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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팜플렛] 푸틴의 푸들들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서 친러 스탈린주의 당들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2년 2월 9일, www.thecommunists.net/
차례
1부
1부
서론
1. 러시아는 아니고 나토가 유일 침략자다! 정말?
2부
2. 누가 침략자인가가 사회주의자에게 기준인가?
3. 무엇이 강대국 간 긴장 고조를 야기하고 있는 원인인가? 전쟁광 패당인가, 제국주의 체제인가?
4. 강대국의 "적법한 세력권"? 사회주의자가 제국주의 ‘세력권’을 옹호해도 되나?
2. 누가 침략자인가가 사회주의자에게 기준인가?
3. 무엇이 강대국 간 긴장 고조를 야기하고 있는 원인인가? 전쟁광 패당인가, 제국주의 체제인가?
4. 강대국의 "적법한 세력권"? 사회주의자가 제국주의 ‘세력권’을 옹호해도 되나?
3부
5. 푸틴과 대러시아 배외주의: “우크라이나는 독자 민족이 아니다”
6. 스탈린주의 대 볼셰비즘: 우크라이나와 민족자결권
5. 푸틴과 대러시아 배외주의: “우크라이나는 독자 민족이 아니다”
6. 스탈린주의 대 볼셰비즘: 우크라이나와 민족자결권
4부
7. 카자흐스탄에서 시리아까지: 스탈린주의는 반혁명 편에 서고 있다
8. 러시아 제국주의는 "사회진보 세력"인가? 한 주목할 만한 스탈린주의 문서에 대한 토론
7. 카자흐스탄에서 시리아까지: 스탈린주의는 반혁명 편에 서고 있다
8. 러시아 제국주의는 "사회진보 세력"인가? 한 주목할 만한 스탈린주의 문서에 대한 토론
5부
9. 스탈린주의와 사회제국주의: 맺음말
9. 스탈린주의와 사회제국주의: 맺음말
* * * * *
1부
서론
현 나토-러시아 간 긴장 고조는 지난 10년간 세계정치의 핵심 특징이 된 강대국 패권경쟁의 가장 첨예한 표현이다. 이제 이 패권쟁투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이들 강대국 (및 대리인들) 간의 전쟁 위험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여러 문서에서 자세히 설명했듯이,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나토와 러시아 양 진영 모두를 제국주의로 성격규정 한다. 우리가 이들 열강 (및 우크라이나 내 그들 대리인) 간의 분쟁을 철저히 반동적인 분쟁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따라서 사회주의자들은 이 분쟁에서 양쪽 모두 반대해야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혁명적 패전주의를, 즉 분쟁 당사국 정부들의 패배와 이 분쟁을 국내의 혁명적 위기로 전화시키는 강령·전술을 제창하는 것이 필요하다.[1]
당연히 이러한 사건은 모든 정치조류들을 성분 증명하고 판가름하는 핵심 시험대다. 세계정치의 이 같은 대 사태는 사회주의를 자임하는 세력들에게 평가분석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투쟁방향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전술적 슬로건을 첨예하게 벼리도록 강요한다. 즉 계급 간 모순, 국가 간 모순의 격화가 어떠한 모호함과 회피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 위기 때 정치조류들의 진정한 본질이 밝히 드러나버리는 이유다.
이 정치법칙은 또 하나의 사건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강대국들 간 패권경쟁의 가속화는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 및 그에 따른 계급 간, 국가 간 모순의 격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 강대국 패권쟁투 가속화는 투쟁하는 계급들 (및 계급 분파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치세력들 간의 모순을 또한 격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현 나토-러시아 간 긴장 고조와 같은 위기사태는 불가피하게 맑스주의와 기회주의 간의 분할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여러 성명과 기사를 통해 각종 스탈린주의, 사민주의, 중도주의 당들이 현 사태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을 평가분석하고 비판해 왔다. 여기서는 러시아 제국주의 진영을 지지함으로써 명시적으로 편을 드는 스탈린주의 당들을 좀 더 상세하게 다루고자 한다. 그들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토론은 다른 기회주의 세력들의 성명에서도 같은 생각과 견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할 것이다.
검토를 시작하기 전에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많은 스탈린주의 당들의 주장을 평가토론 한다. 우리는 우리의 반대 논거를 설명할 것이지만, 그 동안 줄곧 제시해왔던 강대국들에 대한 정치·경제·군사적 평가분석을 상세히 되풀이 하는 것은 지양할 것이다. 우리는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책자와 여러 팜플렛에서 광범위하게 평가분석 했으므로, 독자들에게는 각주에 제시되어 있는 참고문헌에서 사실들과 수치들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1. 러시아는 아니고 나토가 유일 침략자다! 정말?
러시아 제국주의를 편드는 스탈린주의 당들 간의 공통 테마는 미 제국주의 및 나토가 현 긴장 고조의 유일 책임 세력이라는 주장이다. 대조적으로, 다른 분쟁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단지 서방의 침략에 대항하여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것일 뿐인, 즉 팽창주의 요구를 갖지 않은 세력으로 간주한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스탈린주의 · 준 스탈린주의 세력들, 소부르주아 평화주의 세력들의 광범위한 연합체가 며칠 전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분쟁당사자 중 침략자는 오직 미국 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우리 세계는 두 주요 핵 강국 간의 임박한 전쟁 위협에 직면해 있다. 과거처럼 미국이 나토를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하며 전쟁을 벌이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2억 달러 상당의 무기 및 기타 ‘치명성 무기 원조’를 공수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기 위해 8,500명의 미군 병력을 대기시키고 있다. '비필수' 미 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고 있다. 기업 언론은 러시아를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려는 적으로 묘사하는 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러한 행동들이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기업 언론이 전쟁 불꽃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주둔 확대를 통해 현재 이와 같이 러시아에 대한 도발침략을 고조시키는 행동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본격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반전 단체들의 통일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3]
흥미롭게도 이 성명의 서명자 명단에는 노동자세계당(WWP), 공산주의자당, 자유의길 사회주의조직 (이상 미국), 아일랜드공산당, 뉴질랜드 조선인민공화국 협회 (NZ DPRK Society) 같은 각종 (준)스탈린주의 세력들뿐만 아니라, 사회주의행동당 (만델파 “제4인터내셔널” 내 소위 좌익반대파의 주도 세력) 뉴욕 지부도 포함되었다. 사회주의행동당의 경우, 이 당이 속한 “제4인터내셔널”이 공식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제국주의로 규정하며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서 편을 들길 거부한다는 사실에 의해 다소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4] 명백하게도, ‘자’국 일국 사업에서 사회주의행동당이 갖는 기회주의 욕구는 자신의 국제주의 원칙보다 더 크다!
앞서 언급한 아일랜드공산당은 자체 성명을 통해 이 분쟁에서 침략자는 오직 미국이라는 생각을 재천명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엄청난 인명 손실과 환경 파괴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러시아의 행보가 아니라 나토의 공격적인 군사력 증강 및 나토의 상설구조협력 (PESCO) 전략에 따른 EU 군사전략 때문임이 분명하다. 나토의 행보는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외국군과 용병의 철수를 명시한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을 훼손하는 것이다.”[5]
포르투갈공산당(PCP)도 같은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동에서 라틴아메리카에까지, 아프리카에서 유럽과 아시아에까지 미 제국주의는 명령에 굴하지 않고 주권을 주장하는 나라와 국민에 대해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아 공격적인 정책을 추구하며 중국·러시아에 대한 대결 정책을 강화한다.... 포르투갈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나토, EU가 추진하는 대결 고조 정책을 규탄한다. 군사적·경제적·정치적 차원에서 표출되고 있는 이러한 긴장 고조는 집중적인 역정보 캠페인에 의해 지속되면서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6]
캐나다공산당도 같은 생각을 피력한다. "유럽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주된 위험은 모스크바가 아니라 워싱턴과 나토로부터 온다.“[7]
예를 하나 더 제시한다면, 멕시코 인민사회당은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2021년 말부터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이로써 두 분리주의 돈바스 공화국에 대한 군사 캠페인이 계속된다.... 이러한 이유로, 멕시코 인민사회당은 미국·유럽 동맹들의 후원을 받아 무력 사용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무모한 열망을 가장 강력히 비난하는 바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포함시키려는 무책임한 목표로서, 만약 그것이 실현된다면 우크라이나나 역내의 평화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할 뿐, 오히려 정반대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스크 조약을 수없이 위반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결여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인민들과 진보적 단체들에게 이 지역에서 나토군의 도발적인 포위 작전을 경계하고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8]
미 제국주의 (및 미제의 유럽 동맹들)가 침략자라는 주장은 물론 옳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의 가장 중요한 승전국이었다. 미국은 제국주의 진영 내 주도세력이자 소련이 이끄는 스탈린주의 국가들의 주 적수가 됐다. 1991년 소련 붕괴 뒤 워싱턴은 10여 년간 패권을 더욱 확대했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만 진실이다. 미 제국주의는 적어도 10년 전부터 쇠퇴하고 있으며, 지금은 절대 패권을 상실했다. 경제적으로, 미 제국주의는 새로운 제국주의 강대국 중국에 의해 추월되었다. (또는 계산 방법에 따라서는 거의 추월 직전이다).[9] 그리고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핵 강국이다.[10]
그 결과, 미국은 더 이상 도전 받지 않는 패권국이 아니다. 미국의 세계질서는 복수의 강대국들 (미국, 중국, EU, 러시아, 일본) 간의 패권경쟁 가속화와 거대한 불안정을 핵심 특징으로 하는 글로벌 정세로 대체되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문서들에서 광범위하게 설명해왔으므로 여기서는 세부적으로 들어가지 않고 독자들에게 RCIT의 문헌을 참조하도록 권한다.[11]
지난 10년간 글로벌 정세의 이러한 변화는 미 제국주의의 몇 차례 굴욕적인 후퇴와 패배를 가져왔다. 가장 중요한 사건이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돈에 찬 패배였다. 2001년 11월 미국이 이 나라를 침공하여 전복한, 그리고 20년 동안 서방 점령군에 맞서 영웅적인 게릴라 투쟁을 벌였던 바로 그 세력, 탈레반이 다시 권력에 오르게 된 것이 바로 이러한 사태발전의 결과물이다.[12]
그러나 미국의 후퇴가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워싱턴은 다른 나라들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도 군대를 철수시켜야 했고 중동에서 많은 영향력을 잃었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패권국으로 들어선 중앙아시아도 같은 경우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영향력을 확장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이었다. 중국은 모든 대륙에 거대한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모든 연안국들의 영유권 주장과 상관없이, 남중국해 (또는 베트남이 주장하는 명칭으로는 “동해”) 전체를 장악하려고 한다. 베이징은 또 중국 내전 종식 이래로 미 제국주의의 동맹으로 있는 대만을 침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13]
중국보다 경제적으로는 약하지만 군사적으로는 강한 러시아는 중동과 북·동·중앙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다른 여러 나라들 및 지역들 (중앙아시아, 동부 우크라이나, 시리아, 리비아, 말리,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등)에 ㅡ 공식적으로든, 은폐된 형태로든 ㅡ 주둔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보여주고 있듯이 러시아는 유라시아의 제국주의 헌병으로 행세하고 있다.
오늘 이 점은 현 나토-러시아 간 분쟁에서 특히 잘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켜 놓고 이 나라에 대한 침공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러시아다. 나토가 지금 동유럽에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번 긴장 고조는 분명히 모스크바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초 바이든 정부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봉쇄하는 데 여념이 없는 이유만으로도 러시아에 대해 정치·군사적 공세를 펼칠 생각이 없었다.
이러한 모든 이유들로 인해,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이 지난 10년 동안, 특히 지난 몇 달 동안 러시아 (및 중국) 제국주의의 공세에 대해 단 한 마디 비판도 하지 않고 미국만을 침략자로 비난한다면, 그것은 푸틴 정권에 대한 미화이자 면죄부 부여일 뿐이다.
