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대공황과 “경기침체”
- 자본가들도 이제 ‘공식’ 인정하나?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2년 7월 30일, www.thecommunists.net“고물가에 따른 생활고로 세계 곳곳에서 소요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2011년 곡물과 에너지 가격 급등을 계기로 중동과 아랍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이 전 세계 각국에서 재현될 조짐이 일고 있다.”
자본가들과 부르주아 정치가들의 걱정이 쌓여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자·민중의 투쟁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데 경제는 더욱 더 곤두박질치고 있으니 말이다. 저들은 이미 경기침체에 들어갔음을 전제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나름 실시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경기침체” (recession) 판정을 내리길 꺼려하며 말장난으로 얼버무리려 한다. 자본주의가 깊이 병 든 것을 쉽게 인정하기가 싫어서다.
작년 말, 우리는 대공황 내 제2 불황이 시작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1] 주요국들에 관한 최근 데이터는 세계경제가 또 다른 경기침체의 한복판에 있다는 RCIT의 분석을 확인해준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 경제 (GDP로 측정된)는 2분기 연속 축소됐다. 1월부터 3월까지 연평균 1.6% 감소한 데 이어 4월부터 6월까지 0.9%의 추가 감소가 이어졌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조차도 세계 최대 경제국에서 그러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와 같다고 받아들인다.[2]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 내 민간 투자가 13.5% 감소한 것이다. 이것은 자본가들이 가까운 미래에 수익성 있는 투자 전망을 전혀 못 찾고 있다는 뜻이다. 생산도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과 같이 보도한다. "제조업체들과 서비스업체들이 경기침체 우려를 가중시키는 추가 요인인 수요 부진을 예고하면서 7월 미국의 기업 활동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축소됐다." S&P 종합 구매관리자지수는 4.8포인트 하락한 47.5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S&P그룹이 금요일 발표했다. 팬데믹 초기 몇 달을 제외하면, 7월 수치로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측정값이 50을 하회하면 수축 국면 상태라고 할 수 있다."[3]
늘 그렇듯이, 자본가들은 경제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고 한다.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1% 급등해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자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생필품 가격이 더 올랐다. 에너지 지수는 지난해보다 41.6%, 식품 지수는 10.4% 상승했다.[4] 그 결과 물가상승률 조정 후 6월 시간당 평균 소득은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해 15년 연속 감소했다.[5]
중국도 마찬가지
세계 최대 또는 2대 경제국 (계산 방법에 따라)인 중국에서도 비슷한 사태를 볼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공식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은 0.4%로, 이미 약세를 보였던 1분기의 1.4%에서 더 떨어졌다. (전년도 2분기 성장률이 4.8%였다).[6]
통상 중국경제는 지난 30여 년 동안 6~9%의 성장률을 보였다. 2022년 2분기 성장률은 “팬데믹 초기 퇴치를 위해 사실상 셧다운 [경제 폐쇄]을 한 2020년 첫 3개월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로, 2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경제가 감축된 것이다.”[7]
그 결과, 실업률이 급등했다. 6월 현재 실업률은 5.5%로 중국이 2018년 이 수치를 보고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대졸 신입사원을 포함한 만 16~24세 구직자의 경우 실업률이 19.3%로 3배 이상 높았다.
일본과 프랑스도 올 들어 3월까지 각각 0.1%, 0.2% 하락했다.[8] 가장 최근 IMF 평가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GDP가 6%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9]
몇 가지 특징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근본적인 모순에 대한 상세한 분석으로는, 독자들에게 우리의 다른 문서들을 참조하도록 권한다.[10] 여기서는 몇 가지 관찰로 국한하겠다.
1) 대공황의 1차 침체 (2019년 4분기 시작)와 2차 침체 (2021년 4분기 시작)를 비교하면, 경기침체 전개양상에 현저한 유사성이 있다. 두 경우 모두 극적인 정치적 사건이 경기침체 시작 몇 달 뒤에 일어났다. 첫 번째 경우에서는, 코로나19 반혁명과 그에 따른 배외주의적 국가 보나파르트주의의 확대를 가져온 팬데믹이었다면[11], 두 번째 경우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의 고조 (강대국들 간의 제재 물결을 포함하여)였다.[12]
2) 한편 역으로, 전 세계적인 대량 록다운 봉쇄 물결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경제에 극적인 결과를 가져와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즉, 자본주의 경제의 본성에 내재하는 경기침체가 정치적 사건에 의해 대폭 악화, 가중된 것이다.
3) 두 사건 모두 지배계급은 자신들의 정치적 결정 (코로나 반혁명, 전쟁 및 패권경쟁 몰이 등)에서 비롯되는 경제적 대미지를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한 근본적인 불안정과 강대국들 간의 세계적 긴장, 그리고 대중투쟁 확산을 고려할 때, 지배계급은 그러한 정치적 결정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았고, 그것을 "차악"으로 보았다. 2020년 봄, 독점 부르주아지는 2019년 여름/가을에 시작된 세계적인 민중항쟁 물결을 멈춰 세우고, 미·중 간 세계무역전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대거 국가 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2022년 봄 이래로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세력권을 확대하고 강대국들 사이에서의 글로벌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서방 정부들도 초강력 제재 정책을 통해 러시아를 패퇴시키길 원한다.[13] 양측 모두 빠른 승리를 바랐다. 그러나 양측 모두 계산이 빗나갔다!
