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해방과 아랍 혁명
- 전진하는 유일한 길은 피억압 대중의 투쟁을 중동 전체의 공동 인티파다로 통합하는 전략에 있다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3년 11월 15일, www.thecommunists.net
1. 들어가며
2. 팔레스타인 해방: 국제적인 문제
3. 아랍연맹과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의의 부끄러운 결과
4. 해방투쟁의 공공연한 적과 위장한 적
5.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은 아랍 지배자들의 벽을 깨부술 것을 요구한다
6. 연속혁명 강령과 혁명적 프롤레타리아 지도력의 필요
* * * *
1. 들어가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인민을 적으로 한 이스라엘의 야수적인 전쟁으로 시온주의 국가는 그 태생적 본질에서부터 제노사이드 학살 국가라는 것이 숨김없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한 달 넘게 고국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된 수천 저항투사들의 굳건함과 영웅성도 가감 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 투쟁에서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을 비롯한 모든 진정한 반제국주의자들은 시온주의 점령자를 패퇴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저항군을 조건 없이 지지한다.[1]
전 세계에서 ㅡ 특히 아랍·무슬림 나라들에서 ㅡ 수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인민과 연대하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 세계적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유럽과 북미, 인도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노동조합들이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 수송을 막기 위한 행동들을 취하고 있다.[2]
아랍연맹과, 5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는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의 침략을 비난하고 즉각적인 정전을 요구했다. 유엔 총회의 대부분 국가들도 마찬가지로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찬성투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온주의 국가의 잔학한 살인기계는 제2의 나크바 (인종청소, 대추방)를 유발하기 위해 가자의 인민을 계속 살육한다. 그리고 여전히 미국·유럽 제국주의는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를 계속 지지하고 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2. 팔레스타인 해방: 국제적인 문제
먼저 팔레스타인 해방은 그 본질상 국제적인 문제이고, 언제나 그래왔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하자. 팔레스타인 인민의 비극적 운명은 1917년 영국 제국주의자들이 시온주의 프로젝트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저 범죄적인 “발포어 선언”에서 비롯됐다. 영국 제국주의자들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하여 유대인 정착민들이 원주민들을 쫓아내는 것을 도왔다.
이스라엘 국가의 창설도 서방 제국주의 열강들이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스탈린주의 소련이 이 식민 프로젝트에 동의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시온주의 무장자경단들에게 (체코슬로바키아를 통해서) 무기를 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이래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과 모든 아랍 인민들이 증오하는 적대적 환경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미국·유럽 제국주의자들로부터 무기와 돈으로 영구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46년부터 2023년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대외 원조를 합치면 약 2,600억 달러 (물가상승률 조정)로 추산된다. 현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미국은 2023년 38억 달러 이상의 군사 원조를 이스라엘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3] 의심할 여지없이, 이제 이 금액은 현 전쟁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 점을 이스라엘의 현 5차 가자 전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기 인도와 2개 항모 전단과 핵잠수함 파견 및 군사정보 공유 등 미국의 군사적 지지 없이는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웠다. 이스라엘은 또 10월 7일 이후 78억 달러를 빌리는 등 부채를 급격히 늘려야만 했다. 그 중 절반이 조금 넘는 41억 달러가 국제 시장에서 발행되는 달러화 표시 부채였다.[4]