스탈린주의자들 가운데 보다 명민한 관측자들이 세계질서의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탈린주의 당 중 하나인 인도공산당(M)은 나토-러시아 사태와 관련하여 강대국들 간 역관계의 중요한 변화를 지적하는 논설을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그 향상된 경제적 조건으로 인해 권리 주장 목소리가 커지고 미국은 경제위기로 약화되었으며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지정학적 현실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2008년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단호히 밝혔고,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를 나토 동맹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레드 라인'을 긋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이러한 러시아 침공이라는 생각을 믿지 않기 때문에 모든 나토 동맹국들을 동원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저항에 부닥쳐 있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은 우크라이나를 나토 동맹에 포함시키려는한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많은 유럽 나라들이 러시아가 공급하는 값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 그 나라들은 우크라이나 내 신나치 세력의 증대하는 위협과 부패한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서도 의식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자국에 미칠 낙진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또 미국의 대 러시아 군사적 충돌 결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결국, 러시아는 여전히 고급의 군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런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것은 유럽 나라들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14]
그러나 이러한 ‘정세 인식’에도 불구하고 인도 스탈린주의자들은 모든 제국주의 열강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아래에서 이 점을 살펴볼 것이다).
스탈린주의자들이 일면적으로 서방 제국주의에 대해서만 반대하는 것은 러시아 (및 중국) 제국주의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푸틴의 푸들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노골적인 예로 겐나디 주가노프가 이끄는 러시아 KPRF (러시아연방공산당)가 있다. 우리가 이미 다른 곳에서 지적했듯이, 이 당은 민중봉기를 진압하기 위한 러시아의 카자흐스탄 군사 개입을 공공연하게 환영했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집단적으로 서방이 러시아 접경지 전역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다"라는 주장으로 이러한 반혁명 지지를 정당화하고 있다.[15]
이 동일한 사회애국주의 정신이 KPRF를 추동하여 돈바스 “공화국들”의 독립을 정식 승인하는 의회 법안을 제출하게 한 것이다. 이 법안의 지지자 중 한 명인 알렉산더 보로다이 ㅡ 전 도네츠크 정치지도자이자 지금은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의원인 ㅡ 는, 분리주의자들은 지금 우크라이나군이 영유하고 있는 영토 일부를 자신들이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러시아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네츠크 공화국들이] 승인될 시에 전쟁은 직접적인 필수가 될 것이다."[16]
우리는 나토 국가들만이 "제국주의"의 자격이 있고 그들의 라이벌 러·중은 그렇지 않다는 스탈린주의자들의 주장의 이론적 결과들을 지적하는 것으로 이 장을 맺을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입장은 수정주의적인 "초제국주의" 이론에 영합하는 입장이다. 이 개념은 1914년 카우츠키에 의해 정립됐다. 얄궂게도 1차 세계대전 개전 당초에! 이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경제 법칙이 부르주아지를 추동하여 제국주의의 단계를 극복하고 "초제국주의"로 불리는 단계로 들어가도록 한다. 이러한 초제국주의 ‘시대’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 증가와 함께 식민지·반식민지 나라들에 대한 착취 증가를 핵심 특징으로 한다. 동시에, 제국주의 열강은 점차 패권경쟁을 극복하고 단일의 제국주의 트러스트나 동맹으로 하나로 뭉칠 것이다.
지난 세기의 역사적 경험이 이 이론을 완전히 논파한 것은 물론이다. 강대국들은 최대 1억 명의 죽음을 야기한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서로 싸웠다. 제국주의 열강들 간의 패권경쟁이 어느 정도 약해진 시기(1948~91년)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이러한 열강들 간의 모순을 대신하여 그 자리를 스탈린주의 노동자 국가 (퇴보 타락한 노동자 국가)에 대한 그들 공통의 적대가 메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일이십년 동안 새로운 강대국들 (러시아와 중국)이 등장했고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이 다시 한 번 세계정세의 핵심 특징이 되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제국주의 열강이 아니며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모두 미국의 영도 하에 하나로 뭉친다는 스탈린주의 사상은 이 같은 카우츠키주의 “초제국주의”론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레닌이 이 개념에 대해 언급했듯이, "여기 있는 제국주의를 무시하려는 이러한 충동에 맑스주의란 티끌만큼도 없다."[17]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이 문제를 자세히 다룬 우리의 다른 문서들을 참조할 것을 권한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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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자들에게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대한 모든 RCIT 문서를 모아놓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특히 다음 우리의 두 주요 성명을 보라. Neither NATO nor Russia! Down with all Imperialist Warmongers! No support for either imperialist camp or its proxies in the Ukraine and Donbass! Unite the workers and oppressed for an independent struggle for liberation! 25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either-nato-nor-russia-down-with-all-imperialist-warmongers/ [<나토도, 러시아도 다 반대! 모든 제국주의 전쟁몰이꾼들을 타도하자!>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either-nato-nor-russia-down-with-all-imperialist-warmongers/#anker_5]; The Current NATO-Russia Conflict and the Anti-Imperialist Tasks of Revolutionaries. Down with all Great Powers and their proxies! For an independent and socialist Ukraine! 29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urrent-nato-russia-conflict-and-the-anti-imperialist-tasks-of-revolutionaries [<현 나토-러시아 분쟁과 혁명가들의 반제국주의 임무>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urrent-nato-russia-conflict-and-the-anti-imperialist-tasks-of-revolutionaries/#anker_4]/. 우리의 문서 대부분이 몇몇 각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우리가 여러 문서에서 자세히 설명했듯이,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나토와 러시아 양 진영 모두를 제국주의로 성격규정 한다. 우리가 이들 열강 (및 우크라이나 내 그들 대리인) 간의 분쟁을 철저히 반동적인 분쟁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따라서 사회주의자들은 이 분쟁에서 양쪽 모두 반대해야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혁명적 패전주의를, 즉 분쟁 당사국 정부들의 패배와 이 분쟁을 국내의 혁명적 위기로 전화시키는 강령·전술을 제창하는 것이 필요하다.[1]
당연히 이러한 사건은 모든 정치조류들을 성분 증명하고 판가름하는 핵심 시험대다. 세계정치의 이 같은 대 사태는 사회주의를 자임하는 세력들에게 평가분석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투쟁방향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전술적 슬로건을 첨예하게 벼리도록 강요한다. 즉 계급 간 모순, 국가 간 모순의 격화가 어떠한 모호함과 회피의 여지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 위기 때 정치조류들의 진정한 본질이 밝히 드러나버리는 이유다.
이 정치법칙은 또 하나의 사건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강대국들 간 패권경쟁의 가속화는 궁극적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 및 그에 따른 계급 간, 국가 간 모순의 격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 강대국 패권쟁투 가속화는 투쟁하는 계급들 (및 계급 분파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치세력들 간의 모순을 또한 격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현 나토-러시아 간 긴장 고조와 같은 위기사태는 불가피하게 맑스주의와 기회주의 간의 분할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여러 성명과 기사를 통해 각종 스탈린주의, 사민주의, 중도주의 당들이 현 사태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을 평가분석하고 비판해 왔다. 여기서는 러시아 제국주의 진영을 지지함으로써 명시적으로 편을 드는 스탈린주의 당들을 좀 더 상세하게 다루고자 한다. 그들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토론은 다른 기회주의 세력들의 성명에서도 같은 생각과 견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할 것이다.
검토를 시작하기 전에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나토-러시아 분쟁에 관한 많은 스탈린주의 당들의 주장을 평가토론 한다. 우리는 우리의 반대 논거를 설명할 것이지만, 그 동안 줄곧 제시해왔던 강대국들에 대한 정치·경제·군사적 평가분석을 상세히 되풀이 하는 것은 지양할 것이다. 우리는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책자와 여러 팜플렛에서 광범위하게 평가분석 했으므로, 독자들에게는 각주에 제시되어 있는 참고문헌에서 사실들과 수치들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1. 러시아는 아니고 나토가 유일 침략자다! 정말?
러시아 제국주의를 편드는 스탈린주의 당들 간의 공통 테마는 미 제국주의 및 나토가 현 긴장 고조의 유일 책임 세력이라는 주장이다. 대조적으로, 다른 분쟁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단지 서방의 침략에 대항하여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것일 뿐인, 즉 팽창주의 요구를 갖지 않은 세력으로 간주한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스탈린주의 · 준 스탈린주의 세력들, 소부르주아 평화주의 세력들의 광범위한 연합체가 며칠 전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분쟁당사자 중 침략자는 오직 미국 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우리 세계는 두 주요 핵 강국 간의 임박한 전쟁 위협에 직면해 있다. 과거처럼 미국이 나토를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하며 전쟁을 벌이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2억 달러 상당의 무기 및 기타 ‘치명성 무기 원조’를 공수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기 위해 8,500명의 미군 병력을 대기시키고 있다. '비필수' 미 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고 있다. 기업 언론은 러시아를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려는 적으로 묘사하는 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러한 행동들이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기업 언론이 전쟁 불꽃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토의 우크라이나 주둔 확대를 통해 현재 이와 같이 러시아에 대한 도발침략을 고조시키는 행동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본격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반전 단체들의 통일된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3]
흥미롭게도 이 성명의 서명자 명단에는 노동자세계당(WWP), 공산주의자당, 자유의길 사회주의조직 (이상 미국), 아일랜드공산당, 뉴질랜드 조선인민공화국 협회 (NZ DPRK Society) 같은 각종 (준)스탈린주의 세력들뿐만 아니라, 사회주의행동당 (만델파 “제4인터내셔널” 내 소위 좌익반대파의 주도 세력) 뉴욕 지부도 포함되었다. 사회주의행동당의 경우, 이 당이 속한 “제4인터내셔널”이 공식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제국주의로 규정하며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서 편을 들길 거부한다는 사실에 의해 다소 부담을 덜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4] 명백하게도, ‘자’국 일국 사업에서 사회주의행동당이 갖는 기회주의 욕구는 자신의 국제주의 원칙보다 더 크다!
앞서 언급한 아일랜드공산당은 자체 성명을 통해 이 분쟁에서 침략자는 오직 미국이라는 생각을 재천명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엄청난 인명 손실과 환경 파괴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러시아의 행보가 아니라 나토의 공격적인 군사력 증강 및 나토의 상설구조협력 (PESCO) 전략에 따른 EU 군사전략 때문임이 분명하다. 나토의 행보는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외국군과 용병의 철수를 명시한 2015년 민스크 평화협정을 훼손하는 것이다.”[5]
포르투갈공산당(PCP)도 같은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동에서 라틴아메리카에까지, 아프리카에서 유럽과 아시아에까지 미 제국주의는 명령에 굴하지 않고 주권을 주장하는 나라와 국민에 대해 동맹국들의 지지를 받아 공격적인 정책을 추구하며 중국·러시아에 대한 대결 정책을 강화한다.... 포르투갈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나토, EU가 추진하는 대결 고조 정책을 규탄한다. 군사적·경제적·정치적 차원에서 표출되고 있는 이러한 긴장 고조는 집중적인 역정보 캠페인에 의해 지속되면서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6]
캐나다공산당도 같은 생각을 피력한다. "유럽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주된 위험은 모스크바가 아니라 워싱턴과 나토로부터 온다.“[7]
예를 하나 더 제시한다면, 멕시코 인민사회당은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2021년 말부터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이로써 두 분리주의 돈바스 공화국에 대한 군사 캠페인이 계속된다.... 이러한 이유로, 멕시코 인민사회당은 미국·유럽 동맹들의 후원을 받아 무력 사용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무모한 열망을 가장 강력히 비난하는 바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포함시키려는 무책임한 목표로서, 만약 그것이 실현된다면 우크라이나나 역내의 평화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할 뿐, 오히려 정반대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스크 조약을 수없이 위반하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결여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인민들과 진보적 단체들에게 이 지역에서 나토군의 도발적인 포위 작전을 경계하고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8]
미 제국주의 (및 미제의 유럽 동맹들)가 침략자라는 주장은 물론 옳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의 가장 중요한 승전국이었다. 미국은 제국주의 진영 내 주도세력이자 소련이 이끄는 스탈린주의 국가들의 주 적수가 됐다. 1991년 소련 붕괴 뒤 워싱턴은 10여 년간 패권을 더욱 확대했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만 진실이다. 미 제국주의는 적어도 10년 전부터 쇠퇴하고 있으며, 지금은 절대 패권을 상실했다. 경제적으로, 미 제국주의는 새로운 제국주의 강대국 중국에 의해 추월되었다. (또는 계산 방법에 따라서는 거의 추월 직전이다).[9] 그리고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핵 강국이다.[10]
그 결과, 미국은 더 이상 도전 받지 않는 패권국이 아니다. 미국의 세계질서는 복수의 강대국들 (미국, 중국, EU, 러시아, 일본) 간의 패권경쟁 가속화와 거대한 불안정을 핵심 특징으로 하는 글로벌 정세로 대체되었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문서들에서 광범위하게 설명해왔으므로 여기서는 세부적으로 들어가지 않고 독자들에게 RCIT의 문헌을 참조하도록 권한다.[11]
지난 10년간 글로벌 정세의 이러한 변화는 미 제국주의의 몇 차례 굴욕적인 후퇴와 패배를 가져왔다. 가장 중요한 사건이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돈에 찬 패배였다. 2001년 11월 미국이 이 나라를 침공하여 전복한, 그리고 20년 동안 서방 점령군에 맞서 영웅적인 게릴라 투쟁을 벌였던 바로 그 세력, 탈레반이 다시 권력에 오르게 된 것이 바로 이러한 사태발전의 결과물이다.[12]
그러나 미국의 후퇴가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워싱턴은 다른 나라들 (이라크, 시리아 등)에서도 군대를 철수시켜야 했고 중동에서 많은 영향력을 잃었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패권국으로 들어선 중앙아시아도 같은 경우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영향력을 확장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이었다. 중국은 모든 대륙에 거대한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모든 연안국들의 영유권 주장과 상관없이, 남중국해 (또는 베트남이 주장하는 명칭으로는 “동해”) 전체를 장악하려고 한다. 베이징은 또 중국 내전 종식 이래로 미 제국주의의 동맹으로 있는 대만을 침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13]
중국보다 경제적으로는 약하지만 군사적으로는 강한 러시아는 중동과 북·동·중앙아프리카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다른 여러 나라들 및 지역들 (중앙아시아, 동부 우크라이나, 시리아, 리비아, 말리,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등)에 ㅡ 공식적으로든, 은폐된 형태로든 ㅡ 주둔하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보여주고 있듯이 러시아는 유라시아의 제국주의 헌병으로 행세하고 있다.
