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방어와 반제 통일전선 전술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2026년 3월 12일, www.thecommunists.net
차례
1. 일부 “혁명적 좌파”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정하다
2. 이란 군과의 군사 블록
3. 레닌 · 트로츠키 당시의 코민테른과 반제 통일전선 전술
4. 반제 통일전선에서 부르주아지의 지위
5. “이란은 자기 방어권이 있다” 슬로건에 대하여
6. 이란 전쟁의 예상되는 결과들
* * * * *
1. 일부 “혁명적 좌파”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정하다
며칠 전 언급했듯이, 이란 전쟁을 통해 우리는 대중의 의식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을 보고 있다. 그리고 다시 이란 전쟁이 그러한 의식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형국이다.[1] 이러한 변화는 트로츠키주의자들을 비롯해 혁명좌파를 자임하는 세력들 사이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앨런 우즈의 RCI (“혁명적 공산주의 인터내셔널”)는 작년 12일 전쟁에서 ‘이란 방어’ 요구를 거부하고[2] 이란을 "지역 제국주의 세력"[3] 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미 제국주의와 그 대리 세력인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 맞서 이란의 무조건적 방어에 찬성이다."[4]
연속혁명경향-제4인터 (CPR; 아르헨티나 PTS 주도 국제 조직 “트로츠키주의분파”가 조직 명칭을 이와 같이 변경했다)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8개월 전에는 이란 편을 들지 않았지만, 이제 선언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이유로, 이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치적·군사적 패배를 위해 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면, 사회주의자라면, 혁명적인 좌파라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유럽 열강들의 패배를) 조건 없이 지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피억압 국가의 편에 서서 억압 국가에 맞서 싸워야 한다."[5]
그리고 아르헨티나 MST(노동자사회주의운동)가 주도하는 다양한 세력의 국제적 연합체인 LIS/ISL(국제사회주의동맹)조차도 입장을 정정했다. 작년에도, 그리고 현 전쟁 개전 당초에도 이란 방어 입장을 취하는 데 실패한[6] LIS/ISL은 일련의 내부 논쟁 끝에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이란의 자기방어권을 인정하며 이란 인민과 함께한다."[7]
이와는 달리,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RCIT)은 피억압 인민에 대한 지난 모든 제국주의 전쟁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전쟁에서도 개전 당초부터 혁명적 방위주의 입장을 취해 왔다. 이는 우리가 이란의 군사적 투쟁을 편 들지만 반동 신정-자본가 정권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8]
이들 조직들이 왜 과거에는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다가 이제는 방어하는지 그 일관성 결여에 대해, 심지어는 아무 설명도 없는 것에 대해 여기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이러한 좌선회가 근본적으로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진지한 강령적 재검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오히려 이는 사건들의 압력, 주로 대중의 의식 변화와 정통 맑스주의자들의 정치적 개입으로 인한 실용적인 입장 변화다. 이에 대해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중도주의의 특징은 기회주의다. 외적 상황들 (전통, 대중 압력, 정치적 경쟁)의 영향 아래서 중도주의는 급진주의를 과시하도록 강요받는 때가 종종 있다. 이를 위해 중도주의는 자신을 이겨내고 자신의 정치적 본성을 위반해야 한다. 온 힘을 다해 스스로를 자극함으로써 형식적 급진주의의 극한에 도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심각한 위험의 순간이 닥치면 중도주의의 진정한 본성이 수면 위로로 드러난다."[9]
하지만 당장은 위의 중도주의 조직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정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환영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2. 이란 군과의 군사 블록
그러나 이 변화는 피상적 성격의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 이유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제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 조직이 말하는 이란 방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맑스주의자들에게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방어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실의 저항, 즉 그 국가 군대의 항전을 편 든다는 것을 뜻한다. 현 이란 전쟁으로 말하자면, 이란 군대 (및 레바논의 헤즈볼라)의 군사적 투쟁을 지지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미국-시온주의 공격을 사보타지 하고 이란에 대한 제국주의 제재와 봉쇄를 파훼하고 이란 내 CIA/모사드 연계 세력의 반혁명 기도를 진압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요컨대, 사회주의자들은 미국-시온주의 전쟁을 패배시키기 위해 이란 군과의 군사 블록을 제창한다.
당연한 바, 실제적 반제국주의 저항에 대한 이러한 지지를 신정-자본가 정권에 대한 정치적 지지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자본주의-신정 정권을 절대 지지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신정-자본가 정권을 노동자·민중 정부로 대체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전쟁 동안에는 주된 문제가 미국-시온주의 침략에 맞선 이란의 방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 아니면 제국주의 앞잡이들뿐이다.
하지만 이란 방어를 제창함에 있어 사회주의자들은 정치적 계급 독립/독자화 입장을 취해야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정권에 대한 일체의 환상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이란의 정력적인 저항은 제국주의 적의 대대적인 군사 공격과 그로 인한 대량 파괴,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살해, 그리고 정권의 존립 위협이라는 현실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이란 정권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에도, 영웅적인 팔레스타인 투쟁에도, 나아가 2024년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선 헤즈볼라의 저항에도 아무런 대응 행동도 취하지 않았거나, 단지 제한된 행동만을 취했을 뿐이다. 심지어 2025년 6월 이란 자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 당시에도 이란 정권의 대응은 제한적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
전쟁 후 어느 시점에선가 정권이 보다 화해적인 대외정책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 정권이 러시아·중국 제국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맑스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과 여성과 성 소수자, 민족 소수자를 억압하고 시리아에서 아사드 유혈 폭정을 그 더러운 최후 때까지도 지지했던 신정-자본가 독재의 반동적 본질을 잊지 않는다.
물론, 독재라는 구체적 조건 하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방위주의 투쟁을 어떠한 환상도 없이 수행해야 한다. 나라를 방어하는 투쟁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국가기관은 사회주의자들을 발견하는 대로 족족 탄압할 것이다. 그 때문에 사회주의자들은 비합으로, 지하운동 조건 하에서 활동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오직 현장에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합법 공식적 또는 자생적 방위 노력들과 미국-시온주의 폭격 테러의 끔찍한 결과를 완화하기 위한 아래로부터 민중 발의 민방위 노력들을 지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중의 독립적 조직화를 시도하는 등등의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ㅡ 독재의 조건 하에서 가능한 한 ㅡ 노동자계급의 독립적 조직화, 여성의 권리, 민족자결, 그리고 (중동 사회주의 연방 내) 노동자·민중 정부 수립 등을 제창하는 선전 활동과 결합돼야 한다.
