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혁명의 과제들과 당면 위험들
1. 13년 6개월간의 혁명적 봉기와 내전 끝에 시리아 혁명가들이 마침내 아사드 폭정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이 긴 기간 동안 시리아 대중은 아사드 학살정권과 그 뒷배 러시아 제국주의 및 이란 물라-자본가 정권이 수십만 명을 살육함에 따라 최대의 희생을 치렀다. 의심할 바 없이 시리아혁명은 금세기에 일어난 가장 위대한 혁명 중 하나다!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2011년 3월 그 시작 시점 이래로 시리아혁명을 지지하고 수많은 연대 활동에 관여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2. 독재자 타도 뒤 첫 주에 우리는 수백만 인민이 거리에 나와 혁명의 승리를 축하하고 악명 높은 세드나야 교도소의 지하감옥에서 생존자들을 찾아 구해내며 악랄한 고문기술자들과 도살자들을 찾아내 처단하는 피억압자의 해방축제 한마당을 보았다. 한편, 시리아 인민의 승리가 가져올 혁명적 결과에 두려움을 느낀 이스라엘 시온주의 국가는 시리아의 혼란을 틈타 이미 800건 이상의 군사·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습을 자행했다.
3. 12월 8일 아사드 몰락 몇 시간 뒤에 발표한 첫 성명에서 우리는 "위대한 시리아혁명은 승리했다. 그러나 이제 첫걸음을 띠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대중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구체제의 타도 이상의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근로대중에게 봉사하고 근로대중에 의해 통제되는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다음과 같이 경고한 이유다. "형제자매들이여, 줄라니도 다른 누구도 신뢰를 주지 말라! 오직 우리 자신만, 우리의 총만, 우리의 힘만 믿자!" 그리고 실로 지난 며칠 줄라니 (아흐메드 알 샤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도 그룹은 그러한 노동인민의 국가를 수립할 의도가 없으며 오히려 혁명적 과정을 가라앉히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4. 사실상 줄라니는 시리아혁명의 부르주아 제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신정부가 발표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일련의 결정과 성명으로 입증되고 있다.
* 대중의 무장 및 동원 해제
* 반군 정파들만이 아니라 기존 아사드 체제의 관료집단과 억압기구의 상당 부분도 그대로 인수해서 포함되는 국가기구의 창설
* 모종의 부르주아 의회제도 창설
* 시장경제 수용
*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지역 강국들의 승인을 받기
* 혁명을 확대하고 이스라엘에 맞서기보다는 국내 안정에 치중하기
5. RCIT는 이미 2017년에 줄라니의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 (HTS)를 비롯한 그 유사 세력들이 권력을 잡으면 이 같은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강력한 혁명당을 세워내지 못하면 소부르주아 세력이 계속 지도부를 이룰 것이다. 부르주아 국가기구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기를 열망하는 (따라서 언제나 지배계급 및 제국주의와의 타협을 모색하는), 또는 노동자·피억압자의 상당 부분을 적으로 돌릴 것이 확실시되는 종교 종파주의 의제를 추구하며 인민대중을 한줌의 군사·관료 엘리트의 지배에 복종시키는 정권을 수립하고자 하는 소부르주아 세력 말이다." 따라서 줄라니의 정책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실제로 대중의 해방투쟁을 이끌었던 많은 소부르주아 민족주의 세력, 포퓰리즘 세력, 이슬람주의 세력 등이 권력을 잡으면 자본주의 질서의 방어 세력으로 퇴보 타락하는 길을 걸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ANC (아프리카민족회의), 니카라과의 FSLN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 엘살바도르의 FMLN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 그리고 최근 이집트의 알-이크환 (무슬림형제단)과 무르시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권력을 잡으면 소부르주아 세력은 덜 ‘소’부르주아적으로, 더 부르주아적으로 된다.
6. 물론 우리는 혁명적 과정이 여전히 시작 단계에 있으며 줄라니 정부가 위와 같이 밝힌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단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혁명가들은 위험요소들을 경고하고 그에 따라 향후 몇 달간 이 위험요소들을 패퇴시키기 위해 필요한 전술을 제창해야 한다. 모순과 불안정으로 가득 찬 시기에 진입한 상황이다. 신정부가 무수한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행동에 나서 집결해 있고 자유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고 무기를 넘기기를 꺼려하고 있으며 아사드 체제 핵심 부역자들에 대한 민중 심판을 갈구하고 있다. 이를 누르고 줄라니가 기존 아사드 체제 국가기구를 그리 쉽게 흡수 통합하지는 못할 것이다.
▴다양한 반군 정파들 사이에, 다양한 민족·종교 집단들 사이에 수많은 모순이 존재한다.
▴외부 압력, 즉 미국, 러시아, 튀르키예, 이란, 이스라엘, 걸프 국가들 등으로부터 거대한 압력들이 존재한다. 이들 압력은 부분적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혁명을 가라앉히는 방향으로) 끌어당기지만, 부분적으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상대방 진영에 맞서 자기 진영 쪽으로) 끌어당긴다.
7. 우리는 혁명가들이 줄라니가 하는 방향에 반대 방향으로만 하면 된다고 하는 그런 단순하고 안이한 견해에 반대한다. 13년 6개월에 걸친 내전 끝의 어려운 혼돈의 상황을 감안할 때 진정한 혁명 정부라도 실용적 양보를 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보와 후퇴가 불가피한 계기들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전술은 명확한 전략에 종속되어야 한다. 우리가 볼 때 이러한 전략은 두 가지 기본적이고 상호 연관된 방향을 결합해야 한다.
◾대중 행동과 대중 조직화를 통한 혁명의 심화
◾혁명의 국제화
8. 이러한 결합 전략에서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나온다.
