지만 명확한 답을 주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대신, 그의 글은 희미한 묘사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가중된 불균등·결합 발전'의 예외적인 사례가 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12] 이것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불균등·결합 발전"의 결과는 무엇인가? 오늘 중국의 계급적 성격은 무엇인가? 제국주의인가, ()식민지인가 아니면 아제국주의인가? 답이 없다.
 
때때로 저자는 중국이 제국주의 열강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런 결론을 명시적으로 내리기를 거부한다.
 
"2000년대 이래로 이 아시아의 거인은 자신의 내셔널 챔피언기업들의 성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들 기업의 전 세계 진출을 지원함으로써 점점 중국은 제국주의 열강이 최근 수십 년간 했던 것 즉 전 세계적인 자본의 집적·집중 과 같은 게임을 하려고 한다. 즉 자국의 다국적기업들이 국제 가치 사슬 지배력을 굳힐 수 있게 해준, 그리고 자본을 유치하려는 (세금 인하 등 그 밖의 양보 공여를 통해) 나라들 간의 경쟁과 임금 차등을 자국 다국적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준, 그리하여 전 세계에서 창출된 잉여가치의 더 큰 몫을 자국 다국적기업들이 전유할 수 있게 해준 그 전 세계적 자본의 집적·집중 말이다.”
 
 PTS/FT 기사의 결론은 "중국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자신의 리더십을 지속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싸우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자신이 구축한 초국가적 자본주의 질서의 다양한 측면에 도전하고 (동시에 미국 기업들에 득이 될 수 있는 특권은 무엇이든 수중에 유지하면서) 있을 때, 새로운 도전은 중국이 이 질서를 공격할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그 밖의 열강의 입지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 질서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어드밴티지를 계속 증대시켜나가고자 하는 중국으로서는 이 질서의 메인파워 미국의 과도한 특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특히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불균형적인 통화·금융 특권을 공격하는 것으로 점점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의심할 여지없이, 중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현상 유지를 흔드는 그 어떤 도전에 대해서도 참을 수 없는 강대국들의 더 많은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보라. 이 길은 국내적·국제적 격변으로 가득 차 있는 길일 것이고 필연적으로 평화롭지 않은 길일 것임을 지난 몇 년의 경험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최근 시기 지정학적 긴장의 최대 원천 중 하나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불명확한데 이는 우연이 아니다. 저자는 서로 관련이 있지만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은 두 가지 문제를 혼동하고 있다. 하나는 중국이 미국을 대체해서패권국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다른 문제는 중국은 이미 제국주의 강대국이 되었는가 하는 문제다. 우리가 누차 지적했듯이,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경우는 그 오랜 패권국을 패퇴시켜 최강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을 때뿐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 패권국이 될 수 있는 경우는 인류에게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또 하나의 세계대전을 통해서뿐이라는 것이다. 그 같은 시나리오는 실로 아직 한참 멀었다.
 
하지만 우리가 또한 강조했듯이, 맑스주의자들은 미국을 유일 제국주의 강대국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일종의 통합 "초제국주의" 블록을 이루고 있다는 식의 카우츠키주의적 관념을 거부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보듯이, 언제나 복수의 제국주의 열강이 존재했다.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여기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 같은 새로운 강대국들이 등장했다. (말 나온 김에 얘기하면, 한국도 최근에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다.[13])
 
실제로 제국주의 열강이 하나뿐인 적은 없었다. 언제나 복수의 열강이 존재했다. 보다 강한 강대국과 보다 약한 강대국, 보다 현대적인 강대국과 보다 낙후된 강대국으로! 1917년 이전에 영국과 독일과 미국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뒤떨어진 열강으로 러시아도, 일본도, 이탈리아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도 있었다. (레닌은 이 나라들뿐만 아니라 스위스도, 네덜란드, 벨기에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했다.) 1930년대에 오면,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영의 패권에 도전했다. PTS/FT가 중국의 낮은 노동생산성을 들어 중국의 제국주의성을 부정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20세기 초 당시에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낮았던 제국주의 국가들도 존재한 사실을 언급해두고 넘어가겠다. (예를 들어, 1917년 이전의 러시아, 1918년까지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이탈리아나 일본).[14]
 
