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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들어가며
2. “반동 진영들 간의 권력 이동”?
3. 계급 간 투쟁과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의 역할
4. 독립적 대중조직과 소부르주아 게릴라 운동
5. 혁명 앞에 있는 위험
6. “진영주의” 범주의 오용(誤用)
7.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인가, 미완성의 민주주의혁명인가?
시리아 혁명의 비방자들
- 아사드 타도에 대한 대중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없는” 트로츠키주의분파 (FT/PTS) 비판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5년 1월 9일, www.thecommunists.net
차례
1. 들어가며
2. “반동 진영들 간의 권력 이동”?
3. 계급 간 투쟁과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의 역할
4. 독립적 대중조직과 소부르주아 게릴라 운동
5. 혁명 앞에 있는 위험
6. “진영주의” 범주의 오용(誤用)
7.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인가, 미완성의 민주주의혁명인가?
* * * *
1. 들어가며
시리아 혁명은 확실히 최근 시기 가장 심오한 사건 중 하나다. 근 14년 동안 시리아 인민은 전장에서 또는 아사드 정권의 고문실에서 수십만 명이 살육당하는 최대의 희생을 치르며 유혈 독재에 맞서 싸웠다. 마침내 지난 12월 8일 정권이 무너지고 아사드가 러시아로 도망가자 수백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폭정의 몰락을 환호했다.[1]
시리아 혁명 그 첫날부터 혁명을 지지하고 그 이래로 수많은 연대 활동에 참여한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도 이러한 축하 시위에 동참했다.[2] 대규모 시리아 디아스포라 (이주민 집단거주지)가 거주하는 비엔나 시에서 우리는 12월 8일 현지의 시리아 커뮤니티를 도와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다. 3만 명의 시위 참가자가 승리를 환호하고 우리 대표자들의 연설을 열렬히 환영했다.[3]
최근 우리가 다른 두 트로츠키주의 조직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내서널[LIT-CI]과 국제노동자연합-제4인터내셔널[UIT-CI])과 함께 발표한 시리아혁명 관련 공동성명에서 밝혔듯이, "이것은 시리아 자체뿐만 아니라 중동과 전 세계적으로도 역사적인 사건이다."[4]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피억압 대중의 투쟁으로부터 격리되어 독재자의 몰락에 환호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도 있다. 아사드와 그의 상전 러시아와 이란 정권을 “진보” “반제” 세력이라며 그 동안 지지해 온 스탈린주의자들, 중남미 볼리바르주의자들, 그리고 일부 “트로츠키주의자들”은 당혹과 혼란 속에서 사기저하에 빠졌다.
한편 중립 입장을 취하며, 독재의 잔학한 탄압과 학살에 맞서 투쟁하는 동안 팔짱끼고 지켜보는 “사회주의” 조직들이 있다. 최근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들 "사회주의자"들을 "시리아혁명의 방관자"라고 불렀다.[5] 이 글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중립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제 조직 트로츠키주의분파 (Fracción Trotskista)와 그 아르헨티나 조직 PTS (사회주의노동자당)가 시리아 혁명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놓고 토론할 것이다.
2. “반동 진영들 간의 권력 이동”?
12월 8일 시리아혁명에 관한 성명에서 FT/PTS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방관자 진영에 속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아사드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아사드 독재에 맞서 싸운 반군을 편드는 것도 거부했다. 이들은 아사드 정권과 그 뒷배 러시아와 이란 정권을, 2011년 이래로 이 정권에 맞서 싸운 민중 제 세력과 같은 지평 위에 올려놓는다. 이들에게는 독재 정권과 그에 반대하는 민중 세력이 똑같이 "반동적"이다. 그리하여 FT/PTS는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대한 대중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사드 정권과 같은 증오 받는 정권의 몰락에 대한 기쁨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아사드를 타도한 세력도 깊이 반동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없다."[6]
또 다른 논설에서도 FT/PTS는 12월 8일 혁명을 "반동 진영들 간에 일어난 권력 이동"이라고 비방한다![7]
이러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FT/PTS는 2001년 이래로 서방과 중·러 지배계급들 모두가 그들 제국주의 프로파간다 기구와 언론을 통해 널리 유포한 ㅡ 그리고 자유주의 중간계급과 스탈린주의 · 볼리바르주의 세력들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한 ㅡ 이슬람 혐오주의 수사 (레토릭)를 채택했다. FT/PTS에 따르면, 양 진영 모두 똑같이 반동적인데 왜냐하면 반군 주도 세력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급진 이슬람주의 그룹 지지자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헷갈리는 지식인들에게는 인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아사드 폭정과 무슬림형제단 사이에 차이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아사드 가문, 그 아버지와 아들은 반세기 이상 시리아 인민을 잔학하게 억압하고 수십만 명을 살육했다. 2012~13년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무르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르주아-이슬람주의 정부가 수립됐다. 그러나 적어도 이집트 인민은 무르시 정부 이전, 즉 2011년 혁명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민주적 권리와 훨씬 더 적은 탄압을 경험했다. 그리고 2013년 7월 무르시 정부가 군사쿠데타로 전복되고 시시 군부가 미 제국주의 및 걸프 왕정들과 긴밀한 동맹 하에 잔인한 독재를 수립하면서 민주적 권리 및 탄압 상황은 2011년 혁명 이전 상황으로 다시 돌아갔다. 무르시 하에서도 탄압은 존재했지만 그 전임 및 후임 정권들 하에서의 탄압과 같은 지평에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 무르시 집권 때 가자에서 하마스는 일부 제한된 지원을 받았고, 2012년 가자 전쟁 당시 이집트 인민은 카이로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일 수 있었다.
튀니지에서도 2011-14년 무슬림형제단과 연결된 엔나흐다 당이 집권했을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집트에서처럼 부르주아-이슬람주의 정부가 수립됐고 마찬가지로 탄압이 있었다. 그러나 ‘아랍의 봄’ 때 타도된 전 정권 하에서보다 튀니지 인민은 훨씬 더 많은 민주주의 자유권을 경험했다. 또 현재 다시 야당이 된 엔나흐다 당을 비롯한 모든 반대 세력을 잔인하게 탄압하는 현 카이스 사이드 독재 하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반군 정파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 (HTS)이 이드리브에서 통치하던 상황 ㅡ 2024년 11-12월 반군의 최종 공세 이전 상황 ㅡ 과 아사드 독재를 비교해보자. HTS가 반대파를 탄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레닌이 말했듯이, “진리는 언제나 구체적이다.” HTS는 개인들을 탄압했지만, 아사드 정권은 주민 상당 부분을 투옥하고 고문하고 죽였다. 이는 아사드 정권이 사회적으로 기반이 매우 협소한 종교 종파 (소수 알라위파 일부)를 지지 기반으로 하여 주민 다수자인 수니파를 적으로 한 독재라는 점에서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대조적으로 HTS는 타 세력들과의 동맹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들리브에서도 여러 다양한 정파들이 계속해서 통치에 참가했다.
상징적으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들리브에서는 각종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렸다. HTS를 필두로 각 정파들이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하마스 대변인은 반군의 최종 공세와 승리를 환영했다.[8] 이에 반해 아사드는 단 한 건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도 허용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아사드 정권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투옥하고 수십 명의 하마스 간부를 살해했다!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FT/PTS가 아사드와 무슬림형제단 (및 HTS)이 "똑같이 반동적"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가능할까?
3. 계급 간 투쟁과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의 역할
이 문제는 우리를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 이끈다. FT/PTS의 접근법은 유물변증법의 방법과 대립한다. 이들의 평가 방법론은 정권과 반군 각각의 지도부를 단지 진공 속에서 다룰 뿐이다. 정권과 반군의 위상·역할을 계급 간 대립·투쟁 관계 속에서 찾지 않고 진공 상태에 놓고 평가한다. 그러나 모든 리더십은 그 이데올로기와 공식 성명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 계급투쟁에서 노는 역할을 가지고 또한 평가해야 한다. 아니, 그러한 계급투쟁 역할이 일차적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 아사드 정권은 54년 동안 권력에 있으며 시리아 부르주아지의 이익과 함께 러시아 제국주의 및 이란 자본가-신정 정권의 이익을 대변했다. 알라위파 중간계급과 영락한 룸펜 분자들 사이에서만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11월 27일-12월 8일 반군의 최종 공세 당시,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 정권을 구하러 다시 군대를 동원하기를 거부하면서 정권이 ‘종이의 집’처럼 붕괴됐을 때 모든 이에게 분명해졌다.
반면에,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은 2011년 3월에 시작된 민중항쟁의 일부였다. 이 민중항쟁은 노동자계급과 빈농층에 중간계급까지 더해진 시리아 인민 절대 다수자의 봉기였다. "두 개의 똑같이 반동적인 진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서로 싸우는 계급들, 즉 지배계급 대 노동자·민중이 있었다!
FT/PTS는 시리아 혁명이 민중봉기로 시작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1년 만에 혁명은 끝났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오랫동안 지하 조직화를 이룬 무슬림형제단과 그밖에 일부 급진 이슬람주의 그룹들이 거리로 나섰다.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은 조직된 세력으로 광장을 장악했다... 이 과정이 시위의 자율적이고 대중적인 성격을 약화시키고 혁명적 과정의 연속성을 방해하며 반동적 운동들과 그들의 외국 후원자들에게 권력을 부여했다. 이런 식으로 시리아의 봄은 패배하여, 수십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난민을 남긴 여러 전선에서의 반동적 내전에 길을 내줬다."