이란 밖에서는, 이러한 혁명적 방위주의 노선은 다음과 같은 투쟁으로 이어져야 한다. 반전 시위를 조직하고, 미국-시온주의 전쟁기계에 대한 사보타지 노력을 지지하고, 서방 정부들이 ("걸프 동맹국 방어"라는 위장 하에) 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막고, 시온주의 식민 정착자 국가를 보이콧 하고, 미군기지 해체 운동을 조직하고 등등.
3. 레닌 · 트로츠키 당시의 코민테른과 반제 통일전선 전술
위 중도주의 조직들이 이란을 방어한다는 자신들의 슬로건을 구체화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도주의자들은 자유주의 · 개량주의 세력들과 단절하길 극구 꺼려하는데 이 세력들이 그러한 일관된 반제국주의 입장 (소부르주아 반미주의 입장이 아니라)에 대해 뿌리 깊은 혐오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와의 분쟁에서 반식민지 나라를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전술에 입각하여 방어하는 것은 맑스주의자들의 오랜 전통이다. 애초 이 전술이 정립된 것은 레닌과 트로츠키 시절의 공산주의인터내셔널에 의해서였다. 1922년 제4차 대회에서 통과된 "동양 문제에 관한 테제"에 이 반제통전 전술이 총화되어 있다. 코민테른은 제국주의 지배에 대항하는 투쟁의 진보적 성격을 강조했는데, 그 투쟁이 식민지·반식민지의 부르주아 또는 소부르주아 세력의 리더십 하에 진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그러했다.
"모든 민족혁명운동에 공통된 기본 과제는 민족적 통일을 이루고 정치적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 과제가 실제로 철저하게 해결되는가의 여부는, 이러한 민족운동이 반동적인 봉건적 요소들과 단절하고 광범위한 노동대중을 자신의 대의 쪽으로 전취하고 이들 대중의 사회적 요구를 자신의 강령으로 표현해내는 등 이러한 것들을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코민테른은, 국가 독립에 대한 민족적 의지를 대표하는 자들이 다양한 역사적 조건 하에서 극히 다양한 유형일 수 있다는 점을 십분 인식하면서,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민족혁명운동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코민테른은 가장 광범위한 대중을 적극적 투쟁으로 끌어들이려는 수미일관된 혁명적 방침을 취하는 경우에만, 그리고 자신의 계급지배 유지를 위해 제국주의와 화해를 꾀하는 모든 자들과 무조건적으로 단절하는 경우에만 피억압 대중을 승리로 인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10]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59쪽)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은 맑스주의자들이 민족해방운동의 지도부로 있는 (소)부르주아 세력에 어떠한 환상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맑스주의자들은 동원력을 극대화하고 이들 지도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통일전선 전술을 적용해야 한다.
“이 슬로건의 적실성은 모든 혁명적 분자의 동원을 요구하는 세계 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투쟁 전망에서 비롯한다. 이 동원은 토착 지배계급이 인민 대중의 사활적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외국 자본과의 타협을 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필요하다. 서구에서 프롤레타리아 통일전선 슬로건이 프롤레타리아의 이익에 대한 사민주의자의 배신을 폭로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도움이 되고 있는 것과 똑같이,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슬로건은 각종 부르주아 민족주의 그룹의 동요를 폭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슬로건은 또 노동대중의 혁명적 의지를 발전시키고 계급적 자각을 일깨우는 데 촉매제가 되어줄 것이며, 그들을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봉건 유제와도 싸우는 사람들의 선두에 서게 해줄 것이다.”[11]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65쪽)
실제로 공산주의자들은 1920년대에 영국 제국주의에 맞선 터키의 독립 투쟁, 프랑스와 스페인 제국주의에 맞선 베르베르족의 투쟁, 프랑스 점령에 맞선 시리아 인민의 투쟁 등을 지지함으로써 실천적으로 이러한 반제 통일전선 전술을 실행에 옮겼다.
트로츠키/ 제4인터내셔널은 “반제 통일전선”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는데, 이는 스탈린주의자들이 인민전선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용어를 오남용한 것을 감안해서다. 그러나 제4인터내셔널은 통일전선과 식민지 문제에 대한 코민테른의 결정을 자신의 강령적 근거로 삼고, 계속해서 코민테른의 접근방식과 노선을 견지 옹호했다.[12]
그에 따라 제4인터내셔널은 반식민지 중국에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서 장개석 ㅡ 당시 공산주의자 수만 명을 학살한 부르주아 도살자 장개석 ㅡ 의 군대를 편 들었다. 또 이탈리아 제국주의 침략군에 맞서 에티오피아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의 군대를 편 들었다. 우리의 책 <<남반구 대강탈>>에서 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세 개의 인용문만 제시하고 넘어가겠다.[13]
“그렇다. 제국주의와 맞서는 데서는 장개석의 비밀경찰 사냥개들까지도 도와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14]
“불행히도 민족독립 전쟁의 지휘권을 쥐고 있는 것이 장개석이므로 장개석 지휘 하의 군사 투쟁에 참가하여 장개석 타도를 정치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유일한 혁명적 방침이다.”[15]
“지금 브라질에는 혁명가라면 누구나 증오할 수밖에 없는 준 파시즘 정권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령 내일 영국이 브라질과의 군사적 충돌에 돌입한다고 한다면, 이 충돌에서 노동자계급은 어느 편에 있을까요? 나 스스로 자문해 볼 때, 이 경우에 나는 ‘민주주의’ 영국에 대항하여 ‘파시스트’ 브라질의 편에 있을 것입니다. 왜일까요? 영국과 브라질 그 두 나라 간의 충돌에서는 문제가 민주주의냐 파시즘이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국이 승리한다면 브라질에 또 다른 파시스트 정권을 들여앉힘으로써 브라질에 이중의 족쇄를 채울 것입니다. 반대로 브라질이 승리한다면, 이 나라의 민족· 민주 의식에 강한 자극을 줌으로써 바르가스 독재의 타도로 이어질 것입니다. 영국의 패배는 동시에 영국 제국주의에 타격을 입히고 영국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운동을 자극할 것입니다. 실로, 머리가 비지 않고서는 세계적 적대와 세계적 군사 충돌을 파시즘 대 민주주의 간의 투쟁으로 축소 환원시킬 수 없습니다. 모든 가면 뒤에 숨은 착취자, 노예주, 강도들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16]
당연히 결정적인 문제는 명시적으로 "반제국주의 통일전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느냐 여부가 아니라, 엄격한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반제 투쟁에서 (소)부르주아 세력과 실제적 협력을 이루는, 이 레닌주의 방법 · 전술을 적용하는 데 동의하느냐다.