우리는 이와 별개로 PTS/FT가 중국에서 자본주의 복고가 되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안 되었다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최근 라틴아메리카와 미국에서 열린 통합노동자좌파전선(FIT-U) 총회에서 있은 세계정세 논쟁에 대한 최종 평가서에 이 문제에 관한 언급이 들어 있는데, 이로부터 우리는 PTS/FT의 입장에 대한 결론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이 평가서에서 두 지도급 PTS 동지인 크리스티안 카스티요와 클라우디아 시나티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는 현 중국 사회구성체의 성격에 관해 원칙적으로 자본주의 복고 과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 같다고 보고 그 토론을 트로츠키주의 프락션에서 전개하고 있다.”[15]
 
우리는 그러한 토론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첫째, PTS/FT가 몇 년 동안이나 "중국 사회성격을 토론하고 있다"고 이제 발표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PTS/FT는 수년간 토론하고 또 토론하고 있지만 여전히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사회성격 문제가 PTS/FT에게 철학자의 돌인지, 몇 년 동안 찾고 있지만 결코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것인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어쨌든, 우리가 여러 문서에서 보여주었듯이 중국 사회성격은 이미 십년도 더 전부터 자본주의 소유관계, 노동착취 형태, 자본주의 가치 창출, 그리고 수많은 독점체들을 상위에 둔 대규모 부르주아지의 형성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다. 중국의 자본주의적 성격은 사회구성체로서의 자본주의를 신자유주의라는 특정 모델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에게만 여전히 모호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몇 가지 하위 모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맑스주의자들은 국가독점자본주의/국가자본주의도 자본주의의 한 형태라고 인식해왔다. 실제로 국독자/국가자본주의는 1930년대 대공황 기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에도 중국의 성공에 감명 받고서 신자유주의의 포기와 국가독점자본주의적 에타티즘 [국가개입주의] 형태들로의 전환을 제창하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이 서방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16]
 
  4. “세계대전 이전에 결코 중국은 제국주의가 될 수 없다”? 정말로?
 
PTS/FT가 문제를 얼버무리고 회피하는 것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다. 이러한 얼버무림은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PTS/FT 조직의 다양한 문서에서 볼 수 있다. PTS/FT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중국 (및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부정한다. 심지어는 러시아와 중국이 "아직 자본가계급이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점이 가장 중요한 데, PTS/FT는 중국이 먼저 군사적 대결에서 미국을 꺾지 않고는 제국주의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가장 최근의 FT 국제대회인 2018년 대회에서 바로 이러한 입장이 채택됐다. 다음 인용문을 보라.
 
 
최근 몇 년, 중국의 제국주의적 경향은 심화되었다.... 간단히 말해, 중국은 현재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된 제국주의 열강일 것이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여전히 매우 낮다.... 군사적 차원에서는 중국이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균형이 압도적이며, 심지어 기술 분야에서도 그렇다. 더욱이 자본주의 복고의 특수성으로 인해 중국도, 러시아도 모두 자본가계급의 형성이 아직 완전하게 되지 못했고, 국가의 역할이 두 나라 모두에서 계속 우세하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나 제국주의 열강 집단의 직접적인 경제적 압력에 굴복하기에는 너무 크고, 너무 자족적이며, 너무 잘 금융·재정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현 미·중 관계의 긴장은 한편으론 중국이 세계 규모로 제국주의적 지배를 확장하려는 자신의 시도로 인한 제약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데서 부닥치는 어려움에서 비롯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잔혹한 제국주의 억압을 겪은 이후 상당히 강하게 성장한 중국 국가를 미국이 예속시키려고 시도하는 데서 부닥치는 어려움에서 비롯한다. 이 어려움으로 가득 찬 상호의존의 관계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컨센서스 이제는 힘이 다해가고 있는 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이것이 보여주고 있는 바는 중국이 제국주의로 발전하는 데 평화적인 길이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17]
 
 핵심 결론은 틀렸고 논리도 결여됐다. 실제로 우리가 여러 차례 보여주었듯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또는 두 번째로 많은 어떤 계산 방법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독점기업과 억만장자를 보유하고 있다. 더 이상 어떻게 자본가계급이 완전히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인가! (12 참조)
 
 
 1.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상위 10개국 (2020) [18]
 
나라   기업 수    점유율
 
1 중국  124       24.8% 
(대만 제외)
 