FT/PTS는 혁명적 투쟁 과정에서 대중이 거쳐 간 중요한 경험들과 이를 통한 시리아혁명의 연속성에 대해 이를 부정하며, 대중은 단지 반군의 아파라투스 (apparatus; 지배기구)와 제국주의의 부속물에 불과했다고 주장한다.
“2011년 봉기를 진압하려 한 피에 굶주린 아사드 독재와의 이 반동적인 전쟁에서 자유시리아군이 중심 무대를 차지했다. 자유시리아군은 주로 부르주아·소부르주아 부문들이 주도하는 시리아 전국평의회와 지역협력위원회, 그리고 이슬람주의 단체들과 연계된 민병대 등과 연결되어 있었다. [시리아 혁명의 연속성을 주장하는]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내셔널(LIT-CI)이 "시리아 혁명에서 자주적 조직화 경험들"이라고 칭찬한 것이 바로 이 위원회들이다. 이들 경험은 "역사적으로 대중의 독립적인 행동"이나 노동자·민중의 "이중권력" 요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무엇보다도 이들 지도부는 아사드 타도를 넘어서는 시리아 주민의 열망과 연결된 어떤 조치도 제안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협력위원회는 부르주아·소부르주아 반군 지배기구에 항상 종속되어 왔다. 따라서 이들은 제국주의와 터키, 걸프 왕정들과 연계된 부문들이다.... 이것은 “지배기구들”의 내전으로, 이 내전에 참가한 민중 부문들은 이들 부르주아 지도부와 제국주의로부터 어떠한 독립적인 정책도 없이 내전에 참가한 것이다.”[9]
이 인용구는 FT/PTS의 극히 도식주의적인 접근법을 보여준다. 시리아 혁명의 경과 과정에서는, 완전히 발전된 소비에트는 존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역협력위원회가 아파라투스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다년간에 걸쳐 시리아 이주자 집단거주지 (디아스포라)의 많은 활동가들과 긴밀한 협력 속에서 알게 된 것은, 이들 위원회를 통해 대중의 가장 선진적인 부문들이 해방 지역들의 행정 업무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흑과 백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많은 색조가 존재했다. 이들 위원회가 소비에트는 아니었지만, 수십 년 동안 잔혹한 독재 하에 살아야 했던 대중 부문들에게 큰 전진의 걸음이자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몇 년 전에 낸 소책자에서 이 문제를 상세히 검토 평가했다.)[10]
결국, 어느 계급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들로 차 있는 것이 시리아 혁명이다. 2011/12년에 대중은 정권에 반대하여 시위를 벌였다. 아사드가 평화 시위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을 때, 수백만 명이 나라를 탈출해야 했고 수십만 명이 게릴라가 되어 지하로 들어갔다. 이 활동가들의 가족 수백만 명이 혁명을 지지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해방투쟁의 군사화를 강제한 것은 다름 아닌 아사드 정권의 테러였다. 테러는 이 투쟁을 종식시키지 못했다. 투쟁 형태의 전화를 야기했을 뿐이다. 단순 도식주의 접근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점은 반군의 최종 공세 때 모두에게 분명했다. 12월 초 반군이 진격하자 많은 도시와 마을들에서 인민들이 일어나 아사드 용병 깡패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진격하는 게릴라들을 환호로 맞이했던 당시 최종 공세 때 말이다. 마침내 12월 8일 이후 수백만 명이 반군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같은 기치 ㅡ "프리 시리아" 깃발로 상징되는 ㅡ 하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하나의 같은 슬로건 ㅡ "인민은 아사드 타도를 원한다" ㅡ 하에서, 같은 투사들을 주체로 하여 (잔혹한 내전에서 살아남은 전투원들을 볼 때 특히 더더욱) 일어났다.
시리아 혁명의 시작과 끝을 분리하여 시작은 "진보적"이고 끝은 "반동적"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짓이다. 이것은 하나의 동일한 과정이었다. 물론 그 경과 과정에서 많은 변화, 후퇴와 승리를 겪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언제나 같은 성격 ㅡ 아사드 폭정에 반대하는 민중봉기 ㅡ을 가졌던 동일한 과정이었다.
이것은 해방투쟁의 정치적 측면에서 아무 변화도 없었다는 뜻인가? 아니다. 변화가 물론 있었다. 서방 사회에 환상을 가진 소부르주아 민주주의자들이 약해지고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이 강해졌다. 또, 자주적 조직화 요소 (지역협력위원회와 같은)가 일차적으로 정권의 테러에 의해, 그리고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의 반동적 압력으로 인해서 또한 뒤로 밀려나 후퇴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해방투쟁도 중대한 후퇴와 정체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투쟁은 멈추지 않았고, 대중은 정권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바람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반군을 계속해서 지지했다.
4. 독립적 대중조직과 소부르주아 게릴라 운동
여기서 다음 지점으로 넘어가보자. FT/PTS의 관념론적 도식에서는 대중들의 투쟁은 순수하게 독립적인 조직이 있을 경우에만 존재한다. 이러한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중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며 단지 부르주아 아파라투스 (지배기구)의 부속물에 불과하다. 그러나 변증법적 접근법은 이 “기구”가 어디에서 오고 어느 압력 하에서 작동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요한다. 실제로는, 이러한 소부르주아 기구는 진공 상태에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대중으로부터 나왔고 계속 대중과 연결된 상태로 존재했다.
실로, 계급투쟁의 역사는 해방투쟁이 소부르주아 게릴라운동 지도하에 진행되는, 그리고 대중이 독립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운동을 지지하는, 그러한 사례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1953-59년 쿠바에서, 1954-62년 알제리에서, 1970년대 앙골라와 모잠비크에서, 1977-91년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에서, 1983-2009년 스리랑카 타밀 민족해방투쟁에서, 2001-21년 미국 점령에 맞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등등, 이 모든 투쟁에서 대중은 독립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소부르주아 민족주의 세력이나 이슬람주의 세력의 지도를 따랐다. 오늘 버마/미얀마에서도 소부르주아 게릴라 조직들의 연합이 군사독재에 대항하여 내전을 벌이고 있다, 모두 사회주의자들이 지지하는 투쟁이다. 그 지도부에 정치적 지지를 주지 않고 지지하는 투쟁이다.[11]
하마스나 헤즈볼라가 시온주의 국가의 침략에 저항하는 작금의 경우도 그렇다. 이 투쟁들에서 대중은 "독립적 조직"으로 "독립적 역할"을 하는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이 사회주의자들이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을 편 들 수 없는 두 "지배기구" 간의 충돌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하는가? 물론 아니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결론이 될 것이다! FT/PTS 동지들에게 묻는다.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에서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과 대중 간의 관계와, 시리아에서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과 대중 간의 관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왜 동지들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편 들면서 HTS는 편 들지 않는가? 동지들의 대답을 듣고 싶다!
FT/PTS는 시리아 혁명이 종교 세력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에 어떠한 진보적 내용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 동지들이 계급투쟁의 역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제국주의시대에 많은 해방투쟁이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 등 종교적 세력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예를 들어, 1920년대에 모로코에서 스페인과 프랑스 식민 지배에 대항한 카빌 족의 리프 봉기, 아일랜드에서 반영 가톨릭 아일랜드공화군, 그리고 지난 몇 십 년 팔레스타인, 레바논, 체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등의 다양한 민족해방 투쟁이 있다. 다시 한 번 FT/PTS 동지들에게 묻자. 하마스나 헤즈볼라나 탈레반은 HTS보다 덜 "이슬람주의"인가?!
요약하자면, 아사드 정권과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 반군 간의 투쟁은 "똑같이 반동적인 두 진영" 간의 충돌이 아니라 반혁명 "전위대"와 민주주의혁명 “전위대” 간의 투쟁이었다. 다시 말해 반혁명 전위대에 대항하여 민주주의혁명을 열망하지만 정치적 퇴행 세력에 의해 이끌린 인민대중의 투쟁이었다.