4. 반제 통일전선에서 부르주아지의 지위
노동자 통일전선과 반제 통일전선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반제통전에는 부르주아 세력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공산주의자들은 1920년대, 30년대에 터키의 케말 아타튀르크, 베르베르의 아브드 엘 크림, 장개석, 하일레 셀라시에 등과의 실제적 협력을 제창했다. 그 이론적 근거는 제국주의 열강 및 제국주의 독점체가 지배하는 나라들의 부르주아지는, 일정 정도로는 피억압 계급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있다. 트로츠키가 언급했듯이, "식민지·반식민지 나라들의 부르주아지는 반(半)지배, 반(半)피억압 계급이다."[17] 그에 따라 이 시기 공산주의자들은 19세기 및 20세기 초 유럽의 여러 혁명 투쟁에서 부르주아 세력과 관련하여 맑스와 레닌이 취한 것과 유사한 전술을 적용했다.
부르주아 세력이 혁명가들과의 통일전선 결성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형태의 통일전선도 그렇다. 반식민지 아닌 제국주의 나라에서 노동자 통일전선의 경우를 보자. 노동조합 관료나 개량주의 정당이 혁명가들과의 통일전선 결성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역사와 실제 경험 모두에서 보듯이, 그러한 통일전선은 통례이기보다는 예외다.
그렇다면 왜? 그와 같이 통일전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데 왜 공산주의자들이 그러한 전술을 제창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혁명적 세력은 노동자계급 속에서 작은 소수파를 점하고 있는 데 반해 개량주의 세력 및 (소)부르주아 세력은 대중조직을 장악하고 있고 나아가 국가기구까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노동자와 피억압자가 이러한 비혁명적 세력에 대한 환상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투쟁 슬로건으로 대중에 촉구할 때는 동시에 지도부에도 촉구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이 대중이 환상을 품고 있는 지도부에도 투쟁을 촉구하지 않고 단지 대중에게만 촉구하는 것은 쓸모없고 역효과만 낼 수 있다. 그러한 대중조직 지도부에게도 공동행동 제의와 촉구가 적극적으로 취해져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전술은 설사 통일전선 결성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는 혁명가들이 제국주의 적에 맞선 공동 투쟁에 진심임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따라서 노동자·피억압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혁명가는 자신이 비혁명적 지도부들의 선의를 믿는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되며, 대중이 스스로의 경험을 해 보도록 돕고자 한다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결국 목표는 대중을 배신적인 지도부들로부터 떼어내서 혁명당의 지도 아래 결집시키는 것이다.
5. “이란은 자기방어권이 있다” 슬로건에 대하여
이 글의 첫 장에서 언급했듯이, 일부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이란은 자기방어권이 있다"는 슬로건을 내건다. 비슷한 구호들이 가자 전쟁, 이라크 전쟁 등 다른 분쟁 때도 일부 중도주의자들에 의해 사용돼왔다. 이러한 구호를 한두 번 사용하는 것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그 정치적 약점을 인지해야 한다.
첫째, 이는 주어진 반제국주의 투쟁에 대한 지지 의지가 다소 멀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이란이나 다른 어떤 나라든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할 권리를 방어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조건이나 단서 없이 전적으로 지지한다.
둘째로, 이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란 정권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뿐 아니라 제국주의 강도에 맞서 싸울 의무도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자본가나 억압자에 맞서는 투쟁에서 후퇴하는 모든 개량주의 세력 또는 반식민지의 부르주아 세력을 날카롭게 비판할 것이다. 단순히 "투쟁할 권리"만을 지지하는 구호는 비혁명적 지도부가 그러한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그들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그리고 우리가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러한 비혁명적 지도부는 대개 싸우기보다는 후퇴하는 것을 선호하며, 외적 요인들의 대규모 압력에 의해서만 싸운다.
6. 이란 전쟁의 예상되는 결과들
이란에 대한 현 제국주의 전쟁의 역사적인 성격을 간략히 논급하는 것으로 글을 맺겠다. 우리가 다른 곳에서 언급했듯이 이 전쟁은 예외적이다. 이 전쟁은 트럼프 정부가 단기적인 정치적 계산과 이스라엘의 책략으로 인해 시작했는데, 이 두 가지 모두 트럼프 정부 자신이 선포한 전략적 이익과 상반된다.[18] 더욱이 이 전쟁은 처음부터 미국 인민 대다수가 반대한 첫 번째 제국주의 전쟁이다.[19]
동시에 이란 군은 제국주의 강도들과의 싸움에서 인상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란을 며칠 안에 패배시킬 수 있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미국-시온주의 야수가 가져온 막대한 파괴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항복할 기미가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뿐만 아니라 이란 군은 이스라엘, 미국의 군사 기지, 그리고 미국의 걸프 동맹국들까지 성공적으로 타격을 해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여 석유와 가스 가격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세계경제를 또 다른 공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요컨대, 미국-이스라엘 제국주의자들은 전쟁의 통제권을 잃었다. 적어도 현재로선 그렇다.[20]
이 모든 요인들을 고려할 때, 제국주의자들이 이란을 신속히 패배시키지 못하면 이 전쟁은 중동,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심오한 그리고 혁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랍 폭군들, 특히 걸프 왕정들은 이미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트럼프에게 전쟁을 끝내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전쟁은 이란의 저항으로 인한 물적 피해뿐 아니라 석유 및 가스 수출 차질로 인한 재정적 손실까지 야기하며 이들 국가에 막대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걸프 지역의 3대 경제국은 현재 경제 재건을 위해 서방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 걸프 국가 관리는 기자들에게 "여러 걸프 국가들이 현재 계약에서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으며, 현 전쟁으로 인한 예상되는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및 미래 투자 약속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 관리들은 미사일과 드론의 영향과 관련하여 자국 영토 내 미군 기지의 효용성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분쟁에서 드러났듯이, 미군 기지는 억지력 역할을 하지 못했고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으로부터 이들 국가를 보호하지도 못했다. 이는 1951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방위지원협정을 체결한 이후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에 대한 상당한 재조정을 의미한다. 걸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보호가 전혀 보장이 못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다른 동맹국들이 미군기지 주둔 이유를 판단하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21]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패배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이란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인민 전체에게 거대한 정치적 승리를 의미할 것이다. 이는 중동에 대한 미국-시온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그들 동맹국을 약화시키며 전 세계 반제국주의 저항을 고무시킬 것이다. 동시에, 국내 위기에서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작지만 성공적인 전쟁"을 필사적으로 이용하길 바랐던 트럼프 정부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워싱턴의 이미 실추된 글로벌 평판을 더욱 더 훼손시킬 것이며, 미국 주민들 사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적 불신을 또한 가속화하고 시온주의 식민정착자 국가에 대한 워싱턴의 지지도 더 한층 약화시킬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패배는 시온주의 정착민 사회의 자신감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더 많은 정착민들이 이스라엘 국가를 떠나도록 부추길 것이다.
