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전”이라며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투쟁을 보이콧 하는 것은 국제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니다!

대리전이라며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투쟁을 보이콧 하는 것은 국제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니다!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의 방위 전쟁을 지지하길 거부하는 ISA에 대하여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2610, www.thecommunists.net
 
 
차례
 
들어가며
 
대리전에 불과하다?
 
소부르주아 평화주의의 빈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국주의 간 대리전으로 퇴보할 수 있을까?
 
"노동자들은 무장할 권리가 있다!" , 감사합니다!
 
반제국주의 없는 맑스주의?
 
 
                              * * * *
 
 
  들어가며
 
국제사회주의대안”(ISA)은 트로츠키주의 조직을 자임하면서 부끄럽게도 푸틴의 침공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길 거부하는 세력 중 하나다.[1] 설상가상으로 ISA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군사 원조에 대해서도 엄히 반대한다. 이러한 반동적 기권주의 입장은 이 전쟁이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의 대리전에 불과하다는 그들의 잘못된 주장에 근거를 두고 있다.
 
반대로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RCIT)을 비롯한 모든 진실된 사회주의자들은 현 충돌이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2] 이 점을 이해하는 데 실패함으로 인해 수많은 개량주의·중도주의 좌파 단위들이 반동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는 개전 며칠 후 발표한 선언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계급 간, 열강 간의 지역적·세계적 모순의 복합적 성격을 이해하지 않고는 현 세계정세 속에서 올바른 투쟁방향을 가질 수 없다. 올바른 분석의 기초는 현재 우리가 두 방향의 모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두 과정이 상호의존적이고 서로 영향을 미치지만 동일한 과정은 아니다. 기회주의적 이탈 러시아 제국주의로의 이탈이든, 서방 제국주의로의 이탈이든 은 무엇에 그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는가? 현 정세의 모순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실패한 데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양대 강대국 진영 간 긴장 고조의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성격의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은 제국주의 공격에 대한 방어 전쟁으로서 정의의 전쟁(正義戰)이다. 동시에 서방 제국주의 열강들은 이 전쟁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고 한다. EU와 미국의 지배계급은 이 전쟁을 군국주의와 군비확대를 가속화하는 구실로 삼고 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인민의 정의의 투쟁을 대리 전쟁으로 전화시키기 위해 젤렌스키 미국·EU 제국주의의 자발적 마름인 를 이용하려고 한다.”[3]
 
현 충돌의 복합적 성격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이 이중 전술을 제창하는 근거다. RCIT가 우크라이나 인민의 민족 방위 전쟁을 진보적이고 정당한 전쟁이라고 보는 이유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제국주의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을 지지한다. 동시에, 우리는 강대국들 간 제국주의 패권경쟁의 반동적 성격 또한 인식한다. 이 분쟁에서 사회주의자들은 러시아와 나토 양 진영 모두에 반대한다.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은 슬로건으로 요약해놓았다
 
* 우크라이나 방어! 러시아 제국주의에 패배를! (일체의 제국주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민족 저항에 국제 민중연대를!
 
* 러시아뿐만 아니라 나토와 EU, 모든 제국주의 열강 타도! 이 열강들 간의 모든 분쟁에서 혁명가들은 양 진영 모두에 맞서 싸운다!
 
   대리전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ISA는 매우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개전 당초부터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제국주의의 침략이 어떠한 독립적인 중요성도 가지지 않는,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의 연장선에 있는 종속적이고 부차적인 사안에 불과한 것으로 제시해왔다. 이는 우크라이나 인민 주체를 부정하는 것이며, 식민주의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투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IS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인민은 서방 제국주의의 대리인일 뿐이다. 실제로 ISA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방위 전쟁은 아무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의 부차적인 지엽말단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ISA는 기권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투쟁에 대한 어떠한 지지에도 반대한다.[4]
 