요컨대, 언제나 시온주의 국가한테는 서방 제국주의자들에 의한 국제적 지지가 (그리고 첫 시기에는 스탈린주의 소련에 의한 지지도) 필수적인 것이었다. 그러한 원조가 없었다면,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로부터 나오는 결론은 팔레스타인 해방투쟁이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일련의 제국주의 국가들도 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팔레스타인 인민은 고립된 채 남아 있게 된다면 억압자들을 패퇴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인민은 다른 나라 노동자·피억압자의 지지 ㅡ 아랍·무슬림 나라들에서부터 북미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ㅡ 를 필요로 한다. 전 세계에 강력한 친 팔레스타인 운동을 만들고 노동자·민중 단체들을 이 대의를 지지하는 쪽으로 전취하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그 역도 진실이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국제 노동자·민중운동한테 결정적인 문제다. 팔레스타인 해방투쟁을 조건 없이 지지하지 않고는, 시온주의 정착민 국가의 존재에 반대하지 않고는,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단일의 민주 팔레스타인 국가를 위해 싸우지 않고는 북미와 서유럽과 러시아 등과 같은 나라들에서 스스로 사회주의자를 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아니 민주주의자 운운하는 것조차도 가능하지 않다. RCIT가 이 문제를, 개개의 모든 진보 단체들한테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간주하는 이유다.[5]
우리가 볼 때, 나크바를 극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은 시온주의 아파르트헤이트 국가의 파괴와 강에서 바다까지 단일 팔레스타인 국가의 창설을 위한 투쟁이다. 그러한 국가는 모든 난민의 귀환권을 허용할 것이므로 팔레스타인인이 다수자일 것이다. 동시에, 그러한 단일 팔레스타인 국가는 유대인 소수자에게 완전한 문화적·종교적 권리를 보장할 것이다. 그러한 단일 팔레스타인 국가는 세속적·민주적 성격을 가질 것이고, 중동 사회주의 연방의 일부로서 노동자·빈농 공화국이어야 할 것이다. ("강에서 바다까지 해방된 붉은 팔레스타인").
3. 아랍연맹과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의의 부끄러운 결과
이스라엘 국가와 그 긴밀한 동맹인 서방 열강들은 명백히 팔레스타인 인민의 공공연한, 직접적인 적들이다. 그러나 말로는 이스라엘의 침략에 반대하지만, 언사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거부하는 적들도 있다. 이것은 특히 아랍연맹과 이슬람협력기구(OIC)의 최근 정상회담에서 분명히 드러났다.[6]
확실히, 이들 국가 지도자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침략과 전쟁 범죄, 그리고 식민 점령 정부에 의해 자행된 야만적이고 잔혹하며 비인도적인 학살, 팔레스타인 도시와 수용소에 대한 군사 작전, 정착민 테러, 알쿠즈의 이슬람교와 기독교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예배의 자유를 침해하는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조치들을 비난"했다. 그것은 사실이다.[7]
그러나 논의가 행동의 문제로 넘어가자 이른바 “무슬림 인민의 보호자”들은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 알제리가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제안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등의 반대 끝에 거부됐다. 회담의 최종 성명에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할 팔레스타인 인민의 권리를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리비아의 제안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그 밖의 제안들 중에는 이스라엘에게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 위해 아랍 국가들에 있는 미군 기지들 및 그 밖의 군사 기지들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것,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외교, 경제, 안보, 군사적 관계를 동결시킨다는 것, 그리고 석유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의 경제적 조건들을 지렛대로 압력을 가하겠다고 위협하여 현재의 공격을 중단시키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조치들은 팔레스타인, 시리아, 알제리, 튀니지, 이라크, 레바논,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리비아, 예멘 등 11개 아랍 국가들이 승인했다. 그러나 다른, 보다 강력한 주자들, 즉 시온주의 국가와의 소위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는 회원국들에 의해 이 조치들은 거부되었다.[8]
4. 해방투쟁의 공공연한 적과 위장한 적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과 공식 외교·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아랍 국가들 ㅡ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모로코, 요르단, 이집트 등 ㅡ 은 팔레스타인 저항투쟁을 무기 공급으로든, 피억압자의 편에 서서 참전하는 것으로든 전혀 도울 의사가 없다. 뿐만 아니라 시온주의 테러 국가와의 관계 단절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그들은 입으로는 이스라엘의 침략을 비난하지만 손으로는 이스라엘에 돈을 준다.
