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결과: 인민전선을 향해 혁명적공산주의자들은 어느 전술을 배치하나?

 
프랑스 총선결과: 인민전선을 향해 혁명적공산주의자들은 어느 전술을 배치하나?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479, www.thecommunists.net
 
  프랑스 총선 2차 결선투표가 소위 좌파정당들의 승리로 끝났다. 신인민전선(NFP)이 총 577석 중 182석을 (그 우군 정파들까지 포함하면 193석을) 얻었다. 대통령 마크롱의 집권당 중심 연합세력 앙상블174, 우파 국민연합(RN)143, 보수 공화당이 60석을 각각 차지했다. 투표율은 이번에도 매우 높은 수치 (66.6%)를 기록했는데, 과거 선거 평균치에 비해 20.4% 증가한 수치다.
 
불과 1주일 전인 1차 선거에서 르펜의 국민연합이 33.2%, 신인민전선이 28.1% (우군 정파들을 추가할 경우 31%), 마크롱의 앙상블이 21.6%, 공화당이 7.2%를 얻은 것을 감안할 때 이번 결선 투표는 놀라운 반전이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 첫째, 좌파 정당들은 거리에서 거대한 군중 동원을 조직하는 데 성공했다. 파리에서부터 중소 도시, 읍면까지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붉은 깃발을 들고 (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머리에 아랍 두건도 쓰고) 국민연합 집권을 막자고 외치며 행진했다.
 
두 번째 이유는 신인민전선 지도부들이 부르주아-자유주의 마크롱주의자들 (앙상블)과 선거 거래를 성사시킨 데 있다. 그 결과로, 신인민전선과 앙상블 소속의 3위 후보들 다수가 후보 사퇴를 해서 국민연합 후보를 낙선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한편으로, 신인민전선 지도부가 마크롱 정권에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반영하는 행보다.
 
다른 한편으로, 이는 여전히 프랑스 독점부르주아지 다수파는 부르주아 정부에 신인민전선이 편입해 들어오는 것보다 국민연합의 승리를 더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연합 집권시 대대적인 정치적·사회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은 2023년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장기지속 대규모 시위나, 2018-20년 노란조끼 시위를 잊지 않았다. 더욱이, 프랑스 지배계급 주류가 제국주의 EU 통합·강화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데 반해 국민연합은 EU 탈퇴까지 포함하여 일국적-민족적 중심 지향의 노선을 취하고 있는데다 러시아 제국주의를 수용하는 데서도 훨씬 더 열려 있다.
 
선거 승리 직후 신인민전선 지도부는 마크롱에게 새 의회에서 과반을 이루고 코아비타시옹”(동거정부)의 형태로 정국을 이끌기 위해서는 새 정부 구성에서 인민전선 몫을 할당하라고 촉구했다.
 
  인민전선: 개량주의 계급배신 정책
 
신인민전선 내 가장 왼쪽에 위치한 당인 멜랑숑의 LFI (‘굴하지 않는 프랑스’)74명의 소속 국회의원을 가진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되었다. 사민주의 PS(사회당)59, 녹색당 28, ()스탈린주의 PCF(프랑스공산당) 9명씩이다. LFI는 좌익포퓰리즘 당으로, 친 팔레스타인 입장 (대표적으로, 하마스를 테러단체라고 부르는 것을 거부한다) 때문에 부르주아 언론뿐만 아니라 신인민전선 내 동맹 정파들에 의해서도 비방을 받고 있다. (이주자를 포함한) 노동자계급에 강력한 뿌리를 두고 있고, 파리 등 대도시 교외의 프롤레타리아 지구에서 많은 지지를 획득했다.
 
그러나 LFIPCF 지도부들은 그 급진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마크롱 자본가정권에 협조하여 함께 정부를 구성한다는 인민전선 정책을 좇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전복 의사가 없다는 뜻이고, 오히려 이 체제 내에서 지배권력의 일부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다. 선거 성공으로 정부에 입각한 뒤에는, 이 목표에 모든 정책이 종속된다.
 
LFI 지도부가 그들의 풀뿌리 지지자들로부터의 압력을 반영하여 급진적 성명들을 때때로 내고 거리에서 주요 대중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작년 친 팔레스타인 시위나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서 특히 그랬다. 그러나 이 모든 행보가, 고전적인 개량주의 방식으로 그들의 전략적 목표에, 즉 선거역량을 확대하고 지선/총선/대선에서 의석과 지자체 자리들을 늘려나가며 정부에 입각한다는 목표에 맞춰져 있고 거기에 종속되어 있다. 마크롱주의자들과 거래하는 정책을 멜랑숑이 전적으로 지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정부 구성을 위해 그가 발 빠르게 기동하는 것도 명백히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LFI의 오른쪽에 있는 당들, PCF와 나아가 PS(사회당) · 녹색당은 개량주의-선거주의 지향에서 훨씬 더 해악적이고 극악하다. PS는 자유주의·시온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띠고 있는 우파 사민주의 정당이고 녹색당은 숨김없는 부르주아-자유주의 세력이다.
 
간단히 말해서, (녹색당과 같은) 공공연한 부르주아 세력과 함께 하는 인민전선을 수립하고 이제 이 계급배반 인민전선 정책을 마크롱주의자들한테까지 손을 뻗어 확대하고자 하는 좌파 정당들을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들 신인민전선 당들이 이제 마크롱주의자들과 공동정부를 구성, 또는 의회에서 앙상블의 원내 지지를 받는 소수 연립정부를 구성하거나, 혹은 소위 기술관료 정부를 지지한다면, 이들은 권력에 계속 머무르기 위해 모든 중요한 문제들에서 타협하지 않을 수 없도록 몰릴 것이다. 오른쪽에 한 번 영합하면 이어서 바로 다음 번 영합이 뒤 따른다.
 