3월 말 ISA 지도부가 채택한 공식 성명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전쟁은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비롯하는데, 세계가 급격히 두 진영으로 나뉘는 맥락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쟁은 어떤 면에서 20세기 초의 전쟁과 더 닮았다. 경쟁하는 두 자본주의 블록 간에 일어나는 제국주의 간 충돌 말이다. 러시아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지지를 외견상으로는 처음에 다소 잠정적인 지지였지만 업고 있다. 젤렌스키 정부는 역으로 서방 제국주의의 지지를 업고 있다. 특히 그 첫 단계에서 이 전쟁의 제국주의 간 충돌이라는 성격은, 앞서 많은 최근의 충돌들에 직면하여 발생했던 의식상의 혼란과 복잡성보다 더 큰 수준의 혼란과 복잡성을 만들어낸다. 이는 우크라이나 땅에서 두 제국주의 블록 간의 이 대결이 러시아에 의한 잔혹한 제국주의 침공과 점령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대중에 대한 정당한 동정심으로 인해 다소 흐려져 버린 때문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이 전쟁과 이 전쟁을 일부로 하는 제국주의 간 충돌이 계급 모순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5]
 
ISA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한 민족 방어 투쟁이 아닌 제국주의 간 전쟁일 뿐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다른 국가들로부터 무기를 얻으려는 시도에 엄격히 반대한다. "우리는 미국·서방 제국주의의 모든 군사적 개입에 반대한다. 여기에는 나토 열강들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한 반대도 포함된다. 이것은 그 자체로 확전의 위협을 증가시킨다."
 
ISA 지도부는 이 성명 이래로 이 같은 반동적 기권주의 노선을 지켜왔다. 가장 최근에 나온 보다 장문의 문서에서도, 이 충돌이 "제국주의 간 대리전"에 불과하다는 테제를 되풀이하고 있다.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지지 반대/ 군사 원조 반대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인도를 적극적으로 사보타지 할 것을 촉구하기까지 한다!
 
“‘대리전으로 전쟁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나토 팽창에 맞서 싸운다고 자처하는 러시아 제국주의와,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 제국주의가 우크라이나를 전장으로 삼아 결전을 벌이고 있다. 국제적으로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인민의 고통에 연대를 표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점령에 맞서고 있는 것도 정당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들에 동정적인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무기 공급을 늘리고 제재를 증가시키고 나토 강화를 지지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는 전쟁을 장기화시키는 것일 뿐이며 전쟁의 잔혹성만 더 커질 뿐이다. 이와는 반대로 독립적인 노동자계급 행동만이, 즉 우크라이나 노동자계급이 러시아 노동자계급과 병사들에게 전쟁에 반대할 것을 호소하고, 러시아 노동자계급은 전쟁 동원에 반대하고, 국제 노동자계급이 연대하여 무기 수송을 차단하는, 그러한 독립적인 노동자계급 행동만이 이 분쟁을 막을 수 있다. 민족주의적 군국주의를 대체하는 노동자계급 연대가, 즉 자본가, 독재자, 전쟁광들에 반대하는 노동자계급의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점령에 전면 반대하며 우크라이나의 자결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이는 또한 나토와 군국주의화의 기승, 무기 공급과 제재에 대한 반대를 의미한다. 우리는 러시아 제국주의의 강화도, 서방 제국주의의 강화도, 어느 것도 지지하지 않으며, 전쟁, 국가 분단, 착취, 자본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노동자계급의 조직화와 연대에 찬성한다.”[6]
 
그리고 며칠 뒤, ISA의 가장 큰 주도적 지부인 미국의 사회주의대안(SA)은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또 다른 논설을 발표했다.
 
서방 열강은 결코 우크라이나 인민의 고통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일부 자본주의 인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충돌은 전제정과 민주주의, 또는 개방사회와 폐쇄사회간의 투쟁이 아니다. 미국이 이끄는 나토와 일부 아시아 나라들을 한편으로 하고, 러시아·중국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제국주의 블록들 간의 글로벌 지배를 위한 투쟁의 일부다. 서로 겨루는 모든 제국주의 나라들에서 지배적인 이익은, 자원 접근과 세계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고 일반적으로 자국의 세력권을 창출, 강화하려는 자본주의 지배계급의 이익이다.”
 