5. 혁명 앞에 있는 위험
언제나 사회주의자들은 독립적 대중조직과 혁명적 리더십을 세워내야 한다고 주창하며, 왜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한지 밝히고 강조해왔다. 우리는 소부르주아 세력의 손에 리더십이 계속 남아 있게 될 경우 여기서 오는 혁명에 대한 위험요소들을 경고했다. 2017년 HTS 결성 직후, 우리는 HTS의 모순적 성격을 분석하고, HTS가 권력을 잡으면 부르주아적 길로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강력한 혁명당의 결여는 리더십이 여전히 소부르주아 세력의 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기를 열망하는 (따라서 언제나 지배계급 및 제국주의와의 타협을 모색하는), 또는 노동자·피억압자의 상당 부분을 적으로 돌릴 것이 확실시되는 종교 종파주의 의제를 추구하며 인민대중을 한줌의 군사·신정(神政) 엘리트의 지배에 복종시키는 정권을 수립하고자 하는 소부르주아 세력 말이다."[12]
아사드 타도 몇 시간도 안 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그와 같은 혁명의 최고점에서도 다시 이 경고를 발했다. " 형제자매들이여, 줄라니 [HTS 지도자]도 다른 누구도 신뢰를 주지 말라! 오직 우리 자신만, 우리의 총만, 우리의 힘만 믿자!"[13]
그리고 며칠 뒤 성명에서 우리는 "줄라니는 시리아 혁명의 부르주아 제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우리는 혁명 제헌의회와 노동자·농민 정부 수립을 위한 민중평의회와 민병 구성 및 혁명당 창건을 촉구했다.[14]
이러한 기관들이 아직 존재하지 않고 HTS가 신 정부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혁명의 부르주아적 퇴보와 대중의 열망에 대한 배신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 이것은 소부르주아 세력이 권력을 잡고 자본주의 질서의 수호자로 행동한 수많은 미완성 민주주의혁명들의 운명을 보여주는 교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ANC (아프리카민족회의), 니카라과의 FSLN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 엘살바도르의 FMLN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 그리고 최근 이집트의 알-이크환 (무슬림형제단)과 무르시를 들 수 있다. 위 성명에서 지적했듯이, “권력을 잡으면 소부르주아 세력은 덜 ‘소’부르주아적으로, 더 부르주아적으로 된다.”
그러나 FT/PTS는 해방투쟁의 침로를 바로잡기 위해 아사드 정권에 대한 인민 투쟁의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투쟁을 버리고 떠날 구실을 찾기 위해 이를 지적하고 있다! 이 동지들은 혁명이 왜곡되고 미완성이라는 점, 그리고 소부르주아 지도부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으로 인해 시리아혁명은 대중의 지지에 기반한 혁명이 아니라 한낱 "반동적 권력 이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6. “진영주의” 범주의 오용(誤用)
FT/PTS는 성명에서 시리아 혁명이 강대국들 간의 글로벌 경쟁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아사드의 몰락은 미국 패권 하에 있는 세계질서의 위기를 맥락으로 한 격동의 글로벌 시나리오 밖에서는 이해될 수 없는 사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국주의와 강대국 간 충돌을 격화시켰다. 나토의 서방 제국주의 열강들은 우크라이나가 이란과 중국, 북한의 지지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대결하는 데서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지하며 대리전을 수행해왔다."
그리하여 FT/PTS는 시리아 혁명을 지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해, "진영주의" 입장을 취한다고 비난한다. "열강들 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맞아 국제적 차원에서 대다수의 좌파는 각 자본주의적 진영들, 각 제국주의적 진영들에 종속된 ‘진영주의’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좌파당(Die Linke) 같은 개량주의 세력뿐만 아니라 그 보다 작은 국제노동자동맹(LIT-CI) 또는 국제노동자연합(UIT-CI)과 같은 조직들도 나토 진영 및 젤렌스키의 군대와 동맹을 맺었다. 이와 비슷하게, 지금 일각에서는 이슬람주의 지하드 파와 친 터키 민병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승인을 받고 아사드를 전복한 것을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의 결과물로 제시하고 있다. 마치 제국주의와 반동 민병대의 도움으로 시리아 대중이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푸틴 프로파간다 기구 <러시아 투데이>나 발표했음직한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비방 성명인가! 첫째, FT/PTS는 시리아 혁명을 강대국 패권경쟁과 미 제국주의의 팽창주의의 결과물로 허위 제시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시리아 반군은 스탈린주의의 어리석은 주장과는 달리 워싱턴의 하수인이었던 적이 없다. 짧은 기간 CIA는 HTS 등 이들리브의 반군과는 관계없는 다른 반아사드 민병대 소속의 전투원 수백 명을 훈련시킨 바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곧 취소되었다.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해온 것은 맞지만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이 아니라 쿠르드족 민병대 YPG/SDF가 활동하는 동부 시리아 지역에 한정됐다. 실제로 미국은 오늘까지도 HTS를 공식적으로 “테러 단체”로 지정해놓고 있다.
FT/PTS의 허위 주장과는 달리, 아사드 타도는 미 제국주의나 이스라엘에 의해 조직되거나, 승인 하에 실행되거나 그런 요소란 없다. 그 반대다. 반동 걸프 왕정들은 아사드 정권과의 정상화를 위한 길을 열어 아사드의 아랍연맹 복귀를 환영했다. 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에르도안은 아사드와의 관계 정상화를 (이미 이집트 시시 군부와 했던 것처럼) 시도하며, 아사드와의 협상을 개시하도록 반군에 압력을 가했다. HTS가 이 길을 걷기를 거부하고 에르도안이 아사드 정권의 급속한 붕괴를 알아차리고 나서야 비로소 튀르키예는 불가피한 시리아 해방을 환영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군의 최종 공세에서 어떤 역할도 없었다. 무언가 역할을 했다면 반군이 진격하는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은 왜 아사드 군대를 폭격하지 않았을까?! 왜 시온주의 군대는 아사드가 타도되고 난 후에서야 시리아 공군과 미사일과 그 밖의 전략적 군사 인프라를 공격했을까?! 아사드가 타도되면서 공군의 폭격기와 미사일 등 이들 무기가 곧바로 반군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을 상황에서 말이다. 확실히, FT/PTS의 상층부에서는 논리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물론, HTS가 권력에 올라 제국주의 강대국 및 지역 열강들이 수용하는 부르주아 정권을 수립하려고 노력하면서 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강대국들을 비롯해 지역 열강 등 실용주의적인 국가 지도자들은 사실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새로운 HTS 주도 정부와 거래할 수 있는지 테스트 중이다. 다양한 국가들이 다마스쿠스에 대표를 파견하여 새 정권과의 협력 방법·절차를 모색 시도하고 있다. 이는 서방 열강들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지역의 모든 국가들에게 해당된다. (이란의 경우 예외가 될 수 있는데,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었고, 지금은 시리아 내 종파 갈등을 촉발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외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 강대국들과 주변 열강들은 줄라니가 혁명적 과정을 가라앉히고 부르주아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HTS 주도 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조심스런 어조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자들은 시리아가 화약고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이스라엘 군대에 의한 골란고원과 다라 지역 영토 점령에 항의하는 일련의 현지 시위가 있었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다마스쿠스의 새 정권을 "테러리스트 갱단"이라고 비난하고 있다.[15]
명백히 시리아 혁명은 강대국 이익에 의해 추동된 것이 아니라 국내 계급 모순에 의해, 대중과 정권 간의 투쟁에 의해 추동된 사건이다. 이 모순과 충돌에 강대국들이 개입한 것이다. 아사드를 지지, 지탱하기 위해서든 (러시아), 아니면 일부 영토를 장악하기 위해서든 (동부 시리아에서 쿠르드 YPG/SDF를 동맹으로 두고 있는 미국) 간에. 그러나 이것이 해방투쟁의 인민적 성격을 바꾸지 않았다. 해방투쟁은 주로 주민 다수자가 거주하는 서부 시리아 지역들 ㅡ 다라, 다마스쿠스, 홈스, 하마에서 이들리브에 이르는 일대 ㅡ 에서 진행됐다.
보통 "진영주의"라는 용어는 서방과 중·러 간의 제국주의 패권경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용어다. 그러나 FT/PTS는 이러한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닌데, 왜냐하면 이 조직은 오늘까지도 러시아와 중국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16] 그러면서 터무니없게도 이들은 민주주의 투쟁 또는 민족해방 투쟁에 동참하는 ㅡ 시리아와 우크라이나[17]의 경우처럼 ㅡ 사람들을 "진영주의"라고 비난한다. 정말 이상한 비난이다! 자유와 해방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피억압자의 진영에 동참하는 것은 맑스주의자들의 기본 의무다! 이런 의미에서는, 우리는 자랑스럽게 "진영주의"라는 지칭을 받아들인다! 정말 부끄러움은 FT/PTS가 이 진영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7.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인가, 미완성의 민주주의혁명인가?
끝으로, 12월 8일 사건을 우리가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으로 성격규정 하고 있다는 논쟁적 지적에 대해 다뤄보자. 실제 우리는 아사드 타도를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으로 성격규정 한 적이 없다. 반대로 우리는 "미완성의 민주주의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러한 비난에 대응하여, 우리는 이 글 서두에서 언급한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 및 국제노동자연합-제4인터와의) 공동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 이들은 아사드에 대한 민중 승리가 사회주의자들이 연속혁명 과정에서 그 전진을 추동해야 할 미완의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사실을 그릇되게도 부정한다. 미완의 제한적 성격을 가지고 있더라도 혁명을 지지하는 것은 혁명가들의 의무다."
FT/PTS 동지들은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 세력이 이끌고 대중이 일관된 민주주의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민주주의혁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냐며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비 맑스주의적 논거다. 혁명의 민주주의 성격은 지도부의 특정 성격이나 대중의 의식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계급투쟁의 객관적 과제에서 도출되는 것이다. (아사드 체제와 같은) 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투쟁, 또는 (팔레스타인, 레바논, 체첸, 카슈미르 등에서와 같은) 외국 점령으로부터 나라를 해방시키기 위한 투쟁은 객관적으로 민주주의혁명 프로그램의 일부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이 ㅡ 이 모든 사례들에서 그렇듯이 ㅡ 비혁명 세력에 의해 이끌린다면 완전한 민주주의나 진정한 민족해방을 이룰 수 없다. 레온 트로츠키가 연속혁명에 관한 그의 논설에서 설명했듯이, 이는 (혁명당이 이끄는)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잡을 때만 가능하다.