이 같은 폭발적 정세에서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일관되지 못한 중도성과 단절해야 한다. 미국-시온주의 야수에 맞서 이란을 방어할 준비가 된 자들은 필요한 결론을 끌어내고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전술을 적용해야 한다. 나아가 진정한 맑스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폭발적 계급투쟁에 결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혁명세계당 건설을 전진시키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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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ichael Pröbsting: Iran War: A Shift in the Consciousness of the Masses. What are the reasons for the widespread opposition to the American-Zionist attack? 9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iran-war-a-shift-in-the-consciousness-of-the-masses/
[2] 2025년 12일 전쟁에서 IMT/RCI의 입장에 대한 우리의 비판으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하여 - 스탈린주의 이란공산당 및 자칭 “트로츠키주의” 조직들 비판>, 2025년 6월 16일, https://blog.wrpkorea.org/2025/06/blog-post_19.html; 다음도 보라. 같은 저자, Further Reflections on the Zionist-American War against Iran, 2 July 2025,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preliminary-balance-sheet-of-the-zionist-american-war-against-iran/
[3] Michael Pröbsting: A Revisionist Distortion of the Marxist Imperialism Theory. A critique of Alan Woods’ IMT/RCI understanding of imperialism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2 May 2025,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revisionist-distortion-of-the-marxist-imperialism-theory-critique-of-alan-woods-imt-rci/
[4] Alan Woods: The war on Iran: where do communists stand? 28 February 2026, https://marxist.com/the-war-on-iran-where-do-communists-stand.htm
[5] CPR-FI: For the Defeat of the United States and Israel! Down with the Imperialist War of Trump and Netanyahu against Iran!, 2 March 2026, https://www.leftvoice.org/international-declaration-for-the-defeat-of-the-united-states-and-israel-down-with-the-imperialist-war-of-trump-and-netanyahu-against-iran/; (연속혁명경향의 이 선언문에 대한 국역본이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의 조직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다. <국제선언: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위하여!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이란에 대한 제국주의 전쟁을 타도하라!> https://socialism.jinbo.net/bbs/board.php?bo_table=news&wr_id=1422)
[6] Michael Pröbsting: The Iran War and those Socialists Who Are Not So Anti-Imperialist. A critique of LIS/ISL, CWI, ISA, PRMI and ISp which all refuse to side with the Iranian forces against the American-Zionist aggression, 2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the-iran-war-and-those-socialists-who-are-not-so-anti-imperialist/; 작년 12일 전쟁에서 LIS가 취한 입 장에 대해서는 위의 글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하여>를 보라.
[7] LIS: Hands Off Iran! Defeat the US and Zionist war! 5 March 2026, https://lis-isl.org/en/2026/03/resolution-for-the-international-socialist-league-hands-off-iran-defeat-the-us-and-zionist-war/
[8] RCIT, <또 다시 이란에 대한 미국-시온주의 전쟁이 시작됐다! - 이란을 방어하자!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패퇴시키자!>, 2026년 2월 28일, https://blog.wrpkorea.org/2026/02/blog-post_28.html
[9] Leon Trotsky: Germany: The Only Road (1932), in: Leon Trotsky: The Struggle Against Fascism in Germany,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1, p. 300, http://www.marxists.org/archive/trotsky/germany/1932/320914.htm
[10] Communist International: Theses on the Eastern Question, 5 December 1922, Fourth Congress of the Communist International, in: Jane Degras: The Communist International 1919-1943. Documents Volume I 1919-1922, pp. 385-386. (국역: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59쪽)
[11] 같은 글, 390쪽. (국역: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65쪽)
[12] “혁명적 정치는 혁명적 이론 없이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맑스와 엥겔스의 토대 위에 서 있습니다.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첫 번째 대회는 우리에게 귀중한 강령적 유산을 남겼습니다. 제국주의시대, 다시 말해 자본주의 쇠퇴 시대로서의 현 시대의 성격, 현대 개량주의의 본질과 그에 대한 투쟁 방법, 민주주의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관계, 프롤레타리아혁명에서 당의 역할, 프롤레타리아트와 소부르주아지 간의 관계, 특히 농민과의 관계 (농업 문제), 민족 문제와 식민지 인민의 해방투쟁, 노동조합에서의 활동, 통일전선 방침, 의회주의에 대한 관계 등등,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도 우뚝 서 있는 최고의 평가분석이 첫 네 대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Declaration of the Bolshevik-Leninist Delegation at the Conference of Left Socialist and Communist Organizations. The Collapse of Both Internationals (1933),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3-34, p. 40)
[13] 이에 대해서는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다음 두 책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Wien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특히 이 책의 제 12장 The Struggle against Imperialist Aggressions and Wars: The Programme of the early Communist International and the Fourth International을 보라); 같은 저자,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특히 21장 ‘제국주의 국가와 피억압 인민 간의 충돌에서 혁명적 패전주의’를 보라).
