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테제] 제국주의 패권경쟁과 민족 문제
- 미·중 충돌과 그것이 자본주의 세계질서에 미치는 결과에 대하여
- 대만 민족 문제와 혁명적 패전주의 강령에 대하여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2년 8월 20일, www.thecommunists.net
■ 대만 사태가 세계정세에 갖는 함의
■ 대만 민족 문제와 미·중 간 제국주의 패권쟁투
■ 맑스주의자들과 대만 민족 문제
■ 혁명적 패전주의 강령을 각각의 다른 시나리오들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하여
■ 노동자·민중 운동 내 사회제국주의·사회평화주의와의 투쟁과 혁명적 지도력의 필요
* 주) 다음 테제는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그들의 세력관계 발전에 대한 RCIT의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문서는 대만을 둘러싼 제국주의 간 상호충돌에 대한 우리의 기존 입장을 확인하고, 여기에 더해 새롭게 확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말미에 제시한 문서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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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만에 대한 지배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의 충돌이 세계정세의 핵심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향후 몇 년간 계속해서 세계정치의 중심 사안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a) 중국이 제국주의 열강으로 부상하는 한편에서, 그와 동시에 오랜 패권국 미국은 쇠락하고 있다. 경제·정치·군사 등 전 분야에서 오늘 이 두 국가는 모든 열강들 가운데서도 지배적인 강대국들이다. 양 강대국은 상대방이 세계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을 방해할 만큼 강하지만, 스스로 세계 지배권을 행사할 만큼 강하지는 않다. 현재, 대만 분쟁을 중심으로 한 미·중 패권경쟁은 (우크라이나 전쟁 및 나토-러시아 세력권 쟁투와 함께) 세계정세의 핵심 축이다.
b) 대만 지배권이 양 강대국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는 세계 해상 무역의 60%와 전체 세계 무역의 22% 이상이 남중국해를 통과하기 때문이다.
c) 더욱이 세계 반도체 시장의 63%를 대만 산업이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대만 장악은 결정적이다.
d) 나아가 대만 장악은 중국 해군의 태평양 접근을 결정적으로 용이하게 할 것이며, 그에 따라 미국 본토와 남태평양 섬들에 대한 접근도 용이하게 할 것이다.
■ 대만 사태가 세계정세에 갖는 함의
2. 이런 근본적 요인들로 볼 때 향후 몇 년 안에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하며, 대만이 그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충돌을 피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ㅡ 사회주의 세계혁명을 차치하면 ㅡ 두 강대국 중 하나가 ‘자발적으로’ 퇴각해서 대만 지배권을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상황뿐이다. 이런 사태전개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미·중 어느 측이든 해당 지배계급에게 전략적 패배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필시 국내의 혁명적 정세와 정권 실각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그러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3. 이러한 근본적인 요인들에 더해 국내 불안정이 미·중 모두에서 증대되고 있다. 2019년 후반 이래 세계경제 대공황과, 중국의 계엄령 식 록다운 봉쇄 정책, 실업률 증가, 금융 및 부동산 부문의 위기, 그리고 미국의 독점 부르주아지 내부와 국가기구 내부의 깊은 정치적 분열 및 뒤따른 중간계급 내 분열, 치솟는 인플레와 폭발적인 사회적 긴장 등, 이 모든 상황이 미·중 모두에서 지배 엘리트들로 하여금 내부 갈등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배외주의적 군국주의와 대외 모험을 가속화하도록 떠밀고 있다.
4. 이러한 모든 이유로 인해 강대국들 간 군사적 대결이 전 세계적으로 미칠 중대한 파급력을 과소평가하기란 거의 가능하지 않다. 위에서 비쳤듯이, 이 지역에서의 충돌은 곧바로 세계경제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두 열강의 세계 패권적 지위와 거대한 군비를 고려할 때, 그러한 충돌이 일어나면 필연적으로 3차 세계대전을 불러올 것이다. 미·중 간의 군사적 충돌은 전 세계에 걸쳐 정치적 양극화를 급격히 가속화시키고 모든 국가를 ‘진영’을 정하도록 떠밀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러 간과 미·일 간이 각각 더욱 밀착하고 양대 동맹의 대대적인 공고화가 이뤄질 것이다. 심지어는 이러한 군사적 대결이 있기 전에 이미 양 강대국이 서로에 대해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책략을 쏟아 붓는 전초전적 준(準)전쟁을 통해 세계경제와 세계정치질서에 파국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5. 어느 경우든 미·중 간 전쟁 또는 준 전쟁은 근본적으로 세계질서를 뒤흔들 것이고 전 세계적인 혁명적 정세를 열 수 있다. 두 강대국에게는 더더욱 그러한데, 왜냐하면 미·중 모두에게 대만 전쟁은 상당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대만 전쟁이 미 제국주의와 중국 제국주의 모두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발표한 새 보도에 따르면, 4주간의 충돌로 미국이 해군 및 공군력의 절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의 결론이다.