오늘 이 점은 현 나토-러시아 간 분쟁에서 특히 잘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켜 놓고 이 나라에 대한 침공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러시아다. 나토가 지금 동유럽에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번 긴장 고조는 분명히 모스크바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초 바이든 정부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봉쇄하는 데 여념이 없는 이유만으로도 러시아에 대해 정치·군사적 공세를 펼칠 생각이 없었다.
이러한 모든 이유들로 인해,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이 지난 10년 동안, 특히 지난 몇 달 동안 러시아 (및 중국) 제국주의의 공세에 대해 단 한 마디 비판도 하지 않고 미국만을 침략자로 비난한다면, 그것은 푸틴 정권에 대한 미화이자 면죄부 부여일 뿐이다.
스탈린주의자들 가운데 보다 명민한 관측자들이 세계질서의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탈린주의 당 중 하나인 인도공산당(M)은 나토-러시아 사태와 관련하여 강대국들 간 역관계의 중요한 변화를 지적하는 논설을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그 향상된 경제적 조건으로 인해 권리 주장 목소리가 커지고 미국은 경제위기로 약화되었으며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지정학적 현실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2008년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단호히 밝혔고,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를 나토 동맹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레드 라인'을 긋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이러한 러시아 침공이라는 생각을 믿지 않기 때문에 모든 나토 동맹국들을 동원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저항에 부닥쳐 있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은 우크라이나를 나토 동맹에 포함시키려는한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많은 유럽 나라들이 러시아가 공급하는 값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 그 나라들은 우크라이나 내 신나치 세력의 증대하는 위협과 부패한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서도 의식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자국에 미칠 낙진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또 미국의 대 러시아 군사적 충돌 결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결국, 러시아는 여전히 고급의 군사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런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것은 유럽 나라들뿐만 아니라 전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다."[14]
그러나 이러한 ‘정세 인식’에도 불구하고 인도 스탈린주의자들은 모든 제국주의 열강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는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아래에서 이 점을 살펴볼 것이다).
스탈린주의자들이 일면적으로 서방 제국주의에 대해서만 반대하는 것은 러시아 (및 중국) 제국주의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푸틴의 푸들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노골적인 예로 겐나디 주가노프가 이끄는 러시아 KPRF (러시아연방공산당)가 있다. 우리가 이미 다른 곳에서 지적했듯이, 이 당은 민중봉기를 진압하기 위한 러시아의 카자흐스탄 군사 개입을 공공연하게 환영했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집단적으로 서방이 러시아 접경지 전역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다"라는 주장으로 이러한 반혁명 지지를 정당화하고 있다.[15]
이 동일한 사회애국주의 정신이 KPRF를 추동하여 돈바스 “공화국들”의 독립을 정식 승인하는 의회 법안을 제출하게 한 것이다. 이 법안의 지지자 중 한 명인 알렉산더 보로다이 ㅡ 전 도네츠크 정치지도자이자 지금은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의원인 ㅡ 는, 분리주의자들은 지금 우크라이나군이 영유하고 있는 영토 일부를 자신들이 장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러시아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네츠크 공화국들이] 승인될 시에 전쟁은 직접적인 필수가 될 것이다."[16]
우리는 나토 국가들만이 "제국주의"의 자격이 있고 그들의 라이벌 러·중은 그렇지 않다는 스탈린주의자들의 주장의 이론적 결과들을 지적하는 것으로 이 장을 맺을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입장은 수정주의적인 "초제국주의" 이론에 영합하는 입장이다. 이 개념은 1914년 카우츠키에 의해 정립됐다. 얄궂게도 1차 세계대전 개전 당초에! 이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의 경제 법칙이 부르주아지를 추동하여 제국주의의 단계를 극복하고 "초제국주의"로 불리는 단계로 들어가도록 한다. 이러한 초제국주의 ‘시대’는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 증가와 함께 식민지·반식민지 나라들에 대한 착취 증가를 핵심 특징으로 한다. 동시에, 제국주의 열강은 점차 패권경쟁을 극복하고 단일의 제국주의 트러스트나 동맹으로 하나로 뭉칠 것이다.
지난 세기의 역사적 경험이 이 이론을 완전히 논파한 것은 물론이다. 강대국들은 최대 1억 명의 죽음을 야기한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서로 싸웠다. 제국주의 열강들 간의 패권경쟁이 어느 정도 약해진 시기(1948~91년)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이러한 열강들 간의 모순을 대신하여 그 자리를 스탈린주의 노동자 국가 (퇴보 타락한 노동자 국가)에 대한 그들 공통의 적대가 메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일이십년 동안 새로운 강대국들 (러시아와 중국)이 등장했고 제국주의 간 패권경쟁이 다시 한 번 세계정세의 핵심 특징이 되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제국주의 열강이 아니며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모두 미국의 영도 하에 하나로 뭉친다는 스탈린주의 사상은 이 같은 카우츠키주의 “초제국주의”론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레닌이 이 개념에 대해 언급했듯이, "여기 있는 제국주의를 무시하려는 이러한 충동에 맑스주의란 티끌만큼도 없다."[17]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이 문제를 자세히 다룬 우리의 다른 문서들을 참조할 것을 권한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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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자들에게 현 나토-러시아 분쟁에 대한 모든 RCIT 문서를 모아놓은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를 방문할 것을 권한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mpilation-of-documents-on-nato-russia-conflict/; 특히 다음 우리의 두 주요 성명을 보라. Neither NATO nor Russia! Down with all Imperialist Warmongers! No support for either imperialist camp or its proxies in the Ukraine and Donbass! Unite the workers and oppressed for an independent struggle for liberation! 25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either-nato-nor-russia-down-with-all-imperialist-warmongers/ [<나토도, 러시아도 다 반대! 모든 제국주의 전쟁몰이꾼들을 타도하자!>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either-nato-nor-russia-down-with-all-imperialist-warmongers/#anker_5]; The Current NATO-Russia Conflict and the Anti-Imperialist Tasks of Revolutionaries. Down with all Great Powers and their proxies! For an independent and socialist Ukraine! 29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urrent-nato-russia-conflict-and-the-anti-imperialist-tasks-of-revolutionaries [<현 나토-러시아 분쟁과 혁명가들의 반제국주의 임무>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urrent-nato-russia-conflict-and-the-anti-imperialist-tasks-of-revolutionaries/#anker_4]/. 우리의 문서 대부분이 몇몇 각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2]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Vienna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3] Call To Action: No War With Russia Over Ukraine, 29 January 2022, https://popularresistance.org/nowarwithrussia/?link_id=0&can_id=8adf930454a2e45589616230720f774d&source=email-us-peace-council-statement-the-escalating-crisis-in-ukraine-poses-an-imminent-threat-to-world-peace&email_referrer=email_1426203&email_subject=call-to-action-stop-the-war-with-russia-over-ukraine
[4] 다음을 보라. Against NATO and Russian military escalation in Eastern Europe, Statement by the Executive Bureau of the Fourth International, 30 January 2022, https://internationalviewpoint.org/spip.php?article7503
[5] Communist Party of Ireland: The Irish establishment are collaborators in NATO military strategies, 26 January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CP-of-Ireland-The-Irish-establishment-are-collaborators-in-NATO-military-strategies/
[6] PCP: Communiqué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PCP of February 1,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ortuguese-CP-Communique-of-the-Central-Committee-of-the-PCP-of-February-1-2022/
[7] CP of Canada: Act now to stop the US-NATO drive to war with Russia! In: PEOPLE'S VOICE - Issue of February 1-14,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CP-of-Canada-PEOPLES-VOICE-Issue-of-February-1-14-2022/
[8] PPS (Mexico) Statement on Ukraine and Kazakhstan, 31.1.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PS-of-Mexico-Statement-on-Ukraine-and-Kazakhstan/
[9] RCIT는 중국 자본주의와 중국의 강대국 부상에 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Continuing the Debate with Esteban Mercatante and the PTS/FT on China’s class character and consequences for the revolutionary strategy,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 Chinese Imperialism and the World Economy, an essay published in the second edition of The Palgrave Encyclopedia of Imperialism and Anti-Imperialism (edited by Immanuel Ness and Zak Cope), Palgrave Macmillan, Cham, 2020, https://link.springer.com/referenceworkentry/10.1007%2F978-3-319-91206-6_179-1;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2012),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http://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number-4; China’s Emergence as an Imperialist Power (Article in the US journal 'New Politics'), in: “New Politics”, Summer 2014 (Vol:XV-1, Whole #: 57); How is it possible that some Marxists still Doubt that China has Become Capitalist? (A Critique of the PTS/FT), An analysis of the capitalist character of China’s State-Owned Enterprises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8 September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2/; Unable to See the Wood for the Trees (PTS/FT and China). Eclectic empiricism and the failure of the PTS/FT to recognize the imperialist character of China, 13 August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 [<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PTS/FT와 중국 사회성격 토론>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anker_1]
[10] RCIT는 러시아 자본주의와 러시아의 제국주의 강대국 부상에 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eculiar Features of Russian Imperialism. A Study of Russia’s Monopolies, Capital Export and Super-Exploitation in the Light of Marxist Theory, 10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 [<러시아 제국주의의 특색>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anker_6]; Russia and China: Neither Capitalist nor Great Powers? A Reply to the PO/CRFI and their Revisionist Whitewashing of Chinese and Russian imperialism, 28 Nov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russia-and-china-neither-capitalist-nor-great-powers-reply-to-po-crfi/; 다음도 보라. 같은 저자: The Catastrophic Failure of the Theory of “Catastrophism”. On the Marxist Theory of Capitalist Breakdown and its Misinterpretation by the Partido Obrero (Argentina) and its “Coordinating Committee for the Refoundation of the Fourth International”, 27 May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catastrophic-failure-of-the-theory-of-catastrophism/;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Russia as a Great Imperialist Power. The formation of Russian Monopoly Capital and its Empire – A Reply to our Critics, 18 March 2014,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21,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t-russia/. 이 문제에 관한 여러 다른 RCIT 문서들이 다음의 RCIT 웹사이트 상의 별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11] RCIT는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패권 경쟁을 여러 차례 다루었다. 예를 들어 다음을 보라. World Perspectives 2021-22: Entering a Pre-Revolutionary Global Situation, 22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perspectives-2021-22/ [<세계 정세전망 2021-22년: 준 혁명적 세계정세 진입>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perspectives-2021-22/#anker_14]; 다음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Vienna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다음 두 팜플렛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A Really Good Quarrel”. US-China Alaska Meeting: The Inter-Imperialist Cold War Continues, 23 March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us-china-alaska-meeting-shows-continuation-of-inter-imperialist-cold-war/ [<제국주의 간 냉전은 어떻게 바이든 하에서도 계속되고 있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us-china-cold-war-continues-after-alaska-meeting/]; Servants of Two Masters. Stalinism and the New Cold War between Imperialist Great Powers in East and West, 10 July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ervants-of-two-masters-stalinism-and-new-cold-war/ [<두 주인을 섬기는 시종 - 스탈린주의와 제국주의 신냉전>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ervants-of-two-masters-stalinism-and-new-cold-war/#anker_10]; 이 문제에 관한 더 많은 문서들을 다음 링크로 들어가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및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12] 아프간에서의 제국주의 패배에 대한 RCIT 문서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상의 특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llection-of-articles-on-us-defeat-in-afghanistan/. 특히 다음 두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fghanistan: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the Taliban. Class Contradictions, Women’s Oppression and Anti-Imperialist Resistance, 10 Septem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fghanistan-class-contradictions-women-s-oppression-and-anti-imperialist-resistance/ [<탈레반: 이해와 오해 - 아프간에서 계급 모순 · 여성 억압 · 반제 저항>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fghanistan-class-contradictions-women-s-oppression-and-anti-imperialist-resistance/#anker_3; Afghanistan and the Left: Closet Social-Imperialism. A critique of reformist and centrist forces which are outraged about the Taliban’s victory against the U.S. occupation in Afghanistan, 24 Septem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fghanistan-and-the-left-closet-social-imperialism/.