"우리는 전 세계의 노동인민이 일반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신냉전의 확전에 반대하는 데 공통된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국내 지지가 약화되고 동맹들이 끝없는 분쟁에 불안해하자, 바이든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타임스에 밝힌 기명 논평에서 목표는 러시아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민주적이고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끝없는 무기 공급은 이것이 다 말뿐임을 보여준다. 서방은 여전히 확전을 밀고 가고 있다."[7]
 
   소부르주아 평화주의의 빈곤
 
위 인용문이 보여주듯이, ISA는 우크라이나 방위 전쟁에 대한 군사적 지지가 "확전의 위협을 증대"시키고 "전 세계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에 반대하는 데 공통된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이러한 군사적 지지에 대한 자신의 반대를 정당화한다.
 
인용문은 ISA의 철두철미 소부르주아 평화주의적인 시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한 접근태도는 오류로 점철된, 맑스주의와는 아무 공통점도 없는 태도다. 맑스주의자는 원리적인 전쟁 반대자가 아니다. 사회주의자는 모든 전쟁에 다 반대할 수 없다.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확전에 반대할 수는 없다. 우리는 반동적인 전쟁에 반대하며, 그러한 류의 전쟁을 확전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우리는 피억압자의 정의의 전쟁을 지지하며, 그러한 전쟁을 확전하는 데 찬성한다!
 
폭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폭력 일반에 반대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성에 대한 가부장제 남성의 폭력을, 난민에 대한 경찰의 폭력을, 노예에 대한 노예주의 폭력을 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학대자에 대항하는 여성의 폭력을, 국가 탄압에 대항하는 이주 청년의 폭력을, 노예주에 대항하는 노예의 폭력을 제창, 옹호한다.
 
이것이 언제나 맑스주의자들의 접근태도었다. 레닌과 볼셰비키는 제국주의 전쟁에 대한 주요 결의문에서 다음과 같이 천명했다. “평화주의, 즉 추상 속의 평화를 전도하는 것은 노동자계급을 속이는 수단 중 하나다. 자본주의 하에서, 특히 그 제국주의 단계에서는 전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사회민주주의자들은 혁명적 전쟁, 즉 제국주의적 전쟁이 아닌 혁명 전쟁의 긍정적인 의의를 간과할 수 없다.“[8]
 
레온 트로츠키의 제4인터내셔널이 전쟁 문제에 대한 맑스주의 강령의 방어를 이어갔다. 트로츠키/4인터는 반동 전쟁에 반대하고 피억압자의 해방 전쟁에 지지를 보냈다. 1930년대 중국 인민의 항일 전쟁, 에티오피아 인민의 이탈리아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전쟁, 공화주의 스페인의 전쟁 등이 당시 그러한 전쟁이었다. "전쟁이 한 측에만 제국주의 전쟁이고 다른 한 측에는 제국주의 억압에 대항하는 비 제국주의 민족의 또는 사회주의 나라의 해방 전쟁인 경우에, 그리고 계급 간 또는 민주주의와 파시즘 간 국내전인 경우에 국제 프롤레타리아트는 양 측 모두에 같은 전술을 적용할 수 없으며 적용해서도 안 된다. 국제 프롤레타리아트는 이 해방 전쟁의 진보적 성격을 인식하여 주적 (반동 제국주의, 또는 국내전의 경우 반동 진영)과 단호히 싸워야 한다. 즉 사회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피억압 측 또는 피억압 직전에 있는 측 (소련, 식민지·반식민지 나라들, 에티오피아나 중국, 공화주의 스페인 등과 같은)의 승리를 위해 단호히 싸워야 한다."[9]
 