사회주의자들의 임무
2019년 말에 시작된 대공황은 계급 간 모순, 국가 간 모순을 급격히 가속화하는 경제적 토대다. 오늘 모든 중대한 모순의 근저에는 바로 이 대공황이 있다. 이 대공황은 계급투쟁과 민중봉기, 제국주의-배외주의 도발·공격, 강대국 긴장 등 요원의 불길을 확대시키는 연료다.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쇠퇴·퇴락을 반영하는 것으로, 노동자 전위가 조직되어 사회주의 세계혁명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를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RCIT는 모든 사회주의자들에게 이러한 투쟁에 결합하여 혁명적 행동강령을 제창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한 행동강령은 세계정치에서 다음과 같은 가장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구체적 전술과 결합되어야 한다.
a) 우크라이나 방어: 나토/서방에 어떠한 지지도 보내지 않고 일관되게 반대하면서 우크라이나 인민의 저항투쟁을 방어하라!
b) 모든 제국주의 열강 (미국, 중국, 서유럽, 러시아, 일본)을 겨냥한 혁명적 패배주의!
c) 민중봉기 (스리랑카, 에콰도르 등)에 승리를! 민중공회와 노동자 민병에 기반한 노동자·빈농 정부 수립!
d) 팬데믹과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억압 국가기구 확대 반대! 군사주의 "보건" 정책 (대량 봉쇄와 국가 비상사태 등) 반대!
RCIT는 전 세계의 혁명가들에게 자본주의 위기와 제국주의 전쟁에 대항하는 투쟁에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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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세계경제: 제2 침체가 시작됐다 - 최신 경제지표들이 맑스주의자들의 대공황 분석을 확인해준다> 2021년 11월 28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world-economy-the-second-slump-has-begun/#anker_3; 같은 저자: <세계경제: 현 대공황 내 두 번째 침체로 치닫나?> 2021년 10월 2일,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world-economy-heading-towards-a-second-slump/#anker_2
[2] Bureau of Economic Analysis: Gross Domestic Product, Second Quarter 2022 (Advance Estimate), News Release, 28 July 2022
[3] Reade Pickert: US business activity contracts in July for first time in 2 years, Bloomberg, 22 Jul 2022, https://www.aljazeera.com/economy/2022/7/22/us-business-activity-contracts-in-july-for-first-time-in-2-years
[4]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Consumer Price Index - June 2022, News Release, 13 July 2022
[5] Paul Wiseman: US economy shrank 0.9% last quarter, its 2nd straight drop, 28 July 2022, https://apnews.com/article/us-economy-shrinks-4ffd93331422cb131a974223dad5825f
[6] Joe McDonald: China’s economy shrinks 2.6% during virus shutdowns, 2022-07-15 https://apnews.com/article/covid-health-china-shanghai-bb6d3f92141afdd8bd191df957f5ffc9
[7] Daisuke Wakabayashi: China’s Economy Hits a Slump as Covid Policy Takes a Toll, New York Times, 14 July 2022, https://www.nytimes.com/2022/07/14/business/economy/china-economy-slows.html
[8] OECD: G20 GDP growth continues to slow in the first quarter of 2022, Paris, 14 June 2022, p. 2
[9] IMF: World Economic Outlook. Gloomy and More Uncertain, July 2022, p. 7
[10] RCIT는 자본주의 세계경제 위기를 상세히 분석해왔다. 최신 문서들을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상의 특별 하위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great-depression/. 상기한 문서들 이외에 다음을 보라. RCIT: <세계 정세전망 2021-22년: 준 혁명적 세계정세 진입> (2021년 8월 22일) 중 제1장 “대공황과 그 발생기, 그리고 코로나 반혁명과의 관련성” 및 2장 “자본주의 세계경제 위기의 특색과 전망”/; 미하엘 프뢰브스팅: <<코로나19 글로벌 반혁명: 그것은 무엇이고, 그것에 맞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 2020년 4월,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the-covid-19-global-counterrevolution/; 같은 저자: <자본주의 세계경제: 새로운 대공황이 시작됐다 - 경제위기는 현재 세계정세의 극적인 전환기에서 중요한 요인이다> 2019년 10월 19일, 19 Octo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another-great-recession-has-begun/.
[11] RCIT는 코로나19 반혁명을 그 시작 이래로 광범위하게 분석해왔다. 2020년 2월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100편 넘게 팜플렛과 시론, 성명, 논설, 그리고 단행본 책을 냈다.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별도 하위 페이지에서 이것들을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2019-corona-virus/. 특히 상기한, <<코로나19 글로벌 반혁명: 그것은 무엇이고, 그것에 맞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를 보라.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the-covid-19-global-counterrevolution/.
[12] 우크라이나 전쟁과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100여 편의 RCIT 문서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특히 다음을 보라. < [RCIT 선언문]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사적 의의를 갖는 전환점에서 사회주의자들의 임무>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manifesto-ukraine-war-a-turning-point-of-world-historic-significance/#anker_1;
[13] 다음을 보라. 미하엘 프뢰브스팅: <세계정세: 글로벌 정치 토네이도의 한가운데서 - 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간 세력권 쟁탈전/ 세계 에너지·식량 위기/ 자생적 대중항쟁 등, 정세 발전에 관한 노트>, 2022년 4월 13일,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situation-april-2022/#anker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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