“개개의 나라들에서 혁명의 첫 일시적 단계가 무엇이든 간에, 프롤레타리아트와 농민의 혁명적 동맹은 공산주의 당으로 조직된 프롤레타리아트 전위의 정치적 지도하에서만 가능하다. 한편 이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민주주의혁명의 승리는, 농민과의 동맹에 토대를 두고 일차적으로 민주주의혁명 과제들을 해결하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18]
FT/PTS 입장의 문제는 시리아 혁명의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혁명의 미완성 성격으로부터 그것이 전혀 혁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변증법적 유물론적 방법을 결여하다 보니 그들은 세계를 물구나무 세워놓고 혼동된 상(像)에 놀라고 있는 것이다!
FT/PTS가 시리아 혁명을 편 들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스탈린주의, 볼리바르주의, 좌익 포퓰리즘 세력들 대다수는 시리아의 해방투쟁을 그 시초부터 또는 2012년 첫 후퇴 직후부터 비난해 왔다. 이 세력들이야말로 "진영주의자들"로서, 러시아·중국 제국주의를 미국 제국주의에 비해 "진보적" 세력으로, 또는 적어도 덜 악랄한 “차악”으로 보고 있다. 불행히도, FT/PTS는 이 흐름에 기회주의적으로 영합하고 있다. 그 슬픈 결과가 시리아 혁명을 비방하는 것이다. 우리는 동지들이 입장을 재고하고 민족·민주 해방투쟁 지지자들의 진영에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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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CIT는 시리아혁명에 관해 2011년 3월 그 시작 이래로 수많은 책자와 성명, 기사를 발표했다. 다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2] 아사드 몰락에 대한 우리의 평가로는, 다음을 보라. RCIT, <시리아혁명의 과제들과 당면 위험들>, 2024년 12월 16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82.html; 미하엘 프뢰브스팅, <시리아: 인민이 아사드 학살정권을 무너뜨렸다! - 위대한 시리아혁명이 승리했다. 그러나 이제 첫 걸음을 띠었을 뿐이다!>, 2024년 12월 8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9.html; Juan Giglio: Syria: No peaceful or orderly transition, the Baathist regime must be demolished and local councils must be rebuilt so that the people can take charge of the revolutionary process! 12.12.2024,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for-a-revolutionary-transition-in-syria/
[3] 이에 대해서는 다음 오스트리아 지부의 보고문을 보라. Austria: 30.000 Syrians Demonstrate and Celebrate the Downfall of Assad. Report (with Photos and Videos) from a Demonstration in Vienna on 8 Dec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rcit/rcit-activities-in-2024-part-4/#anker_1.
[4] <[사회주의 조직 공동성명] 아사드의 몰락은 시리아 인민과 전 세계 피억압자의 승리다!>, 2025년 1월 3일, https://blog.wrpkorea.org/2025/01/blog-post_6.html
[5] Michael Pröbsting: The Bystanders of the Syrian Revolution. A critique of the International Socialist League, 13 Dec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the-bystanders-of-the-syrian-revolution/
[6] Trotskyist Fraction – Fourth International: An Internationalist Position on the Fall of Assad and the Crisis in Syria, December 16, 2024, https://www.leftvoice.org/declaration-an-internationalist-position-on-the-fall-of-assad-and-the-crisis-in-syria/. 모든 인용문은 다른 언급이 없는 한 모두 이 성명에서 인용한 것이다. 국제노동자연합-제4인터내셔널(UIT-CI) ㅡ 우리와 함께 시리아혁명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두 조직 중 하나 ㅡ 도 이 FT 성명에 대한 비판을 냈다. (Cristina Mas y Josep Lluís del Alcázar: La Fracción Trotskista no celebra la caída de la dictadura de Al Assad, 08.01.2025, https://uit-ci.org/index.php/2025/01/08/la-fraccion-trotskista-no-celebra-la-caida-de-la-dictadura-de-al-assad/)
[7] Baran Serhad: With Assad Gone, Which Way Forward for Syria? 11 December 2024 https://www.leftvoice.org/with-assad-gone-which-way-forward-for-syria/
[8] 미하엘 프뢰브스팅, <하마스 지도자: "우리는 축복 받은 시리아혁명에 경의를 표합니다!">, 2024년 12월 3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11.html
[9] Vitória Camargo: La LIT-CI ante la caída de Al-Assad: otro episodio de su capitulación en Medio Oriente, 06.01.2025, https://www.izquierdadiario.es/La-LIT-CI-ante-la-caida-de-Al-Assad-otro-episodio-de-su-capitulacion-en-Medio-Oriente. (영역은 필자). 이 FT 논쟁 글은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내셔널(LIT-CI)이 발표한 다음의 성명을 겨냥한 것이다. ¡Viva la victoria de la revolución siria! 17.12.2024, https://litci.org/es/viva-la-victoria-de-la-revolucion-siria/.
[10] 우리의 팜플렛 <시리아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 제국주의 개입과 제3진영 기권주의> (2017년 4월 5일,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5.html)의 한 챕터 “시리아 지역협력평의회의 성격”을 보라.
[11]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대한 RCIT의 다음 문서들을 참조할 것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llection-of-articles-on-the-military-coup-in-myanmar/
[12] 미하엘 프뢰브스팅, <시리아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 제국주의 개입과 제3진영 기권주의>, 2017년 4월 5일,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5.html. HTS와 그 밖의 소부르주아 정파들에 대한 우리의 평가분석으로는, 이 팜플렛의 II부를 보라.
[13] <시리아: 인민이 아사드 학살정권을 무너뜨렸다! - 위대한 시리아혁명이 승리했다. 그러나 이제 첫 걸음을 띠었을 뿐이다!>, 2024년 12월 8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9.html
[14] 위 <시리아혁명의 과제들과 당면 위험들>, 2024년 12월 16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82.html;
[1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Yossi Schwartz: The new regime in Syria tries to please the U.S. and Israel, 02.01.2025, https://the-isleague.com/the-new-regime-in-syria-tries-to-please-the-u-s-and-israel/; Adam Smith: Which way will al-Julani take? 16.12.2024, https://the-isleague.com/which-way-will-al-julani-take/; 미하엘 프뢰브스팅, <이스라엘이 시리아혁명에 선전포고 하다! - 그래, 들어라! 어제 이들리브, 오늘 다마스쿠스, 내일은 예루살렘이다!>, 2024년 12월 10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10.html
[16] 우리는 러시아 자본주의와 러시아의 제국주의 강대국 부상에 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eculiar Features of Russian Imperialism. A Study of Russia’s Monopolies, Capital Export and Super-Exploitation in the Light of Marxist Theory, 10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 노동자혁명당(준),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러시아 제국주의의 특색>, 2021년 10월,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61.html; Michael Pröbsting: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Russia as a Great Imperialist Power. The formation of Russian Monopoly Capital and its Empire – A Reply to our Critics, 18 March 2014 (이 팜플렛에는 우리의 러시아 제국주의 성격규정을 처음으로 정립한 2001년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t-russia/
우리는 중국 자본주의와 중국의 강대국 부상에 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노동자혁명당(준) 소책자,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중국 제국주의>>, 2021년 3월,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27.html;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같은 저자의 다음 논문들도 보라. the second edition of The Palgrave Encyclopedia of Imperialism and Anti-Imperialism (edited by Immanuel Ness and Zak Cope), Palgrave Macmillan, Cham, 2020, https://link.springer.com/referenceworkentry/10.1007%2F978-3-319-91206-6_179-1; China: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mmunist” Party and the Capitalists. Notes on the specific class character of China’s ruling bureaucracy and its transformation in the past decades, 8 Sept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on-the-relationship-between-communist-party-and-capitalists/; China: On Stalinism, Capitalist Restoration and the Marxist State Theory. Notes on the transformation of social property relations under one and the same party regime, 15 Sept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on-stalinism-capitalist-restoration-and-marxist-state-theory/;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2012),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https://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1-10/#anker_4; China’s Emergence as an Imperialist Power (Article in the US journal 'New Politics'), in: “New Politics”, Summer 2014 (Vol:XV-1, Whole #: 57).
다음 세 논문은 FT/PTS에 견해에 대한 비판적 토론 글이다.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Continuing the Debate with Esteban Mercatante and the PTS/FT on China’s class character and consequences for the revolutionary strategy,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 How is it possible that some Marxists still Doubt that China has Become Capitalist? An analysis of the capitalist character of China’s State-Owned Enterprises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8 September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2/;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PTS/FT와 중국 사회성격 논쟁>, https://blog.wrpkorea.org/2022/05/ptsft.html.
[17]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모든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노동자혁명당(준)이 펴낸 다음 책도 보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국주의>>, 2022년 11월, https://blog.wrpkorea.org/2023/01/blog-post.html.
[18] Leon Trotsky: The Permanent Revolution (192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69, p. 277. (연속혁명 이론과 전략을 요약 정리해서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의 결론 부분을 다음 링크에 들어가서 국역본으로 볼 수 있다. https://blog.wrpkorea.org/2024/07/blog-post_25.html).