[14] Leon Trotsky: The Defense of the Soviet Union and the Opposition (1929);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29, p. 262
[15] Leon Trotsky: On the Sino-Japanese War (1937), in: Leon Trotsky on China,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6, p. 726
[16] Leon Trotsky: Anti-Imperialist Struggle is Key to Liberation. An Interview with Mateo Fossa (1938);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8-39, p. 34
[17] Leon Trotsky: Not a Workers’ and Not a Bourgeois State? (1937);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7-38, p. 70
[18] Michael Pröbsting: Iran War: What Makes America’s War against Iran Different from Its Past Wars since 1945? Notes about Trump’s adventurous attack which is in contrast to Washington’s strategy, 5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what-makes-america-s-war-against-iran-different-from-its-past-wars-since-1945/
[19] Michael Pröbsting: Iran War: A Shift in the Consciousness of the Masses. What are the reasons for the widespread opposition to the American-Zionist attack? 9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iran-war-a-shift-in-the-consciousness-of-the-masses/
[20]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Yossi Schwartz: Trump has put himself in a trap in the Hormuz straits, 6 March 2026, https://the-isleague.com/trump-has-put-himself-in-a-trap-in-the-hormuz-straits/; 같은 저자, Has Trump decided to end the war on Iran? 9 March 2026, https://the-isleague.com/has-trump-decided-to-end-the-war-on-iran/
[21] The Soufan Center: Gulf States Caught in the Crossfire of War with Iran, 7 March 2026, https://thesoufancenter.org/intelbrief-2026-march-7/; 다음도 보라. The New Arab: US-Israel war on Iran could force Gulf states to review overseas investments, 6 March 2026, https://www.newarab.com/news/us-israel-war-iran-could-force-gcc-states-mull-investments
며칠 전 언급했듯이, 이란 전쟁을 통해 우리는 대중의 의식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을 보고 있다. 그리고 다시 이란 전쟁이 그러한 의식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형국이다.[1] 이러한 변화는 트로츠키주의자들을 비롯해 혁명좌파를 자임하는 세력들 사이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앨런 우즈의 RCI (“혁명적 공산주의 인터내셔널”)는 작년 12일 전쟁에서 ‘이란 방어’ 요구를 거부하고[2] 이란을 "지역 제국주의 세력"[3] 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미 제국주의와 그 대리 세력인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 맞서 이란의 무조건적 방어에 찬성이다."[4]
연속혁명경향-제4인터 (CPR; 아르헨티나 PTS 주도 국제 조직 “트로츠키주의분파”가 조직 명칭을 이와 같이 변경했다)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8개월 전에는 이란 편을 들지 않았지만, 이제 선언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이유로, 이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치적·군사적 패배를 위해 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면, 사회주의자라면, 혁명적인 좌파라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유럽 열강들의 패배를) 조건 없이 지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피억압 국가의 편에 서서 억압 국가에 맞서 싸워야 한다."[5]
그리고 아르헨티나 MST(노동자사회주의운동)가 주도하는 다양한 세력의 국제적 연합체인 LIS/ISL(국제사회주의동맹)조차도 입장을 정정했다. 작년에도, 그리고 현 전쟁 개전 당초에도 이란 방어 입장을 취하는 데 실패한[6] LIS/ISL은 일련의 내부 논쟁 끝에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이란의 자기방어권을 인정하며 이란 인민과 함께한다."[7]
이와는 달리,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RCIT)은 피억압 인민에 대한 지난 모든 제국주의 전쟁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전쟁에서도 개전 당초부터 혁명적 방위주의 입장을 취해 왔다. 이는 우리가 이란의 군사적 투쟁을 편 들지만 반동 신정-자본가 정권에 어떠한 정치적 지지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8]
이들 조직들이 왜 과거에는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다가 이제는 방어하는지 그 일관성 결여에 대해, 심지어는 아무 설명도 없는 것에 대해 여기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이러한 좌선회가 근본적으로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진지한 강령적 재검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오히려 이는 사건들의 압력, 주로 대중의 의식 변화와 정통 맑스주의자들의 정치적 개입으로 인한 실용적인 입장 변화다. 이에 대해 트로츠키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중도주의의 특징은 기회주의다. 외적 상황들 (전통, 대중 압력, 정치적 경쟁)의 영향 아래서 중도주의는 급진주의를 과시하도록 강요받는 때가 종종 있다. 이를 위해 중도주의는 자신을 이겨내고 자신의 정치적 본성을 위반해야 한다. 온 힘을 다해 스스로를 자극함으로써 형식적 급진주의의 극한에 도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심각한 위험의 순간이 닥치면 중도주의의 진정한 본성이 수면 위로로 드러난다."[9]
하지만 당장은 위의 중도주의 조직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정정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환영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2. 이란 군과의 군사 블록
그러나 이 변화는 피상적 성격의 변화에 불과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 이유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제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 조직이 말하는 이란 방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맑스주의자들에게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방어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실의 저항, 즉 그 국가 군대의 항전을 편 든다는 것을 뜻한다. 현 이란 전쟁으로 말하자면, 이란 군대 (및 레바논의 헤즈볼라)의 군사적 투쟁을 지지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미국-시온주의 공격을 사보타지 하고 이란에 대한 제국주의 제재와 봉쇄를 파훼하고 이란 내 CIA/모사드 연계 세력의 반혁명 기도를 진압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요컨대, 사회주의자들은 미국-시온주의 전쟁을 패배시키기 위해 이란 군과의 군사 블록을 제창한다.
당연한 바, 실제적 반제국주의 저항에 대한 이러한 지지를 신정-자본가 정권에 대한 정치적 지지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자본주의-신정 정권을 절대 지지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신정-자본가 정권을 노동자·민중 정부로 대체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전쟁 동안에는 주된 문제가 미국-시온주의 침략에 맞선 이란의 방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바보 아니면 제국주의 앞잡이들뿐이다.
하지만 이란 방어를 제창함에 있어 사회주의자들은 정치적 계급 독립/독자화 입장을 취해야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 정권에 대한 일체의 환상에 대해 경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이란의 정력적인 저항은 제국주의 적의 대대적인 군사 공격과 그로 인한 대량 파괴,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살해, 그리고 정권의 존립 위협이라는 현실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이란 정권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에도, 영웅적인 팔레스타인 투쟁에도, 나아가 2024년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선 헤즈볼라의 저항에도 아무런 대응 행동도 취하지 않았거나, 단지 제한된 행동만을 취했을 뿐이다. 심지어 2025년 6월 이란 자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 당시에도 이란 정권의 대응은 제한적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
전쟁 후 어느 시점에선가 정권이 보다 화해적인 대외정책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란 정권이 러시아·중국 제국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맑스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과 여성과 성 소수자, 민족 소수자를 억압하고 시리아에서 아사드 유혈 폭정을 그 더러운 최후 때까지도 지지했던 신정-자본가 독재의 반동적 본질을 잊지 않는다.
물론, 독재라는 구체적 조건 하에서 사회주의자들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방위주의 투쟁을 어떠한 환상도 없이 수행해야 한다. 나라를 방어하는 투쟁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국가기관은 사회주의자들을 발견하는 대로 족족 탄압할 것이다. 그 때문에 사회주의자들은 비합으로, 지하운동 조건 하에서 활동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오직 현장에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합법 공식적 또는 자생적 방위 노력들과 미국-시온주의 폭격 테러의 끔찍한 결과를 완화하기 위한 아래로부터 민중 발의 민방위 노력들을 지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중의 독립적 조직화를 시도하는 등등의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ㅡ 독재의 조건 하에서 가능한 한 ㅡ 노동자계급의 독립적 조직화, 여성의 권리, 민족자결, 그리고 (중동 사회주의 연방 내) 노동자·민중 정부 수립 등을 제창하는 선전 활동과 결합돼야 한다.
이란 밖에서는, 이러한 혁명적 방위주의 노선은 다음과 같은 투쟁으로 이어져야 한다. 반전 시위를 조직하고, 미국-시온주의 전쟁기계에 대한 사보타지 노력을 지지하고, 서방 정부들이 ("걸프 동맹국 방어"라는 위장 하에) 이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막고, 시온주의 식민 정착자 국가를 보이콧 하고, 미군기지 해체 운동을 조직하고 등등.