[1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The Coming Inter-Imperialist War on Taiwan. Revolutionary Defeatism against both Great Powers – the U.S. as well as China! 10 Octo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oming-inter-imperialist-war-on-taiwan/ [<다가오는 제국주의 간 대만 전쟁 - 미·중 두 강대국 모두에 대항하는 혁명적 패전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oming-inter-imperialist-war-on-taiwan/#anker_2]. 이에 대해서는 다음도 보라. chapter IV. “The Taiwan question in its historical and geostrategic context” in the above-mentioned pamphlet by Michael Pröbsting: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14]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15] 인용 출처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opular Uprising in Kazakhstan and Putin’s Patriotic “Communists”. The Stalinist KPRF of Gennady Zyuganov supports the bloody crackdown of the protests and the imperialist intervention of Russian troops, 8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stan-and-putin-s-patriotic-communists [<카자흐스탄 민중봉기와 푸틴의 애국적 “공산주의자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stan-and-putin-s-patriotic-communists/#anker_1]
[1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KPRF: Признаем республики ДНР и ЛНР - остановим войну на Донбассе! 2022-01-25, https://kprf.ru/party-live/opinion/208140.html; Maria Tsvetkova: Ukraine war necessary if Russia recognises breakaway regions - pro-Kremlin MP, Reuters, January 20, 2022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ukraine-war-necessary-if-russia-recognises-breakaway-regions-pro-kremlin-mp-2022-01-20/
[17] V.I.Lenin: Preface to N. Bukharin’s Pamphlet, Imperialism and the World Economy (1915), in: LCW Vol. 22, p. 106
[18]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25,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3] Call To Action: No War With Russia Over Ukraine, 29 January 2022, https://popularresistance.org/nowarwithrussia/?link_id=0&can_id=8adf930454a2e45589616230720f774d&source=email-us-peace-council-statement-the-escalating-crisis-in-ukraine-poses-an-imminent-threat-to-world-peace&email_referrer=email_1426203&email_subject=call-to-action-stop-the-war-with-russia-over-ukraine
[4] 다음을 보라. Against NATO and Russian military escalation in Eastern Europe, Statement by the Executive Bureau of the Fourth International, 30 January 2022, https://internationalviewpoint.org/spip.php?article7503
[5] Communist Party of Ireland: The Irish establishment are collaborators in NATO military strategies, 26 January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CP-of-Ireland-The-Irish-establishment-are-collaborators-in-NATO-military-strategies/
[6] PCP: Communiqué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PCP of February 1,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ortuguese-CP-Communique-of-the-Central-Committee-of-the-PCP-of-February-1-2022/
[7] CP of Canada: Act now to stop the US-NATO drive to war with Russia! In: PEOPLE'S VOICE - Issue of February 1-14,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CP-of-Canada-PEOPLES-VOICE-Issue-of-February-1-14-2022/
[8] PPS (Mexico) Statement on Ukraine and Kazakhstan, 31.1.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PS-of-Mexico-Statement-on-Ukraine-and-Kazakhstan/
[9] RCIT는 중국 자본주의와 중국의 강대국 부상에 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A Theoretical Question with Very Practical Consequences! Continuing the Debate with Esteban Mercatante and the PTS/FT on China’s class character and consequences for the revolutionary strategy, 2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imperialist-power-or-not-yet/; Chinese Imperialism and the World Economy, an essay published in the second edition of The Palgrave Encyclopedia of Imperialism and Anti-Imperialism (edited by Immanuel Ness and Zak Cope), Palgrave Macmillan, Cham, 2020, https://link.springer.com/referenceworkentry/10.1007%2F978-3-319-91206-6_179-1; China‘s transformation into an imperialist power. A study of the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aspects of China as a Great Power (2012),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4, http://www.thecommunists.net/publications/revcom-number-4; China’s Emergence as an Imperialist Power (Article in the US journal 'New Politics'), in: “New Politics”, Summer 2014 (Vol:XV-1, Whole #: 57); How is it possible that some Marxists still Doubt that China has Become Capitalist? (A Critique of the PTS/FT), An analysis of the capitalist character of China’s State-Owned Enterprises and its political consequences, 18 September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2/; Unable to See the Wood for the Trees (PTS/FT and China). Eclectic empiricism and the failure of the PTS/FT to recognize the imperialist character of China, 13 August 2020,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 [<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보는: PTS/FT와 중국 사회성격 토론>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pts-ft-and-chinese-imperialism/#anker_1]
[10] RCIT는 러시아 자본주의와 러시아의 제국주의 강대국 부상에 대한 많은 문서를 발표했다.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eculiar Features of Russian Imperialism. A Study of Russia’s Monopolies, Capital Export and Super-Exploitation in the Light of Marxist Theory, 10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 [<러시아 제국주의의 특색>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peculiar-features-of-russian-imperialism/#anker_6]; Russia and China: Neither Capitalist nor Great Powers? A Reply to the PO/CRFI and their Revisionist Whitewashing of Chinese and Russian imperialism, 28 Nov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russia-and-china-neither-capitalist-nor-great-powers-reply-to-po-crfi/; 다음도 보라. 같은 저자: The Catastrophic Failure of the Theory of “Catastrophism”. On the Marxist Theory of Capitalist Breakdown and its Misinterpretation by the Partido Obrero (Argentina) and its “Coordinating Committee for the Refoundation of the Fourth International”, 27 May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catastrophic-failure-of-the-theory-of-catastrophism/;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Russia as a Great Imperialist Power. The formation of Russian Monopoly Capital and its Empire – A Reply to our Critics, 18 March 2014,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21,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t-russia/. 이 문제에 관한 여러 다른 RCIT 문서들이 다음의 RCIT 웹사이트 상의 별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11] RCIT는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패권 경쟁을 여러 차례 다루었다. 예를 들어 다음을 보라. World Perspectives 2021-22: Entering a Pre-Revolutionary Global Situation, 22 August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perspectives-2021-22/ [<세계 정세전망 2021-22년: 준 혁명적 세계정세 진입>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world-perspectives-2021-22/#anker_14]; 다음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Anti-Imperialism in the Age of Great Power Rivalry. The Factors behind the Accelerating Rivalry between the U.S., China, Russia, EU and Japan. A Critique of the Left’s Analysis and an Outline of the Marxist Perspective, RCIT Books, Vienna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강대국 패권쟁투 시대에 반제국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book-anti-imperialism-in-the-age-of-great-power-rivalry/]; 다음 두 팜플렛도 보라. Michael Pröbsting: “A Really Good Quarrel”. US-China Alaska Meeting: The Inter-Imperialist Cold War Continues, 23 March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us-china-alaska-meeting-shows-continuation-of-inter-imperialist-cold-war/ [<제국주의 간 냉전은 어떻게 바이든 하에서도 계속되고 있나>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us-china-cold-war-continues-after-alaska-meeting/]; Servants of Two Masters. Stalinism and the New Cold War between Imperialist Great Powers in East and West, 10 July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ervants-of-two-masters-stalinism-and-new-cold-war/ [<두 주인을 섬기는 시종 - 스탈린주의와 제국주의 신냉전>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ervants-of-two-masters-stalinism-and-new-cold-war/#anker_10]; 이 문제에 관한 더 많은 문서들을 다음 링크로 들어가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hina-russia-as-imperialist-powers/ 및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collection-of-articles-on-the-global-trade-war/.
[12] 아프간에서의 제국주의 패배에 대한 RCIT 문서들이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상의 특별 하위 페이지에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llection-of-articles-on-us-defeat-in-afghanistan/. 특히 다음 두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Afghanistan: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the Taliban. Class Contradictions, Women’s Oppression and Anti-Imperialist Resistance, 10 Septem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fghanistan-class-contradictions-women-s-oppression-and-anti-imperialist-resistance/ [<탈레반: 이해와 오해 - 아프간에서 계급 모순 · 여성 억압 · 반제 저항>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fghanistan-class-contradictions-women-s-oppression-and-anti-imperialist-resistance/#anker_3; Afghanistan and the Left: Closet Social-Imperialism. A critique of reformist and centrist forces which are outraged about the Taliban’s victory against the U.S. occupation in Afghanistan, 24 Septem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afghanistan-and-the-left-closet-social-imperialism/.
[1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RCIT: The Coming Inter-Imperialist War on Taiwan. Revolutionary Defeatism against both Great Powers – the U.S. as well as China! 10 October 2021,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oming-inter-imperialist-war-on-taiwan/ [<다가오는 제국주의 간 대만 전쟁 - 미·중 두 강대국 모두에 대항하는 혁명적 패전주의>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the-coming-inter-imperialist-war-on-taiwan/#anker_2]. 이에 대해서는 다음도 보라. chapter IV. “The Taiwan question in its historical and geostrategic context” in the above-mentioned pamphlet by Michael Pröbsting: China: An Imperialist Power … Or Not Yet?
[14]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15] 인용 출처는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opular Uprising in Kazakhstan and Putin’s Patriotic “Communists”. The Stalinist KPRF of Gennady Zyuganov supports the bloody crackdown of the protests and the imperialist intervention of Russian troops, 8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stan-and-putin-s-patriotic-communists [<카자흐스탄 민중봉기와 푸틴의 애국적 “공산주의자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stan-and-putin-s-patriotic-communists/#anker_1]
[1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KPRF: Признаем республики ДНР и ЛНР - остановим войну на Донбассе! 2022-01-25, https://kprf.ru/party-live/opinion/208140.html; Maria Tsvetkova: Ukraine war necessary if Russia recognises breakaway regions - pro-Kremlin MP, Reuters, January 20, 2022 https://www.reuters.com/world/europe/ukraine-war-necessary-if-russia-recognises-breakaway-regions-pro-kremlin-mp-2022-01-20/
[17] V.I.Lenin: Preface to N. Bukharin’s Pamphlet, Imperialism and the World Economy (1915), in: LCW Vol. 22, p. 106
[18]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d the Rise of Russia as a Great Power. On the Understanding and Misunderstanding of Today’s Inter-Imperialist Rivalry in the Light of Lenin’s Theory of Imperialism. Another Reply to Our Critics Who Deny Russia’s Imperialist Character, in: Revolutionary Communism No. 25, August 2014, http://www.thecommunists.net/theory/imperialism-theory-and-russia/
2부
2. 누가 침략자인가가 사회주의자에게 기준인가?
러시아는 아니고 나토/미국이 유일 침략자라는 주장은 이와 같이 지금 눈앞에 있는 사실관계에서도 틀렸지만, 정녕 중요한 오류는 ‘누가 침략자인가’ 하는 문제로 쟁점을 몰고 가는 것이다. 현 나토-러시아 대결과 같은 분쟁에서 어느 강대국이 더 강한가, 더 공격적인가에 논쟁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데 봉사한다. 미국이 나토를 동유럽으로 확대하여 분쟁을 유발했는가, 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 여 병력을 집결시켜 긴장을 촉발시켰는가 하는 문제들은 결정적인 쟁점이 아니다. 사회주의자들은 분쟁에 대한 성격규정을 결코 누가 먼저 도발·침공을 시작했는가로 판단하지 않는다. 레닌/볼셰비키는 1차 세계대전 개전 몇 달 뒤인 1915년 봄의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통칭 ‘베른 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안에서 현 전쟁에 대한 태도·접근법을 다음과 같이 아주 명확하게 정식화했다.