6. 요약하자면, 다음 두 주요 사태가 2022년 세계정세를 빚어냈다.
a) 우크라이나 전쟁과 나토-러시아 간 세력권 쟁투의 급가속.
b) 대만 사태와 미·중 패권경쟁의 대대적인 가속화
이 두 사태는 제국주의 상호 패권쟁투 새 국면의 시작을, 즉 3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연다.
■ 대만 민족 문제와 미·중 간 제국주의 패권쟁투
7. 애국주의와 중화 배외주의 (쇼비니즘)가 베이징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의 가장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지주(支柱)가 된 이래로 대만 영유권 주장은 정권의 정치적 정통성에서 핵심 구성요소를 이루고 있다. 대만이 역사적으로 중국의 불가분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중화 배외주의 신화일 뿐, 혁명적 공산주의자들, 맑스주의자들은 이를 배격하는 바다.
8. 대만 섬은 약 6,000년 전에 오스트로네시아 인들이 거주했다. 중세에 중국인 정착자들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식민주의자들이 이 섬에 들어왔다. 1863년, 청나라 때 중국이 대만을 정복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만 지배권은 느슨해서 토착민들과 한족 정착민들 (주로 빈곤과 참화를 피해 본토를 탈주한 가난한 농민들)에 의한 거듭된 반란에 봉착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린솽웬(林爽文)의 난” (1786년~1788년)이었다. 또 다른 중요한 봉기가 1862년~1864년에 있은 다이완셍 봉기다. 1895년, 일본 제국주의가 대만을 점령하고 나서 얼마 뒤 동화(同化) 정책을 시행하여 일본 성(姓)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했다. 식민 지배자들은 7년간의 저항에 직면했고, 반란군은 단명에 그친 "대만공화국"을 선포했다. 마침내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대만은 해방되었다.
9.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이끄는 농민군과 장제스의 반동 국민당 군대 간의 내전이 이 섬에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홍군에게 본토에서 패퇴 당한 뒤 장제스 국민당이 대만으로 퇴각했다. 장제스는 자신을 전 중국의 지도자로 선언하고 대만의 타이베이(臺北)를 "전시 수도"로 선포했다. 미 제국주의의 도움으로 장제스는 공산주의자들과 본성인 (대만 다수 원주민)의 저항을 잔인하게 진압했다. 가장 중요한 사건이 1947년 2월 28일에 일어난 “2.28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2월 28일은 대만 민족주의 운동의 역사적 기념일이 되었다). 대만의 자치 내지 독립을 요구하며 국민당 정권에 반대하여 일어난 이 민중봉기에 대해 장제스의 군대는 몇 주 만에 18,000명 또는 28,000명 (1992년 공식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을 학살하며 봉기를 진압했다. 이 학살로 국민당 군은 친서방 군사독재를 확립하여 1980년대 후반까지 정권을 지속할 수 있었다.
10. 대만이 중국의 불가분의 일부라는 주장 ㅡ 소위 “하나의 중국” 정책의 근간 – 은 1945년 이래로 베이징의 스탈린주의-마오주의 정권과 타이베이의 국민당 독재와 워싱턴의 제국주의 지배자들, 3자 모두가 내걸었던 주장이다. 그 이유는, 베이징 정권은 대만을 베이징 지배하에 두고자 한 반면, 장제스와 미국은 스탈린주의-마오주의 정권을 전복하고 본토를 자신들 지배하에 두고자 했기 때문이다.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의 중국 방문 이후, 워싱턴은 소련에 대항하여 스탈린주의-마오주의 정권과 동맹을 맺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하나의 중국” 개념을 계속 지지했고 중국의 대만 영유권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은 대만에 대해 군사 원조를 하고 베이징의 공격 시 방어해주겠다는 약속으로 국민당 정권을 계속 지지했다.
