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농담을 아시나요?
EU와 이집트 엘시시 장군이 공동으로 “테러”와의 싸움을 한답니다!
2022년 1월 26일,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www.thecommunists.net중동 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EU(유럽연합)는 이집트 엘시시 군사독재와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시킬 계획이다. “유럽연합은 이집트와 세계 대테러 정책을 수립하는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의 공동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주 EU 관리들은 EU-이집트가 세계 대테러 포럼의 공동 의장직을 맡는 것을 승인했다. 2013년 엘시시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이후 이집트에서 인권 유린과 대테러 권력 남용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유치안은 현재 EU 이사회의 순환 의장직을 맡고 있는 프랑스가 1월 11일에 제안한 것이다.”[1]
세계 대테러 포럼 (GCTF)은 2011년 9월 뉴욕에서 설립되었다. 미들이스트아이는 다음과 같이 보도한다. “세계 대테러 포럼은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의 대테러 및 대극단주의 전략의 방향과 발전에 영향력 있는 역할을 해왔다.... 포럼은 유엔과 긴밀히 협력하여 국제기구의 자체 대테러 전략을 추진한다.” 포럼에 가입해 있는 30개 회원국에는 러시아, 중국,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권위주의 정권이나 노골적인 독재정권들도 포함되어 있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조롱인
EU와 엘시시 군사독재의 공동 유치는 어떤 의미 있는 기준으로 보아도 능멸이고 조롱이다. 2013년 7월 군사쿠데타 이후 이집트는 아랍 세계에서 최악의 독재체제 중 하나가 되었다. 엘시시 군사독재는 수천 명의 반정부 활동가들을 살해했다. 8월 14일 하루에 2,600명이 살육 당한 라바 학살 사건도 그 중 하나다.[2] 엘시시 정권에 의해 현재 7만 여명이 정치적 이유로 감옥에 갇혀 있는데, 그 중에는 페이스북에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댓글을 단 "범죄"도 포함되어 있다.[3]
불과 두 달 전, 프랑스 탐사 웹사이트 <폭로>는 수백 개 기밀문서들을 증거로 하여, 프랑스와 이집트 군부가 시를리 작전이라는 암호명으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폭로하는 보도를 냈다. 이 작전 과정에서 엘시시 장군의 부대는 2016년 2월부터 이집트 서부 사막 지역에서 프랑스 정보기관의 도움으로 약 6만 명 (소위 “테러범”, 실제로는 대부분 민간인)을 사살했다.[4]
엘시시 정권은 반정부 세력 일체를 “테러 집단”으로 몰아 섬멸 작전을 폈는데, 이 중에는 2011년 1월 이집트 혁명 승리 이후, 처음이자 유일한 민주적 선거에서 승리한 부르주아 이슬람주의 정당 '자유와 정의당'의 주요 세력인 무슬림형제단도 포함되었다. 이 당의 리더이자 민주적 선거로 당선되어 군부쿠데타 전까지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무함마드 무르시는 "테러" 수괴 혐의로 쿠데타 군부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는 수년간의 고문 끝에 2019년 6월 감옥에서 사망했다.
한 마디로 엘시시는 그 자신이 테러 국가의 수괴다. 엘시시 옆에 서면 오사마 빈라덴은 미성년자 초등학생으로 보일 지경이다! “테러와 싸우기 위해” 이 자를 기구의 수장으로 앉히는 것은 마약상을 학교 교장으로 앉히는 것과 같다.
이집트 인권변호사이자, 제네바에 본부를 둔 정의위원회 위원장 아흐메드 메프레흐는 EU가 제안한 유치안은 "엘시시 정권의 이미지 미화를 돕기 위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집트를 국제 대테러 포럼의 의장국으로 지명하는 것은 테러와의 전쟁을 빙자하여 자행된 이집트의 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한 조롱이다."