1. 들어가며
시리아 혁명은 확실히 최근 시기 가장 심오한 사건 중 하나다. 근 14년 동안 시리아 인민은 전장에서 또는 아사드 정권의 고문실에서 수십만 명이 살육당하는 최대의 희생을 치르며 유혈 독재에 맞서 싸웠다. 마침내 지난 12월 8일 정권이 무너지고 아사드가 러시아로 도망가자 수백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폭정의 몰락을 환호했다.[1]
시리아 혁명 그 첫날부터 혁명을 지지하고 그 이래로 수많은 연대 활동에 참여한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도 이러한 축하 시위에 동참했다.[2] 대규모 시리아 디아스포라 (이주민 집단거주지)가 거주하는 비엔나 시에서 우리는 12월 8일 현지의 시리아 커뮤니티를 도와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다. 3만 명의 시위 참가자가 승리를 환호하고 우리 대표자들의 연설을 열렬히 환영했다.[3]
최근 우리가 다른 두 트로츠키주의 조직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내서널[LIT-CI]과 국제노동자연합-제4인터내셔널[UIT-CI])과 함께 발표한 시리아혁명 관련 공동성명에서 밝혔듯이, "이것은 시리아 자체뿐만 아니라 중동과 전 세계적으로도 역사적인 사건이다."[4]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피억압 대중의 투쟁으로부터 격리되어 독재자의 몰락에 환호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도 있다. 아사드와 그의 상전 러시아와 이란 정권을 “진보” “반제” 세력이라며 그 동안 지지해 온 스탈린주의자들, 중남미 볼리바르주의자들, 그리고 일부 “트로츠키주의자들”은 당혹과 혼란 속에서 사기저하에 빠졌다.
한편 중립 입장을 취하며, 독재의 잔학한 탄압과 학살에 맞서 투쟁하는 동안 팔짱끼고 지켜보는 “사회주의” 조직들이 있다. 최근에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들 "사회주의자"들을 "시리아혁명의 방관자"라고 불렀다.[5] 이 글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중립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제 조직 트로츠키주의분파 (Fracción Trotskista)와 그 아르헨티나 조직 PTS (사회주의노동자당)가 시리아 혁명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놓고 토론할 것이다.
2. “반동 진영들 간의 권력 이동”?
12월 8일 시리아혁명에 관한 성명에서 FT/PTS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방관자 진영에 속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아사드를 지지하지는 않지만 아사드 독재에 맞서 싸운 반군을 편드는 것도 거부했다. 이들은 아사드 정권과 그 뒷배 러시아와 이란 정권을, 2011년 이래로 이 정권에 맞서 싸운 민중 제 세력과 같은 지평 위에 올려놓는다. 이들에게는 독재 정권과 그에 반대하는 민중 세력이 똑같이 "반동적"이다. 그리하여 FT/PTS는 아사드 정권의 몰락에 대한 대중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사드 정권과 같은 증오 받는 정권의 몰락에 대한 기쁨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아사드를 타도한 세력도 깊이 반동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없다."[6]
또 다른 논설에서도 FT/PTS는 12월 8일 혁명을 "반동 진영들 간에 일어난 권력 이동"이라고 비방한다![7]
이러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FT/PTS는 2001년 이래로 서방과 중·러 지배계급들 모두가 그들 제국주의 프로파간다 기구와 언론을 통해 널리 유포한 ㅡ 그리고 자유주의 중간계급과 스탈린주의 · 볼리바르주의 세력들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한 ㅡ 이슬람 혐오주의 수사 (레토릭)를 채택했다. FT/PTS에 따르면, 양 진영 모두 똑같이 반동적인데 왜냐하면 반군 주도 세력이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급진 이슬람주의 그룹 지지자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헷갈리는 지식인들에게는 인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아사드 폭정과 무슬림형제단 사이에 차이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아사드 가문, 그 아버지와 아들은 반세기 이상 시리아 인민을 잔학하게 억압하고 수십만 명을 살육했다. 2012~13년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무르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르주아-이슬람주의 정부가 수립됐다. 그러나 적어도 이집트 인민은 무르시 정부 이전, 즉 2011년 혁명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민주적 권리와 훨씬 더 적은 탄압을 경험했다. 그리고 2013년 7월 무르시 정부가 군사쿠데타로 전복되고 시시 군부가 미 제국주의 및 걸프 왕정들과 긴밀한 동맹 하에 잔인한 독재를 수립하면서 민주적 권리 및 탄압 상황은 2011년 혁명 이전 상황으로 다시 돌아갔다. 무르시 하에서도 탄압은 존재했지만 그 전임 및 후임 정권들 하에서의 탄압과 같은 지평에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 무르시 집권 때 가자에서 하마스는 일부 제한된 지원을 받았고, 2012년 가자 전쟁 당시 이집트 인민은 카이로의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일 수 있었다.
튀니지에서도 2011-14년 무슬림형제단과 연결된 엔나흐다 당이 집권했을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집트에서처럼 부르주아-이슬람주의 정부가 수립됐고 마찬가지로 탄압이 있었다. 그러나 ‘아랍의 봄’ 때 타도된 전 정권 하에서보다 튀니지 인민은 훨씬 더 많은 민주주의 자유권을 경험했다. 또 현재 다시 야당이 된 엔나흐다 당을 비롯한 모든 반대 세력을 잔인하게 탄압하는 현 카이스 사이드 독재 하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반군 정파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 (HTS)이 이드리브에서 통치하던 상황 ㅡ 2024년 11-12월 반군의 최종 공세 이전 상황 ㅡ 과 아사드 독재를 비교해보자. HTS가 반대파를 탄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레닌이 말했듯이, “진리는 언제나 구체적이다.” HTS는 개인들을 탄압했지만, 아사드 정권은 주민 상당 부분을 투옥하고 고문하고 죽였다. 이는 아사드 정권이 사회적으로 기반이 매우 협소한 종교 종파 (소수 알라위파 일부)를 지지 기반으로 하여 주민 다수자인 수니파를 적으로 한 독재라는 점에서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대조적으로 HTS는 타 세력들과의 동맹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들리브에서도 여러 다양한 정파들이 계속해서 통치에 참가했다.
상징적으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들리브에서는 각종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렸다. HTS를 필두로 각 정파들이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하마스 대변인은 반군의 최종 공세와 승리를 환영했다.[8] 이에 반해 아사드는 단 한 건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도 허용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아사드 정권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투옥하고 수십 명의 하마스 간부를 살해했다!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FT/PTS가 아사드와 무슬림형제단 (및 HTS)이 "똑같이 반동적"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가능할까?
3. 계급 간 투쟁과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의 역할
이 문제는 우리를 더 근본적인 지점으로 이끈다. FT/PTS의 접근법은 유물변증법의 방법과 대립한다. 이들의 평가 방법론은 정권과 반군 각각의 지도부를 단지 진공 속에서 다룰 뿐이다. 정권과 반군의 위상·역할을 계급 간 대립·투쟁 관계 속에서 찾지 않고 진공 상태에 놓고 평가한다. 그러나 모든 리더십은 그 이데올로기와 공식 성명만 가지고 평가할 수 없다. 계급투쟁에서 노는 역할을 가지고 또한 평가해야 한다. 아니, 그러한 계급투쟁 역할이 일차적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 아사드 정권은 54년 동안 권력에 있으며 시리아 부르주아지의 이익과 함께 러시아 제국주의 및 이란 자본가-신정 정권의 이익을 대변했다. 알라위파 중간계급과 영락한 룸펜 분자들 사이에서만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11월 27일-12월 8일 반군의 최종 공세 당시,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 정권을 구하러 다시 군대를 동원하기를 거부하면서 정권이 ‘종이의 집’처럼 붕괴됐을 때 모든 이에게 분명해졌다.
반면에,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은 2011년 3월에 시작된 민중항쟁의 일부였다. 이 민중항쟁은 노동자계급과 빈농층에 중간계급까지 더해진 시리아 인민 절대 다수자의 봉기였다. "두 개의 똑같이 반동적인 진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서로 싸우는 계급들, 즉 지배계급 대 노동자·민중이 있었다!
FT/PTS는 시리아 혁명이 민중봉기로 시작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1년 만에 혁명은 끝났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오랫동안 지하 조직화를 이룬 무슬림형제단과 그밖에 일부 급진 이슬람주의 그룹들이 거리로 나섰다.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은 조직된 세력으로 광장을 장악했다... 이 과정이 시위의 자율적이고 대중적인 성격을 약화시키고 혁명적 과정의 연속성을 방해하며 반동적 운동들과 그들의 외국 후원자들에게 권력을 부여했다. 이런 식으로 시리아의 봄은 패배하여, 수십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난민을 남긴 여러 전선에서의 반동적 내전에 길을 내줬다."
FT/PTS는 혁명적 투쟁 과정에서 대중이 거쳐 간 중요한 경험들과 이를 통한 시리아혁명의 연속성에 대해 이를 부정하며, 대중은 단지 반군의 아파라투스 (apparatus; 지배기구)와 제국주의의 부속물에 불과했다고 주장한다.