11.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만이 중국의 불가분의 일부라는 주장은 결코 대만 주민의 바람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30년 전까지만 해도 대만 인민은 자신들의 민족 문화와 정체성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 그들은 먼저 청조에 의해, 그 다음으로 일제에 의해 식민지화되었고, 이어서 국민당 군대의 침략과 (미 제국주의 지지하의) 군사독재 수립을 맞았다. 국민당 정권이 붕괴된 1990년대 초에 와서 비로소 대만 인민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발전시킬 정치적·문화적 공간을 어느 정도 확보하기 시작했다.
12. 그 결과, 대만 민족주의, 즉 대만이 독자의 민족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베이징의 스탈린주의 정권만을 겨눈 것이 아니라 친미 국민당 독재도 동시에 겨눈 것이었다. 그러나 노동자계급 지도력의 부재로 이 민족주의 운동은 부르주아-자유주의 세력의 주도권 아래 놓이게 되었고 민주진보당(민진당) 결성으로 이어졌다.
13. 대만이 18, 19세기에 청조 통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자국의 일부라는 베이징의 주장은 맑스주의자들에게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임을 여기서 덧붙여야 하겠다. 그 당시, 즉 전(前)자본주의 시대에 현대 중화민족이 존재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조가 만주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더욱 그러하다. 더욱이, 우리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청조의 통치에 대해 대만 주민의 많은 부분이 반대하고 저항했다. 중국 정권의 배외주의 이데올로기 논리에 근거한다면, 아일랜드도 대영제국에 속할 것이며, 옛 합스부르크 제국의 일부였던 헝가리 등 몇몇 동유럽 국가들은 오스트리아에 속할 것이며, 터키의 경우는 옛 오스만 제국의 속령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14. 지난 이삼십 년 사이에 대만에서 민족 의식의 고양이 있었다. 1992년에 응답자 중 17.6%가 자신을 대만인으로, 25.5%가 중국인으로, 46.4%가 양자 모두로 응답했고, 10.5%가 무응답이었다. 그러나 2021년 6월에는, 63.3%가 대만인, 2.6%가 중국인, 31.4%가 양자 모두로 응답했다. 대만인이 하나의 민족으로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토론이 있을 수 있지만, 대만인이 그들 자신의 정체성을 가진 별도의 인민을 구성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시 말해 대만인을 “중국 인민의 일부”라고 끌어내리는 것은 소국 인민에 대한 배외주의적 오만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베이징의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은 이 현실을 십분 인지하고 있으며, 그 점은 최근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의 발언, 즉 대만이 본토 중국에 통일되면 대만 인민은 "재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잘 나타나 있다.
■ 맑스주의자들과 대만 민족 문제
15. 민족 문제에 관해 맑스주의자들은 해당 인민의 바람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레닌과 볼셰비키의 전통을 따라, 우리는 분리독립권을 포함한 민족자결권을 방어한다. 이 원칙의 유일한 예외는 타 민족에 대한 억압자 민족이나 식민주의 정착민들이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에 들어온 이스라엘, 아프리카의 백인 정착민들, 1962년 이전 알제리 또는 오늘날까지 누벨칼레도니의 프랑스 정착민들, 아르헨티나 말비나스 제도의 영국 정착민들).
16. 대만 인민 대부분이 자신들을 고유의 정체성을 가진 독자의 민족으로 보고 있으며, 본토 중국과의 통일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대만 인민은 2019년 이래 홍콩의 민중항쟁이 잔혹하게 진압된 것을 낱낱이 알고 있다. 중국의 대만 병합 시 국가보안법 도입을 비롯해 민주적 제 권리에 대한 훨씬 더 광포한 파괴가 필연적이다.
17. 이런 조건 하에서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대만 인민의 민족자결권을 방어한다. 여기에는 독립 국가를 선언할 권리도 포함된다. 따라서 사회주의자들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대만을 병합하려는 중국 제국주의의 시도에 대항하여 민족자결권을 지지한다.
18. 그러나 이 점을 전제하며, 민족자결 원칙이 일시적으로 부차화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즉 민족자결의 민주적 원칙이 그에 우선하는 원칙에 일시 종속되어야 하는 사태발전이 계급 간, 국가 간의 투쟁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 국가와 자본주의적 침략국 간의 혁명전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은 혁명의 방어라는 최우선 목표에 민족자결권을 일시적으로 종속시켜야 했다. (즉, 10월 혁명 이후 1918-21년 러시아 내전 중에). 반식민지 나라가 제국주의 공격에 맞서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경우에도 같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라크의 쿠르드족 문제로서, 미국이 1991년과 2003년에 이 쿠르드족 문제를 이용하려고 했을 때). 또 소국 인민의 민족적 권리가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의 대결에서 부차적 요인으로 되어버릴 수 있는 경우도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가 그랬듯이).