맑스주의자들은 이와 같이 반동적 전쟁과 진보적 전쟁을 근본적으로 구별하는 접근법에 근거해 각각의 경우에 서로 다른 전술을 제창한다. 우리는 반동적 전쟁의 확전에 반대하며, 따라서 사회주의자들은 그러한 전쟁에 무기를 전달하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해방 전쟁에서는 아주 다르다! 이런 경우에는, 사회주의자들은 무기 전달을 지지한다! 트로츠키는 1935년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이 발발하자 다음과 같이 썼다. “물론 우리는 이탈리아의 패배와 에티오피아의 승리에 찬성이며, 따라서 다른 제국주의 열강들이 이탈리아 제국주의를 지지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에티오피아에 무기 전달을 최대로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10]
 
불행히도, ISA는 러시아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 노예화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전쟁의 진보적 의미를 온전하게 인식하질 못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이 투쟁을 지지하길 거부한다. 설상가상으로, 무기 전달에 반대함으로써 투쟁 지지에 대한 사보타지를 촉구한다. 객관적으로 이것은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지지에 다름 아닌데, 왜냐하면 러시아 제국주의가 이 전쟁에서 더 강한, 더 잘 무장된 진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ISA는 모든 "전쟁 반대"와 무기 전달 반대 입장을 전도한다. 트로츠키는 평화주의가 억압자의 대의에 봉사한다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ISA의 강령에 해당되는 지적이다. "평화주의의 본질은 폭력 사용 일반에 대한 비난 위선적인 비난이든 그렇지 않은 비난이든 이다. 평화주의는 피억압자의 의지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억압자의 대의에 봉사한다. 이상주의적 평화주의는 도덕적 분개로 전쟁에 맞선다. 어린 양이 도축사의 칼에 애처로운 울음소리로 맞서는 식으로 말이다."[11]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국주의 간 대리전으로 퇴보할 수 있을까?
 
제국주의 간 대리전이라는, ISA의 우크라이나 전쟁 성격규정에 대한 우리의 거부는 최근 몇 달간의 사건들에 대한 평가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만 우리가 전쟁 초기부터 말했듯이, 이러한 우리의 거부가 그 같은 유형의 전쟁으로 전화될 가능성을 배제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젤렌스키 정부는 부르주아적·친제국주의적 목표를 추구하며, 의심의 여지없이 나토는 러시아를 상대로 세력권을 확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하길 바란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충돌은 무엇보다도 민족자결을 위한 전쟁, 제국주의 외세의 점령에 대항하는 전쟁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지난 문서에서 설명했듯이, “전쟁의 성격을 전화시키는 방식으로 나토가 개입할 가능성은 실제로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1999년 코소보 전쟁에서 나토군이 개입하여 알바니아 인민의 민족해방투쟁을 나토 제국주의 목표에 사실상 종속시킨 사태를 우리는 본 바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의 상황이 아니며, 맑스주의자들은 미래의 가능한 사태발전이 아닌 현재의 현실에 전술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 직접 러시아와의 전쟁을 촉발하는 위험까지 감수하고 싶지는 않다.”[12]
 
ISA 동지들은 사회주의자들이 서방 제국주의자들과 그들의 영향력 확대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 물론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러시아 제국주의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돕는 것으로 서방 제국주의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든 제국주의 강도들에 반대하며, 동서 강대국들 모두에 대항하여 모든 피억압 인민의 해방투쟁을 지지한다.
 
따라서 RCIT는 일차적으로 해방전쟁의 대의에 봉사하는 방책과 일차적으로 강대국 배외주의(쇼비니즘)의 대의에 봉사하는 방책을 전술상에서 구분한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넘겨주는 것은 일차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력에 봉사한다. 서방의 대러 제재와 자산 몰수는 일차적으로 미국·EU 지배계급의 이익에 봉사한다. 우리가 군사 원조를 지지하지만, 금융·경제 제재 정책에는 반대하는 이유다.[13]
 
  "노동자들은 무장할 권리가 있다!" , 감사합니다!
 