“2011년 봉기를 진압하려 한 피에 굶주린 아사드 독재와의 이 반동적인 전쟁에서 자유시리아군이 중심 무대를 차지했다. 자유시리아군은 주로 부르주아·소부르주아 부문들이 주도하는 시리아 전국평의회와 지역협력위원회, 그리고 이슬람주의 단체들과 연계된 민병대 등과 연결되어 있었다. [시리아 혁명의 연속성을 주장하는]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내셔널(LIT-CI)이 "시리아 혁명에서 자주적 조직화 경험들"이라고 칭찬한 것이 바로 이 위원회들이다. 이들 경험은 "역사적으로 대중의 독립적인 행동"이나 노동자·민중의 "이중권력" 요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무엇보다도 이들 지도부는 아사드 타도를 넘어서는 시리아 주민의 열망과 연결된 어떤 조치도 제안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협력위원회는 부르주아·소부르주아 반군 지배기구에 항상 종속되어 왔다. 따라서 이들은 제국주의와 터키, 걸프 왕정들과 연계된 부문들이다.... 이것은 “지배기구들”의 내전으로, 이 내전에 참가한 민중 부문들은 이들 부르주아 지도부와 제국주의로부터 어떠한 독립적인 정책도 없이 내전에 참가한 것이다.”[9]
이 인용구는 FT/PTS의 극히 도식주의적인 접근법을 보여준다. 시리아 혁명의 경과 과정에서는, 완전히 발전된 소비에트는 존재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역협력위원회가 아파라투스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다년간에 걸쳐 시리아 이주자 집단거주지 (디아스포라)의 많은 활동가들과 긴밀한 협력 속에서 알게 된 것은, 이들 위원회를 통해 대중의 가장 선진적인 부문들이 해방 지역들의 행정 업무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흑과 백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많은 색조가 존재했다. 이들 위원회가 소비에트는 아니었지만, 수십 년 동안 잔혹한 독재 하에 살아야 했던 대중 부문들에게 큰 전진의 걸음이자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몇 년 전에 낸 소책자에서 이 문제를 상세히 검토 평가했다.)[10]
결국, 어느 계급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들로 차 있는 것이 시리아 혁명이다. 2011/12년에 대중은 정권에 반대하여 시위를 벌였다. 아사드가 평화 시위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을 때, 수백만 명이 나라를 탈출해야 했고 수십만 명이 게릴라가 되어 지하로 들어갔다. 이 활동가들의 가족 수백만 명이 혁명을 지지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해방투쟁의 군사화를 강제한 것은 다름 아닌 아사드 정권의 테러였다. 테러는 이 투쟁을 종식시키지 못했다. 투쟁 형태의 전화를 야기했을 뿐이다. 단순 도식주의 접근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점은 반군의 최종 공세 때 모두에게 분명했다. 12월 초 반군이 진격하자 많은 도시와 마을들에서 인민들이 일어나 아사드 용병 깡패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진격하는 게릴라들을 환호로 맞이했던 당시 최종 공세 때 말이다. 마침내 12월 8일 이후 수백만 명이 반군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같은 기치 ㅡ "프리 시리아" 깃발로 상징되는 ㅡ 하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하나의 같은 슬로건 ㅡ "인민은 아사드 타도를 원한다" ㅡ 하에서, 같은 투사들을 주체로 하여 (잔혹한 내전에서 살아남은 전투원들을 볼 때 특히 더더욱) 일어났다.
시리아 혁명의 시작과 끝을 분리하여 시작은 "진보적"이고 끝은 "반동적"이라고 선언하는 것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짓이다. 이것은 하나의 동일한 과정이었다. 물론 그 경과 과정에서 많은 변화, 후퇴와 승리를 겪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언제나 같은 성격 ㅡ 아사드 폭정에 반대하는 민중봉기 ㅡ을 가졌던 동일한 과정이었다.
이것은 해방투쟁의 정치적 측면에서 아무 변화도 없었다는 뜻인가? 아니다. 변화가 물론 있었다. 서방 사회에 환상을 가진 소부르주아 민주주의자들이 약해지고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이 강해졌다. 또, 자주적 조직화 요소 (지역협력위원회와 같은)가 일차적으로 정권의 테러에 의해, 그리고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의 반동적 압력으로 인해서 또한 뒤로 밀려나 후퇴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해방투쟁도 중대한 후퇴와 정체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투쟁은 멈추지 않았고, 대중은 정권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바람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반군을 계속해서 지지했다.
4. 독립적 대중조직과 소부르주아 게릴라 운동
여기서 다음 지점으로 넘어가보자. FT/PTS의 관념론적 도식에서는 대중들의 투쟁은 순수하게 독립적인 조직이 있을 경우에만 존재한다. 이러한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중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며 단지 부르주아 아파라투스 (지배기구)의 부속물에 불과하다. 그러나 변증법적 접근법은 이 “기구”가 어디에서 오고 어느 압력 하에서 작동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요한다. 실제로는, 이러한 소부르주아 기구는 진공 상태에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대중으로부터 나왔고 계속 대중과 연결된 상태로 존재했다.
실로, 계급투쟁의 역사는 해방투쟁이 소부르주아 게릴라운동 지도하에 진행되는, 그리고 대중이 독립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그러한 운동을 지지하는, 그러한 사례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1953-59년 쿠바에서, 1954-62년 알제리에서, 1970년대 앙골라와 모잠비크에서, 1977-91년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에서, 1983-2009년 스리랑카 타밀 민족해방투쟁에서, 2001-21년 미국 점령에 맞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등등, 이 모든 투쟁에서 대중은 독립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소부르주아 민족주의 세력이나 이슬람주의 세력의 지도를 따랐다. 오늘 버마/미얀마에서도 소부르주아 게릴라 조직들의 연합이 군사독재에 대항하여 내전을 벌이고 있다, 모두 사회주의자들이 지지하는 투쟁이다. 그 지도부에 정치적 지지를 주지 않고 지지하는 투쟁이다.[11]
하마스나 헤즈볼라가 시온주의 국가의 침략에 저항하는 작금의 경우도 그렇다. 이 투쟁들에서 대중은 "독립적 조직"으로 "독립적 역할"을 하는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이스라엘에 대한 투쟁이 사회주의자들이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을 편 들 수 없는 두 "지배기구" 간의 충돌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하는가? 물론 아니다. 그것은 터무니없는 결론이 될 것이다! FT/PTS 동지들에게 묻는다.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에서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과 대중 간의 관계와, 시리아에서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자들과 대중 간의 관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왜 동지들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편 들면서 HTS는 편 들지 않는가? 동지들의 대답을 듣고 싶다!
FT/PTS는 시리아 혁명이 종교 세력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에 어떠한 진보적 내용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이 동지들이 계급투쟁의 역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제국주의시대에 많은 해방투쟁이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 등 종교적 세력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예를 들어, 1920년대에 모로코에서 스페인과 프랑스 식민 지배에 대항한 카빌 족의 리프 봉기, 아일랜드에서 반영 가톨릭 아일랜드공화군, 그리고 지난 몇 십 년 팔레스타인, 레바논, 체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등의 다양한 민족해방 투쟁이 있다. 다시 한 번 FT/PTS 동지들에게 묻자. 하마스나 헤즈볼라나 탈레반은 HTS보다 덜 "이슬람주의"인가?!
요약하자면, 아사드 정권과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 반군 간의 투쟁은 "똑같이 반동적인 두 진영" 간의 충돌이 아니라 반혁명 "전위대"와 민주주의혁명 “전위대” 간의 투쟁이었다. 다시 말해 반혁명 전위대에 대항하여 민주주의혁명을 열망하지만 정치적 퇴행 세력에 의해 이끌린 인민대중의 투쟁이었다.
5. 혁명 앞에 있는 위험
언제나 사회주의자들은 독립적 대중조직과 혁명적 리더십을 세워내야 한다고 주창하며, 왜 그것이 절실하게 필요한지 밝히고 강조해왔다. 우리는 소부르주아 세력의 손에 리더십이 계속 남아 있게 될 경우 여기서 오는 혁명에 대한 위험요소들을 경고했다. 2017년 HTS 결성 직후, 우리는 HTS의 모순적 성격을 분석하고, HTS가 권력을 잡으면 부르주아적 길로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강력한 혁명당의 결여는 리더십이 여전히 소부르주아 세력의 손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기를 열망하는 (따라서 언제나 지배계급 및 제국주의와의 타협을 모색하는), 또는 노동자·피억압자의 상당 부분을 적으로 돌릴 것이 확실시되는 종교 종파주의 의제를 추구하며 인민대중을 한줌의 군사·신정(神政) 엘리트의 지배에 복종시키는 정권을 수립하고자 하는 소부르주아 세력 말이다."[12]
아사드 타도 몇 시간도 안 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그와 같은 혁명의 최고점에서도 다시 이 경고를 발했다. " 형제자매들이여, 줄라니 [HTS 지도자]도 다른 누구도 신뢰를 주지 말라! 오직 우리 자신만, 우리의 총만, 우리의 힘만 믿자!"[13]
그리고 며칠 뒤 성명에서 우리는 "줄라니는 시리아 혁명의 부르주아 제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우리는 혁명 제헌의회와 노동자·농민 정부 수립을 위한 민중평의회와 민병 구성 및 혁명당 창건을 촉구했다.[14]
이러한 기관들이 아직 존재하지 않고 HTS가 신 정부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 혁명의 부르주아적 퇴보와 대중의 열망에 대한 배신이라는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 이것은 소부르주아 세력이 권력을 잡고 자본주의 질서의 수호자로 행동한 수많은 미완성 민주주의혁명들의 운명을 보여주는 교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ANC (아프리카민족회의), 니카라과의 FSLN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 엘살바도르의 FMLN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 그리고 최근 이집트의 알-이크환 (무슬림형제단)과 무르시를 들 수 있다. 위 성명에서 지적했듯이, “권력을 잡으면 소부르주아 세력은 덜 ‘소’부르주아적으로, 더 부르주아적으로 된다.”