온갖 정치깡패들과 용병들이 2013년 엘시시 장군의 유혈 군사쿠데타를 지지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엘시시 후원자 명단을 보면 그 첫 줄에 미 제국주의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로 시작한다. 여기에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알노르 당의 "이슬람주의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위 “맑스주의” 조직들도 엘시시 군사쿠데타를 "제2혁명"이라고 환호하며 맞이했는데, 그 중에는 이집트공산당과 알란 우즈의 IMT나 LIT-CI와 같은 자칭 "트로츠키주의자"들도 있었다.[5]
“유럽적 가치” - 음, 누구의 “가치”?
EU가 내부 비망록에서 이른바 “유럽적 가치”를 언급하며 엘시시와의 이 양두구육의 공동 유치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역겨운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미들이스트아이는 다음과 같이 보도한다. “민권단체 스테이트워치가 공개한 1월 11일자 EU 이사회 메모에 따르면, 공동유치안은 10월과 11월 EU 테러 관련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에서 EU 대외관계청(EEAS) 회원국들이 처음 제기했다. 메모에는 ‘EU는 세계 대테러 포럼의 공동 의장국으로서 국제 대테러 정책의 의제를 구체화하고 대테러 분야에서 EU 가치를 실천하고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메모는 또 공동 유치에 관심을 표명한 이집트는 ‘EU의 오랜 파트너이자 동아프리카 역량 강화 관련 세계 대테러 포럼 워킹그룹의 공동 의장’이라고 밝혔다.”
이 엘시시와의 공동유치안이 "대테러 분야에서 EU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구절에 특히 눈길이 간다. 이건 뭐지? 농담? 아니면 여론에 대한 조롱인가?
유럽 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럽연합이 마지막 “민주주의 오아시스” 같은 것이라는 환상을 여전히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RCIT가 여러 번 설명했듯이) 그건 EU 우두머리들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신화다. 실제로는, EU는 소위 제3세계 나라들을 초과착취 하는 것으로 부유해지고 잘살게 된 국가들의 제국주의 동맹이다. EU는 그 요새 내에서 얼마간의 민주적 자유를 허용하지만, 이것을 다음과 같은 조건들과 결합시킨다.
a) 사회적 천민 지위를 강요받고 값싼 노동인력으로 일하는 대규모의 이주민·이민자 층에 대한 초과착취
b) 수백만 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요새 성채 바깥에 두기
c) 전 세계 독재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기. 엘시시는 이런 EU 교수형집행인 중 하나일 뿐.
이 “유럽적 가치”에는 또 ㅡ 프랑스 마크롱 정부와 오스트리아 보수당 주도 정부가 반복해서 밝혔듯이 ㅡ “정치적 이슬람과의 전쟁”도 포함된다는 점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이 “전쟁”은 실제로는 유럽의 무슬림 이주민 소수자에 대한 억압 정책으로, 여기에는 많은 무슬림 협회 금지, 모스크 사원 폐쇄, 샤를리 에브도의 인종주의적 이슬람 혐오 만화에 대한 옹호 등이 포함된다.[6]
달리 말하면, EU는 절대 손수 죽이지 않고 더러운 일을 조폭 부하들에게 맡기는, 그 자신은 멋져 보일 수 있는 마피아 보스와 같다. 잘못 명명된 이 "유럽적 가치"는 실은 유럽 제국주의의 위선적인 가치들이지 자유와 정의의 진정한 수호자들의 가치가 아니다!