3. 레닌 · 트로츠키 당시의 코민테른과 반제 통일전선 전술
위 중도주의 조직들이 이란을 방어한다는 자신들의 슬로건을 구체화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도주의자들은 자유주의 · 개량주의 세력들과 단절하길 극구 꺼려하는데 이 세력들이 그러한 일관된 반제국주의 입장 (소부르주아 반미주의 입장이 아니라)에 대해 뿌리 깊은 혐오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와의 분쟁에서 반식민지 나라를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전술에 입각하여 방어하는 것은 맑스주의자들의 오랜 전통이다. 애초 이 전술이 정립된 것은 레닌과 트로츠키 시절의 공산주의인터내셔널에 의해서였다. 1922년 제4차 대회에서 통과된 "동양 문제에 관한 테제"에 이 반제통전 전술이 총화되어 있다. 코민테른은 제국주의 지배에 대항하는 투쟁의 진보적 성격을 강조했는데, 그 투쟁이 식민지·반식민지의 부르주아 또는 소부르주아 세력의 리더십 하에 진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그러했다.
"모든 민족혁명운동에 공통된 기본 과제는 민족적 통일을 이루고 정치적 독립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 과제가 실제로 철저하게 해결되는가의 여부는, 이러한 민족운동이 반동적인 봉건적 요소들과 단절하고 광범위한 노동대중을 자신의 대의 쪽으로 전취하고 이들 대중의 사회적 요구를 자신의 강령으로 표현해내는 등 이러한 것들을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코민테른은, 국가 독립에 대한 민족적 의지를 대표하는 자들이 다양한 역사적 조건 하에서 극히 다양한 유형일 수 있다는 점을 십분 인식하면서,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민족혁명운동을 지지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코민테른은 가장 광범위한 대중을 적극적 투쟁으로 끌어들이려는 수미일관된 혁명적 방침을 취하는 경우에만, 그리고 자신의 계급지배 유지를 위해 제국주의와 화해를 꾀하는 모든 자들과 무조건적으로 단절하는 경우에만 피억압 대중을 승리로 인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10]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59쪽)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은 맑스주의자들이 민족해방운동의 지도부로 있는 (소)부르주아 세력에 어떠한 환상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맑스주의자들은 동원력을 극대화하고 이들 지도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통일전선 전술을 적용해야 한다.
“이 슬로건의 적실성은 모든 혁명적 분자의 동원을 요구하는 세계 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투쟁 전망에서 비롯한다. 이 동원은 토착 지배계급이 인민 대중의 사활적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외국 자본과의 타협을 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필요하다. 서구에서 프롤레타리아 통일전선 슬로건이 프롤레타리아의 이익에 대한 사민주의자의 배신을 폭로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도움이 되고 있는 것과 똑같이,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슬로건은 각종 부르주아 민족주의 그룹의 동요를 폭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슬로건은 또 노동대중의 혁명적 의지를 발전시키고 계급적 자각을 일깨우는 데 촉매제가 되어줄 것이며, 그들을 제국주의뿐만 아니라 봉건 유제와도 싸우는 사람들의 선두에 서게 해줄 것이다.”[11]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65쪽)
실제로 공산주의자들은 1920년대에 영국 제국주의에 맞선 터키의 독립 투쟁, 프랑스와 스페인 제국주의에 맞선 베르베르족의 투쟁, 프랑스 점령에 맞선 시리아 인민의 투쟁 등을 지지함으로써 실천적으로 이러한 반제 통일전선 전술을 실행에 옮겼다.
트로츠키/ 제4인터내셔널은 “반제 통일전선”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는데, 이는 스탈린주의자들이 인민전선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용어를 오남용한 것을 감안해서다. 그러나 제4인터내셔널은 통일전선과 식민지 문제에 대한 코민테른의 결정을 자신의 강령적 근거로 삼고, 계속해서 코민테른의 접근방식과 노선을 견지 옹호했다.[12]
그에 따라 제4인터내셔널은 반식민지 중국에서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서 장개석 ㅡ 당시 공산주의자 수만 명을 학살한 부르주아 도살자 장개석 ㅡ 의 군대를 편 들었다. 또 이탈리아 제국주의 침략군에 맞서 에티오피아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의 군대를 편 들었다. 우리의 책 <<남반구 대강탈>>에서 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세 개의 인용문만 제시하고 넘어가겠다.[13]
“그렇다. 제국주의와 맞서는 데서는 장개석의 비밀경찰 사냥개들까지도 도와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14]
“불행히도 민족독립 전쟁의 지휘권을 쥐고 있는 것이 장개석이므로 장개석 지휘 하의 군사 투쟁에 참가하여 장개석 타도를 정치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유일한 혁명적 방침이다.”[15]
“지금 브라질에는 혁명가라면 누구나 증오할 수밖에 없는 준 파시즘 정권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령 내일 영국이 브라질과의 군사적 충돌에 돌입한다고 한다면, 이 충돌에서 노동자계급은 어느 편에 있을까요? 나 스스로 자문해 볼 때, 이 경우에 나는 ‘민주주의’ 영국에 대항하여 ‘파시스트’ 브라질의 편에 있을 것입니다. 왜일까요? 영국과 브라질 그 두 나라 간의 충돌에서는 문제가 민주주의냐 파시즘이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국이 승리한다면 브라질에 또 다른 파시스트 정권을 들여앉힘으로써 브라질에 이중의 족쇄를 채울 것입니다. 반대로 브라질이 승리한다면, 이 나라의 민족· 민주 의식에 강한 자극을 줌으로써 바르가스 독재의 타도로 이어질 것입니다. 영국의 패배는 동시에 영국 제국주의에 타격을 입히고 영국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운동을 자극할 것입니다. 실로, 머리가 비지 않고서는 세계적 적대와 세계적 군사 충돌을 파시즘 대 민주주의 간의 투쟁으로 축소 환원시킬 수 없습니다. 모든 가면 뒤에 숨은 착취자, 노예주, 강도들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16]
당연히 결정적인 문제는 명시적으로 "반제국주의 통일전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느냐 여부가 아니라, 엄격한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반제 투쟁에서 (소)부르주아 세력과 실제적 협력을 이루는, 이 레닌주의 방법 · 전술을 적용하는 데 동의하느냐다.
4. 반제 통일전선에서 부르주아지의 지위
노동자 통일전선과 반제 통일전선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반제통전에는 부르주아 세력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공산주의자들은 1920년대, 30년대에 터키의 케말 아타튀르크, 베르베르의 아브드 엘 크림, 장개석, 하일레 셀라시에 등과의 실제적 협력을 제창했다. 그 이론적 근거는 제국주의 열강 및 제국주의 독점체가 지배하는 나라들의 부르주아지는, 일정 정도로는 피억압 계급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있다. 트로츠키가 언급했듯이, "식민지·반식민지 나라들의 부르주아지는 반(半)지배, 반(半)피억압 계급이다."[17] 그에 따라 이 시기 공산주의자들은 19세기 및 20세기 초 유럽의 여러 혁명 투쟁에서 부르주아 세력과 관련하여 맑스와 레닌이 취한 것과 유사한 전술을 적용했다.