아랍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 아랍 지도자들 대부분도 별로 나은 게 없다.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예로 들어보자. 아바스 자치정부는 OIC 정상회담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지지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서안지구에서는, 아바스 자치정부는 이스라엘 국가가 팔레스타인 저항을 진압하는 것을 돕는다. 그래서 아바스 자치정부는 인민의 증오 대상이 되고 있다. 그의 당이 총선에서 하마스에게 패한 이유와, 이미 2009년에 아바스의 임기가 만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허용하지 않은 이유도 다 그 때문이다! 진실은, 아바스가 오직 이스라엘의 지지 덕에 계속해서 권좌에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 인민의 도살자 아사드를 예로 들어보자. "반시온주의", "반제국주의"를 목청 높여 외치는 데는 아사드 만한 대단한 선봉장이 있던가! 그러나 이를 현실 세계와 비교해보라. 그의 아버지 아사드는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 가담했다. 그리고 아들 아사드는 이스라엘 앞에서는 겁쟁이로, 시온주의 적에게 단 한 발의 총도 쏜 적이 없다! 아사드는 오직 자국 인민을 상대로만 “강하다.” 2011년 시리아 혁명 시작 이래로 그가 ㅡ 러시아 제국주의의 도움으로 ㅡ 수십만 명을 살육한 그 시리아 인민을 상대로 말이다.
이것이 RCIT가 시리아 혁명을 그 시작 시점부터 오늘까지 지지해온 이유다.[9] 이스라엘과 아사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즉 둘 다 인민 도살자라고 말하는 시리아 활동가들의 감정을 우리는 십분 공유한다.[10]
2013년 7월 유혈 군사쿠데타로 권좌에 오른 이집트의 시시 군사독재는 이스라엘과의 공식 관계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시시 정권은 가자지구로 물품을 밀반입하는 데 사용되는 터널들을 대거 파괴하고 국경에 초소를 세워 난민 유입을 밀착 감시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가자 봉쇄를 항상 지지해왔다.[11]
이란의 물라(율법가) 정권도 마찬가지다. 물라 정권은 "시온주의 적"을 겨냥한 호전적 언사를 쏟아내며, 정기적으로 몇몇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들에게 물질적 지지를 (칭찬할 만하게도) 제공한다. 그러나 동시에, 물라 정권은 ㅡ 아랍, 쿠르드, 아제르바이잔 등 민족 소수자들을 포함하여 ㅡ 자국 인민을 억압하고, 여성의 권리를 짓밟고[12] 반동 폭군들을 지지한다. (아사드의 민중봉기 유혈 진압을, 푸틴의 우크라이나 인민을 적으로 한 제국주의 전쟁을 지지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13]
동시에, 우리는 아랍의 거리가 끓어오르고 있고, 대중은 지도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여 팔레스타인 형제자매들을 지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러나 이들 지도자들은 자국 인민대중의 요구를 받아 이스라엘에 대한 행동을 취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팔레스타인 저항투쟁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려는 대중을 탄압하고 있다. 친 팔레스타인 시위자들에 대한 시시 정권 경찰백골단의 유혈 진압이나, 이스라엘 접경지로 행진하려는 시위자들에 대한 요르단 경찰의 잔학한 공격은 아랍 정권들의 반동성을 보여주는 상징들이다.
아랍 (및 이란) 지배자들의 반동 행보를 뒷받침 하는 물질적 토대는 무엇인가? 답은 간단하다. 권력과 돈이다. 지배자들은 중동 지역 전역에 걸친 대중항쟁 물결이 시온주의 국가에 대항하는 인민 전쟁으로 결과할 것이고 이것은 중동에 걷잡을 수 없는 불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대중이 이스라엘을 패퇴시킬 수 있다면, 국내의 탐욕스럽고 쓸모없는 정권들 또한 대중이 무너뜨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더욱이, 중동 전쟁은 석유와 가스 운송로를 차단할 수 있고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주로 미국, 서유럽, 중국으로부터) 오는 외국인투자를 단념시킬 것이므로 중동 지배자들의 비즈니스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더해, 그러한 역내 불안정은 제국주의 열강들에게도 재앙일 것이다. 열강들은 모두 중동으로부터 석유와 가스를 필요로 하고 아랍 지배자들은 제국주의 나라들의 은행과 시장을 필요로 한다. 간단히 말해서, 아랍 지배자들이 팔레스타인 인민의 생사와 자신들의 권력과 돈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이들 부패한 지배자들은 확실히 알고 있다!