19. 이러한 제국주의 패권경쟁이 현재 대만 문제에서 지배적인 요인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로, 미국에게는 중국과의 동맹이 점점 현실성을 잃어 갔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중국이 제국주의 경쟁자로 부상함에 따라 미국은 대만의 독립 열망을 지지하는 쪽으로 점점 더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고 대만 민족주의가 미 제국주의의 산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중국 정권 및 좌파 내 중국 정권의 사회배외주의적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말이다. 그럼에도 대만 민족 문제가 진공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20. 실제로 현재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일차적으로 강대국들 상호 간의 제국주의 긴장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대만 인민의 독립 운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 지역에서 미 해군의 도발적인 '항행작전의 자유'와 중국의 독자적인 군사 기동, 남중국해 여러 섬에 대한 지배권 확대, 최근 미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의 도발적인 대만 방문 등, 이 모든 것은 대만 민족주의가 아니라 이 양대 제국주의 열강 간의 패권경쟁에서 비롯한 것이다.
21. 사실상 대만 문제는 오랫동안 미·중 간 갈등에 종속되어 왔다. 1949년 이후, 대만을 둘러싼 긴장은 ㅡ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1,2차 대만해협 위기 (1954년~1955년 및 1958년)가 있다 ㅡ 일차적으로 미 제국주의 및 그 대만 대리인 대 중국 (즉 스탈린주의 지배의 퇴보 타락한 노동자 국가) 간의 충돌이었다. 이 충돌에서 맑스주의자들은 양키 침략자들 및 그 대리인에 대항하여 중국을 방어했다.
22. 그러나 1990년대 초 자본주의 복고 이래로 중국은 노동자 국가가 아니다. RCIT는 10여 년 전 중국이 제국주의 열강으로 부상한 이래로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똑같이 반동 열강으로 간주, 반대한다. 이 모든 사태전개와 관계없이, 대만 민족 문제는 두 강대국 간 패권경쟁의 종속적인 요인으로 남아 있다.
23. 미·중 간 갈등과 협력의 그 역사 때문에, 현재와 같은 대만의 사실상의 독립은 오직 미 제국주의의 군사적 지지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대만 부르주아 정부들 ㅡ 국민당 정부와 민진당 정부 모두 ㅡ 도 미 제국주의의 계획에 순응하고 있으므로 대만 문제는 강대국 간 충돌에서 계속 종속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심의 중인 소위 대만정책법이 미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통과될 경우 대만은 "주요 비 나토 동맹국"으로 지정될 것이다. 이는 대만이 특히 무역과 안보 협력에서 워싱턴의 가장 긴밀한 글로벌 파트너 중 하나로 간주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 혁명적 패전주의 강령을 각각의 다른 시나리오들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하여
24. 지난 10년 간 설명해왔듯이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도 제국주의 강대국이다. 이들 국가 간의 분쟁이 양측 모두에서 반동적 성격을 갖는 이유다. 이들 열강 간의 어떠한 대결에서도 RCIT는 양측 모두에서 혁명적 패배주의 강령을 제창한다. 이것은 사회주의자들이 어떠한 충돌에서든 양측 어디도 지지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적 배외주의와 군국주의에, 모든 형태의 경제·금융 제재에, 보호무역주의와 제국주의 군비확충에 맞서 싸우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 전위활동가들이 ‘자’국 제국주의 국가를 (그리고 다른 모든 제국주의 국가들도) 주적으로 식별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강대국들 간 전쟁 시에 혁명가들은 다음 슬로건들로 표현된 레닌과 리프크네히트의 원칙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주적은 국내에 있다", "패전이 해악이 가장 덜하다", "제국주의 전쟁을 지배계급에 대한 내란으로 전화하라".
25. RCIT는 제국주의적 "통일", 즉 베이징의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에 의한 대만 병합에 반대한다. 우리는 대만 인민의 민족자결권을 지지하며, 자신의 독립 국가를 가질 권리 또한 지지한다. 동시에, 우리는 모든 형태의 반중 배외주의에 반대한다. 실제로, 대만 인민의 민주적·민족적 권리를 위한 투쟁을, 중국 노동자·청년의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에 대한 투쟁 및 미국에서의 노동자·피억압자의 대중항쟁과 연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국제주의·반제국주의 강령을 다른 아시아 인민들 사이에, 4천만 화교들 사이에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주의자들은 서방 제국주의에 어떠한 지지도 주지 않고서, 대만 인민이 주권을 위해 분투하는 것을 편 들어야 한다. 사회주의자들의 슬로건은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 대만 주권을 방어하라! ▷ 중국 제국주의와 미 제국주의 모두 반대! ▷ 역내 노동자국가연방의 일부로서 사회주의 대만 쟁취!