부르주아 세력이 혁명가들과의 통일전선 결성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형태의 통일전선도 그렇다. 반식민지 아닌 제국주의 나라에서 노동자 통일전선의 경우를 보자. 노동조합 관료나 개량주의 정당이 혁명가들과의 통일전선 결성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역사와 실제 경험 모두에서 보듯이, 그러한 통일전선은 통례이기보다는 예외다.
그렇다면 왜? 그와 같이 통일전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데 왜 공산주의자들이 그러한 전술을 제창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혁명적 세력은 노동자계급 속에서 작은 소수파를 점하고 있는 데 반해 개량주의 세력 및 (소)부르주아 세력은 대중조직을 장악하고 있고 나아가 국가기구까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노동자와 피억압자가 이러한 비혁명적 세력에 대한 환상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투쟁 슬로건으로 대중에 촉구할 때는 동시에 지도부에도 촉구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이 대중이 환상을 품고 있는 지도부에도 투쟁을 촉구하지 않고 단지 대중에게만 촉구하는 것은 쓸모없고 역효과만 낼 수 있다. 그러한 대중조직 지도부에게도 공동행동 제의와 촉구가 적극적으로 취해져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전술은 설사 통일전선 결성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이는 혁명가들이 제국주의 적에 맞선 공동 투쟁에 진심임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따라서 노동자·피억압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혁명가는 자신이 비혁명적 지도부들의 선의를 믿는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되며, 대중이 스스로의 경험을 해 보도록 돕고자 한다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결국 목표는 대중을 배신적인 지도부들로부터 떼어내서 혁명당의 지도 아래 결집시키는 것이다.
5. “이란은 자기방어권이 있다” 슬로건에 대하여
이 글의 첫 장에서 언급했듯이, 일부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이란은 자기방어권이 있다"는 슬로건을 내건다. 비슷한 구호들이 가자 전쟁, 이라크 전쟁 등 다른 분쟁 때도 일부 중도주의자들에 의해 사용돼왔다. 이러한 구호를 한두 번 사용하는 것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그 정치적 약점을 인지해야 한다.
첫째, 이는 주어진 반제국주의 투쟁에 대한 지지 의지가 다소 멀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이란이나 다른 어떤 나라든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할 권리를 방어할 뿐만 아니라, 어떠한 조건이나 단서 없이 전적으로 지지한다.
둘째로, 이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란 정권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뿐 아니라 제국주의 강도에 맞서 싸울 의무도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자본가나 억압자에 맞서는 투쟁에서 후퇴하는 모든 개량주의 세력 또는 반식민지의 부르주아 세력을 날카롭게 비판할 것이다. 단순히 "투쟁할 권리"만을 지지하는 구호는 비혁명적 지도부가 그러한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그들에게 맡기는 것과 같다. 그리고 우리가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러한 비혁명적 지도부는 대개 싸우기보다는 후퇴하는 것을 선호하며, 외적 요인들의 대규모 압력에 의해서만 싸운다.
6. 이란 전쟁의 예상되는 결과들
이란에 대한 현 제국주의 전쟁의 역사적인 성격을 간략히 논급하는 것으로 글을 맺겠다. 우리가 다른 곳에서 언급했듯이 이 전쟁은 예외적이다. 이 전쟁은 트럼프 정부가 단기적인 정치적 계산과 이스라엘의 책략으로 인해 시작했는데, 이 두 가지 모두 트럼프 정부 자신이 선포한 전략적 이익과 상반된다.[18] 더욱이 이 전쟁은 처음부터 미국 인민 대다수가 반대한 첫 번째 제국주의 전쟁이다.[19]
동시에 이란 군은 제국주의 강도들과의 싸움에서 인상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란을 며칠 안에 패배시킬 수 있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미국-시온주의 야수가 가져온 막대한 파괴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항복할 기미가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뿐만 아니라 이란 군은 이스라엘, 미국의 군사 기지, 그리고 미국의 걸프 동맹국들까지 성공적으로 타격을 해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여 석유와 가스 가격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세계경제를 또 다른 공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요컨대, 미국-이스라엘 제국주의자들은 전쟁의 통제권을 잃었다. 적어도 현재로선 그렇다.[20]
이 모든 요인들을 고려할 때, 제국주의자들이 이란을 신속히 패배시키지 못하면 이 전쟁은 중동, 미국, 그리고 전 세계에 심오한 그리고 혁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아랍 폭군들, 특히 걸프 왕정들은 이미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트럼프에게 전쟁을 끝내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 전쟁은 이란의 저항으로 인한 물적 피해뿐 아니라 석유 및 가스 수출 차질로 인한 재정적 손실까지 야기하며 이들 국가에 막대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걸프 지역의 3대 경제국은 현재 경제 재건을 위해 서방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 걸프 국가 관리는 기자들에게 "여러 걸프 국가들이 현재 계약에서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으며, 현 전쟁으로 인한 예상되는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및 미래 투자 약속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 관리들은 미사일과 드론의 영향과 관련하여 자국 영토 내 미군 기지의 효용성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분쟁에서 드러났듯이, 미군 기지는 억지력 역할을 하지 못했고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으로부터 이들 국가를 보호하지도 못했다. 이는 1951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방위지원협정을 체결한 이후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에 대한 상당한 재조정을 의미한다. 걸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보호가 전혀 보장이 못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다른 동맹국들이 미군기지 주둔 이유를 판단하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21]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패배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이란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인민 전체에게 거대한 정치적 승리를 의미할 것이다. 이는 중동에 대한 미국-시온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그들 동맹국을 약화시키며 전 세계 반제국주의 저항을 고무시킬 것이다. 동시에, 국내 위기에서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작지만 성공적인 전쟁"을 필사적으로 이용하길 바랐던 트럼프 정부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워싱턴의 이미 실추된 글로벌 평판을 더욱 더 훼손시킬 것이며, 미국 주민들 사이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적 불신을 또한 가속화하고 시온주의 식민정착자 국가에 대한 워싱턴의 지지도 더 한층 약화시킬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패배는 시온주의 정착민 사회의 자신감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더 많은 정착민들이 이스라엘 국가를 떠나도록 부추길 것이다.