5.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은 아랍 지배자들의 벽을 깨부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이 모든 아랍 지배자들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해방투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결정적인 장애물이다. 그러므로 프리 팔레스타인 (free Palestine)을 위한 투쟁은 아랍 지배자들에 대한 투쟁과 결합되어야만 한다.
그러한 결합은 팔레스타인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아랍의 관점에서도 필요하다. 대중은 매일매일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 지배자들은 한줌의 지배 엘리트층을 살찌우기 위해 지배한다. 동시에, 이들 지배자들은 노동자·피억압자들이 그들의 존엄을 위해 싸우는 것을 못하도록 수년 수십 년래 민주적 자유권들을 목졸라왔다.
이것이 아랍 혁명의 객관적 배경이었다. 2011년 초에 시작되어 몇몇 중요한 승리 ㅡ 튀니지의 벤 알리,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의 카다피의 몰락과 같은 ㅡ 와 함께 뒤이은 몇 차례의 심각한 패배를 겪은 그 아랍 혁명 말이다.[14] 그러나 2018-2020년 이라크, 수단, 알제리 등에서 전개된 새로운 민중봉기 물결[15]이나, 올해 8,9월 시리아에서 있은 대규모 시위가 보여주었듯이, 아랍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인 혁명/반혁명의 과정이다.[16]
따라서 이 두 공정, 즉 팔레스타인 해방투쟁과 아랍 혁명을 결합시킬 객관적인 토대가 존재한다. 팔레스타인 인민은 그들의 아랍 형제자매들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 팔레스타인 인민은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지배자들에게 기대할 수 없고, 오직 인민대중에게만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랍 대중은 시온주의 국가를 파괴하는 데 실존적, 생존권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 아랍 대중이 어느 한 나라에서든 승리를 이룰 경우 이 시온주의 국가, 이 전쟁기계는 언제나 제국주의 반혁명의 중핵 군으로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RCIT는 팔레스타인 투쟁을 다른 아랍 나라들의 해방투쟁과 분리하려는 민족 고립주의 경향을 강하게 배격한다. 우리는 또 시리아, 이집트 등에서의 해방투쟁도 팔레스타인과의 명시적 연대 기조와 결합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마스 지도부가 시리아 혁명을 몇 년 간 지지하다가 돌아서서 아사드 정권과 화해한 것을 중대한 잘못으로 우리가 간주하는 이유다.
6. 연속혁명 강령과 혁명적 프롤레타리아 지도력의 필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과 아랍 혁명을 위한 투쟁은 서로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나아가 이 투쟁들은 민족적 성격과 국제적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민족적, 민주적 성격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적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자.
이미 말했듯이 혁명적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 투쟁을, 시리아 혁명과의 연대 문제, 이집트 시시 정권을 무너뜨릴 필요 등과 결합시켜야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랍 나라들에서의 해방투쟁에 팔레스타인 문제가 도입돼야 한다. 이것 또한 중요하다.
만약 한 나라에서 노동자·피억압자가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한다면, 이러한 혁명적 과정을 ‘자’국 국경에서 멈추어서는 안 된다. 목표는 혁명을 다른 나라들로 확장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반혁명이 재정비를 이뤄 혁명을 고립시키지 못하도록 혁명이 전파 확산되어야 한다. 만약 대중이 이집트에서 권력을 잡는다면, 이스라엘은 사우디 및 아랍에미리트와 공조하여 (그리고 아마도 수단 반동 군벌들의 도움으로) 개입하고 새 정부를 전복하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혁명은 그 출발부터 동맹군들을 찾아야 하며, 이 동맹군들은 대중 속에 ㅡ 지배자들에게서가 아니라 ㅡ 있다. 이러한 혁명 국제화가 필수적인 것은 각 나라의 경제가 지역 및 세계 시장에 의존해 있기 때문에도 그렇다.