◾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결정할 수 있는 회의체들, 즉 모든 작업장·일터, 지역공동체에서 대중을 노동자·민중 평의회로 조직화한다. 정기적으로 소집되는 이러한 회의체가 민주적으로 대의원을 선출하는데, 대의원은 선출한 대중에게 책임지고 언제든 소환 가능해야 한다. 선출된 대의원들이 지역 및 전국 평의회를 구성한다. 이 민주적 노동자·민중 평의회가 나라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나라를 이끌고자 하는 모든 자는 이러한 노동자·민중 평의회의 의지에 종속되어야 한다.
◾ 노동자·민중 평의회 통제 하의 민병으로 대중을 무장시킨다. 물론 시리아 인민은 자의적인셀프 정의와 범죄의 토대를 조성하는 무장 혼란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중은 인민 통제를 받지 않는 국가의 무력 독점도 원하지 않는다.
◾ 인민은 당연히 새로운 헌법을 원한다. 새 헌법은 줄라니가 임명한 소수의 위원회가 제정하여 “찬반”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혁명 제헌의회가 제정하고 결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혁명 제헌의회는 대중에 의해 선출되고 노동자·민중 평의회와 민병에 의해 통제되고 방어되는 회의체다.
◾ 사회주의자로서 우리는 대중에게 줄라니 정부를 신뢰해서는 안 되며 시리아 인민의 이익에 반하는 명령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바다. 명확히 하자. 혁명의 계속은 대중이 정부를 넘어서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평의회와 민병에 기반한 노동자·빈농 정부에 의한 신정부 대체를 제창하는 이유다. 노동자·빈농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사드 구체제의 모든 제도·기구를 파괴하고 노동자·민중 평의회 기관들에 기반한 새로운 민주적 국가기구를 창설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국가는 종교 종파주의와 단절한 세속 국가여야 하며 모든 종교 및 민족 집단의 권리를 존중하는 국가여야 한다. 또 쿠르드 인민의 민족자결권을 보장해주는 국가여야 한다. 나아가 노동자·빈농 정부는 초부호 슈퍼리치를 수탈하고 기간산업 및 경제 핵심 부문을 국유화하며 민주주의 · 사회주의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들과 지역 강국들은 시리아혁명을 두려워한다. 대중이 폭압체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독재자들을 끌어내릴 수 있고 끌어내릴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감이자 상징으로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시리아혁명이기 때문에 저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우리는 어느 혁명 정부도 타 국가들과 경제 거래와 외교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1917년 레닌과 트로츠키가 이끄는 러시아혁명도 타 열강과의 협정에 조인하고 영토 할양까지도 (독일과의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 같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혁명가들은 순진해서는 안 된다. 이 모든 열강들은 시리아의 혁명적 과정의 치명적인 적이며, 줄라니가 대중의 혁명적 열망을 성공적으로 억누르고 진압하는 경우에만 (남아공에서 만델라와 그 후계자들이나 니카라과에서 오르테가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 열강에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따라서 전략적 목표는, 환상을 가지고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지역 강국들과의 좋은 관계 수립에 힘씀으로써 혁명의 국내적 공고화와 부르주아 제도화를 기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란 등 중동 모든 나라의 (나아가 전 세계의) 인민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이어야 한다. 중동에서 인민대중이 행동으로 나서 압박을 조직할 때만이 시리아혁명을 그 적들의 경제적 압력과 군사적 도발·침탈에 맞서 구할 수 있다!
◾ 새 정부는 이스라엘의 침략을 강하게 규탄하고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 점령군의 철수를 요구하며 팔레스타인 해방투쟁에 대한 지지를 선포해야 한다. 이것이 시온주의 야수에 대한 군사적 공세를 시작하라는 뜻은 아니다. 현재 시리아에는 이를 위한 군사력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팔레스타인 저항투쟁을 정치적으로, 실제적으로 지원하라는 의미다.
◾ 새 정부는 러시아, 이란, 미국, 이스라엘, 튀르키예 등 모든 외세가 시리아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여기서도 우리는 반군이 이 모든 점령군에 대해 즉각 군사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또는 저 외세와의 과도 협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선언되어야 한다. “외국 점령군을 몰아내자!”
9. 국제 연대 사업에서 RCIT는 새 임시 정부에 대한 모든 국가들의 즉각적 · 무조건적 승인을 요구하는 바다.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의 즉각적 · 무조건적 해제를 요구한다. 또 HTS를 비롯한 반군 정파들을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지역 강국들의 “테러 명단”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
10. 시리아의 노동자와 청년은 이러한 연속혁명 강령을 걸고 싸우는 당이 필요하다. 첫 조치로, 활동가들 가운데 가장 선진적이고 정치적으로 각성한 분자들이 민주주의 · 사회주의 시리아 쟁취를 위해 싸우는 혁명적 조직을 만드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RCIT는 이러한 강령·전술을 지지하는 모든 활동가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 노동자·민중 평의회와 민병으로 대중을 조직하여 혁명을 심화시키자!
- 혁명 제헌의회 수립!
- 평의회와 민병에 기반한 노동자·빈농 정부 수립!
- 해방 시리아/ 사회주의 시리아 쟁취! 모든 인민의 민족적·종교적 권리를 존중하는 시리아 쟁취!
- 시리아에서 모든 외국 군대를 몰아내자!
- 팔레스타인 인민과의 연대! 팔레스타인 인민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의 연대!
- 아랍혁명 만세!
RCIT 국제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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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IT는 시리아혁명에 관해 2011년 3월 그 시작 이래로 수많은 책자와 성명, 기사를 발표했다. 다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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