26. 사회주의자들은 양대 제국주의 진영 ㅡ 미국 주도의 진영과 중국 주도의 진영 ㅡ 의 힘을 약화시킬 각개의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 노동자·피억압자에게는 제국주의 열강과 공유하는 “조국” 같은 것은 없다. 그런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서방 진영에서든, 그리고 중·러 진영에서든 양 진영에서 일어나는 각개의 모든 대중투쟁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국주의 지배자들을 약화시키고, 노동자계급·피억압자의 힘을 강화시켜라. 가능한 곳에서는 어디서든! 양측의 사회주의자들은 ‘자’국 정부를 약화시키고 최종적으로 타도하기 위해 ‘자’국 정부가 분쟁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제국주의 지배자들과의 “민족 대단결”에 대한 이와 같은 의식적인 단절이 결코 상대방 제국주의 국가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 그것은 뒤집어진 (전도된) 사회제국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패배가 해악이 덜하다’라는 레닌의 정식(定式)은 적국의 패배에 비하여 자국의 패배가 해악이 덜 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혁명적 운동의 성장으로 인한 결과물로서의 군사적 패배는 ‘국내평화 [계급휴전]’로 확보된 군사적 승리보다 프롤레타리아트와 전체 인민에게 수천 배는 더 이롭다는 의미다.” (전쟁과 제4인터내셔널, 1934년)
27. 요약하자면, 미·중 간의 어떠한 대결에서든 RCIT는 양대 열강 모두에 대항하여 혁명적 패배주의 입장을 취한다. 대만 민족 문제는 수십 년 이래로 워싱턴과 베이징 간 갈등의 종속적인 측면이어 왔다. 중국군과 대만군 간의 어떠한 군사 충돌도 강대국 패권쟁투의 일부로 이해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충돌에서도 혁명적 패배주의 입장을 취해야 하는 이유다.
28. 단, 이러한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다. 중국이 이 섬을 정복하려는 결연한 시도를 할 경우, 미국이 물러나서 해군 파견을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적 항의, 경제적 제재, 군사적 지원에 스스로를 국한시킬 수 있다. (현재,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한적인 지원과 유사한 방식으로). 그러나 우리가 볼 때 그러한 상황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a) 대만은 ㅡ 우크라이나와는 달리 ㅡ 역사적으로 미 제국주의의 장기적인 동맹국이다.
b) 대만은 미국에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미국에게는 러시아보다 중국이 더 위협적인 경쟁상대이기 때문이다.
c)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그러한 제한적인 대만 지원 시에는 거의 확실하게 중국이 대만을 병합할 것이고, 미국에게 이는 동아시아에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의 대대적인 실추로 이어질 치명적인 패배가 될 것이다.
29. 그러나 우리가 말했듯이, 미 제국주의가 그와 같이 제한적인 방식으로만 대만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택할 수밖에 없게 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라면, 제국주의 간 상호 패권경쟁은 더 이상 대만 문제의 지배적인 측면이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전환이 일어난다면, 사회주의자들은 전술을 바꾸고 침략자 중국에 맞서 대만의 독립을 방어해야 할 의무가 있다.
■ 노동자·민중 운동 내 사회제국주의·사회평화주의와의 투쟁과 혁명적 지도력의 필요
30.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 고조는 필연적으로 노동자·민중 운동 내 정치적 양극화 또한 가중시킬 것이다. 개량주의와 민중주의, 그리고 각종 중도주의 세력들을 떠밀어 이 또는 저 제국주의 진영에 더욱 더 밀착하도록 만들 것이다. RCIT와 모든 진실된 사회주의자들은 이 같은 강대국 지지 ㅡ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ㅡ 를 사회제국주의라고 규탄해왔다.
31. 이 또는 저 제국주의 진영에 대한 지지는 대외정책의 지형에서 부르주아지와의 계급협조 노선으로, 부르주아 “인민전선” 정책의 한 버전이다. 이러한 사회제국주의 정책은 이 또는 저 강대국의 공격적인 대외정책에 대한 공공연한 지지로 국한되지 않는다. 공공연하게 한 진영을 편 들지는 않지만, 두 열강 중 하나를 “차악”으로 간주하는 ㅡ 명시적으로든 암시적으로든 ㅡ 세력들도 여럿 있다. 맑스주의자들은 두 라이벌 강대국 중 한 쪽 정책만 공공연하게 규탄하거나 반대하고, 다른 쪽 정책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는, 이러한 은폐된 사회제국주의를 단호히 배격한다.
