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의 장막을 걷고 마각을 드러내다


위선의 장막을 걷고 마각을 드러내다

- 러시아의 침공을 이용하여 미 제국주의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자원 약탈에 나섰다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5217, www.thecommunists.net
 
새 트럼프 정부에 대해 단 하나 좋은 것은 민주주의인권을 수호한다는 오랜 양두구육의 위선적 수사를 내던져버려 미국의 제국주의 이익을 들여다보는 것이 더 쉬워졌다는 점이다. 모든 제국주의 열강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정부도 권력과 이윤에만 신경 쓴다. 백악관의 이 남다른 용기를 가진분이 파나마와 그린란드, 캐나다를 병합하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인민을 추방한다는 계획을 소상히 밝히면서 그 해적 같은 제국주의 심산이 아주 환하게 드러났다.
 
미국이 27일 우크라이나 정부에 건낸 합의안 초안이 바로 같은 종류의 해적 심보를 보여준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후 재정지원의 대가로 우크라이나 광물, 석유, 가스, 인프라 수익의 50%를 확보한다고 되어 있다. 이른바 재건 투자기금을 중심으로 한 이 뉴딜은 미국한테 우크라이나 자원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권을 부여해주는 합의안이다.[1]
 
초안 합의서는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우크라이나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재정적 약속"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그 범위와 액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하고 있지 않은 데 반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원료자원에 대한 장기 지배권을 가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원 추출 라이선스 수익의 50%를 미국에 할당하여 사실상 미국이 우크라이나 경제에 재정적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자원 라이선스를 발행하고 관리할지에 대해서도 <재건투자기금>이 이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수출 가능한 광물자원을 다른 나라에 판매하기 전에 먼저 구매할 수 있는 "우선 거부권"을 갖게 된다.
 
나아가 초안은 우크라이나가 주권자 면책특권(sovereign immunity)을 포기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재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자산을 합법적으로 압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미국은 재건투자기금과 관련된 우크라이나의 회계장부에 대한 전액 감사 권한을 갖게 되며 우크라이나는 매월 미국에 재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협정은 만료일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우크라이나 자원에 대한 미국의 지배권이 무기한 유지될 수 있게 되어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전직 관리는 미국의 제안을 "식민지 협정"이라고 제대로 칭했다.[2]
 
이코노미스트 지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딱 한 시간을 주고 이 미국의 을 수락할지 말지 결정하라고 했다.[3]
 
예상대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는데, 이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브라이언 휴즈는 빈정대며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훌륭한 기회에 대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방 열강들이 전쟁을 빨리 종결시키고 이윤을 내길 원하다
 
반대로 사건의 실제 전말은 젤렌스키 정부가 서방 제국주의의 품에 얼마나 근시안적으로 몸을 던졌는지 보여준다! 미국·서유럽의 지배계급이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민족자주를 평가해줘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고 진지하게 믿었던 사람이 있었던가?! 적어도 이제 위선의 장막은 벗겨졌고 누구나 서방 제국주의의 탐욕적 반동적 성격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든 트럼프 정부든 (마찬가지로 시진핑 정부든, 푸틴 정부든) 권력과 이윤을 최우선순위로 좇는다는 점에서 동일한 제국주의 정부다. 그들은 직간접적 위협과 무력으로 반()식민지 나라들 (즉 형식상 독립국이지만 사실상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세계열강과 세계시장에 종속된 나라들)을 복속시키려 한다. 20145월 야누코비치 정권이 전복된 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영향력을 잃고 서방 열강들이 이 나라에서 패권 세력이 되자 러시아 제국주의 정부는 돈바스에 군사 도발을 시작했다. 20222,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식민지로 복속시키고자 전면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미국·서유럽 제국주의 정부들은 이를 막기를 원했지만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민족방위 전쟁을 지지할 의무를 졌지만 ,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한에서만 그렇게 할 용의가 있었다.
 
이제 전쟁이 자국 경제에 부담이 되고 더 이상 러시아 패배가 현실적인 목표일 수 없게 되자 서방 열강은 싸움을 끝내고 제 몫을 챙기겠다고 한다. 물론, 트럼프 정부 하의 미국의 이익과 유럽 제국주의 정부들의 이익은 확실히 갈리고 있다.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이윤을 짜내길 원한다. 동시에 미국 땅에서 우크라이나가 멀리 떨어져 있어 전쟁이 자국 안보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푸틴과 딜을 칠 의향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또한 미국은 유럽 동맹들이젠 경쟁자들이라고 하는 게 좀 더 정확하겠다 에게 전쟁 결과 처리를 떠맡기고자 한다.
 
젤렌스키 식민지 부르주아 정부는 개전 당초부터 서방 열강들에 매달려 그들 이익에 영합해 왔다. 젤렌스키 정부는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나라의 미래는 나토와 EU에 가입하는 것에, 즉 미국·유럽 제국주의의 대리인(proxy)이 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정부는 미국과 EU에 우크라이나가 서방 열강의 최전방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거듭 제안했다.
 