그러나 FT/PTS는 해방투쟁의 침로를 바로잡기 위해 아사드 정권에 대한 인민 투쟁의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투쟁을 버리고 떠날 구실을 찾기 위해 이를 지적하고 있다! 이 동지들은 혁명이 왜곡되고 미완성이라는 점, 그리고 소부르주아 지도부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으로 인해 시리아혁명은 대중의 지지에 기반한 혁명이 아니라 한낱 "반동적 권력 이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6. “진영주의” 범주의 오용(誤用)
FT/PTS는 성명에서 시리아 혁명이 강대국들 간의 글로벌 경쟁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아사드의 몰락은 미국 패권 하에 있는 세계질서의 위기를 맥락으로 한 격동의 글로벌 시나리오 밖에서는 이해될 수 없는 사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군국주의와 강대국 간 충돌을 격화시켰다. 나토의 서방 제국주의 열강들은 우크라이나가 이란과 중국, 북한의 지지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대결하는 데서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지하며 대리전을 수행해왔다."
그리하여 FT/PTS는 시리아 혁명을 지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해, "진영주의" 입장을 취한다고 비난한다. "열강들 간의 충돌이 격화되고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을 맞아 국제적 차원에서 대다수의 좌파는 각 자본주의적 진영들, 각 제국주의적 진영들에 종속된 ‘진영주의’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좌파당(Die Linke) 같은 개량주의 세력뿐만 아니라 그 보다 작은 국제노동자동맹(LIT-CI) 또는 국제노동자연합(UIT-CI)과 같은 조직들도 나토 진영 및 젤렌스키의 군대와 동맹을 맺었다. 이와 비슷하게, 지금 일각에서는 이슬람주의 지하드 파와 친 터키 민병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승인을 받고 아사드를 전복한 것을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의 결과물로 제시하고 있다. 마치 제국주의와 반동 민병대의 도움으로 시리아 대중이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푸틴 프로파간다 기구 <러시아 투데이>나 발표했음직한 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비방 성명인가! 첫째, FT/PTS는 시리아 혁명을 강대국 패권경쟁과 미 제국주의의 팽창주의의 결과물로 허위 제시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시리아 반군은 스탈린주의의 어리석은 주장과는 달리 워싱턴의 하수인이었던 적이 없다. 짧은 기간 CIA는 HTS 등 이들리브의 반군과는 관계없는 다른 반아사드 민병대 소속의 전투원 수백 명을 훈련시킨 바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곧 취소되었다.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해온 것은 맞지만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이 아니라 쿠르드족 민병대 YPG/SDF가 활동하는 동부 시리아 지역에 한정됐다. 실제로 미국은 오늘까지도 HTS를 공식적으로 “테러 단체”로 지정해놓고 있다.
FT/PTS의 허위 주장과는 달리, 아사드 타도는 미 제국주의나 이스라엘에 의해 조직되거나, 승인 하에 실행되거나 그런 요소란 없다. 그 반대다. 반동 걸프 왕정들은 아사드 정권과의 정상화를 위한 길을 열어 아사드의 아랍연맹 복귀를 환영했다. 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에르도안은 아사드와의 관계 정상화를 (이미 이집트 시시 군부와 했던 것처럼) 시도하며, 아사드와의 협상을 개시하도록 반군에 압력을 가했다. HTS가 이 길을 걷기를 거부하고 에르도안이 아사드 정권의 급속한 붕괴를 알아차리고 나서야 비로소 튀르키예는 불가피한 시리아 해방을 환영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군의 최종 공세에서 어떤 역할도 없었다. 무언가 역할을 했다면 반군이 진격하는 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은 왜 아사드 군대를 폭격하지 않았을까?! 왜 시온주의 군대는 아사드가 타도되고 난 후에서야 시리아 공군과 미사일과 그 밖의 전략적 군사 인프라를 공격했을까?! 아사드가 타도되면서 공군의 폭격기와 미사일 등 이들 무기가 곧바로 반군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을 상황에서 말이다. 확실히, FT/PTS의 상층부에서는 논리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물론, HTS가 권력에 올라 제국주의 강대국 및 지역 열강들이 수용하는 부르주아 정권을 수립하려고 노력하면서 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강대국들을 비롯해 지역 열강 등 실용주의적인 국가 지도자들은 사실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새로운 HTS 주도 정부와 거래할 수 있는지 테스트 중이다. 다양한 국가들이 다마스쿠스에 대표를 파견하여 새 정권과의 협력 방법·절차를 모색 시도하고 있다. 이는 서방 열강들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지역의 모든 국가들에게 해당된다. (이란의 경우 예외가 될 수 있는데,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었고, 지금은 시리아 내 종파 갈등을 촉발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외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 강대국들과 주변 열강들은 줄라니가 혁명적 과정을 가라앉히고 부르주아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HTS 주도 정부의 이스라엘에 대한 조심스런 어조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자들은 시리아가 화약고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이스라엘 군대에 의한 골란고원과 다라 지역 영토 점령에 항의하는 일련의 현지 시위가 있었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다마스쿠스의 새 정권을 "테러리스트 갱단"이라고 비난하고 있다.[15]
명백히 시리아 혁명은 강대국 이익에 의해 추동된 것이 아니라 국내 계급 모순에 의해, 대중과 정권 간의 투쟁에 의해 추동된 사건이다. 이 모순과 충돌에 강대국들이 개입한 것이다. 아사드를 지지, 지탱하기 위해서든 (러시아), 아니면 일부 영토를 장악하기 위해서든 (동부 시리아에서 쿠르드 YPG/SDF를 동맹으로 두고 있는 미국) 간에. 그러나 이것이 해방투쟁의 인민적 성격을 바꾸지 않았다. 해방투쟁은 주로 주민 다수자가 거주하는 서부 시리아 지역들 ㅡ 다라, 다마스쿠스, 홈스, 하마에서 이들리브에 이르는 일대 ㅡ 에서 진행됐다.
보통 "진영주의"라는 용어는 서방과 중·러 간의 제국주의 패권경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드는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용어다. 그러나 FT/PTS는 이러한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닌데, 왜냐하면 이 조직은 오늘까지도 러시아와 중국의 제국주의적 성격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16] 그러면서 터무니없게도 이들은 민주주의 투쟁 또는 민족해방 투쟁에 동참하는 ㅡ 시리아와 우크라이나[17]의 경우처럼 ㅡ 사람들을 "진영주의"라고 비난한다. 정말 이상한 비난이다! 자유와 해방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피억압자의 진영에 동참하는 것은 맑스주의자들의 기본 의무다! 이런 의미에서는, 우리는 자랑스럽게 "진영주의"라는 지칭을 받아들인다! 정말 부끄러움은 FT/PTS가 이 진영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7.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인가, 미완성의 민주주의혁명인가?
끝으로, 12월 8일 사건을 우리가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으로 성격규정 하고 있다는 논쟁적 지적에 대해 다뤄보자. 실제 우리는 아사드 타도를 "승리한 민주주의혁명"으로 성격규정 한 적이 없다. 반대로 우리는 "미완성의 민주주의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러한 비난에 대응하여, 우리는 이 글 서두에서 언급한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 및 국제노동자연합-제4인터와의) 공동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 이들은 아사드에 대한 민중 승리가 사회주의자들이 연속혁명 과정에서 그 전진을 추동해야 할 미완의 민주주의 혁명이라는 사실을 그릇되게도 부정한다. 미완의 제한적 성격을 가지고 있더라도 혁명을 지지하는 것은 혁명가들의 의무다."
FT/PTS 동지들은 소부르주아 이슬람주의 세력이 이끌고 대중이 일관된 민주주의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민주주의혁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냐며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비 맑스주의적 논거다. 혁명의 민주주의 성격은 지도부의 특정 성격이나 대중의 의식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계급투쟁의 객관적 과제에서 도출되는 것이다. (아사드 체제와 같은) 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투쟁, 또는 (팔레스타인, 레바논, 체첸, 카슈미르 등에서와 같은) 외국 점령으로부터 나라를 해방시키기 위한 투쟁은 객관적으로 민주주의혁명 프로그램의 일부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이 ㅡ 이 모든 사례들에서 그렇듯이 ㅡ 비혁명 세력에 의해 이끌린다면 완전한 민주주의나 진정한 민족해방을 이룰 수 없다. 레온 트로츠키가 연속혁명에 관한 그의 논설에서 설명했듯이, 이는 (혁명당이 이끄는) 노동자계급이 권력을 잡을 때만 가능하다.