ISA가 우크라이나 인민의 투쟁에 강한 동조감을 가진 사람들과 어긋나지 않게 맞춰보려고 시도하는 대목들이 성명서에는 있다. 성명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덧붙이고 있는 대목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우리는 노동자들이 그들 자신의 자주적 조직을 통해 무장할 권리를 옹호한다. 궁극적으로 그러한 노동자계급 무력이 조직되어야 할 것인데, 이는 단지 침략군을 격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침략군의 병사 대열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계급적 호소에 기반해야 한다), 반동 젤렌스키 정권 및 그 이면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극우 그룹들과 민병대들에 맞서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실제로는, 이것은 미사여구 놀음이다. 확실히 우크라이나 노동자들과 청년들은 ISA가 그들에게 "자신들의 자주적 조직을 통해 무장할 권리"를 부여해준 것에 감사할 것이다. , 감사합니다! 불행히도, ISA는 우크라이나 노동자들과 청년들에게 그들이 국외로부터 현대 무기를 얻을 권리를 부여해주지는 않는다! ISA 지도부들은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겐 불운이네! 그러나 어쩌랴, 그들은 서방 제국주의의 대리인일 뿐인데!"
 
우크라이나 노동자들이 "그들 자신의 자주적 조직을 통해 무장할 권리가 있다"는 말도 반가운 말이다. 그러나 독립적인 노동자계급 민병대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ISA 지도부들에게 비밀일 수 없다. 이 나라는 자본주의 반식민지로서 반동 정부가 통치하는 나라다. 하지만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제국주의의 잔학한 공격을 맞고 있는 민족이라는 사실을 없애지 못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민족 방어 투쟁은 현재 반동 젤렌스키 정부의 지도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 이제 우크라이나 노동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우크라이나 노동자들은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분명히 그것은 반동적인 허튼소리일 것이고 이 나라에서 아무도 이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더욱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점령 하에 떨어지면 노동자정부 쟁취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조건은 좀처럼 향상되지 않는다!
 
많은 우크라이나 노동자들과 청년들이 젤렌스키 정부에 불만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침략이 지금 일어나고 있고, 방위 전쟁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 방위 전쟁은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왜냐하면 지금 식민지 노예화의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선택해야만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방위 전쟁에 대해, 즉 반동 젤렌스키 정부 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방위 전쟁에 대해 지지인가, 아닌가? RCIT는 그렇다고 말하고 ISA는 아니라고 말한다. 현 세계정세에서 맑스주의와 수정주의 사이에 놓여 있는 심연이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물론 무비판적으로 이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투쟁 속에서 젤렌스키 정부를 노동자 정부로 대체해야 할 필요를 노동자들에게 참을성 있게 설명하고 독립적인 노동자계급 민병을 건설하여 노동자·민중을 젤렌스키 타도로 준비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책은 현장에서 지금 진행 중인 실제 투쟁 밖에서, 그와 별개로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 사회주의 선전은 사회주의 실천과 결합되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노동자·청년들과 함께 어깨 걸고 해야 한다! 반대로 ISA 지도부의 정책은 이러한 맑스주의적 투쟁방침과 정면 대립한다.
 
  반제국주의 없는 맑스주의?
 
반식민지 자본주의 나라들이 제국주의 침략을 맞은 최근 예를 들어보자.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말비나스 전쟁,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2001) 및 이라크 침공(2003), 러시아의 체첸 군사개입 (1994-96, 1999-2004), 시리아 군사개입 (2015년 이래) 등이 있다. 이 모든 반식민지 나라들은 진보적 지도부 없이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했다. 그럼에도 이 나라들이 민족 억압에 직면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러한 식민주의 압제·수탈에 대항하는 민중 투쟁은 객관적으로 진보적이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이러한 투쟁이 부르주아 지도부 하에서 일어나더라도 그렇다.
 