2 미국   121      24.2%
 
3 일본     53      10.6%
 
4 프랑스  31       6.2%
 
5 독일      27      5.4%
 
6 영국      22      4.4%
 
7 한국      14      2.8%
 
8 스위스   14      2.8%
 
9 캐나다   13      2.6%
 
10 네덜란드
13    2.6%
 
 
 2. 나라별 리치(Rich) 및 슈퍼리치 수, 2018[19]
 
나라                    부() 구간 (단위는 미 달러)
 
            1-5백만   5-1천만   1-5천만   5천만-1억   1-5억    5+
 
미국     14,520,8551,855,679902,736명   50,144명  19,253명  1,144
 
중국      3,094,768명    235,858명  132,701명   10,113명   5,690명    708
 
일본       2,627,845명   125,377명    51,947명     2,478명   1,027명     71
 
영국       2,247,529명   124,244명    56,535명     3,125명   1,422명    117
 
독일       1,985,627명    127,157명    63,678명     4,078명   2,042명    203
 
프랑스    2,002,967명     99,252명     42,117명     2,087명     886명      64

 
 
더 오류는 중국이 그 지구상의 최대 강대국과 전쟁을 치르기 전에 제국주의가 될 수 없다는, 즉 전쟁에서 미국을 꺾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제국주의가 될 수 있다는 진술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과거 독일도, 일본도, 그리고 다른 어느 나라도 그들이 제국주의가 되기 전에 먼저 영국 또는 미국과 본격 전쟁을 치러야만 했던 것이 아니다. 실제로 어떤 새로운 열강도 그 전에 경제·군사 강국으로서 충분한 힘을 키워놓지 않았다면 제국주의 패권국과의 전쟁을 감수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PTS/FT 리더들은 명민한 경험주의자로서, 중국이 열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중국의 부상을 입증하는 경험적 자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은 나아가 중국에 모종의 "제국주의적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까지도 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필요한 결론을 내리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중국이 제국주의 열강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무엇인가? 반식민지인가? (다른 사회주의 조직들이 그릇되게도 주장하는 것처럼) ()제국주의인가?[20] PTS/FT는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침묵한다! 나무는 알아보지만 숲은 보지 못한다!
 
이 침묵이 왜 그리 위험한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중국의 계급적 성격에 대한 평가분석에서 이론적 명확성은 강대국 패권경쟁에 직면하여 올바른 강령적 접근을 정립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서방 강대국들뿐만 아니라 중·러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이들 모든 제국주의 패권경쟁자들에 맞서 레닌주의적 패전주의 입장을 밀어갈 수 있게 된다. 새로운 강대국 중·러에 대해서는 그 제국주의적 성격을 부인하고 단지 기존강대국 (·EU·)에 대해서만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정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사회주의자들을 친 중·러 사회제국주의 진영으로 몰아넣는다. PTS/FT가 이러한 결론을 명시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다는 (통합노동자좌파전선 내 자신의 핵심 파트너인 PO와는 다르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계급적 성격 문제에 대한 그들의 위험한 침묵은 이러한 투항으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이 지점에서 최근 통합노동자좌파전선 총회에서의 흥미로운 토론을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토론에서 사회주의좌파’(UIT-CI)의 리더 미겔 소란스는 그의 조직이 "중국 자본가독재 타도"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PTSPO가 그러한 슬로건을 내걸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POPTS의 현 지도부들에게 왜 그리 하지 않는지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들은 대답을 피했다.[21] PO의 경우에는 그 이유가 아주 명백하다. 우리가 위에서 언급한 여러 문서에서 보여주었듯이, PO는 숨김없는 자부심에 찬 친 중·러 사회제국주의자들이다. 대조적으로, 그리고 다행히도 PTS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PTS중국 자본가독재 타도슬로건을 내걸길 거부하는 것은 그들이 사회제국주의로 가는 PO의 부끄러운 길을 따를 용의가 없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일 수 있다.
 