32. 불행히도, 중국의 계급적 성격 (즉 제국주의 열강)에 대해 명확함을 결여하고 있는 중도주의 조직들이 또한 다수 존재한다. 한편 서방을 보다 '민주적'인 제국주의 진영으로 간주하는 중도주의 조직들, 강대국 간 충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는 중도주의 조직들도 많다. 이들 조직들이 이 같은 혼란과 동요를 극복하지 못하면 이 또는 저 사회제국주의 세력을 추수하는 것으로 끝나버릴 위험이 크다.
33. 소국 인민과 이들 인민의 민족자결권을 두고 소위 “사회주의자”들 사이에 사회배외주의적 오만이 만연해 있다. 이들 사회배외주의자들은 그러한 피억압 인민의 민족적·민주적 권리를 방어하길 거부하고, 나아가 사실상 제국주의 침략자를 편 든다. 푸틴의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 인민에 대해 이들 사회배외주의 세력이 취하는 접근태도에서 그러한 오만을 볼 수 있다. 또 1990년대에 세르비아 배외주의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보스니아 인민과 코소보 인민에 대해서도, 그리고 모스크바에 맞선 체첸 인에 대해서도, 스페인 국가에 맞선 카탈루냐 인에 대해서도, 영국 제국주의에 맞선 북아일랜드 인에 대해서도, 똑같이 그러한 사회배외주의적 오만을 볼 수 있다.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대만 인민의 권리에 대해서도 역시 무시할 것이다! 소국 인민에 대한 모든 형태의 사회배외주의와 무자비하게 싸우는 것이 진실된 사회주의자들의 의무다!
34. RCIT는 또 모든 변종의 평화주의, 즉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요구하는 것에 국한하는 개량주의·중도주의 조직들의 정책에 반대한다. 위대한 프랑스 사회주의자 장 조레스는 "자본주의는, 구름이 비를 실어 나르는 것처럼 자기 안에서 전쟁을 실어 나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 자본가 국가들 간의 전쟁에, 공허한 평화 요구로 반대한다?! 가당치 않다. 단 하나 일관된 평화 투쟁은 자본주의 착취·억압 체제에 대해 비타협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지배계급이 전 세계적으로 타도될 때만 평화가 있을 것이다!
35. 평화주의 몽상가들과는 달리, 진정한 사회주의자들은 전쟁을, 해당 제국주의의 내적 모순과 어려움을 이용하여 해당 제국주의 지배계급을 약화시키고 노동자계급의 의식과 투쟁력을 강화시키는 기회로 본다. 전쟁은 피억압자가 무기에 대한 접근권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무력으로만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더 쉽게 인식하도록 해준다. 사회주의자들은 후진 지향적인 무력한 평화주의 피안으로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혁명과 연결시키는 전진 지향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36.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모든 형태의 사회제국주의/사회배외주의/평화주의와의 비타협적인 투쟁을 사회주의자들의 핵심 임무로 간주한다. 레닌이 말했듯이 그러한 세력들은 노동자·민중 조직 내 부르주아적 흐름을 대표하며, 대중을 그러한 반동적 악영향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진실된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다.
37. 제국주의 억압과 자본주의 착취에 맞선 투쟁에서 노동자계급을 이끌 수 있는 혁명적 지도력을 구축하는 것이 전략적 임무다. 그러한 지도력, 즉 새로운 혁명세계당은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노동자·민중 조직 내 이들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사회제국주의 마름들과의 일관된 투쟁 속에서만 구축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사회주의자들에게 호소한다.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싸우는 새로운 노동자 인터내셔널 건설 투쟁에서 RCIT와 함께 하자!
RCIT 국제집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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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만 문제에 관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문서들이다.
<다가오는 제국주의 간 대만 전쟁 - 미·중 두 강대국 모두에 대항하는 혁명적 패전주의>
<펠로시의 대만 방문: 미·중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 - ▷양측 제국주의 모두 반대! ▷ 미·중 대결에서 노동자운동은 양측 모두에 대해 혁명적 패전주의를 취해야 한다!>
https://blog.wrpkorea.org/2022/08/blog-post_2.html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RCIT Pamphlet,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anker_3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RCIT Pamphlet,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anker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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