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주의"라는 이름의 제국주의 세계질서

"다자주의"라는 이름의 제국주의 세계질서

- 누가 노동자들 속에서 다자주의 깃발을 흔들고 있는가?

                    노동자혁명당(준), 20201130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미국에 너무 쏠려선 안 된다” “신냉전을 부추기는 시도는 역사의 발전 흐름에 어긋나는 것” “다자주의를 지키고 협력을 강화해야만 각종 위기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다자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 “·중 사이가 나빠지면 한국이 처신하기 어렵다. 한국은 모든 형태의 신냉전 언행을 반대한다
 
각국 제국주의 지배계급들은 모두 일방주의”/“일극 세계질서에 반대하고 다자주의”/“다극 세계질서를 지지한다고 말한다. 한 강대국의 일방적 패권이 아닌 강대국들의 공존이 서로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새로운 패권 도전자지만 당장은 미국을 대신하여 세계 패권국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중국·러시아가 가장 앞장서서 다자주의를 주창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EU 지배계급, 일본 지배계급도 기본적으로 다자주의를 내건다. 나아가 미국 지배계급 주류도 서방 동맹국들을 소외시키는 (예를 들어 부시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다자주의를 옹호한다. 남한 (위 발언에서 보듯이), 호주 등 보다 하위의 제국주의 지배계급들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의해 모두 다자주의에 찬성한다.
 
자본이 항상 경쟁하는 다수의 자본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제국주의 열강도 경쟁하는 다수의 제국주의 국가들로 존재한다. 한 나라만의 제국주의란 정의상 가능하지 않다. “다자주의는 제국주의 세계질서의 본성에 속한다. 이와 같이 모든 제국주의 지배계급들이 다자주의를 지지하지만, 물론 그 내용은 제 각각이다. 각자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내용을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배계급들 각자가 다자주의라는 말로 어떤 서로 다른 내용을 주장하든 간에 그것은 제국주의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다. 평화와 사회주의의 최악의 적인 제국주의 부르주아지의 깃발이지, 노동자계급·피억압인민의 깃발일 수 없다.
 
이런 다자주의 깃발을 우리의 자주파가 노동자들 속에서 흔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제국주의 지배계급의 마름, ‘사회제국주의가 위험한 것은 노동운동 내에서 제국주의를 지지하고 노동자들 사이에 제국주의 부르주아지의 영향력을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을 사회제국주의에 맞선 투쟁과 뗄 수 없이 결합시키는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임무는 이 또는 저 강대국에 유리하게 세계 질서재편에 복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강대국에 대항하여 싸우며 제국주의 질서를 완전히 파괴하고 그것을 사회주의 세계로 대체하는 것이다!
 
 
소책자 <<레닌 제국주의론 관점에서 본 중국 제국주의>>에 수록된 논설 <민족자주파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마름으로 나서고 있는가?> 중 다음 내용을 보라.
 
                         
                             -다음-
 
 “‘다자간 세계질서친중·친러 개량주의자들이 말하는 라는 중·러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그 어떤 지지도 본질적으로 제국주의 마름 행각이며, 사회제국주의다. 다자간 세계질서라는 것이 결국 그 본성상 서로에 대해 철저히 경쟁관계에 있는 몇몇 강대국들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의미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일 수 없으므로, 이러한 목표에 대한 자주파의 지지는 사회주의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철두철미 부르주아 지정학주의일 뿐이다. 이러한 세계질서가 기존 세계질서보다 더 평화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적어도 그에 못지않게 위기로 차 있는 전쟁몰이 질서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누구도 국제정치박사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다자간 세계질서라는 이러한 개량주의적 백일몽 뒤에는 제국주의 부르주아지를 압박, 견인하여 팽창 시도를 중단하고 상대방 경쟁국과의 평화공존에 합의하도록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수정주의적 환상이 있다. 위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그것은 세계 부르주아지의 중립화가 가능하다는 공상적이고 허구적인 스탈린주의 이론의 결과다. 이에 대한 트로츠키의 비판은 오늘도 그 유효성을 잃지 않고 있다. “전쟁에 대항하는 투쟁은 정부에 대한 압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혁명적 권력 투쟁에 의해서 결판난다. 프롤레타리아 계급투쟁의 평화주의적결과물은 그것의 개량주의적 결과물처럼 오직 혁명적 권력 투쟁의 부산물일 뿐이다. 그러한 결과물은 단지 상대적인 강점을 가질 뿐, 쉽게 대립물로 전환될 수 있다. 즉 그러한 결과물은 부르주아지를 추동하여 전쟁으로 가는 길에 나서게 할 수 있다.”
 
사회제국주의자들은 노동자·피억압자의 해방투쟁들을, 국제 계급투쟁 발전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 투쟁들이 중·러에 이롭게 세계질서를 재편하는 목표에 도움이 되는가 안 되는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들 사회제국주의자들은 서방을 약화시키고 중·러의 글로벌 지위를 강화시켜줄 투쟁들만을 지지하려 한다. 그리하여 미국에 맞선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저항은 굿이지만, 체첸 인민 또는 위구르 인민의 민족투쟁은 폭력 테러, 홍콩 민중항쟁은 폭도들의 폭란이다. 또 중국 노동자 또는 러시아 노동자의 파업투쟁도 다 서방 제국주의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의 2010년 아랍 혁명에 대해서는, 미 제국주의의 사주를 받은 이른바 색깔혁명이라고 비방 중상한다. 이 아랍 혁명이 중동 지역에서 러시아의 지배력을 약화시킨다며.
 
이와 같이 자주파의 반제는 강대국 양 진영 중 한 진영에 대항해서만 반제. 이러한 사이비 반제슬로건으로 노동운동을 남한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중국 제국주의에 대한 지지로 몰아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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