PTS/FT 입장에 담긴 논리에는 친중 사회제국주의의 잠재적 위험을 비춰주는 다른 단서들도 있다. PTS/FT 리더 중 한 사람인 히메나 베르가라 (Jimena Vergara)는 최근 열린 통합노동자좌파전선 총회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미 제국주의의 이익의 관점에서 이 의제의 가장 전략적인 측면은 '신 냉전'으로 불리고 있는 중국과의 대결이다라고 하면서 미·중 간 냉전의 중요성을 (올바르게)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 대결을 다음과 같이 성격규정 했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보존하고 중국을 다시 종속국 지위로 돌려놓는 과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양당 모두 한 배에 타고 있다.”[22]
 
따라서 PTS/FT가 중국이 제국주의 열강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신 냉전을 미국이 "중국을 다시 종속국 지위로 돌려놓으려는" 시도로 성격규정 한다면, 오직 한 가지 결론만이 있을 수 있다. 즉 이 미·중 대결 전체가 반식민지로서의 중국에 임박해 있는 미 제국주의에 의한 억압 전쟁에 대항하는 중국의 투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다시 말해 제국주의 미국에 대항하는 피억압 중국의 반제 투쟁이 곧 미·중 대결의 본질이라는 결론 말이다. 정말 이렇다면, 이 대결에서 미국에 대항하여 중국을 편 드는 것이 사회주의자의 의무라는 것 외에 다른 결론이 있을 수 있을까?!
 
PTS/FT가 친중 사회제국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취약한 상태라는 또 다른 단서는 위에서 언급한 통합노동자좌파전선 총회에서의 논쟁에 대한 최종평가서에 있는 다음과 같은 언명이다. 평가서에서 PTS/FT는 자신들이 중국을 단지 또 다른 제국주의 나라로성격규정 하지 않는다고 밝힐 뿐만 아니라, 이로부터 나올 수 있는 전술적 결론을 내비치기도 한다. PTS/FT는 미·중 간 군사적 충돌에서 반드시 패전주의 입장을 취하지는 않을 것임을 평가서에서 명시적으로 언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중국을 단지 또 다른 제국주의 나라로 규정한다거나, 미국과의 전쟁 시에 양측 모두에 대해 똑같이 패전주의 입장을 취한다거나 하는 뜻은 아니다. 그 보다는, 대결 상황을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23]
 
·중 간 전쟁에서의 입장이 후자와 관련하여 패전주의가 아니라면, (미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패전주의가 아니라면, PTS/FT 지도부는 다른 어느 입장을 취할 것인가? 맑스주의자들에게 패전주의가 아니라면 대안은 하나뿐이다. “방위주의”, 즉 미국에 대항하여 중국을 방어하는 입장 말이다. 여기서도 다시, PTS/FT 지도부는 공공연하게 친중 사회제국주의적 입장에 이르지는 않지만, 전체 분석의 객관적 논리가 그들을 그런 방향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5. 개념과 범주를 결여하는 것은 과학을 결여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보여주었듯이, PTS/FT 지도부는 중국에 명확한 성격규정을 부여하길 거부한다. PTS/FT 지도부는 여러 해 동안 수많은 문서에서 분명한 답을 제시하지 않은 채 중국은 제국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즉 제국주의가 아니라면 중국은 무엇이라는 건지 말한 적이 없다. PTS/FT는 중국이 이행 과정에 있으며, 명확한 명칭 부여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10년 전에 제국주의가 되었다! 수년간 PTS/FT 지도부는 명확한 계급적 성격규정을 내놓는 걸 피해왔다. PTS/FT 지도부가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는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우리가 위에서 보여주었듯이, PTS/FT 지도부는 중국이 미국과의 본격 전쟁 전에 제국주의 국가가 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한 전쟁이 가까운 미래에 시작될 것 같지는 않으므로, 이 말은 PTS/FT 지도부가 앞으로도 중국의 계급적 성격에 대한 명확한 언명을 계속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혼란은 과학적, 맑스주의적 접근법과 전혀 양립할 수 없다! 본질을 성격규정 하지 않고 현상 묘사로 제한하는 PTS/FT 지도부의 이 혼란은 다름 아닌 절충적 경험주의에 굴복한 데서 비롯하는 혼란이다. 그것은 지난 몇 십 년간 대학과 지식계에 퍼진 부르주아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사고 양식이다. 본질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데올로기적 퇴행으로서, 객관적 현실 인식 가능성을 거부하는 부르주아-관념론적 세계관을 대표한다. 그리하여 명확한, 과학적 범주들을 거부하고, 모든 것을 주관적 감각으로, 개별성으로, 고립된 예들로 상대화한다.[24]
 