언제나 이것은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접근태도였다. 맑스와 엥겔스는 19세기에 러시아에 대항하여 폴란드 인민의 투쟁을, 영국에 대항하여 아일랜드 인민의 투쟁을 지지했다. 이들 투쟁 지도부의 종교적·봉건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트로츠키와 제4인터내셔널은 이탈리아에 대항하여 에티오피아를, 일본에 대항하여 중국을 지지했다. 에티오피아의 경우 절대왕정을 지도부로 하여, 중국의 경우 반동 독재 장개석을 지도부로 하여 각각 투쟁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미 잘 알려진 이들 사례 이외에도 비슷한 사례는 더 많이 있다.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우리의 다른 문서들을 참조하길 독자들께 권한다.[14]) 그러나 ISA는 언제나 이러한 맑스주의적 반제국주의 강령에 반대해왔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영국에 대항하여 아르헨티나를, 미국에 대항하여 아프간과 이라크를, 이스라엘에 대항하여 하마스를[15] 방어하는 데 실패한 이유다.[16]
요약하자면, ISA는 민족해방 투쟁을 지지하길 거부하고 이 또는 저 제국주의 열강에 영합해온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반제국주의 없는 맑스주의를 전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맑스주의는 아무 혁명적 내용을 가지지 않으며, 오히려 맑시즘의 사회제국주의적 희화를 보여준다. 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것의 위치는 이 반() 맑스주의 전통의 계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ISA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접근태도, 우크라이나 인민에 대한 공허한 동정은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 요구에 '원칙적으로' 동조를 선언하지만 그러한 요구를 건 실제 파업투쟁에 대해서는 지지하길 거부하는, 즉 파업자들에게 파업기금을 보내고 연대 행동을 조직하는 등 실질적인 연대와 동조를 거부하는 조합 관료들의 정책과 닮았다.
 
오늘 ISA는 우크라이나 민족해방전쟁을 "제국주의 간 대리전"이라고 비난하고 군사원조에 반대하며, 나아가 이를 사보타지 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최근 러시아의 사회주의동맹”(CT) 동지들과 함께 한 공동선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사회주의동맹과 RCIT는 푸틴 정권의 침략 전쟁을 공공연하게든, 은밀하게든 지지하는 러시아연방공산당(KPRF)을 비롯한 그 밖의 스탈린주의 당들의 파렴치한 배반을 규탄한다. 그들은 친러 사회제국주의 당들이다. 불행하게도, 레닌과 트로츠키의 전통에 서 있다고 자처하면서 국제주의·반제국주의 의무를 저버리는 조직들도 다수가 존재한다. 이들 세력은 이 전쟁이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의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하다며, 심지어는 강대국 간 대리전이라며 우크라이나 인민을 방어하길 거부하고 자신들의 반동적인 중립 기권주의 입장을 정당화한다. 레온 트로츠키와 제4인터내셔널은 한 반전 선언문에서 다음과 같이 천명한 바 있다. “전쟁과 전쟁의 사회적 근원인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은 피억압 식민지 인민의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과 전쟁에서 이들 피억압 인민에 대한 직접적인, 적극적인, 한 점 모호함 없는 명백한 지지를 전제로 한다. ‘중립입장은 제국주의에 대한 지지와 같다.”[17] 이러한 규탄의 말은 오늘 많은 "트로츠키주의" 인터내셔널들에게 정확히 해당된다.”[18]
 
ISA에서 우크라이나 인민의 해방투쟁을 지지하는 동지들은 결론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ISA 지도부는 사회제국주의에 영합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또 다시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국제주의·반제국주의 입장을 취하는 데 실패했다. 반제국주의 강령을 걸고 싸우기를 원하는 동지들은 ISA의 정책과 단절해야 하며, 또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정책을 전파해온 지도부와도 단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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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Crisis in the CWI: For a Marxist Way Out! A proposal to all current members and former members of the CWI to discuss the way forward in these tumultuous times, 29 June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rcit/open-letter-to-cwi/
 
