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제국주의 간 대만 전쟁

미·중 두 강대국 모두에 대항하는 혁명적 패전주의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성명, 2021년 10월 10일, www.thecommunists.net
 
 1. 남중국해에서, 특히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아·태 지역 지배와 나아가 글로벌 지배를 위한 투쟁에서 남중국해/대만해협을 최우선의, 가장 첨예한 충돌 지점임을 의식하며 여기에 군사적 노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 시기 두 강대국 간의 제국주의 냉전은 대만의 지배권 다툼에서 가장 폭발적으로 표현되고 있고, 여기서 열전 비화 가능성을 현실화시켜가고 있다. 미·중 간 전쟁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노동자계급이 지금의 제국주의 세계질서를 제 때 타도하지 못한다면 말이다.
 
2. 미국과 동맹국들은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 지역에 정기적으로 해군을 보내 훈련과 순찰을 반복하고 있다. 며칠 전,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이 최소 1년 동안 비밀리에 소수의 특수부대 병력을 대만에 주둔시켜 대만 육군 일부 부대를 훈련시켰다고 보도했다. 최근 출범한 미국과 영국, 호주의 오커스 동맹은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이다. 이러한 긴장고조 몰이가 얼마나 쉽게 통제를 벗어나 걷잡을 수 없게 되는지는 미 국방부가 10월 2일 핵추진 잠수함이 불특정 "물체"를 들이받아 탑승하고 있던 승조원 11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발표한 모호한 진술을 보면 알 수 있다.
 
3. 마찬가지로 중국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도 점점 더 공격적 언사를 높여가며 대만을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10월 9일 연설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조국통일은 실현되어야 하며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과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영광스러운 위업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이어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 내정 문제로서 그 어떤 외부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대만 분리주의가 조국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을 행동으로 강조하기 위해 중국은 대만 섬과 마주보는 해안을 따라 군사훈련을 집중 배치했다. 지난 주, 중국은 많은 수의 전투기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시켰는데, 여기에는 10월 4일 하루 최고 기록인 56회를 포함하여 나흘 간 총 149회의 진입 기록을 세웠다.
 
4. 양측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쇠퇴하며 약점이 드러나고 있는 패권국 미 제국주의는 떠오르는 제국주의 강대국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육해군을 철수시켜야 했다. 중국은 빠르게 군을 현대화하고 확장하고 있다. 국방예산이 이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해 총 1조3천500위안 (약 235조원)에 달한다. 미 국방부의 주요 인사들은 두 강대국 간의 전쟁이 2024년 또는 2026년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추정한다.
 
5. 시진핑 정권은 가까운 미래에 “조국 통일”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환구시보는 10월 8일 "대만 주둔 미군의 폭로는 양안 전쟁을 재촉할 뿐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바이든과 대만 차이잉원을 향해 경고를 보냈다.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불장난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는 미국과 대만 둘 다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미국과 대만은 본토가 대만을 공격하기 위한 군사적 준비를 완료하고 있으며 대만 문제를 몇 년 또는 더 짧은 기간 내에 무력으로 해결하거나 대만 당국을 항복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6.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은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쇠퇴·부후화가 가속화하는 시기에 불가피한 강대국 간 패권경쟁의 결과다. 이 패권쟁투가 대만 섬에서 가장 폭발적인 표현을 찾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중국은 대만을 정복하는 것을 삼가거나 자제할 여유가 없다. 정권의 위신 전체가 이 애국주의 프로젝트와 연결되어 있다. 만약 시진핑 정권이 가까운 미래에 "조국 통일"에 실패한다면, 국가 기구와 당 기구의 간부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주민 내 민족주의적인 정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정통성을 급격히 잃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대미(對美) 대결에서의 후퇴나 군사적 패배는 거의 피할 수 없이 시진핑 정권의 붕괴를 가져오고 지배계급 각 파벌 간의 권력투쟁 시기를 열 것이며.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혁명적 정세를 촉발할 수 있다.
 