실제로 EU와 엘시시 정권이 세계 대테러 포럼을 이끌겠다는 공동유치안은 유럽 제국주의와 이집트 군사독재가 긴밀하게 협력해 온 가장 최근의 예일 뿐이다. 착각은 금물. 이것은 강도들과 살인자들의 동맹이다! 몇 년 전, 우리가 다음과 같이 지적했듯이,
"EU와 이집트 독재자의 이 동맹은 실질적인 공동 이익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강대국들은 2011년 1월 아랍혁명 시작 첫날부터 이 혁명을 두려워했다. 강대국들은 이 지역의 풍부한 자원을 수탈하고 자본주의 세계무역의 핵심 전략 교통로 (이집트의 경우, 수에즈 운하 같은)를 장악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안정’이 필요하다. 나아가 유럽 제국주의자들은 아프리카와 아랍 이주민들이 전쟁과 참화를 피해 자국을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랍 독재정권들이 필요하다. 2011년 이전에는 제국주의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카다피, 무바라크, 아사드 등이 유럽에 들어오는 이주민을 아주 극소수로 제한되도록 잘 막아주었다. 물론 이들 독재자들은 그 ‘공로’로 유럽 정부들로부터 상당한 보상을 받았다. 아랍 독재자들은 상당한 재정 지원과 외국인 투자, 무기 등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공조체제는 민중이 혁명적 봉기로 이들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기 시작하면서 붕괴됐다. 요컨대, 유럽 기업 및 정부와 아랍 독재자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를 지지한다. 그것은 강도들과 살인범들의 동맹이다!"[7]
오늘 이 말들은 더더욱 들어맞는다!
-------------------------------------------------------------------[1] Simon Hooper: EU plans joint bid with Egypt to lead global counter-terrorism body, 21 January 2022, https://www.middleeasteye.net/news/eu-egypt-plans-bid-lead-global-counter-terrorism-body. 따로 밝히지 않은 한 모든 인용문은 이 기사에서 인용한 것이다.
[2] RCIT는 2013년 7월 군사쿠데타 직후 몇 주 간에 여러 팜플렛과 성명, 기사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RCIT: Egypt: Down with the Military Coup d’État! Prepare Mass Resistance! 8.7.2013, 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down-with-military-coup-d-etat; RCIT: Egypt: International Solidarity against the Army Crackdown!, 14.8.2013, 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international-solidarity; Yossi Schwartz: Egypt: Mobilize Resistance against the reactionary military regime!, 27.7.2013, 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no-to-military-regime; Michael Pröbsting: The Military’s Coup d'État in Egypt: Assessment and Tactics, 17.7.2013, 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meaning-of-coup-d-etat
[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Shehab Center for Human Rights: Human Rights Situation. Enforced Disappearances, Violations of Prisons and Places of Detention, 2021; Against Torture. A human rights report in the International Day of Support for Victims of Torture, monitors the methodology of torture in Egypt. A Joint Report by El-Shehab Center for Human Rights (SHR), Justice for Human Rights (JHR), Sala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the Protection of Human Rights (SPH), June 2020; Amnesty International: Report 2020/21. The State Of The World’s Human Rights, pp. 146-151
[4]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Egypt: General Sisi and his French Partner in Crime. Imperialist France knowingly aided the Egypt military in killing tens of thousands of civilians, 27 Novem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general-sisi-and-his-french-partner-in-crime/ [<엘시시 장군과 그의 프랑스 공범 - 제국주의 프랑스가 이집트 군사독재를 도와 수만 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general-sisi-and-his-french-partner-in-crime/#anker_2]
[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Coup d’État in Egypt and the Bankruptcy of the Left’s “Army Socialism”, August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egypt-and-left-army-socialism/; Yossi Schwartz: Egypt: The U.S. Support for the Military Coup and the Left’s ignorance, 11.7.2013,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gypt-us-support-for-military-coup/
[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Racist Character of Charlie Hebdo and the pro-imperialist campaign “Je Suis Charlie”. Solidarity with Muslim People! NOT Solidarity with Charlie Hebdo! 17.1.2015, http://www.thecommunists.net/worldwide/europe/racist-charlie-hebdo/;
[7] Michael Pröbsting: EU Leaders Praise Egypt’s Military Dictatorship. Imperialist Europe Aims for Close Collaboration with General Sisi’s Regime to Stop People Fleeing War and Misery. This is an Alliance of Robbers and Killers! 21.09.2018,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eu-leaders-praise-egypt-s-military-dictato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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