PTS/FT와 같은, 맑스주의를 자임하는 조직이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수년 동안 중요한 문제들에서 혼란과 모호함을 허용함으로써 객관적으로 스스로가 포스트모더니즘 해악이 미치는 영향에 젖어가고 있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맑스주의에 완전히 낯선 것이다. 구체적인 사태발전들을 그것들의 상호관계 속에서 분석하고 그것들을 내적으로 상호 연관된 개념들과 범주들의 사고 체계에 통합시키는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는, 맑스주의적 평가분석은 가능하지 않다. “이해한다는 것은 개념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헤겔은 말한 적이 있다.[25]
 
실제로 레닌이 그의 <<철학노트>>에서 밝혔듯이, 개념들 없이 객관적 현실을 인식하는 것, 과학에서 진전을 이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념 (인식)은 존재의 (직접적 현상의) 본질 (인과성, 동일성, 차이 등의 법칙)을 드러낸다. 이러한 것이 실제로 모든 인간 인식의 (모든 과학의) 일반적 경로다.”[26]
 
개념 또는 범주는 방법의 언어이며, 방법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명확한 개념이나 범주가 없으면 과학적 방법은 침묵으로 굴러 떨어진다. 그러나 과학적 방법 없이는 즉 변증법적 유물론의 방법 없이는 사물과 과정의 본질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헤겔의 다음과 같은 언명은 조금도 적실성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방법은 영혼과 실체이며, 방법에 완전히 예속될 때만이 그 어느 것이든 그것의 진실이 이해되고 알려진다."[27]
 
따라서 레닌이 다음과 같이 설명했듯이, 개념은 객관적 현실의 본질과 발전 법칙을 인식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추상적) 개념을 구성하고 개념으로 작업하는 것 자체가 이미 세계의 객관적 연관의 합법칙적 성격에 대한 사상, 신념, 의식을 포함한다. 인과관계를 이 연관과 구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개념의 객관성을 부정하기란, 개별과 특수 속에 있는 보편적인 것의 객관성을 부정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로 인해 헤겔은 칸트를 비롯한 그 밖의 철학자들보다 객관 세계의 운동이 개념의 운동에 반영되는 것을 추적하는데 있어 훨씬 더 심오하다. 단순한 가치 형태, 즉 주어진 상품을 다른 상품과 교환하는 개별적 행위 자체가 이미 자본주의의 모든 주요 모순들을 미발달 형태로 포함하듯이, 가장 단순한 일반화, 즉 최초의 가장 단순한 개념 구성 (판단, 삼단논법 등) 자체가 이미 세계의 객관적 연관에 대한 더욱 깊어가는 인간 인식을 뜻한다. 헤겔 논리학의 진정한 의미와 의의, 역할을 찾아야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다.”[28]
 
이러한 과학적 맑스주의 방법을 거부하는 것은, 중국 제국주의에 대한 PTS/FT의 접근방식에서 우리가 보았듯이, 혼란과 절충적 경험주의의 덫에 갇혀 있는 것을 의미한다. 1920년대에 (스탈린 관료집단에 의해 처형되기 전에) 소련의 선도적 철학자였던 아브람 데보린은 이러한 접근방식을 "엉금엉금 경험주의"라고 불렀다. 우리는 이것이 또한 PTS/FT 방법에 대한 정확한 성격규정이 될까봐 우려된다.
 
 6. 약간의 실용적고려?
 
중국을 제국주의로 성격규정 하길 거부하는 방향으로 PTS/FT 지도부를 몰고 가는 것이 단지 이론적인 고려사항뿐인 것은 확실히 아닌 것 같다. 아르헨티나에서 PTS/FT 지도부가 취하는 방향성을 놓고 볼 때 그들에게 실용적인 고려도 존재하는 것 같다. 두루 알다시피 PTS는 통합노동자좌파전선의 중요한 구성부분이고,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공공연한 친중 사회제국주의 조직 PO도 주요 구성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 선거연합전선은 최근 국회와 지방의회에서 의석을 늘려가고 있지만, 일차적으로 중도주의 조직들로 구성된 데서 비롯했다고 볼 수 있는 부르주아 제도권 정치로의 투항 행보가 이 연합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소속 의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지방의회에서 친 시온주의 법안에 찬성투표를 하고[30], 국가-보나파르트주의 록다운 봉쇄 정책을 지지하는[31] , 개량주의 유형의 투항행보들이 그것이다.
 