“어느 쪽이 먼저 군사 공격을 가했는가, 혹은 어느 쪽이 최초 선전포고를 했는가 하는 문제는 사회주의자의 전술 결정에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한다. 조국방어, 적의 침략에 대한 반격, 방어전 따위와 같은 쌍방의 문구들은 인민을 기만하는 말에 불과하다.”[1]
또 어느 열강이 더 강하고 어느 열강이 더 약한가는 결정적인 쟁점이 아니다. 우리는 더 강한 강도에 대항하여 더 약한 강도를 편 들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강도들에 반대한다! 레닌은 이 같은 접근법을 위 볼셰비키 당 재외지부 회의 몇 달 뒤에 발표한 유명한 팜플렛 <<사회주의와 전쟁>에서 제시한다.
“100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있는 노예주가 200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있는 노예주에 대항하여 보다 ‘정당한’ 노예 재분배를 내걸고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방어적’ 전쟁이나 ‘조국방어’를 위한 전쟁이란 용어를 이러한 경우에 갖다 붙인다면 이는 분명히 역사적으로 오류이며, 현실에서 그것은 교활한 노예주가 평범한 사람들과 속인들, 무지한 사람들을 상대로 벌이는 순전한 사기극이다. 바로 이런 식으로 오늘날 제국주의 부르주아지는 현 전쟁, 즉 노예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노예주들 간의 이 전쟁에서 ‘민족’ 이데올로기와 ‘조국방어’라는 용어를 가지고 인민을 기만하고 있다.”[2]
여기서 레닌은 1914년 이전 상황, 즉 영국 (및 프랑스)이 가장 많은 식민지를 보유한 제국주의 열강이었던 상황을 예로 든다. 이 영·불과 비교할 때 독일은 약체였다. 영·불 대신 미국/나토를, 독일 대신 러시아 (또는 중국)를 각각 대입해보라. 그러면 현 세계정세에 대한 아주 정확한 상이 그려질 것이다.
“부르주아적 정의와 민족적 자유 (또는 민족의 생존권)라는 관점에서 보면 독일이 영국·프랑스와 대비하여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될 것이다. 왜냐하면 독일은 식민지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독일의 적들은 독일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민족들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또한 독일의 동맹국 오스트리아에게 억압받고 있는 슬라브인들은 그야말로 ‘민족들의 감옥’이라 할 수 있는 차르 치하 러시아의 슬라브인들보다 의심할 바 없이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독일은 민족들의 해방이 아니라 민족들의 억압을 위해 싸우고 있다. 보다 젊고 보다 강한 강도 (독일)가 늙고 너무 처먹어서 비만한 강도를 강탈하도록 돕는 것이 사회주의자의 할 일은 아니다. 사회주의자는 이들 강도 모두를 타도하기 위해 이들 간의 싸움을 이용해야 한다.”[3]
한마디로 미국이 러시아보다 더 크고 강하냐, 또 과거에 더 공격적이었느냐 하는 것은 사회주의자들에게 결정적인 쟁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강대국들에 반대한다. 그리고 사회주의자는 새 도전자가 기존 패권자를 꺾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투를 지지해선 안 된다!
3. 무엇이 강대국 간 긴장 고조를 야기하고 있는 원인인가? 전쟁광 패당인가, 제국주의 체제인가?
친러 스탈린주의자들의 논거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특징은, 강대국 패권경쟁의 원인을 제국주의 세계체제의 근본 모순에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전쟁 위험이 미국 지배계급 일각의 비합리적, 군국주의적인 의도의 결과물인 것처럼 주장한다. 그 같은 반동적인 집단이 없었다면, 외교 협상과 평화적 해결책이 완전히 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공산당 (CPUSA)의 기관지 <<피플즈 월드>>를 인용하여 예를 들어보자.
“이 분쟁에서 러시아의 마지노선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는 것이라는 정황들이 있다. 그리고 러시아는 자국 접경지,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에 미국이 공격적인 군사 무기를 절대 배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원하고 있다. 그러한 무기를 거기에 배치하는 것은 외교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러시아로서는 개입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미국 대외정책 기조가 펜타곤 [국방부]과 위험한 군산복합체에 의해 장악되어 있지만 않았더라도 전쟁보다는 외교를 추구할 충분한 근거가 있었을 것이다.”[4]
긴장 고조에 대한 이 같은 설명은 우리가 다른 기사에서 분석한 전(前)스탈린주의 유럽좌파당의 나토-러시아 분쟁 관련 최근 성명들과 일치한다.[5] 이 유럽 단위 연합체에는 독일의 좌파당, 프랑스공산당, 스페인의 통합좌파 & 공산당, 그리스의 시리자 같은 당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스페인 당들은 부르주아 정부에 입각해 있는 당들이다. 막 흑해에 군함을 파견하여 러시아와 대치한 나토 회원국 정부, 바로 그 정부의 일부다. 이론과 실천의 통일은 스탈린주의의 특징이 아니다!
제국주의 열강 간의 근본 적대에 눈을 감고 그 대신 특정 정당이나 집단한테서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을 찾는 이 같은 접근법은 맑스주의와 아무 공통점도 없다. 우리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군국주의 정책, 반동적 전쟁몰이, 전쟁 개시를 여러 번 봐왔다. 돌아가며 자본가 권력을 맡은 보수 정부 하에서도, “진보” 정부 하에서도 모두 일어났던 일들이고, 공화당이 이끄는 미 행정부 하에서도, 민주당이 이끄는 미 행정부 하에서도 모두 일어났던 일들이다. 사민당과 녹색당이 정부에 들어가 있는, 나아가 “공산”당이 입각해 있는 경우에도 똑같이 이 일들이 일어났다. (예를 들어 프랑스공산당은 1999년 유고슬라비아와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나토 전쟁에 프랑스가 참가했던 당시에 연립정부 일원이었다).[6]
제국주의 전쟁몰이가 "나쁜" 정부에 의해, "악의적인" 이익집단에 의해 야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노동자들과 평화 활동가들 속에서 혼란을 자아낸다. 그 같은 신화는 다른 정당이 집권하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평화적 발전이 완전히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즉 사회주의혁명을 통해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것 없이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환상을 유발한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 즉 지난 120년의 역사는 그 반대를 입증했다. 레닌을 비롯한 공산주의자들은 이 분석을 수없이 강조했다.
"전쟁은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며, 기독교 목사들 (애국과 인류와 평화를 설교함에 있어 조금도 기회주의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죄악’이 아니다. 전쟁은 자본주의의 불가피한 단계로서, 평화만큼이나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의 적법한 형태다."[7]
"... 전 세계적 차원의 현대 독점자본주의의 결과가 압축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들은 이러한 경제체제에서는, 즉 생산수단의 사적소유가 유지되는 한은 제국주의 전쟁이 불가피한 것임을 보여준다."[8]
“자본주의 하에서, 특히 그 제국주의적 단계에서 전쟁은 불가피하다.“[9]
스탈린주의자들은 ‘자본주의에서 전쟁 불가피성’을 부인한다. 그래서 그들은 평화로운 자본주의 체제를 설교한다. 이러한 평화주의 유토피아를 가능케 하기 위해 이들 스탈린주의 당은 (전쟁몰이에 반대한다고 하는) 부르주아 정당과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자본가 정부에 들어가려 한다. 우리가 전에 보여줬듯이, 당연히 이것은 먹히지 않는다. 그 결과, 스탈린주의 당들은 제국주의 전쟁의 지지자가 되었다.
4. 강대국의 "적법한 세력권"? 사회주의자가 제국주의 ‘세력권’을 옹호해도 되나?
스탈린주의 당들은 이와 같이 부르주아 세력과 동맹을 구축하고 자본가 정부에 참여하는 공상적이고 배반적인 정책을, 글로벌 차원에서도 계속한다. 그들에 따르면, 전쟁몰이는 현재의 역사적 쇠퇴기에 가속화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니므로 강대국들 간의 평화적 타협은 완전히 가능하다. 이를 근거로 스탈린주의자들은 강대국들이 서로의 제국주의 ‘관할권’을 존중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공산당이 낸 또 다른 성명을 인용해보자.
"역사와 최근 사건들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서방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나토의 침략 정책을 밀고 감으로써 동유럽을 지금 휘감고 있는 위기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핵심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이것이 침해될 경우 군사행동을 취하고 전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나 군대를 확대 배치할 경우 ㅡ 현 행정부를 포함하여 그동안 다수의 미 행정부들은 이러한 확대 배치를 위협해 왔다 ㅡ 이에 대한 러시아의 견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사고 실험이 유용하다. 먼로 독트린 선언 이래로 미국은 서반구 전체를 핵심 전략적 이익으로 선포해왔다. 그것은 러시아나 중국의 무기가 캐나다나 멕시코와 같이 직접적으로 국경에 닿아 있는 나라에 배치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와 똑같은 상황이 러시아 지도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나토의 무기 (미국이 관리하는 독일 주둔 나토 핵무기 같은)가 바로 우크라이나 접경지를 따라 배치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5분 만에 모스크바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10]
일관된 논리가 있다. 미국공산당은 먼로 독트린과 미 제국주의의 세력권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반대를 표하지 않는다. 대신에 미국이 팽창주의를 어느 정도 억제하고 러시아 고유의 세력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따라서 사실상 미국공산당은 러시아판 먼로 독트린의 실행을 지지하며, 그리하여 워싱턴과 모스크바 양측 모두가 자신의 세계 분할 몫을 확고히 지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공정 무역" 유토피아의 지정학적 버전으로, 공상적인 "공정 제국주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맑스주의자들은 미 제국주의와 미제의 먼로 독트린을 반대해왔다. 맑스주의자들은 러시아 제국주의와 러제의 푸틴 독트린에도 못지않게 반대한다.
스탈린주의자들의 접근방식은 실제로 러·중 제국주의의 전략적 목표와 일치한다. 최근 푸틴-시진핑 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이 보여주듯이, 이 두 강대국은 "진정한 다극 체제"와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제창한다.[11] 미국의 패권은 복수의 강대국들의 패권으로 ㅡ 물론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여기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ㅡ 대체될 것이다. 다시 말해, 스탈린주의자들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의 제국주의 세계질서를 1914년 이전에 존재했던 종류의 제국주의 세계질서로 대체하기를 원한다. (밑에서 보겠지만, 그들 중 일부는 이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한다.)