젤렌스키가 부딪힌 문제는 이들 서방 열강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에 대해서는 평가하지만, 그것이 그들에게 이윤을 거둘 수 있게 해주는 한에서만, 그리고 그들에게 직접 이 라이벌 강대국과의 전쟁에 돌입할 의무를 지우지 않는 한에서만 그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언제나 우크라이나의 나토·EU 가입을 그들이 거부해온 이유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패권국이 아니라는 것을 십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 제국주의 정책노선에서 하나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고 기꺼이 러시아를 비롯한 제국주의 경쟁자들과 (한편으로 막대한 이윤을 거두며) 딜을 칠 용의가 있다.[4]
 
 젤렌스키 정부 타도/ 노동자 정부로 대체가 시급하다
 
유럽 열강들은 트럼프가 푸틴에게 양보교섭 하고 "서구적 가치를 배반했다"며 한탄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위선임을 누가 모르겠나. 그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그들에게 매우 불리한 딜을 칠까 봐 두려워할 뿐이다. 그들이 우크라이나에 유럽 자체 병력 파견 계획 수립을 통해 계속 게임에 머무르며 젤렌스키 정부를 강제하여 유럽 기업들에게 더 큰 경제 지분을 제공하도록 압박해보려는 이유다.
 
젤렌스키 정부가 미국·유럽 제국주의의 플랜에 결탁한 것은 근시안적이라서 만이 아니라 이윤이 큰 비즈니스 딜을 기대해서이기도 하다. 관료들과 과두재벌 올르가르히는 서방 정부 및 기업과 이윤 나는 비즈니스 딜을 체결하길 기대한다.
 
이는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방어가 젤렌스키 정부와 같은 부르주아 정부의 손에 맡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언제나 RCIT와 불꽃그룹 (RCIT 우크라이나 지부)은 푸틴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민족방위 전쟁을 지지해 왔다. 우리가 가능한 한 (서방 열강들을 포함하여) 어디로부터든 우크라이나의 무기 얻을 권리를 방어해온 이유다.[5]
 
동시에 우리는 나토 제국주의를 규탄하며, 서방 열강에 대한 종속으로 결과할 일체의 정책을 배격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민대중이 아니라 올리가르히와 서방 제국주의자들을 섬기는 반동 젤렌스키 정권에 반대한다. 당면하여 이 자본가 정부를 타도하고 노동자 정부로 대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정세다. 새 노동자정부는 올르가르히를 몰수 수탈하고 기간산업을 비롯한 경제 주요부문을 국유화하여 우크라이나의 자본주의 반식민지 지위를 극복하고 독립 노동자공화국 수립으로 가는 길을 열 것이다.[6]
 
우크라이나 노동자정부는 서방 제국주의의 종이 되지 않고서 러시아 점령군 축출을 위한 인민전쟁을 조직할 전제조건을 만들어낼 것이다! 노동자정부는 이러한 인민전쟁을 배외주의 기초 위에서 수행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푸틴의 독재로 고통 받는 러시아의 인민대중에게 손을 뻗을 것이다.
 
 
* 인민전쟁으로 우크라이나를 푸틴의 침공에 맞서 방어하자! 우크라이나의 나토·EU 종속 반대! 러시아 제국주의와 나토 제국주의에 맞서자!
 
* 미국·서유럽과 러시아 등 모든 제국주의 열강 타도! 이들 열강들 간의 모든 충돌에서 사회주의자들은 <혁명적 패전주의>로 양 진영 모두에 대항한다!
 
 
-------------------------
[1] Terms and Conditions Agreement. Draft as of February 7, 2025 (Pre-Decisional & DeliberativePrivileged & Confidential).
 
[2] Emma Burrows: US presented Ukraine with a document to access its minerals but offered almost nothing in return, Associated press, 16 February 2025, https://apnews.com/article/ukraine-us-zelenskyy-agreement-trump-minerals-4d5eefcc44c9f17f330db98d81720b29; 다음도 보라. Meduza: Zelensky ‘politely declines’ to sign agreement granting U.S. mining rights for half of Ukraine’s ‘future mineral reserves’, February 14, 2025, https://meduza.io/en/news/2025/02/15/zelensky-politely-declines-to-sign-agreement-granting-u-s-mining-rights-for-half-of-ukraine-s-future-mineral-reserves
 
[3] The Economist: Team Trump's shakedown diplomacy, 16 February 2025, http://www.economist.com/europe/2025/02/16/team-trumps-shakedown-diplomacy
 
[4]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테제, <트럼프 2.0: 노선과 내적 모순, 정세 효과와 투쟁 과제>, 2025131, https://blog.wrpkorea.org/2025/02/2.html.
 
[5]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모든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노동자혁명당()이 펴낸 다음 책도 보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국주의>>, 202211, https://blog.wrpkorea.org/2023/01/blog-post.html.
 
[6] 우크라이나 사회성격에 대한 상세한 평가분석으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우크라이나 사회성격: 자본주의 반식민지 사회구성체 -1991년 자본주의 복고 이래 제국주의 독점체와 과두재벌에 의한 우크라이나 경제의 착취와 기형화에 대하여>, 20231, https://blog.wrpkorea.org/2023/02/blog-post_22.html.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