“개개의 나라들에서 혁명의 첫 일시적 단계가 무엇이든 간에, 프롤레타리아트와 농민의 혁명적 동맹은 공산주의 당으로 조직된 프롤레타리아트 전위의 정치적 지도하에서만 가능하다. 한편 이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민주주의혁명의 승리는, 농민과의 동맹에 토대를 두고 일차적으로 민주주의혁명 과제들을 해결하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18]
FT/PTS 입장의 문제는 시리아 혁명의 결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혁명의 미완성 성격으로부터 그것이 전혀 혁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변증법적 유물론적 방법을 결여하다 보니 그들은 세계를 물구나무 세워놓고 혼동된 상(像)에 놀라고 있는 것이다!
FT/PTS가 시리아 혁명을 편 들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스탈린주의, 볼리바르주의, 좌익 포퓰리즘 세력들 대다수는 시리아의 해방투쟁을 그 시초부터 또는 2012년 첫 후퇴 직후부터 비난해 왔다. 이 세력들이야말로 "진영주의자들"로서, 러시아·중국 제국주의를 미국 제국주의에 비해 "진보적" 세력으로, 또는 적어도 덜 악랄한 “차악”으로 보고 있다. 불행히도, FT/PTS는 이 흐름에 기회주의적으로 영합하고 있다. 그 슬픈 결과가 시리아 혁명을 비방하는 것이다. 우리는 동지들이 입장을 재고하고 민족·민주 해방투쟁 지지자들의 진영에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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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CIT는 시리아혁명에 관해 2011년 3월 그 시작 이래로 수많은 책자와 성명, 기사를 발표했다. 다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2] 아사드 몰락에 대한 우리의 평가로는, 다음을 보라. RCIT, <시리아혁명의 과제들과 당면 위험들>, 2024년 12월 16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82.html; 미하엘 프뢰브스팅, <시리아: 인민이 아사드 학살정권을 무너뜨렸다! - 위대한 시리아혁명이 승리했다. 그러나 이제 첫 걸음을 띠었을 뿐이다!>, 2024년 12월 8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9.html; Juan Giglio: Syria: No peaceful or orderly transition, the Baathist regime must be demolished and local councils must be rebuilt so that the people can take charge of the revolutionary process! 12.12.2024,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for-a-revolutionary-transition-in-syria/
[3] 이에 대해서는 다음 오스트리아 지부의 보고문을 보라. Austria: 30.000 Syrians Demonstrate and Celebrate the Downfall of Assad. Report (with Photos and Videos) from a Demonstration in Vienna on 8 Dec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rcit/rcit-activities-in-2024-part-4/#anker_1.
[4] <[사회주의 조직 공동성명] 아사드의 몰락은 시리아 인민과 전 세계 피억압자의 승리다!>, 2025년 1월 3일, https://blog.wrpkorea.org/2025/01/blog-post_6.html
[5] Michael Pröbsting: The Bystanders of the Syrian Revolution. A critique of the International Socialist League, 13 Dec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the-bystanders-of-the-syrian-revolution/
[6] Trotskyist Fraction – Fourth International: An Internationalist Position on the Fall of Assad and the Crisis in Syria, December 16, 2024, https://www.leftvoice.org/declaration-an-internationalist-position-on-the-fall-of-assad-and-the-crisis-in-syria/. 모든 인용문은 다른 언급이 없는 한 모두 이 성명에서 인용한 것이다. 국제노동자연합-제4인터내셔널(UIT-CI) ㅡ 우리와 함께 시리아혁명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두 조직 중 하나 ㅡ 도 이 FT 성명에 대한 비판을 냈다. (Cristina Mas y Josep Lluís del Alcázar: La Fracción Trotskista no celebra la caída de la dictadura de Al Assad, 08.01.2025, https://uit-ci.org/index.php/2025/01/08/la-fraccion-trotskista-no-celebra-la-caida-de-la-dictadura-de-al-assad/)
[7] Baran Serhad: With Assad Gone, Which Way Forward for Syria? 11 December 2024 https://www.leftvoice.org/with-assad-gone-which-way-forward-for-syria/
[8] 미하엘 프뢰브스팅, <하마스 지도자: "우리는 축복 받은 시리아혁명에 경의를 표합니다!">, 2024년 12월 3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11.html
[9] Vitória Camargo: La LIT-CI ante la caída de Al-Assad: otro episodio de su capitulación en Medio Oriente, 06.01.2025, https://www.izquierdadiario.es/La-LIT-CI-ante-la-caida-de-Al-Assad-otro-episodio-de-su-capitulacion-en-Medio-Oriente. (영역은 필자). 이 FT 논쟁 글은 국제노동자동맹-제4인터내셔널(LIT-CI)이 발표한 다음의 성명을 겨냥한 것이다. ¡Viva la victoria de la revolución siria! 17.12.2024, https://litci.org/es/viva-la-victoria-de-la-revolucion-siria/.
[10] 우리의 팜플렛 <시리아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 제국주의 개입과 제3진영 기권주의> (2017년 4월 5일,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5.html)의 한 챕터 “시리아 지역협력평의회의 성격”을 보라.
[11]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대한 RCIT의 다음 문서들을 참조할 것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llection-of-articles-on-the-military-coup-in-myanmar/
[12] 미하엘 프뢰브스팅, <시리아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 제국주의 개입과 제3진영 기권주의>, 2017년 4월 5일,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5.html. HTS와 그 밖의 소부르주아 정파들에 대한 우리의 평가분석으로는, 이 팜플렛의 II부를 보라.
[13] <시리아: 인민이 아사드 학살정권을 무너뜨렸다! - 위대한 시리아혁명이 승리했다. 그러나 이제 첫 걸음을 띠었을 뿐이다!>, 2024년 12월 8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9.html
[14] 위 <시리아혁명의 과제들과 당면 위험들>, 2024년 12월 16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82.html;
[1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Yossi Schwartz: The new regime in Syria tries to please the U.S. and Israel, 02.01.2025, https://the-isleague.com/the-new-regime-in-syria-tries-to-please-the-u-s-and-israel/; Adam Smith: Which way will al-Julani take? 16.12.2024, https://the-isleague.com/which-way-will-al-julani-take/; 미하엘 프뢰브스팅, <이스라엘이 시리아혁명에 선전포고 하다! - 그래, 들어라! 어제 이들리브, 오늘 다마스쿠스, 내일은 예루살렘이다!>, 2024년 12월 10일, https://blog.wrpkorea.org/2024/12/blog-post_10.html
[16] 우리는 러시아 자본주의와 러시아의 제국주의 강대국 부상에 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eculiar Features of Russian Imperialism. A Study of Russia’s Monopolies, Capital Export and Super-Exploitation in the Light of Marxist Theory, 10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 노동자혁명당(준),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러시아 제국주의의 특색>, 2021년 10월,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61.html; Michael Pröbsting: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Russia as a Great Imperialist Power. The formation of Russian Monopoly Capital and its Empire – A Reply to our Critics, 18 March 2014 (이 팜플렛에는 우리의 러시아 제국주의 성격규정을 처음으로 정립한 2001년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t-russia/
우리는 중국 자본주의와 중국의 강대국 부상에 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노동자혁명당(준) 소책자,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중국 제국주의>>, 2021년 3월,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27.html; 미하엘 프뢰브스팅,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같은 저자의 다음 논문들도 보라. the second edition of The Palgrave Encyclopedia of Imperialism and Anti-Imperialism (edited by Immanuel Ness and Zak Cope), Palgrave Macmillan, Cham, 2020, https://link.springer.com/referenceworkentry/10.1007%2F978-3-319-91206-6_179-1; China: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mmunist” Party and the Capitalists. Notes on the specific class character of China’s ruling bureaucracy and its transformation in the past decades, 8 Sept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on-the-relationship-between-communist-party-and-capitalists/; China: On Stalinism, Capitalist Restoration and the Marxist State Theory. Notes on the transformation of social property relations under one and the same party regime, 15 September 202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on-stalinism-capitalist-restoration-and-marxist-state-theory/;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2012),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https://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1-10/#anker_4; China’s Emergence as an Imperialist Power (Article in the US journal 'New Politics'), in: “New Politics”, Summer 2014 (Vol:XV-1, Whole #: 57).
다음 세 논문은 FT/PTS에 견해에 대한 비판적 토론 글이다.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Continuing the Debate with Esteban Mercatante and the PTS/FT on China’s class character and consequences for the revolutionary strategy,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 How is it possible that some Marxists still Doubt that China has Become Capitalist? An analysis of the capitalist character of China’s State-Owned Enterprises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8 September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2/;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PTS/FT와 중국 사회성격 논쟁>, https://blog.wrpkorea.org/2022/05/ptsft.html.
[17]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모든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노동자혁명당(준)이 펴낸 다음 책도 보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국주의>>, 2022년 11월, https://blog.wrpkorea.org/2023/01/blog-post.html.
[18] Leon Trotsky: The Permanent Revolution (192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69, p. 277. (연속혁명 이론과 전략을 요약 정리해서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의 결론 부분을 다음 링크에 들어가서 국역본으로 볼 수 있다. https://blog.wrpkorea.org/2024/07/blog-post_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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