PTS가 지난 몇 년간 이 연합체 내 최대 세력이 되면서 이 연합을 단일 "트로츠키주의 정당"으로 전화시키는 것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 연합을 구성하는 두 번째 큰 세력이 PO.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중도주의 조직은 제국주의 열강 중국·러시아를 편 든다. 따라서 PTS/FT 지도부가 PO와 단일 정당으로 통일단결 하는 데 "불필요한 장애물"을 조성할 수 있는 입장을 세우지 않으려 하는 기회주의적인 고려를 할 수도 있다.
 
일국적 기반 위에서 트로츠키주의정당을 만든다는, 즉 중국 제국주의 문제와 같은 국제 계급투쟁의 핵심 이슈들을 고려하지 않고서 무원칙한 통일단결을 내세워 당을 만들겠다는 PTS 지도부의 구상은 그 자체가 맑스주의의 국제주의적 원칙과는 근본적으로 낯선 것이라는 점을 여기서 지적해둔다. 1930년대에 여러 중도주의 당들 가운데서 이 비슷한 태도들을 목격한 레온 트로츠키는 이러한 일국 중심주의적 접근방식을 단호하게 비난했다. “‘일국맑스주의 정책은 일국사회주의 건설만큼이나 불가능하다. 정치노선을 일국적 문제들에 국한하여 발전시키려는 집단은 그 누구든 필연적으로 종파주의적 타락으로 운명지어진다."[32]
 
한마디로, 국제 계급투쟁의 중요한 쟁점을 배제하는 것에 의해 일국 당을 만드는 것은 진정한 국제주의 트로츠키주의가 아닌, 일국 트로츠키주의의 특징이다.
 
우리는 PTS/FT 동지들이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명확한 맑스주의적 분석평가를 정립할 수 있도록 중국 제국주의에 대한 입장 토론에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동지들도 분명 알고 있겠지만, 양대 강대국 간의 냉전은 오늘 맑스주의자들에게 중대한 쟁점이다. 이 문제에서 시험대를 통과하려 하지 않고 회피하는 것은 단지 이론적 무대책에 갇혀 있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사회제국주의에 주파수를 맞추는 기회주의적 영합으로 가는 길을 여는 것이다. 우리는 PTS/FT가 이 중대한 오류를 곧 바로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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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steban Mercatante: China in the World Disorder, 29 July 2020, https://www.leftvoice.org/china-in-the-world-disorder; China en el desorden mundial, https://www.laizquierdadiario.com/China-en-el-desorden-mundial
 
[2] PO에 대한 비판 문서들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Russia and China: Neither Capitalist nor Great Powers? A Reply to the PO/CRFI and their Revisionist Whitewashing of Chinese and Russian imperialism, 28 Nov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russia-and-china-neither-capitalist-nor-great-powers-reply-to-po-crfi/; The Catastrophic Failure of the Theory of “Catastrophism”. On the Marxist Theory of Capitalist Breakdown and its Misinterpretation by the Partido Obrero (Argentina) and its “Coordinating Committee for the Refoundation of the Fourth International”, 27 May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catastrophic-failure-of-the-theory-of-catastrophism/; The New Global Wave of Class Struggles and the Slogan of the Constituent Assembly. How to apply a crucial revolutionary democratic tactic (and how not) a critique of the opportunist deviations of the Argentine-based PTS/FT and PO/CRFI, 26 Nov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new-global-wave-of-class-struggles-and-slogan-of-constituent-assembly/; Some Thoughts on the Split in the Argentinean “Partido Obrero“, 10 July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plit-in-argentinean-partido-obrero/; Social-Bonapartism in Argentina. The Partido Obrero (Tendencia) of Jorge Altamira supports the State of Emergency, 29 April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latin-america/social-bonapartism-in-argentina/
 
[3] 통합노동자좌파전선과 관련한 RCIT 문서로는, 다음을 보라. RCIT: An Opportunity To March Forward An Opportunity Which Should Not Be Missed! Open Letter to all participants of the virtual Latin American and US conference organized by FIT-U (Argentina) on 30 and 31 July and 1 August, 30 July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rcit/open-letter-to-all-participants-of-the-virtual-fit-u-conference/; RCIT: For an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he Struggle against the Global Capitalist Crisis! Open Letter to the Frente de Izquierda y de los Trabajadores Unidad (FIT-U) in Argentina, 31 March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rcit/open-letter-to-fit-u-for-an-international-conference-on-the-struggle-against-the-global-capitalist-crisis/; Michael Pröbsting: Important Omissions. Some observations on the final unitary resolution of the FIT-U Latin America and U.S conference, 3 August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some-observations-on-the-final-unitary-resolution-of-the-fit-u-latinamerica-and-u-s-conference/.
 