이와 같이 다자간 제국주의 질서를 제창, 옹호하는 행보는 유엔과 유엔 정치원칙에 대한 스탈린주의 당들의 되풀이되는 긍정적인 언급에서도 볼 수 있다. 유엔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국가들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성명 내용을 보라. "우리는 유엔헌장 원칙들과 헬싱키회담 최종의정서에 따라 제국주의에 의한 침략과 개입, 나토 확대, 유럽연합의 군국주의화에 반대하며, 평화와 군축을 위한 투쟁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한다."[12]
그리고 위 1장 서두에서 언급한 공동성명에는,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준수하라"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현 분쟁을 해결하라"는 요구들이 열거되어 있다.[13]
또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소위 민스크 2차 협정의 이행도 ㅡ 푸틴 정권처럼 ㅡ 제창한다. (이 협정은 3개 제국주의 열강 러시아·프랑스·독일 + 우크라이나가 협상으로 도출한 외교적 해결책이다.) "현재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이 서명한 민스크 협정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 협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으며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된다."[14]
공상적이기 짝이 없는 요구들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유엔과 같은 제국주의 기관들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만들어내선 안 된다. 유엔은 강대국들, 주로 안보리 내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국가들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이 지배하고 있는 기관이다. 유엔 기구들은 이들 강도들의 공동 이익과 이들 간의 타협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제재)을 이행하거나, 아니면 아무도 애써 이행하지 않는 무력한 결의안을 채택하든가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한 형태의 제국주의 질서를 같은 질서의 다른 버전으로 대체하는 것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강대국 및 그들 기관들 (유엔과 같은)의 폐지와 세계 사회주의 노동자·농민공화국 연방의 수립을 위해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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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 I. Lenin: The Conference of the R.S.D.L.P. Groups Abroad (1915); in LCW 21, p. 159. [레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레닌전집 59권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 양효식 옮김, 아고라, 111쪽]
[2] V.I. Lenin: Socialism and War (1915); in: LCW 21, p. 301. [레닌 <사회주의와 전쟁>, 레닌전집 60권 (“사회주의와 전쟁”), 32쪽]
[3] 같은 책, p. 303. {레닌 <사회주의와 전쟁>, 35-6쪽}
[4] John Wojcik: Who is invading whom? U.S. forces already in Eastern Europe, CPUSA, January 25, 2022, https://peoplesworld.org/article/who-is-invading-whom-u-s-forces-already-in-eastern-europe/
[5] Michael Pröbsting: NATO-Russia Conflict: The “Party of the European Left” as Government Adviser for EU Imperialism. Ex-Stalinist LINKE (Germany), PCF (France), IU & PCE (Spain), SYRIZA (Greece) etc. urge governments that “Europe must develop an independent geopolitical attitude”, 30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ato-russia-conflict-the-party-of-the-european-left-as-government-adviser-for-eu-imperialism/ [<현 서방-러시아 분쟁에서 “유럽좌파당”: EU 제국주의 정부 고문으로 나서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ato-russia-conflict-the-party-of-the-european-left-as-government-adviser-for-eu-imperialism/#anker_1]
[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 13 in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7] V. I. Lenin: The Position and Tasks of the Socialist International (1914), in: LCW Vol. 21, pp. 39-40. [레닌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현황과 임무>, 레닌전집 58권 (“마르크스”), 양효식 옮김, 아고라, 94쪽]
[8] V. I. Lenin: Imperialism. The Highest Stage of Capitalism (1916) ; in: LCW Vol. 22, p. 190. [레닌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레닌전집 63권, 이정인 옮김, 아고라, 12쪽]
[9] V. I. Lenin: The Conference of the R.S.D.L.P. Groups Abroad (1915); in LCW 21, p. 162. [레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레닌전집 59권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 양효식 옮김, 아고라, 115쪽]
[10] John Wojcik: The West, not Russia, is responsible for the war danger in Ukraine, CPUSA, January 21, 2022, https://peoplesworld.org/article/the-west-not-russia-is-responsible-for-the-war-danger-in-ukraine/
[11] Joint Statem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n the International Relations Entering a New Era and the Global Sustainable Development, 4 February 2022, http://en.kremlin.ru/supplement/5770. For a critical analysis of the Putin-Xi meeting see e.g. Michael Pröbsting: The Significance of the Putin-Xi Meeting. Russia and China close ranks against their imperialist rivals, 5 Febr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significance-of-putin-xi-meeting/ [<푸틴-시진핑 회담의 의의 -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의 적에 맞서 결속을 과시하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significance-of-putin-xi-meeting/#anker_2]
[12] PCP: Communiqué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PCP of February 1,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ortuguese-CP-Communique-of-the-Central-Committee-of-the-PCP-of-February-1-2022/
[13] Call To Action: No War With Russia Over Ukraine, 29 January 2022, https://popularresistance.org/nowarwithrussia/?link_id=0&can_id=8adf930454a2e45589616230720f774d&source=email-us-peace-council-statement-the-escalating-crisis-in-ukraine-poses-an-imminent-threat-to-world-peace&email_referrer=email_1426203&email_subject=call-to-action-stop-the-war-with-russia-over-ukraine
[14]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3부
5. 푸틴과 대러시아 배외주의: “우크라이나는 독자 민족이 아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문제를 이제 다뤄보자. 러시아 제국주의와 그 요구들에 대한 스탈린주의자들의 지지는 종종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러시아 배외주의 관점을 전파하는 것과 병행된다. 잘 알려진 대로 언제나 푸틴 정권은 별개로 우크라이나 민족이 존재함을 부정해왔다. 또는 우크라이나 민족은 러시아 민족과 “자연적으로” 가깝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인들은 "루스키 미르" (러시아 세계)의 일원인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1]
여러 해 전부터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 인민이 자신의 독립 국가를 가질 권리를 사실상 부정해왔다.[2] 2021년 7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역사적 통일성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긴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푸틴 정권 자신이 각국어로 번역, 출판한 일종의 선언문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적인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3]
기본적으로 이 논문은 숨김없는 대러시아 배외주의의 관점을 제시한다. 여기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민족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한 국민 – 단일한 전체"라고 주장한다. 다른 데서 그는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이 "단일한 대 민족, 삼위일체 민족"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긴밀한 통합을 해야 한다, 즉 모스크바의 속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나는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주권은 러시아와의 파트너십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푸틴이 볼 때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의 원흉은 레닌과 볼셰비키였다. 푸틴은 특히 코레니사지자(Korenisazija)라고 불린 볼셰비키 정책을 비난한다. (코레니사지자는 “민족적 뿌리를 구축하기”라는 뜻인데, 푸틴 논문의 영문본은 이 개념을 “현지화 정책”으로 그릇되게 번역하여 이 개념에서 민족적 요소를 털어내 버렸다). 이 정책으로 볼셰비키는 비(非)러시아인이 그들의 문화, 언어, 문학 등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했다[4]. 후에 스탈린주의는 이러한 개혁 조치들을 밀어내고 대러시아 배외주의/국수주의를 장려했다. 푸틴에게 레닌주의 민족 정책은 해악이다.
“현지화 정책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크라이나의 문화, 언어, 정체성의 발전과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동시에 이른바 러시아 대국 배외주의와 싸운다는 미명 아래 우크라이나 화(化)가 자신을 우크라이나인으로 보지 않는 이들에게 강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련의 민족 정책은 세 개의 슬라브 민족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확립했다. 대단위의 러시아 민족 대신에 벨리코러시아인, 말로러시아인, 벨로러시아인으로 구성된 삼위일체 국민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푸틴이 볼 때, 각 민족이 별개의 분리 국가를 형성할 권리를 포함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지위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한 볼셰비키의 정책 또한 비슷하게 해악이었다. "1922년 쏘연방 (USSR;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수립되었을 때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쏘연방 설립국 중 하나가 되면서 볼셰비키 지도자들 사이에 다소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는데 이 논쟁은 동등한 공화국들의 연방 국가를 형성한다는 레닌의 계획을 실행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공화국들이 자유롭게 연방에서 탈퇴할 수 있는 권리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창설 선언’ 본문과 이어서 1924년 쏘연방 헌법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하여 선언문과 헌법 작성자들은 가장 위험한 시한폭탄을 우리 국가의 토대에 심어놓았다. 소련공산당의 영도 역할이 제공한 안전장치가 사라지는 순간 이것이 폭발하면서 당 자체가 안으로부터 붕괴했다. 그리고 ‘국가독립 행렬’이 뒤따랐다."
이와 같이 볼셰비키의 해악적인 정책에 의해 "우리 러시아인들이 강탈당했다". "나라를 토막 낸 건 볼셰비키 지도자들이었다. 우리는 특정 결정 뒤에 있는 사소한 세부 사항이나 배경, 논리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한 가지 사실은 명백하다. 실로 러시아는 강탈당했다."
푸틴의 논문에서 발췌한 이 인용문들은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별개의 민족으로 보지 않고 대러시아 "삼위일체 민족"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와 매우 가까울 때만, 즉 "루스키 미르 (러시아 세계)"의 일부가 될 때만 주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따로 별도의 미래는 없다.
6. 스탈린주의 대 볼셰비즘: 우크라이나와 민족자결권
결국,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실로 푸틴의 정책은 레닌의 접근법과 정반대다! 볼셰비키는 모든 형태의 대러시아 배외주의에 반대하여 일관되게 싸웠다. 볼셰비키는 독자 우크라이나 민족의 존재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 국가를 형성할 권리를 포함하여 우크라이나의 자결권을 옹호했다.
"그 어떤 특권도 옹호하지 않는 우리 대러시아인 프롤레타리아는 이 특권 또한 옹호하지 않는다. 우리는 명백한 국가의 지반 위에서 싸우고 있다. 우리는 이 국가에 살고 있는 모든 민족의 노동자들을 단결시킨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길을 따라 우리의 계급적 목표를 향해 진군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민족적 발전의 길도 보증해줄 수 없다. 우리가 모든 민족주의와 싸우고 다양한 민족들의 평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가 독립 국가를 형성하게 될 것이냐 여부는 천 가지 예측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문제다. 쓸데없는 추측을 시도하지 않고, 우리는 의심할 여지없는 분명한 것, 즉 우크라이나가 그러한 독립 국가를 형성할 권리를 확고히 지지한다. 우리는 이 권리를 존중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대러시아인의 특권을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권리를 인정하는 정신으로, 어느 민족에 대해서도 국가 특권을 거부하는 정신으로 대중을 교육한다."[5]
그리하여 볼셰비키는 1919년에 채택한 볼셰비키 당 공식 강령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피억압 나라의 노동계급 대중이 그들을 억압하는 국가의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해 느끼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 어느 민족 집단이든 일체의 특권을 폐지하고 민족들의 완전한 평등을 선언하며 식민지·종속국들의 국가 분리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6]
여러 스탈린주의 당들이 러시아 제국주의의 정책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러제의 대러시아 이데올로기까지 되뇌고 있는 것은 특히 부끄러운 일이다. 그들은 푸틴 정권의 프로파간다를 앵무새처럼 따라하며,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은 매우 친밀하고 민족 억압의 역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우크라이나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주가노프가 이끄는 악명 높은 KPRF(러시아연방‘공산’당)를 보자. 주가노프는 2월 초 "형제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했다.[7]
먼저, 이 "호소"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러시아 인민과 우크라이나 인민의 오랜 역사적 친밀성을 상기시킨다. 주가노프는 "무지한 형제자매들"에게 서방이 항상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한다고 설교한다. "우리의 우정은 여러 번 공격받아왔다. 적들이 교활하게 교황 특사로 가장하여 남러시아 공국들을 가톨릭으로 끌어들이던 시절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형제 관계"는 가톨릭 교황청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적들에 의해서도 시험되었다. 물론 주가노프는 “반러시아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위험한 도발을 펼치고 있는 '세계 올리가르히 (과두제)'”에 의해 조작된 “'모스크바 침공' 연막”을 강하게 비난한다. 이 KPRF 지도자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의 러시아 병력이 있는 것을 볼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연막이 펼쳐져 있나보다. 적어도, 그는 그의 긴 공개서한에서 이 결코 안 중요하지 않은 사실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노프는 또 스탈린주의 쏘연방이 아직 존재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모스크바의 지혜의 이점을 누렸던 영광스러운 시절을 상기시켜 우크라이나 “형제자매들”의 공감을 얻으려고도 한다. "교활한 두뇌들은 쏘연방 우크라이나가 쏘연방에서 존경받고 사랑받았다는 사실을 우리 인민의 의식에서 지우기를 꿈꾼다. 우크라이나의 성공에 모두가 기뻐했다. 그것은 민족과 언어로 시민들이 나뉘지 않는 위대하고 강한 나라의 공통 유산이 되었다." 그러나 스탈린주의 쏘연방에서 삶이 그렇게 즐거웠다면 왜 대다수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의 독립 국가를 갖겠다고 뻗댔고 또 뻗대고 있을까? 왜 우크라이나 (그리고 많은 다른 국가들)는 1991년 이후에 쏘연방을 떠나기로 선택했을까? 그리고 만약 러시아 탱크가 아니었다면, 체첸 인민도 지금은 그들의 독립 국가를 가졌을 것이다.[8]
그러나 스탈린주의자들이 왜 이런 역사적 사실에 신경 쓰겠는가? 그리고, 어쨌든, 만약 배은망덕한 민족들이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것의 혜택을 망각한다면, 그들에게는 불운이다! 듣지 않는 자는 느껴야 한다. 푸틴은 그들에게 모스크바 지배의 이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들이 그것을 좋아하든 않든 간에!
따라서 주가노프가 그의 공개서한에서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딱 두 번 언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번은 서방국가들의 음모로서, 두번째는 나치 이론가 알프레드 로젠베르크의 위험한 사상으로서! 만약 KPRF와 그들의 주인 푸틴이 그들 뜻대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우크라이나 인민은 얼마나 많은 독립을 부여받을 수 있을지 짐작이 되는가?!