신인민전선 옹호자들은 르펜의 국민연합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신인민전선이 (인민대중이 증오하는) 마크롱 정권에 협조할 경우, 스스로 신뢰를 실추시키고 국민연합의 위조된 "반 제도권" 이미지만 강화시켜줄 것이다. 더구나, 반동 정부를 패퇴시키는 것은 반동 정책에 영합하는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거리와 직장·공장에서 대중 조직화와 대중투쟁을 통해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민전선을 해체하는 투쟁
 
우리가 2차 결선투표 전인 72일에 발표한 기사[1]에서 자세히 설명했듯이, 맑스주의자들은 공공연한 부르주아 세력과의 선거 거래나, 신인민전선과 같은 체계적 장기적 동맹 수립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볼셰비키는 1917, 멘셰비키와 에스에르 (나로드니키 사회주의혁명가당”)에게 카데츠 (부르주아 자유주의 입헌민주당”)와의 (연립정부) 동맹을 깰 것을 요구했다. 또 트로츠키도 1936년에 프랑스와 스페인에서의 인민전선을 지지하거나 거기에 참가하거나 하는 것에 일절 반대했다.
 
마찬가지로, RCIT도 신인민전선 결성이나 또는 그러한 인민전선 정부 지지에 강력히 반대한다. 유감스럽게도, 트로츠키주의를 자임하는 각종 정당/정파들 NPA(반자본주의신당)-A, POI, IMT, ISA, CWI, IST 이 신인민전선에 대해 완전한 기회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들은 마크롱주의자들과의 선거협약은 비판하지만, 이 인민전선 동맹의 해체는 요구하지 않는다. , 그들은 LFIPCF에게 신인민전선 내 부르주아 세력과 분립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인민전선의 강령을 위해 싸울" 것을 요구한다. 설상가상으로, NPA-APOI는 심지어 이 인민전선의 공식 참가 단체다.[2]
 
이러한 중도주의적 기회주의에 대한 우리의 비판은 그들이 신인민전선을 지지하는 수백만 노동자, 청년, 이주자에 대해 취하고 있는 태도에 관한 비판이 아니다. 대다수의 선진적인 노동자, 청년, 이주자가 LFI를 지지하고, 나아가 일부 PCF도 지지한다는 사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진보적 부문들이 인민전선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아니, 그러한 환상과 대면하고 참을성 있게 설명하는 것, 그러한 중요한 정세동향으로부터 비켜 서 있지 않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대중에 대한 그러한 지향은 원칙 있는 전술과 병행해야 한다. 즉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부르주아지에 대한 일체의 종속과 단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술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직장·공장 등 일터와 지역공동체와 교육기관에서 노동자·피억압자를 행동위원회로 조직할 필요성을 사회주의자들이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한 위원회들은 신정부에 대한 투쟁을 계획하기 위해, 선출된 대표자들을 통해 전국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또 그러한 위원회들은 노동조합들이 노조 전투력을 사용하도록 추동해야 한다.
 
동시에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 기반을 가진 당들 특히 LFIPCF 에게 인민전선과 단절하고 거리와 사업장에서 투쟁을 밀어가는 데 힘을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의회에서 이들 당들이 마크롱주의자들과의 동맹이나 정권과의 거래를 모색하는 것에 엄중히 반대한다. 노동자·피억압자의 요구들을 내걸어야 한다. 선거 전에 우리가 개량주의 후보들에게 비판적 선거 지지를 줄 것을 촉구한 것은 바로 이러한 토대 위에서였다.
 
물론, 자동으로 이 같은 전술은 사회주의자들이 LFI/PCF 지도부들과 정면 대립을 한다는 뜻이 된다. 그들 지도부가 이 인민전선 정책에 승부수를 띄우고 전력을 바치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들 당의 평당원 지지자들 중에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위해 싸우는 용기 있는 투사들이 많이 있는데, 사회주의자들은 이들과 거리에서, 노동조합에서 공동으로 함께 싸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모든 부르주아지 분파들 및 노동관료와 독립된 혁명당을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임무다. 그런 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투사들을 개량주의 지도부들의 인민전선 정책에서 떼어내는 체계적인 조직적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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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하엘 프뢰브스팅, <프랑스: 의회 선거에서 혁명적 전술 인민전선 정책과 단절하라! 부르주아 후보들을 찍지 마라! 국민연합도, 마크롱주의자들도, 녹색당도 다 반대! 노동자계급·피억압자에 기반한 개량주의 후보들에게 비판적 지지를!>, 202472, https://blog.wrpkorea.org/2024/07/france-revolutionary-tactics-in.html.
 
[2]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NPA-A: France: The far right has been pushed back by popular mobilization - now we must implement the programme of the New Popular Front, 7 July 2024, https://internationalviewpoint.org/spip.php?article8584; Léon Crémieux: France: Combating the major risk of the far right, 5 July, 2024, https://internationalviewpoint.org/spip.php?article8578; Daniel Gluckstein: France: Have they forgotten everything? La Tribune des travailleurs (Lambertists), N° 447, 3 July 2024, Révolution (IMT): French elections: no deals with the right! All out to apply and deepen the NFP programme! 08 July 2024, https://www.marxist.com/french-elections-no-deals-with-the-right-all-out-to-defend-and-deepen-the-nfp-programme.htm; Paul Gerrard: New Popular Front Blocks Far Right For Now, ISA, 8 July 2024 https://internationalsocialist.net/en/2024/07/france; Gauche Révolutionnaire (CWI): France: Against the Far-Right RN & Macron Vote New Popular Front! 5 July 2024, https://www.socialistworld.net/2024/07/05/france-against-the-far-right-rn-macron-vote-new-popular-fr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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