[4]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에 대한 RCIT의 분석평가로는,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상의 별도 하위 섹션에 언급되어 있는 문헌을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특히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Vienna 2019. The book can be read online or downloaded for free here: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다음 책의 10장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Vienna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또 다음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Chinese Imperialism and the World Economy. An Essay published in the second edition of The Palgrave Encyclopedia of Imperialism and Anti-Imperialism (edited by Immanuel Ness and Zak Cope), Palgrave Macmillan, Cham, 2020, https://link.springer.com/referenceworkentry/10.1007%2F978-3-319-91206-6_179-1.
 
[5] 세계무역전쟁에 대한 RCIT 문서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별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우리의 기본 입장이 다음의 강령적 성명에 요약 정리되어 있다. “Global Trade War: No to Great Power Jingoism in West and East!”. 이 성명은 10개 국어로 발표되었다. (영어 성명으로는 다음을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rcit/joint-statement-on-the-looming-global-trade-war/). 가장 최근의 RCIT 성명을 보라. TikTok, Consulate Closures and the Cold War between the U.S. and China. Socialists must oppose all Great Powers! 10.08.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iktok-consulate-closures-and-the-cold-war-between-the-u-s-and-china/
 
[6] 다음을 보라. G. Zinoviev / V. I. Lenin: Socialism and War (1915); in: LCW Vol. 21, https://www.marxists.org/archive/lenin/works/1915/s-w/index.htm; Leon Trotsky: War and the Fourth International (1934), in: Trotsky Writings 1933-34, https://www.marxists.org/archive/trotsky/1934/06/warfi.htm
 
[7]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Theses on Revolutionary Defeatism in Imperialist States, 8 Sept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제국주의 국가에서의 혁명적 패전주의에 관한 테제>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다음도 보라. chapters XVI to XX in our book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8]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 XXIII in our book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as well as chapter 13 in our book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9]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s VIII and XXIV in our book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10]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s IX and XXV in our book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1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s X, XI, XXVII and XXVIII in our book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12] 불균등·결합 발전 법칙에 대한 논의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Capitalism Today and the Law of Uneven Development: The Marxist Tradition and its Application in the Present Historic Period, in: Critique: Journal of Socialist Theory, Volume 44, Issue 4, (2016), http://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03017605.2016.1236483
 
[1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South Korea as an Imperialist Power. On the nature of South Korean monopoly capital and the ensuing programmatic tasks of the workers vanguard, Dec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tudy-on-south-korea-as-an-imperialist-power/ [<제국주의 열강으로서의 남한>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south-korea-as-an-imperialist-power/]
 
[14] 역사적인 분석으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다음도 보라. chapter VII (“Imperialist Great Powers: Some Historical Comparisons”) in our above-mentioned book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15] Christian Castillo, Claudia Cinatti: Un primer balance de la conferencia virtual de América Latina y EE. UU. Publicamos a continuación un primer balance de la Conferencia Virtual de Latinoamérica y los Estados Unidos convocada por el Frente de Izquierda Unidad de Argentina, que se realizó entre el 30 de julio y el 1° de agosto., 7 de agosto 2020, https://www.laizquierdadiario.com/Un-primer-balance-de-la-conferencia-virtual-de-America-Latina-y-EE-UU (영역은 필자)
 
[16] 이 문제를 가장 최근에 다룬 문서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COVID-19 Global Counterrevolution: What It Is and How to Fight It. A Marxist analysis and strategy for the revolutionary struggle, RCIT Books, April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covid-19-global-counterrevolution/ [<<코로나19 글로벌 반혁명: 그것은 무엇이고, 그것에 맞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the-covid-19-global-counter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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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rotskyist Fraction Fourth International: The United States’ Preparation for Conflict Between World Powers, Document of the XI. Conference, 14 May 2018, https://www.leftvoice.org/the-united-states-preparation-for-conflict-between-world-powers
 
[18] Fortune Global 500, August 2020, https://fortune.com/global500/ (점유율 수치는 필자가 계산한 것임)
 