그러나 KPRF는 단지 가장 노골적인 대러시아 배외주의 당일뿐이다. 그들의 국제 맹우들도 기본적으로 이 접근법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미국공산당(CPUA)은 다음과 같이 썼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관한 약간의 역사를 염두하는 것도 유용하다. 우크라아나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밀접히 연결되어 왔다. 러시아 국가는 수세기 전,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에서 시작되었으며, 현대에는 둘 다 쏘연방의 일부였다. 그 시절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포함한 여타 쏘연방 공화국들보다 높은 생활수준을 가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크라이나 인구의 40% 남짓이 러시아인이다. 생산적인 공업 지역인 동부 우크라이나는 언어와 민족에서 거의 전적으로 러시아인이다. 이 나라의 수백만 가정은 서로 다른 민족집단의 부모들을 가장으로 하고 있는데, 이 부모 중 한 사람은 우크라이나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러시아인이다. 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러시아어를 말하는 유명한 코미디언이었다. 그러나 그는 당선된 뒤 우크라이나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간단히 말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어떤 민족적 적대의 기초도 없다는 것이다."[9]
다른 스탈린주의 당들의 글들에서도 같은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공산당(맑스주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공통의 역사와 가족적 유대를 공유한다"고 말한다.[10] 말 나온 김에 언급하자면, 인도공산당(맑스주의) 자신이 나라 안의 민족·인종 소수자를 향한 인도 배외주의에 영합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 민족들의 자결권을 부정하고 이들 피억압 인민의 정당한 저항을 지지하길 거부하는 것으로 결과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11]
이 스탈린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민족이 그 존재 시작 때부터 1991년 소련 해체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러시아에 의해 민족 억압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가까운"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억압하여 우크라이나를 가까이 있지 않을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유대관계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첫째,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벨로루시, 몰다비아, 크림 타타르족 사이에도 역사적인 유대관계가 존재한다. 그러한 유대관계들 모두가 존재한다.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민족적 경계를 넘어 인민의 통일단결을 진전시키기 위해 이들 민족 간의 어떠한 민족주의적 편견에도 반대하고 그러한 유대를 강화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유대관계는 압력과 강압이 아니라 자발적인 동의에 의거해야 한다!
둘째로, 그리고 더 중요한 것으로, 민족 억압의 역사적 관계가 우크라이나 인민으로 하여금 그러한 러시아의 "형제애" 제의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별개의 우크라이나 민족의 존재는 1917년 이전 차르 체제 치하에서 간단히 부정되었다. 우크라이나 민족의 모든 공적 표현 시도는 잔인하게 진압되었다. 10월 혁명 이후 진정한 볼셰비즘의 시대가 우크라이나의 민족적 발전의 눈부신 개화기를 가져왔지만 (상기한 코레니사지자 정책을 보라), 1920년대에 스탈린주의 관료가 권력을 잡은 후 이 개화는 지속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인을 포함한 소 민족들을 희생시키면서 대러시아 배외주의를 장려했다.[12]
특히 트라우마적인 경험은, 가난한 농민들과 농업이 생계에 중심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에게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온 1920년대 말 이래 스탈린주의 강제 집단화 정책이었다. 정확한 수치는 논쟁 중이지만, 1932-33년의 대기근 동안에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포함하여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레온 트로츠키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그의 가장 포괄적인 저작인 "배반당한 혁명"에서 이 시기에 소련은 "다시 내전과 기아와 전염병의 무대가 되었다"고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러한 재앙이 외국 침략자들과 백군 반혁명 도당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탈린주의 관료 자신들에 의한 것이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트라우마를 낳은 경험이었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 비극에 대한 방대한 문헌이 존재하는데, 기근이 우크라이나 인민을 복속시키기 위해 스탈린에 의해 의도된 것인지의 문제를 논하고 있다.[14]
1923년부터 스탈린주의 지도부에 대항하는 공산당 내 좌익반대파에 기원을 두고 있는 트로츠키 주도의 제4인터내셔널은 언제나 스탈린 관료 정권의 민족 정책에 반대하며 소 민족들의 권리를 방어했다. 1930년대 후반에 트로츠키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민족 억압 경험으로부터, 사회주의자들은 "통일된 자유롭고 독립적인 노동자·농민 소비에트 우크라이나"라는 슬로건을 내걸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한 “노동자·농민 우크라이나”는 한편으로 “제국주의에 대항하여,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모스크바 보나파르트주의에 대항하여” 방어되어야 했다.[15]
현 상황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볼 때 우크라이나 주민 대다수가 어떤 형태의 러시아의 점령도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시민의 3분의 1이 러시아의 침공 시에 기꺼이 "무장 저항"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16]
푸틴을 볼셰비키의 민족자결주의를 거부한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그는 공산주의자도 아니며 그렇게 자처하지도 않는다. 푸틴은 계급의 적이자 유라시아의 제국주의 헌병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레닌의 전통에 서 있는 “공산주의자”라고 칭하는 스탈린주의자들의 변명은 무엇일까?! 레닌은 배외주의에 일관되게 반대하는 데 실패한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공산주의자 몇 명을 긁어보라. 그러면 대러시아 배외주의자들을 발견할 것이다."[17] 그러나 오늘날의 스탈린주의의 경우, 그들의 반동적인 배외주의 영합을 보기 위해서는 긁을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가 다른 문서들에서 지적했듯이 우크라이나는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지배 민족의 배외주의에 영합하는 것은 스탈린주의의 일반적인 특징이다.[18]
요약하자면, 중세의 타락한 주교들이 신약의 가르침을 거의 지키지 않은 만큼이나 스탈린주의자들도 레닌 강령의 원래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레닌의 비난은 이들 타락한 모방자들에게 딱 들어맞는다. “핀란드·폴란드·우크라이나 등등의 분리독립의 자유를 내걸지 못하는 러시아 사회주의자들은 배외주의자들처럼 굴고 있다. 피투성이의 제국주의 군주제와 제국주의 부르주아지의 시종들처럼 말이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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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 II in the pamphlet by Michael Pröbsting: The Uprising in East Ukraine and Russian Imperialism. An Analysis of Recent Developments in the Ukrainian Civil War and their Consequences for Revolutionary Tactics, 22. October 201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ukraine-and-russian-imperialism/.
[2] Björn Alexander Düben: “There is no Ukraine”: Fact-Checking the Kremlin’s Version of Ukrainian History, 1.7.2020, https://blogs.lse.ac.uk/lseih/2020/07/01/there-is-no-ukraine-fact-checking-the-kremlins-version-of-ukrainian-history/
[3] Article by Vladimir Putin ”On the Historical Unity of Russians and Ukrainians“, 12 July 2021, 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66181.
[4] 초기 소련의 민족 정책에 관한 방대한 문헌이 존재한다. 다음 두 책이 가장 훌륭하다. Terry Martin: The Affirmative Action Empire. Nations and Nationalism in the Soviet Union, 1923-1939, Cornell University Press, Ithaca 2001, 및 Jeremy Smith: Red Nations: The Nationalities Experience in and after the USSR, Cambridge University Press, New York 2013; 많은 정보를 담은 다른 책들도 있다. Richard Pipes: The Formation of the Soviet Union: Communism and Nationalism, 1917–1923, Revised Edi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Cambridge 1997; Hélène Carrère d'Encausse: The Great Challenge. Nationalities and the Bolshevik State, 1917–1930. Holmes and Meier, New York 1992. See also our pamphlet by Yossi Schwartz: The National Question. The Marxist Approach to the Struggle of the Oppressed People, August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national-question/
[5] V.I. Lenin: The Right of Nations to Self-Determination (1914), in: LCW Vol. 20, p. 413
[6] Program of the RKP(b): adopted March 22, 1919 at the Eighth Congress of the Russian Communist Party; in: Robert H. McNeal and Richard Gregor: Resolutions and decisions of the Communist Party of the Soviet Union, Vol.2, The Early Soviet Period: 1917-1929, University of Toronto Press, Toronto 1974, p.61
[7] Gennady Zyuganov: To the fraternal people of Ukraine, KPRF, 7.2.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CP-of-the-Russian-Federation-To-the-fraternal-people-of-Ukraine/
[8] 다음을 보라. Where does the RCIT Stand on Russia's Occupation of Chechnya?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russia-and-chechnya/; Russian Troops Out! Self-determination for Chechnya!,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freedom-for-chechnya/; 다음도 보라. Fight against Russian capitalism and imperialism at home and abroad! Provisional Platform of the Revolutionary Communists (Russian Federation), Sept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rcit/platform-of-rcit-russia/
[9] John Wojcik: The West, not Russia, is responsible for the war danger in Ukraine, CPUSA, January 21, 2022, https://peoplesworld.org/article/the-west-not-russia-is-responsible-for-the-war-danger-in-ukraine/
[10]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11] 이에 대해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Kashmir Question and the Indian Left Today. Marxism, Stalinism and centrism on the national liberation struggle of the Kashmiri people, 26 Sept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kashmir-question-and-indian-left-today/
[12] 우크라이나에서의 스탈린주의 정책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George Liber: Soviet nationality policy, urban growth, and identity change in the Ukrainian SSR 1923-1934,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1992, pp. 145-174; 다음도 보라. Serhy Yekelchyk: Stalin's Empire of Memory. Russian-Ukrainian Relations in the Soviet Historical Imagination, University of Toronto Press, Toronto 2004
[13] Leon Trotsky: The Revolution Betrayed. What Is the Soviet Union and Where Is It Going? (1936),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2, p. 190
[14] 다음을 보라. Robert Conquest: The Harvest of Sorrow. Soviet Collectivization and the Terror-Famine, Oxford University Press, New York 1986; Anne Applebaum: Red Famine: Stalin’s War on Ukraine, Penguin Randomhouse, New York 2017; Andrea Graziosi: The Soviet 1931-1933 Famines and the Ukrainian Holodomor: Is a New Interpretation Possible, and What Would Its Consequences, in: Harvard Ukrainian Studies, Vol. 27, No. 1/4 (2004-2005), pp. 97-115; 맑스주의적 논의를 담고 있는 저작들로는, 러시아의 탁월한 트로츠키주의 역사가 고 Wadim S. Rogowin의 다음 저작을 보라. Stalins Kriegskommunismus, Mehring Verlag, Essen 2010, p. 377-383; 다음도 보라. Louis Proyect: Socialism Betrayed? Inside the Ukrainian Holodomor, February 24, 2017, http://www.counterpunch.org/2017/02/24/socialism-betrayed-inside-the-ukrainian-holodomor/
[15] Leon Trotsky: The Ukrainian Question (1939),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8-3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4, p. 304 and 306; 다음도 보라. Trotsky’s follow-up article: Independence of the Ukraine and Sectarian Muddleheads (1939),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9-40,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3, pp. 44-54
[16] Dan Sabbagh: What would be Russia’s military options in Ukraine? 10 January 2022,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jan/10/what-would-be-russia-military-options-in-ukraine-invasion
[17] V. I. Lenin: Speech Closing The Debate On The Party Programme, Eight Congress of the R.C.P.(B.) March 18-23, 1919, in: LCW Vol. 29, p. 194, https://www.marxists.org/archive/lenin/works/1919/rcp8th/04.htm
[18]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Stalinists Support Serbian Expansionism against Kosovo Albanians. Another Example of the Flirt of Stalinist Parties with the Plague of Arch-Reactionary Chauvinism, 13 Dec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talinists-support-serbian-expansionism-against-kosovo-albanians/; 같은 저자: Stalinist Chauvinism: The Example of the Greek KKE. Is “Defending the Sovereign Rights of Greece” against Turkey and Macedonia Legitimate? Marxist Internationalism versus Bourgeois Social-Chauvinism, 12 Nov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greek-kke-and-stalinist-chauvinism/; 인도 스탈린주의자들과 그들의 인도 내 민족 소수자들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글들을 또한 보라. 무슬림 위구르족과 그 밖의 피억압 인민들을 겨냥한 중국 정권의 중화 배외주의 정책에 대한 스탈린주의자들의 지지에서 동일한 배외주의적 오만을 볼 수 있다.
[19] V.I. Lenin: The Socialist Revolution and the Right of Nations to Self-Determination (1916), in: LCW Vol. 22, p. 154
2. 누가 침략자인가가 사회주의자에게 기준인가?
러시아는 아니고 나토/미국이 유일 침략자라는 주장은 이와 같이 지금 눈앞에 있는 사실관계에서도 틀렸지만, 정녕 중요한 오류는 ‘누가 침략자인가’ 하는 문제로 쟁점을 몰고 가는 것이다. 현 나토-러시아 대결과 같은 분쟁에서 어느 강대국이 더 강한가, 더 공격적인가에 논쟁의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데 봉사한다. 미국이 나토를 동유럽으로 확대하여 분쟁을 유발했는가, 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 여 병력을 집결시켜 긴장을 촉발시켰는가 하는 문제들은 결정적인 쟁점이 아니다. 사회주의자들은 분쟁에 대한 성격규정을 결코 누가 먼저 도발·침공을 시작했는가로 판단하지 않는다. 레닌/볼셰비키는 1차 세계대전 개전 몇 달 뒤인 1915년 봄의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통칭 ‘베른 회의’)에서 채택된 결의안에서 현 전쟁에 대한 태도·접근법을 다음과 같이 아주 명확하게 정식화했다.