나아가 혁명은 전면적·포괄적인 것이어야 한다. 권위주의 국가기구 (군대, 경찰, 관료제) 분쇄를 목표로 해야 한다.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보았듯이, 언제나 이 국가기구 괴물은 지배계급의 도구로 봉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본주의 국가기계는 새로운 국가기계로 대체돼야 한다. 대중의 통제 하에 아래에서 위로 구축되어야만 하는 혁명적 프롤레타리아 독재로 말이다.
혁명은 또 즉각 지배계급을 수탈해야 한다. 즉 기간산업, 운송, 통신, 금융을 국유화하여 노동자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 그러한 강령은 1917년 러시아 혁명을 비롯한 그 밖의 혁명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립된 연속혁명 이론에 기초하고 있다. “연속혁명이란 ㅡ 맑스가 이 개념에 붙인 의미로 말할 때 ㅡ 어떤 형태의 계급 지배체제와도 중도에 타협하지 않는, 민주주의 단계에서 멈추지 않는 혁명, 사회주의적 조치로 넘어가는, 그리고 외부로부터의 반동에 맞선 전쟁으로 넘어가는 그러한 혁명을 뜻한다. 즉, 매 후속 단계들이 모두 앞선 단계에 뿌리를 두고 있고, 오직 계급 사회의 완전한 청산으로만 끝날 수 있는 혁명인 것이다.”[17]
혁명적 활동가들은 노동자·피억압자의 모든 투쟁에 관여하고 이러한 연속혁명 강령을 제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혁명적 활동가들은 대중이 그들 자신의 투쟁기관을 만들도록 도와야 한다. 투쟁 방향과 목표에 대한 민주적 결정을 내리고 지역 및 전국 단위 기관들이 구성될 수 있도록 대표자들을 선출하는 작업장·공장과 지역공동체의 대중총회를 통해 그러한 투쟁기관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대중총회를 통해 대중을 억압기구에 맞서 방어하기 위한 무장 정당방위대를 창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투쟁기관들은, 대중이 무장항쟁으로 봉기할 때 진정한 노동자·빈농 정부의 토대가 된다.
이 같은 전략은 활동가들이 힘을 합쳐 그러한 연속혁명 강령에 입각해 혁명당을 만들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 혁명세계당 건설이 ㅡ 각 나라에 그 지부들 건설과 함께 ㅡ 현 시기의 핵심 임무인 이유다. RCIT는 이 임무에 몸 바친 조직으로서, 같은 생각을 가진 모든 활동가들에게 힘을 합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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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년 가자 전쟁에 대한 많은 RCIT 문서들이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 정리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gaza-uprising-2023/. 특히, 11개 언어로 발표된 첫 번째 RCIT 성명을 참조할 것을 독자들께 권한다. <[긴급성명] “점령자들을 쫓아내야 할 때다!” - 영웅적인 팔레스타인 저항을 지지하자! 이스라엘에게 패배를!>, 2023년 10월 7일, https://blog.wrpkorea.org/2023/10/blog-post.html
[2]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팔레스타인 국제 노동자 연대의 실천 사례들 - 유럽과 북미의 노동조합이 전 세계적 항의시위 물결에 동참하여 이스라엘 전쟁기계를 타깃으로 한 행동을 취하다>, 2023년 11월 11일, https://blog.wrpkorea.org/2023/11/blog-post_13.html; 같은 저자, 인도 노동조합들이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동참하다 -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을 대체하는 인력으로 일하지 않을 것임을 결의한다!”>, 2023년 11월 12일, https://blog.wrpkorea.org/2023/11/blog-post_17.html
[3] Global Times: How US reaps benefits through decades of military aid, weapon sales to Israel, 20 October 2023 https://www.globaltimes.cn/page/202310/1300244.shtml
[4]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Steven Scheer: Israel says it raised $8 billion of debt since start of war with Hamas, Reuters, 13 November 2023, https://www.reuters.com/world/middle-east/israel-says-it-raised-8-bln-debt-since-start-war-with-hamas-2023-11-13/; 다음도 보라. Countercurrents Collective: Israel’s War Debt Surging, 14.11.2023, https://countercurrents.org/2023/11/israels-war-debt-surging/