7. 마찬가지로 미국도 대만 현지 동맹군 차이잉원 정권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미국이 대만을 잃는다면 동아시아에서의 지배력만 크게 약화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글로벌 위신에도 참혹한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이다. 그러한 패배는 많은 동맹국들이 등을 돌리고 중국에 적응하는 방향을 모색하도록 동기 부여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아시아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미국 주도의 정치·군사적 동맹체들을 뒤흔들고 불안정화 할 것이다.
 
8. 더욱이 대만 장악은 남중국해 지배뿐만 아니라 동중국해 지배에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들 해역 지배는 세계패권 장악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세계무역의 가장 중요한 해상 항로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해상 무역의 60%, 총 세계무역의 22% 이상이 남중국해를 통과한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이 모두 이 지역을 장악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갖는 것은 지극히 논리적이다. 그리고 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만 장악이 필요하다.
 
9. 또한 양측 모두 이 섬을 장악하고 말겠다는 결의에 불을 지피는 직접적인 경제적 요인도 있다. 대만은 몇몇 첨단기술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54%다. 애플, 엔비디아, 퀄컴을 비롯한 미국 첨단기술 기업들이 장착하는 반도체의 최대 90%가 대만제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이 섬에 대한 중국의 공격은 대만 자체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미국 기업들에게도 궤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하여 양 진영 모두 이 섬을 장악해야 할 아주 결사적인 경제적 이유 또한 가지고 있다!
 
10.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과 관련하여, 두 제국주의 강대국 모두 전쟁을 벌여야 할 중요한 국내적 이유를 가지고 있다. 베이징과 워싱턴 모두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시진핑 정권은 경제적 성공과 나라의 현대화를 가리키며 정치적 독점을 정당화해 왔다. 그러나 2019년 가을 이래의 대공황,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위기와 그로 인한 정기적인 전력난, 부동산 부문 (헝다 등)의 극적인 부채 위기, 이 모든 것이 정권의 위신을 실추시키고 인민 지지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계엄령 식 록다운 정책을 통해서도 코로나 팬데믹을 근절하는 데 명백히 실패한 것이 또한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암흑의 겨울로 묘사될 수 있는 글로벌 시기로 접어들면서 (세계의 많은 자본주의 나라들이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정권은 훨씬 더 배외주의적 애국주의 ㅡ 정권의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도구인 ㅡ 에 기반을 두도록 추동될 것이다.
 
11. 마찬가지로, 바이든 정권도 거대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참패 이후, 백악관은 또 다른 전쟁에서 패하거나 또 다른 전략적 동맹을 포기할 만큼의 여유가 없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파 야당이 바이든을 상대로 영구 의회내전을 벌이고 있는 위태로운 국내 정세가 또한 바이든 정권에 다른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
 
12. 대만을 둘러싼 지금의 미·중 갈등은 2차 세계대전 및 1949년 중국혁명 이후 시기의 미·중 갈등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그 시기에는 중국이 스탈린주의 관료적 노동자 국가였고 대만은 미 제국주의의 교두보로 역할한 반동 자본가 독재였다. 이런 조건에서 혁명가들은 자본주의 대만의 재통합을 주장하는 중국의 요구를 지지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이래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은 자본주의 복고를 바탕으로 제국주의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국민당 독재 대만은 워싱턴과의 긴밀한 동맹을 유지한 채 자본주의적 의회민주주의 대만으로 교체됐다.
 
13. 이러한 이유들로 RCIT는 대만을 둘러싼 분쟁을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의 일부로 간주한다. 대만이 중국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오직 미 제국주의의 대리인으로서 만이다. 중·미 간의, 또는 중국과 미국 대리인 (대만과 같은) 간의 어떠한 대결에서도 혁명가들은 어느 진영도 지지하길 거부한다. 다시 말해서, RCIT는 양측 모두에 대한 혁명적 패전주의 입장을 제창한다. 이것은 사회주의자들이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그들 대리인들)을 똑같이 반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적 배외주의와 군사주의에 반대하여, 모든 형태의 제재, 보호무역주의, 군비확충에 반대하여 싸워야 한다. 노동자 전위투사들이 ‘자’국 제국주의 국가를 (다른 모든 제국주의 국가들과 함께) 주적으로 규정하도록 사회주의자들이 이끌어야 한다. 강대국들 간의 전쟁 시에 혁명가들은 "주적은 국내에 있다"와 "제국주의 전쟁을 지배계급에 대한 내란으로 전화하라"는 유명한 슬로건으로 표현된 레닌과 리프크네히트의 원칙을 따를 의무가 있다.
 
