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집단학살 중에 이스라엘에 석유 대준 국가는 어디 어디인가?

- 소위 “팔레스타인의 친구들”의 치욕스러운 역할에 대하여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5년 12월 16일, www.thecommunists.net

 
 화석연료 없는 세계를 내걸고 기후변화 대응 운동을 지지하는 진보적 단체인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이 최근 매우 흥미로운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가자지구 제노사이드 학살 당시 이스라엘에 원유와 정제 석유 제품을 공급한 국가들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1]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1월 1일부터 2025년 10월 1일까지 12개국이 이스라엘에 원유를 공급했으며, 총 171회 선적에 1,790만여 톤에 달한다. 이 중 약 70%는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에서 공급되었고, 나머지는 브라질, 이집트, 그리고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공급되었다. 원유의 주요 산지는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이었으나, 운송은 각각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산 원유)와 러시아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경유해 이루어졌다.
 
또한 17개국이 이스라엘에 정제 석유 제품 152회 선적, 총 약 330만 톤을 공급했다. 이 가운데 러시아가 최대 공급국으로, 해당 기간 동안 전체 공급량의 45%를 차지했다. 그 외 공급국으로는 미국, 서유럽 국가들, 아프리카 국가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튀르키예 등이 포함되어 있다.
 
매우 시사적인 수치 자료다. 이스라엘은 자체적으로 석유를 거의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첨단 전쟁기계는 원유와 정제 석유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도 후안무치하게 일련의 국가들이 집단학살 당시 시온주의 식민 정착자 국가에 기꺼이 석유를 공급한 것이다. 다시 말해, 튀르키예와 러시아가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이 요구해 온 것처럼 이스라엘을 보이콧 했다면, 시온주의 살육기계는 빠르게 붕괴되고 제노사이드 학살은 끝났을 것이다.[2]
 
이스라엘의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서방 제국주의 열강들이 석유 공급에 나섰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원유가 이슬람협력기구(OIC)의 회원국인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에서 왔다는 사실이다. 이슬람협력기구는 무슬림 국가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며, 최소한 말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혹한 테러전쟁을 초기부터 비난해 왔다. 그러나 우리가 10월 7일 직후에 이미 지적했듯이, 이러한 연대의 언사는 이들 정권이 시온주의 야수에 맞서 어떤 실질적 조치도 취하지 않은 사실을 가리기 위한 위선적인 연막에 불과했다.[3]
 
이는 특히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의 경우에 더욱 분명하다. 특히 튀르키예 에르도안은 자신을 팔레스타인 저항의 수호자로 포장해 왔다. 입으로는 하마스를 칭송하면서도, 시온주의 살육기계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석유 공급을 계속해온 것이다! 이는 자본가 정권들이 국제 연대와 피억압자의 방어가 아니라 이윤의 원칙을 우선시한다는 맑스주의의 근본 진리를 강력히 입증하는 사례다.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이스라엘에 석유를 대준 가장 중요한 국가라는 사실 또한 많은 것을 드러내준다. 어처구니없게도 일련의 스탈린주의자, 볼리바르주의자, 혼란된 중도주의자들은 러시아가 “객관적으로” “반제 다극 중 한 극 (pole)”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러 문서에서 보여주었듯이, 이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러시아는 그 자체로 제국주의 강대국으로서, 세력권 확대를 위해 체첸, 조지아,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를 침략해왔다.[4]
 
이스라엘에 대한 러시아의 석유 공급은, 푸틴 정권이 서방 제국주의의 중동 핵심 동맹국을 지지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것도 현대사 최악의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시기에 말이다!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인민이 학살당하는 동안, 푸틴의 시온주의 야수 지지를 스탈린주의자들을 비롯한 사회제국주의적 푸틴 벗들은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이 점은 브라질의 “좌파” 룰라 정부에도 해당된다. 룰라 정부는 입으로는 집단학살을 규탄했지만, 동시에 팔레스타인 인민을 더 효과적으로 살육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 식민 정착자 국가에 석유를 계속 수출했다.
 
팔레스타인 해방투쟁의 지지자들과 사회주의 활동가들은 이 치욕스러운 위선의 풍경에서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한다.
 
1. 어떠한 자본가 정부도 신뢰하지 마라! 팔레스타인 인민을 지지한다고 하는 정부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들은 피억압자가 아니라 자본을 섬긴다!
 
2. 국제 연대의 힘을 동원 집결시키기 위해  아랍·무슬림 나라들의 반동 정권들을 타도해야 한다. 그럴 때에만 이스라엘 식민 정착자 국가에 맞선 전쟁을 선포하고 시온주의 테러기계를 파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아랍 혁명을 부활시키자!
 
3. 서방이든 중·러든 그 어느 제국주의 열강도 지지하지 말라! 노동자·피억압자의 국제 연대를 위하여!
 
4. 강에서 바다까지 자유로운 팔레스타인 쟁취! 중동사회주의연방의 일부로서 노동자·농민 공화국 쟁취!
 
  서방-시온주의의 가자 식민지화 책동 분쇄! 팔레스타인 저항을 지지하자!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제노사이트 학살전쟁을 패퇴시키기 위한 글로벌 보이콧 운동 건설·강화!

---------------------------
[1] Oil Change International: Behind the Barrel: An Update on the Origins of Israel’s Fuel Supply, 13 November 2025, https://oilchange.org/publications/an-update-on-the-origins-of-israels-fuel-supply/. 모든 데이터는 이 보고서에서 인용한 것이다.
 
[2] 2023-25년 가자 전쟁에 대한 RCIT 문서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정리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gaza-uprising-2023/,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gaza-uprising-2023-24-part-2/ 및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compilation-of-articles-on-the-gaza-uprising-2023-25-part-3/.
 
[3] 미하엘 프뢰브스팅, <팔레스타인 해방과 아랍 혁명 - 전진하는 유일한 길은 피억압 대중의 투쟁을 중동 전체의 공동 인티파다로 통합하는 전략에 있다>, 2023년 11월 15일, https://blog.wrpkorea.org/2023/11/blog-post_28.html
 
[4] 이에 대해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eculiar Features of Russian Imperialism. A Study of Russia’s Monopolies, Capital Export and Super-Exploitation in the Light of Marxist Theory, 10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 다음도 보라.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러시아 제국주의의 특색>>, 2021년 10월, https://blog.wrpkorea.org/2022/05/blog-post_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