[5] 이에 대해서는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근 60년째 살고 있는 유대인 반시온주의자 Yossi Schwartz 동지의 다음 두 책을 보라. 이 책들에서 요시 동지는 시온주의 국가와 맑스주의 강령에 대해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The Zionist Wars. History of the Zionist Movement and Imperialist Wars, 1 February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zionist-wars/; Palestine and Zionism. The History of Oppression of the Palestinian People. A Critical Account of the Myths of Zionism, RCIT Books, Vienna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alestine-and-zionism/; 다음 팜플렛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On some Questions of the Zionist Oppression and the Permanent Revolution in Palestine, May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ermanent-revolution-in-palestine/
[6]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사를 보라. Yossi Schwartz: Down with the empty resolutions!, 12.11.2023, https://the-isleague.com/down-with-the-empty-resolutions/
[7] Joint Arab and Islamic Summit Concludes and Demands End to Israeli Aggression, Breaking of Israeli Siege on the Gaza Strip and Prosecution of Israel for its Crimes, 13/11/2023, https://www.oic-oci.org/topic/?t_id=39923&t_ref=26755&lan=en
[8]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iyadh hosts joint Arab-Islamic summit after disagreements over response to war on Gaza – report, 11 November, 2023, https://www.newarab.com/news/disagreements-led-joint-arab-oic-gaza-summit-riyadh; TASS: Press review: Islamic-Arab summit misses the mark and Berlin plans to double aid to Kiev, 13 November 2023, https://tass.com/pressreview/1705249
[9] RCIT는 2011년 3월 그 시작 이래 시리아 혁명에 대해 여러 책자와 기사, 성명, 논설을 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the-syrian-revolution/.
[10] Ali Haj Suleiman: ‘Two sides of the same coin’: Activists decry Assad’s criticism of Israel, Al Jazeera, 12 November 2023, https://www.aljazeera.com/news/2023/11/12/two-sides-of-the-same-coin-activists-denounce-assads-criticism-of-israe
[11] 이집트 시시 정권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최신 농담을 아시나요? - EU와 이집트 엘시시 장군이 공동으로 “테러”와의 싸움을 한답니다!>, 2022년 1월 26일, https://blog.wrpkorea.org/2022/05/eu_25.html
[12] 이에 대해서는 다음 링크로 들어가서 RCIT 지부들의 여러 성명을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mass-protests-against-reactionary-regime-in-iran/
[13]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모든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노동자혁명당(준)이 펴낸 다음 책도 보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국주의>>, 2022년 11월, https://blog.wrpkorea.org/2023/01/blog-post.html.
[14] RCIT는 아랍 혁명에 대해 많은 책자와 논문, 기사를 발표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2nd-wave-of-great-arab-revolution/, 또 다음 링크에서도 볼 수도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 다음을 보라. RCIT: Revolution and Counterrevolution in the Arab World: An Acid Test for Revolutionaries, 31 May 2015,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ses-arab-revolution/
[15] 다음에서 관련 RCIT 문서들을 참조하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llection-of-articles-on-2nd-wave-of-great-arab-revolution/
[1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시리아 혁명 부활의 의미>, 2023년 8월 26일, https://blog.wrpkorea.org/2023/09/blog-post.html
[17] Leon Trotsky: The Permanent Revolution (192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69, p.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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