[19] Credit Suisse Research Institute: Global Wealth Databook 2018, October 2018, p. 125
 
[20] 아제국주의론에 대한 우리의 비판으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Semi-Colonial Intermediate Powers and the Theory of Sub-Imperialism. A contribution to an ongoing debate amongst Marxists and a proposal to tackle a theoretical problem, 1 August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emi-colonial-intermediate-powers-and-the-theory-of-sub-imperialism/ [<반식민지 중위권 열강과 아()제국주의론>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semi-colonial-intermediate-powers-and-theory-of-sub-imperialism/]
 
[21] Saúl Rocca (Izquierda Socialista): La crisis capitalista y el debate sobre el rol de China, Ago 05, 2020, http://www.izquierdasocialista.org.ar/2020/index.php/blog/elsocialista/item/17896-la-crisis-capitalista-y-el-debate-sobre-el-rol-de-china
 
[22] Jimena Vergara: The United States in the Global Crisis: Perspectives for Revolutionary Struggle, 6 August 2020, https://www.leftvoice.org/the-united-states-in-the-global-crisis-perspectives-for-revolutionary-struggle-organic-crisis-and-unrest-in-the-u-s
 
[23] Christian Castillo, Claudia Cinatti: Un primer balance de la conferencia virtual de América Latina y EE (영역은 필자)
 
[24]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광범위에 걸친 맑스주의적 분석으로는 다음을 보라. League for a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Marxism versus Post-Modernism (1997),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marxism-versus-post-modernism/
 
[25] 다음에서 인용. V. I. Lenin: Conspectus of Hegel’s Lectures on the History of Philosophy; in: LCW 38, p. 256
 
[26] V. I. Lenin: Plan of Hegel’s Dialectics (Logic) (1914); in: Collected Works Vol. 38, p. 316
 
[27] Hegel's Science of Logic, translated by A.V. Miller, Humanity Books, New York 1969, p. 826
 
[28] V.I. Lenin: Conspectus of Hegel’s Book the Science of Logic (1914); in: LCW 38, pp. 178-179
 
[29]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Summary of our main differences with the UIT-CI, October 2015,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ritique-of-uit-ci/
 
[30]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semi-colonial-intermediate-powers-and-theory-of-sub-imperialism/ RCIT and CEP: FIT (Argentina): A Scandalous Betrayal of the Heroic Palestinian Masses! 2 July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latin-america/fit-argentina-a-scandalous-betrayal-of-the-heroic-palestinian-masses/
 
[31] RCIT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50 편이 넘는 문서를 발표했다. (그 중 다수는 수개국어로 발표됐다.)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별도 페이지에서 그 문서들을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2019-corona-virus/. 특히 다음을 보라. RCIT Manifesto: COVID-19: A Cover for a Major Global Counterrevolutionary Offensive. We are at a turning point in the world situation as the ruling classes provoke a war-like atmosphere in order to legitimize the build-up of chauvinist state-bonapartist regimes, 21 March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vid-19-a-cover-for-a-major-global-counterrevolutionary-offensive/ [<코로나19: 글로벌 반혁명 공세를 가리는 덮개>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covid-19-cover-for-major-global-counterrevolutionary-offensive/]. 다음 책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COVID-19 Global Counterrevolution: What It Is and How to Fight It. A Marxist analysis and strategy for the revolutionary struggle, RCIT Books, April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covid-19-global-counterrevolution/. 또 같은 저자의 다음 팜플렛과 논문도 보라. The Second Wave of the COVID-19 Counterrevolution. On the ruling class strategy in the current conjuncture, its inner contradictions and the perspectives of the workers and popular resistance, 20 July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second-wave-of-the-covid-19-counterrevolution/; The Police and Surveillance State in the Post-Lockdown Phase. A global review of the ruling class’s plans of expanding the bonapartist state machinery amidst the COVID-19 crisis, 21 May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police-and-surveillance-state-in-post-lockdown-phase/. 다음도 보라. RCIT and CEP: The COVID-19 Counterrevolution and the Betrayal of the Lockdown Left, 29 June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joint-statement-the-covid-19-counterrevolution-and-the-betrayal-of-the-lockdown-left/.
 
[32] Leon Trotsky: Unifying the Left Opposition (1930); in: Writings 1930, p. 99,
http://www.marxists.org/archive/trotsky/1930/02/unity.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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