이 같은 폭발적 정세에서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일관되지 못한 중도성과 단절해야 한다. 미국-시온주의 야수에 맞서 이란을 방어할 준비가 된 자들은 필요한 결론을 끌어내고 반제국주의 통일전선 전술을 적용해야 한다. 나아가 진정한 맑스주의자들은 다가오는 폭발적 계급투쟁에 결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혁명세계당 건설을 전진시키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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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ichael Pröbsting: Iran War: A Shift in the Consciousness of the Masses. What are the reasons for the widespread opposition to the American-Zionist attack? 9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iran-war-a-shift-in-the-consciousness-of-the-masses/
[2] 2025년 12일 전쟁에서 IMT/RCI의 입장에 대한 우리의 비판으로는,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하여 - 스탈린주의 이란공산당 및 자칭 “트로츠키주의” 조직들 비판>, 2025년 6월 16일, https://blog.wrpkorea.org/2025/06/blog-post_19.html; 다음도 보라. 같은 저자, Further Reflections on the Zionist-American War against Iran, 2 July 2025,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preliminary-balance-sheet-of-the-zionist-american-war-against-iran/
[3] Michael Pröbsting: A Revisionist Distortion of the Marxist Imperialism Theory. A critique of Alan Woods’ IMT/RCI understanding of imperialism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2 May 2025,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revisionist-distortion-of-the-marxist-imperialism-theory-critique-of-alan-woods-imt-rci/
[4] Alan Woods: The war on Iran: where do communists stand? 28 February 2026, https://marxist.com/the-war-on-iran-where-do-communists-stand.htm
[5] CPR-FI: For the Defeat of the United States and Israel! Down with the Imperialist War of Trump and Netanyahu against Iran!, 2 March 2026, https://www.leftvoice.org/international-declaration-for-the-defeat-of-the-united-states-and-israel-down-with-the-imperialist-war-of-trump-and-netanyahu-against-iran/; (연속혁명경향의 이 선언문에 대한 국역본이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의 조직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다. <국제선언: 미국과 이스라엘의 패배를 위하여!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이란에 대한 제국주의 전쟁을 타도하라!> https://socialism.jinbo.net/bbs/board.php?bo_table=news&wr_id=1422)
[6] Michael Pröbsting: The Iran War and those Socialists Who Are Not So Anti-Imperialist. A critique of LIS/ISL, CWI, ISA, PRMI and ISp which all refuse to side with the Iranian forces against the American-Zionist aggression, 2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the-iran-war-and-those-socialists-who-are-not-so-anti-imperialist/; 작년 12일 전쟁에서 LIS가 취한 입 장에 대해서는 위의 글 <이란을 방어하길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에 대하여>를 보라.
[7] LIS: Hands Off Iran! Defeat the US and Zionist war! 5 March 2026, https://lis-isl.org/en/2026/03/resolution-for-the-international-socialist-league-hands-off-iran-defeat-the-us-and-zionist-war/
[8] RCIT, <또 다시 이란에 대한 미국-시온주의 전쟁이 시작됐다! - 이란을 방어하자!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패퇴시키자!>, 2026년 2월 28일, https://blog.wrpkorea.org/2026/02/blog-post_28.html
[9] Leon Trotsky: Germany: The Only Road (1932), in: Leon Trotsky: The Struggle Against Fascism in Germany,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1, p. 300, http://www.marxists.org/archive/trotsky/germany/1932/320914.htm
[10] Communist International: Theses on the Eastern Question, 5 December 1922, Fourth Congress of the Communist International, in: Jane Degras: The Communist International 1919-1943. Documents Volume I 1919-1922, pp. 385-386. (국역: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59쪽)
[11] 같은 글, 390쪽. (국역: <동양 문제에 대한 일반 테제> <<코민테른 자료선집 3>>, 동녘, 265쪽)
[12] “혁명적 정치는 혁명적 이론 없이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맑스와 엥겔스의 토대 위에 서 있습니다. 공산주의 인터내셔널의 첫 번째 대회는 우리에게 귀중한 강령적 유산을 남겼습니다. 제국주의시대, 다시 말해 자본주의 쇠퇴 시대로서의 현 시대의 성격, 현대 개량주의의 본질과 그에 대한 투쟁 방법, 민주주의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관계, 프롤레타리아혁명에서 당의 역할, 프롤레타리아트와 소부르주아지 간의 관계, 특히 농민과의 관계 (농업 문제), 민족 문제와 식민지 인민의 해방투쟁, 노동조합에서의 활동, 통일전선 방침, 의회주의에 대한 관계 등등,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도 우뚝 서 있는 최고의 평가분석이 첫 네 대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Declaration of the Bolshevik-Leninist Delegation at the Conference of Left Socialist and Communist Organizations. The Collapse of Both Internationals (1933),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3-34, p. 40)
[13] 이에 대해서는 맑스주의 제국주의 이론에 대한 다음 두 책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Wien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특히 이 책의 제 12장 The Struggle against Imperialist Aggressions and Wars: The Programme of the early Communist International and the Fourth International을 보라); 같은 저자,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blog.wrpkorea.org/2022/06/blog-post_9.html (특히 21장 ‘제국주의 국가와 피억압 인민 간의 충돌에서 혁명적 패전주의’를 보라).
[14] Leon Trotsky: The Defense of the Soviet Union and the Opposition (1929);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29, p. 262
[15] Leon Trotsky: On the Sino-Japanese War (1937), in: Leon Trotsky on China,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6, p. 726
[16] Leon Trotsky: Anti-Imperialist Struggle is Key to Liberation. An Interview with Mateo Fossa (1938);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8-39, p. 34
[17] Leon Trotsky: Not a Workers’ and Not a Bourgeois State? (1937);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7-38, p. 70
[18] Michael Pröbsting: Iran War: What Makes America’s War against Iran Different from Its Past Wars since 1945? Notes about Trump’s adventurous attack which is in contrast to Washington’s strategy, 5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what-makes-america-s-war-against-iran-different-from-its-past-wars-since-1945/
[19] Michael Pröbsting: Iran War: A Shift in the Consciousness of the Masses. What are the reasons for the widespread opposition to the American-Zionist attack? 9 March 2026,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iran-war-a-shift-in-the-consciousness-of-the-masses/
[20]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Yossi Schwartz: Trump has put himself in a trap in the Hormuz straits, 6 March 2026, https://the-isleague.com/trump-has-put-himself-in-a-trap-in-the-hormuz-straits/; 같은 저자, Has Trump decided to end the war on Iran? 9 March 2026, https://the-isleague.com/has-trump-decided-to-end-the-war-on-iran/
[21] The Soufan Center: Gulf States Caught in the Crossfire of War with Iran, 7 March 2026, https://thesoufancenter.org/intelbrief-2026-march-7/; 다음도 보라. The New Arab: US-Israel war on Iran could force Gulf states to review overseas investments, 6 March 2026, https://www.newarab.com/news/us-israel-war-iran-could-force-gcc-states-mull-invest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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