[2]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80여 편의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가장 중요한 다음 문서들을 보라. < [RCIT 선언문]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사적 의의를 갖는 전환점에서 사회주의자들의 임무>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manifesto-ukraine-war-a-turning-point-of-world-historic-significance/#anker_1; RCIT: Ukraine War: An Action Program for Authentic Socialists, 1 March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ukraine-war-an-action-program-for-authentic-socialists/; Medina Gunić: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새 전환점>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a-new-turning-point-in-russia-s-invasion-of-the-ukraine/#anker_4; RCIT: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제국주의 전쟁을 타도하자!>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down-with-putin-s-imperialist-war-against-the-ukraine/#anker_6; 다음의 공동성명도 보라. <우크라이나 전쟁 공동성명 - 우크라이나 저항투쟁을 지지하는 본격적인 국제연대 운동을 호소한다. 러시아군 패배! 나토 반대!> https://www.thecommunists.net/rcit/joint-statement-on-ukraine-war-13-3-2022/#anker_4]
 
[3] RCIT Manifesto: Ukraine War: A Turning Point of World Historic Significance
 
[4] 비판적 분석으로는, 다음을 보라. Yossi Schwartz: The ISA, by opposing the delivery of weapons to Ukraine to fight Russian imperialism, serves Russian imperialism, 14.04.2022, https://the-isleague.com/the-isa-by-opposing-the-delivery-of-weapons-to-ukraine-to-fight-russian-imperialism-serves-russian-imperialism/
 
[5] ISA: War in Ukraine. The New Era and the Crisis of Capitalism, 11 April 2022 https://internationalsocialist.net/en/2022/04/isa-international-committee-statement
 
[6] Walter Chambers: War in Ukraine a New Drawn-Out Phase, ISA, 18 May 2022, https://internationalsocialist.net/en/2022/05/war-in-ukraine-2
 
[7] Tom Crean: Bipartisan Support for Militarism: Imperialist Conflict Sharpens in Ukraine, Socialist Alternative, 7 June 2022, https://www.socialistalternative.org/2022/06/07/bipartisan-support-for-militarism-imperialist-conflict-sharpens-in-ukraine/
 
[8] 레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레닌전집 59(“2인터내셔널의 붕괴”), 양효식 옮김, 아고라, 115
 
[9] Rudolf Klement: Principles and Tactics in War, The New International, May 1938, Theoretical Journal of the Socialist Workers Party (US-Section of the Fourth International),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klement-war/
 
[10] Leon Trotsky: The Italo-Ethiopian Conflict (1935),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5-36),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0, p. 41
 
[11] Leon Trotsky: Declaration to the Antiwar Congress at Amsterdam (1932), in: Writings 1932, S. 150
 
[12] Michael Pröbsting: <PTS/FT의 우크라이나로 가는 무기 선적에 대한 보이콧 행동 지지에 대하여>, 20223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pts-ft-workers-sanctions-against-ukraine/#anker_5/
 
[13] 우리의 논거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으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절박하다고 제국주의 제재나 유엔 개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회주의자의 공동성명에 대한 동지적 비판>, 2022417,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europe/why-socialists-should-not-support-imperialist-sanctions-or-un/#anker_1/
 
[14] 이에 대해서는 다음 두 책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Vienna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15]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Yossi Schwartz: The soft and not so soft Zionism of the ISA, 25.05.2022, https://the-isleague.com/the-soft-and-not-so-soft-zionism-of-the-isa/; 다음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CWI’s “Socialist” Zionism and the Palestinian Liberation Struggle. A Reply from the RCIT, 15.9.201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wi-and-israel/
 
[16] 위에서 언급한 다음 책의 13장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17] Leon Trotsky: Resolution on the Antiwar Congress of the London Bureau (1936), in: Documents of the Fourth International,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3, p. 99
 
[18] Defend the Ukrainian People against Putin’s Invasion! Down with Russian and NATO Imperialism! Joint Statement of the Socialist Tendency (Russia) and the RCIT, 4 June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rcit/joint-statement-with-ct-russia-on-ukraine-war-4-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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