14. 우리는 중국군에 의한 대만 접수 시 대만 주민의 상당 부분이 모든 민주적 권리가 폐지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이 민주화 대중운동을 잔학하게 짓밟았던 지난 2년 홍콩의 참혹한 경험이 바로 경고 그림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문제와 독립국가 권리 문제는 대만의 경우에 별도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 워싱턴과 베이징 간의 갈등에서 볼모로서의 그 오랜 역할, 그리고 중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대결에서도 오직 워싱턴의 대리인으로서만 역할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지는 의미는 오직 하나다. 즉 대만의 민주주의와 민족자결 문제는 강대국 간 제국주의 패권경쟁에 전적으로 종속된다는 것이다.
 
15. RCIT는 나라가 강대국의 볼모로 있는 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는 결코 전취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노동자·피억압자의 해방투쟁은 어느 제국주의 지배계급과도 독립적으로 수행되는 경우에만, 그리고 모든 피억압자의 국제적 연대와 단결의 원칙에 기초하는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대만 노동자계급의 정치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부분들에게 베이징과 워싱턴 모두에 반대할 것을, 미 제국주의의 대리인으로서의 대만의 역할을 거부할 것을, 타이페이의 지배계급에 대항하는 혁명적 봉기를 위해 싸울 것을, 베이징의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에 대항하여 본토의 노동자·민중과 연합할 것을 촉구한다.
 
16. RCIT는 노동자·민중운동 내 제국주의 강대국 ㅡ 미국이든 중국이든 ㅡ 지지 모든 "좌파" 단위들에 대한 비타협적 투쟁을 수행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간주한다. 이러한 사회제국주의 세력의 예로는, 중국 제국주의를 지지하고 그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을 “사회주의”로 분칠하는 수많은 스탈린주의 당들, 볼리바르주의 당들 ㅡ 베네수엘라에서 러시아, 남한에 이르는 ㅡ 이 있다. 또 일본공산당은 인접국 중국, 한국, 러시아를 상대로 한 일본 제국주의 영토 주장의 굳센 옹호자다. 유럽에서는 각종 스탈린주의 당들과 좌익 포퓰리즘 당들이 ‘자’국 지배계급의 충성스런 시종으로 복무하고 있다. 자본가 정부에 입각하여 연립정부의 일부로서 (프랑스공산당, 그리스의 시리자, 스페인공산당 및 포데모스 등)만이 아니라 야당으로서도 ‘자’국 독점 부르주아지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임무를 쉬지 않고 충실히 이행한다.
 
17. 새로운 혁명 세계당은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들 및 노동자·민중운동 내 이들 강대국의 사회제국주의적 따까리들에 대항하는 일관된 투쟁 속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사회주의자들에게, 모든 대륙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싸우는 새로운 노동자 인터내셔널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RCIT와 함께 할 것을 호소한다!
 
 
                                                 RCIT 국제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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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간 제국주의 패권쟁투에 관한 수많은 RCIT 문서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별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및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이 문제에 관한 우리의 가장 최근 문서로, 다음을 보라. The Meaning of the AUKUS Pact. The U.S. escalates the inter-imperialist Cold War against China and provokes the EU, 18 Septem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meaning-of-the-aukus-pact/ [<오커스 조약의 의미 - 미국이 중국과의 제국주의 간 냉전을 고조시키고 EU를 자극하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meaning-of-the-aukus-pact/#anker_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