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 113주년을 맞이하여
여성에 대한 폭력을 끝장내자! 폭력주범 자본주의 박살내자!
2020년 경제공황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우리를 덮치면서 이 썩어문드러져 가는 자본주의가 여성노동자를 얼마나 악랄하게 착취하고 억압하는지 극명하게 드러냈다.
자본가계급은 경제위기와 팬데믹의 고통을 여성노동자들에게 혹독하게 전가했다. 병원과 요양원 최전선에서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극한의 노동강도를 감내하며 버텨야 했다. 가정 내에서 여성들의 돌봄노동이 크게 늘어났고 휴교로 인한 ‘가정학습’ 부담까지 여성들이 짊어져야 했다. 당연히 이 모두가 무급 부불노동이다. 여기에 더해 가정폭력 피해도 급증했다. 나아가 여성들이 많이 근무하는 각종 감정노동, 청소노동, 돌봄노동, 판매노동 등에서 해고와 임금저하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고, 코로나19로 곳간을 불린 자본가들이 (지금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서 보듯) 여성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권리 부정, 노조활동 금지 등 파렴치한 탄압을 일삼고 있다.
경제위기와 팬데믹의 결합은 이와 같이 자본주의 하에서의 여성 억압과 계급 착취 간의 불가분의 연관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단지 억압과 폭력의 수동적 희생자가 아니라 용기 있게 폭로와 반격에 나서며 당당히 투쟁의 주체로 섰다. 이미 수년 전부터 터져나온 미투 물결에 이어 라틴아메라카에서 여성혐오 여성살해에 저항하는 니 우나 메노스 운동과 아르헨티나 낙태죄 폐지 투쟁, 3,8 세계 여성의날을 맞이한 ‘세계여성파업’이 전개됐다. 또 2020년 ‘흑인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서, 인도 농민항쟁에서, 벨라루스, 홍콩, 레바논, 미얀마의 민중항쟁에서 여성들이, 여성노동자들이 눈에 띄게 투쟁의 선두에 서 있는 모습을 줄곧 보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여성에게 가해지고 있는 폭력은 멈춰지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고 더욱더 잔학한 형태를 띠어가고 있다. 우리 여성들은 낯선 사람들만이 아니라 가족 친지, 파트너, 친구 같은 아주 친숙한 적들에 의해서도 언어적 신체적 공격을 당한다. 여성 3명 가운데 1명꼴로 폭력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많은 경우 이 폭력이 극히 잔인하여 여성을 말 그대로 죽이는 폭력이다. 여성혐오적 살해, 페미사이드다. 2017년에 87,000여 명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되었다. 예를 들어 멕시코의 경우 2007-2016년 사이에 22,482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 하루 평균 10명의 여성이 살해된다.
페미사이드는 살인을 저지르는 방식이 희생자를 고문하듯이 잔인하게 죽인다는 면에서 남성 살해와 구별된다. 페미사이드는 여성을 목매달고, 질식시키고, 익사시키는 등의 방법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 살인 경우보다 3배 더 많다. 극단적인 폭력은 니 우나 메노스 운동이 전개된 라틴아메리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도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와 같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들보다도 더 여성에게 안전하지 못한 나라로 지목되고 있다. 인도에서 한 해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매 시간 39건 이상이 보고되었다. 살해된 여성들 중 절반이 파트너 또는 가족 성원에 의해 살해당했다. 매년 여성 1,300만 명 이상이 러시아에서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그 가운데 1만4천명 이상의 여성이 상해로 죽는다. 이들 나라만이 아니라, 페미사이드에 이르는 폭력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성살해의 양대 유형이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고 잔인한 형태의 폭력은 직접적인 여성 살해, 즉 페미사이드다. 그리고 이와는 다른, 조용하지만 체계적이고 일관된 유형이 있다. 방치되어서, 압제와 제도의 부패로, 그리고 모성사망, 기아, 예방 또는 치유 가능한 질병과 같은 직접적인 자본의 착취로 여성들은 죽는다. 불법화되어 음성적인, 따라서 매우 위험한 낙태 수술로, 장시간 중노동과 열악한 위생 상태로 여성들은 죽는다. 여성들은 사회운동과 투쟁에 가담하고 앞장 선 죄로 살해된다.
다름 아닌 3.8 세계여성의 날이 1908년 미국의 방직공장에서 화재 중에 129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자본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을 기억하기 위한 날이다. 공장주가 파업 참가를 막으려고 밖에서 작업장 문을 잠가버려 여성노동자들이 불에 타죽었다 오늘도 여성에 대한 폭력, 여성혐오 여성살해는 계급사회에, 자본주의 체제에 근본 원인이 있다. 오늘도 자본주의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와 여성노동자에 대한 초과착취로 제 수명을 연장해나가고 있다. 여성으로서 우리가 경험하는 그 어떤 형태의 폭력도 이 사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반식민지 나라의 우리 자매들은 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제3세계” 초과착취로 인한 폭력을 포함하는 추가적인 억압을 경험한다.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의 우리 흑인 자매들은 인종차별로 인한 폭력을 포함하는 추가적인 억압을 경험한다. 마찬가지로 피억압 민족 출신의 우리 자매들, 이주민 배경 또는 차별받는 종교적 배경을 가진 우리 자매들도 인종주의로 인한 추가적인 형태의 폭력을 경험한다. 우리 여성을 향해 여러 가지 잔학한 형태의 공격들이 가해지고 있지만, 억압에 맞선 우리의 투쟁은 결코 멈출 수 없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대륙, 모든 나라에서,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미국에서, 끝나지 않은 아랍혁명에서, 홍콩에서, 미얀마에서, 한국에서, 거리와 현장에서 싸운다. 우리는 그 어느 저항투쟁에서도 항상 최전선에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계급사회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우리를 깨뜨리려 할지라도 우리는 깨질 수 없다고 굳게 확신한다.
오늘 세계 여성의 날, 우리는 여성 없이는 혁명을 이룰 수 없음을 우리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오늘 3월 8일 우리는 우리를 향한 폭력에 빼앗긴 모든 자매들을 기억한다.
우리 스스로에게 약속한 대로 폭력에 잃은 자매들에게 약속한다. 우리의 투쟁은 프롤레타리아혁명 승리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노동자해방·여성해방 사회, 사회주의 사회에 이를 때까지, 끝까지 계속될 것이다.
자매들, 노동자·피억압자로 함께 뭉쳐 오늘 3월 8일의 역사를 기리고 투쟁의 날로 되살리자!
사회주의 없이 미래 없다!
혁명 없이 사회주의 없다!
여성 없이 혁명 없다!
단결! 투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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