“어느 쪽이 먼저 군사 공격을 가했는가, 혹은 어느 쪽이 최초 선전포고를 했는가 하는 문제는 사회주의자의 전술 결정에 어떤 의미도 주지 못한다. 조국방어, 적의 침략에 대한 반격, 방어전 따위와 같은 쌍방의 문구들은 인민을 기만하는 말에 불과하다.”[1]
또 어느 열강이 더 강하고 어느 열강이 더 약한가는 결정적인 쟁점이 아니다. 우리는 더 강한 강도에 대항하여 더 약한 강도를 편 들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강도들에 반대한다! 레닌은 이 같은 접근법을 위 볼셰비키 당 재외지부 회의 몇 달 뒤에 발표한 유명한 팜플렛 <<사회주의와 전쟁>에서 제시한다.
“100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있는 노예주가 200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있는 노예주에 대항하여 보다 ‘정당한’ 노예 재분배를 내걸고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방어적’ 전쟁이나 ‘조국방어’를 위한 전쟁이란 용어를 이러한 경우에 갖다 붙인다면 이는 분명히 역사적으로 오류이며, 현실에서 그것은 교활한 노예주가 평범한 사람들과 속인들, 무지한 사람들을 상대로 벌이는 순전한 사기극이다. 바로 이런 식으로 오늘날 제국주의 부르주아지는 현 전쟁, 즉 노예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노예주들 간의 이 전쟁에서 ‘민족’ 이데올로기와 ‘조국방어’라는 용어를 가지고 인민을 기만하고 있다.”[2]
여기서 레닌은 1914년 이전 상황, 즉 영국 (및 프랑스)이 가장 많은 식민지를 보유한 제국주의 열강이었던 상황을 예로 든다. 이 영·불과 비교할 때 독일은 약체였다. 영·불 대신 미국/나토를, 독일 대신 러시아 (또는 중국)를 각각 대입해보라. 그러면 현 세계정세에 대한 아주 정확한 상이 그려질 것이다.
“부르주아적 정의와 민족적 자유 (또는 민족의 생존권)라는 관점에서 보면 독일이 영국·프랑스와 대비하여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될 것이다. 왜냐하면 독일은 식민지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독일의 적들은 독일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민족들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또한 독일의 동맹국 오스트리아에게 억압받고 있는 슬라브인들은 그야말로 ‘민족들의 감옥’이라 할 수 있는 차르 치하 러시아의 슬라브인들보다 의심할 바 없이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독일은 민족들의 해방이 아니라 민족들의 억압을 위해 싸우고 있다. 보다 젊고 보다 강한 강도 (독일)가 늙고 너무 처먹어서 비만한 강도를 강탈하도록 돕는 것이 사회주의자의 할 일은 아니다. 사회주의자는 이들 강도 모두를 타도하기 위해 이들 간의 싸움을 이용해야 한다.”[3]
한마디로 미국이 러시아보다 더 크고 강하냐, 또 과거에 더 공격적이었느냐 하는 것은 사회주의자들에게 결정적인 쟁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강대국들에 반대한다. 그리고 사회주의자는 새 도전자가 기존 패권자를 꺾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쟁투를 지지해선 안 된다!
3. 무엇이 강대국 간 긴장 고조를 야기하고 있는 원인인가? 전쟁광 패당인가, 제국주의 체제인가?
친러 스탈린주의자들의 논거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특징은, 강대국 패권경쟁의 원인을 제국주의 세계체제의 근본 모순에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전쟁 위험이 미국 지배계급 일각의 비합리적, 군국주의적인 의도의 결과물인 것처럼 주장한다. 그 같은 반동적인 집단이 없었다면, 외교 협상과 평화적 해결책이 완전히 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공산당 (CPUSA)의 기관지 <<피플즈 월드>>를 인용하여 예를 들어보자.
“이 분쟁에서 러시아의 마지노선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는 것이라는 정황들이 있다. 그리고 러시아는 자국 접경지, 특히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에 미국이 공격적인 군사 무기를 절대 배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원하고 있다. 그러한 무기를 거기에 배치하는 것은 외교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러시아로서는 개입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미국 대외정책 기조가 펜타곤 [국방부]과 위험한 군산복합체에 의해 장악되어 있지만 않았더라도 전쟁보다는 외교를 추구할 충분한 근거가 있었을 것이다.”[4]
긴장 고조에 대한 이 같은 설명은 우리가 다른 기사에서 분석한 전(前)스탈린주의 유럽좌파당의 나토-러시아 분쟁 관련 최근 성명들과 일치한다.[5] 이 유럽 단위 연합체에는 독일의 좌파당, 프랑스공산당, 스페인의 통합좌파 & 공산당, 그리스의 시리자 같은 당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스페인 당들은 부르주아 정부에 입각해 있는 당들이다. 막 흑해에 군함을 파견하여 러시아와 대치한 나토 회원국 정부, 바로 그 정부의 일부다. 이론과 실천의 통일은 스탈린주의의 특징이 아니다!
제국주의 열강 간의 근본 적대에 눈을 감고 그 대신 특정 정당이나 집단한테서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을 찾는 이 같은 접근법은 맑스주의와 아무 공통점도 없다. 우리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군국주의 정책, 반동적 전쟁몰이, 전쟁 개시를 여러 번 봐왔다. 돌아가며 자본가 권력을 맡은 보수 정부 하에서도, “진보” 정부 하에서도 모두 일어났던 일들이고, 공화당이 이끄는 미 행정부 하에서도, 민주당이 이끄는 미 행정부 하에서도 모두 일어났던 일들이다. 사민당과 녹색당이 정부에 들어가 있는, 나아가 “공산”당이 입각해 있는 경우에도 똑같이 이 일들이 일어났다. (예를 들어 프랑스공산당은 1999년 유고슬라비아와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나토 전쟁에 프랑스가 참가했던 당시에 연립정부 일원이었다).[6]
제국주의 전쟁몰이가 "나쁜" 정부에 의해, "악의적인" 이익집단에 의해 야기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노동자들과 평화 활동가들 속에서 혼란을 자아낸다. 그 같은 신화는 다른 정당이 집권하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평화적 발전이 완전히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즉 사회주의혁명을 통해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것 없이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는 환상을 유발한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 즉 지난 120년의 역사는 그 반대를 입증했다. 레닌을 비롯한 공산주의자들은 이 분석을 수없이 강조했다.
"전쟁은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며, 기독교 목사들 (애국과 인류와 평화를 설교함에 있어 조금도 기회주의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죄악’이 아니다. 전쟁은 자본주의의 불가피한 단계로서, 평화만큼이나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의 적법한 형태다."[7]
"... 전 세계적 차원의 현대 독점자본주의의 결과가 압축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들은 이러한 경제체제에서는, 즉 생산수단의 사적소유가 유지되는 한은 제국주의 전쟁이 불가피한 것임을 보여준다."[8]
“자본주의 하에서, 특히 그 제국주의적 단계에서 전쟁은 불가피하다.“[9]
스탈린주의자들은 ‘자본주의에서 전쟁 불가피성’을 부인한다. 그래서 그들은 평화로운 자본주의 체제를 설교한다. 이러한 평화주의 유토피아를 가능케 하기 위해 이들 스탈린주의 당은 (전쟁몰이에 반대한다고 하는) 부르주아 정당과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자본가 정부에 들어가려 한다. 우리가 전에 보여줬듯이, 당연히 이것은 먹히지 않는다. 그 결과, 스탈린주의 당들은 제국주의 전쟁의 지지자가 되었다.
4. 강대국의 "적법한 세력권"? 사회주의자가 제국주의 ‘세력권’을 옹호해도 되나?
스탈린주의 당들은 이와 같이 부르주아 세력과 동맹을 구축하고 자본가 정부에 참여하는 공상적이고 배반적인 정책을, 글로벌 차원에서도 계속한다. 그들에 따르면, 전쟁몰이는 현재의 역사적 쇠퇴기에 가속화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니므로 강대국들 간의 평화적 타협은 완전히 가능하다. 이를 근거로 스탈린주의자들은 강대국들이 서로의 제국주의 ‘관할권’을 존중할 것을 제안한다. 미국공산당이 낸 또 다른 성명을 인용해보자.
"역사와 최근 사건들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 서방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나토의 침략 정책을 밀고 감으로써 동유럽을 지금 휘감고 있는 위기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핵심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이것이 침해될 경우 군사행동을 취하고 전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나 군대를 확대 배치할 경우 ㅡ 현 행정부를 포함하여 그동안 다수의 미 행정부들은 이러한 확대 배치를 위협해 왔다 ㅡ 이에 대한 러시아의 견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사고 실험이 유용하다. 먼로 독트린 선언 이래로 미국은 서반구 전체를 핵심 전략적 이익으로 선포해왔다. 그것은 러시아나 중국의 무기가 캐나다나 멕시코와 같이 직접적으로 국경에 닿아 있는 나라에 배치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와 똑같은 상황이 러시아 지도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나토의 무기 (미국이 관리하는 독일 주둔 나토 핵무기 같은)가 바로 우크라이나 접경지를 따라 배치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5분 만에 모스크바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10]
일관된 논리가 있다. 미국공산당은 먼로 독트린과 미 제국주의의 세력권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반대를 표하지 않는다. 대신에 미국이 팽창주의를 어느 정도 억제하고 러시아 고유의 세력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따라서 사실상 미국공산당은 러시아판 먼로 독트린의 실행을 지지하며, 그리하여 워싱턴과 모스크바 양측 모두가 자신의 세계 분할 몫을 확고히 지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공정 무역" 유토피아의 지정학적 버전으로, 공상적인 "공정 제국주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맑스주의자들은 미 제국주의와 미제의 먼로 독트린을 반대해왔다. 맑스주의자들은 러시아 제국주의와 러제의 푸틴 독트린에도 못지않게 반대한다.
스탈린주의자들의 접근방식은 실제로 러·중 제국주의의 전략적 목표와 일치한다. 최근 푸틴-시진핑 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이 보여주듯이, 이 두 강대국은 "진정한 다극 체제"와 "국제관계의 민주화"를 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제창한다.[11] 미국의 패권은 복수의 강대국들의 패권으로 ㅡ 물론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여기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ㅡ 대체될 것이다. 다시 말해, 스탈린주의자들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의 제국주의 세계질서를 1914년 이전에 존재했던 종류의 제국주의 세계질서로 대체하기를 원한다. (밑에서 보겠지만, 그들 중 일부는 이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한다.)
이와 같이 다자간 제국주의 질서를 제창, 옹호하는 행보는 유엔과 유엔 정치원칙에 대한 스탈린주의 당들의 되풀이되는 긍정적인 언급에서도 볼 수 있다. 유엔은 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국가들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성명 내용을 보라. "우리는 유엔헌장 원칙들과 헬싱키회담 최종의정서에 따라 제국주의에 의한 침략과 개입, 나토 확대, 유럽연합의 군국주의화에 반대하며, 평화와 군축을 위한 투쟁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한다."[12]
그리고 위 1장 서두에서 언급한 공동성명에는,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준수하라"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현 분쟁을 해결하라"는 요구들이 열거되어 있다.[13]
또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소위 민스크 2차 협정의 이행도 ㅡ 푸틴 정권처럼 ㅡ 제창한다. (이 협정은 3개 제국주의 열강 러시아·프랑스·독일 + 우크라이나가 협상으로 도출한 외교적 해결책이다.) "현재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이 서명한 민스크 협정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 협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으며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된다."[14]
공상적이기 짝이 없는 요구들이다. 사회주의자들은 유엔과 같은 제국주의 기관들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만들어내선 안 된다. 유엔은 강대국들, 주로 안보리 내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국가들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이 지배하고 있는 기관이다. 유엔 기구들은 이들 강도들의 공동 이익과 이들 간의 타협 (예를 들어 북한에 대한 제재)을 이행하거나, 아니면 아무도 애써 이행하지 않는 무력한 결의안을 채택하든가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한 형태의 제국주의 질서를 같은 질서의 다른 버전으로 대체하는 것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 사회주의자들은 모든 강대국 및 그들 기관들 (유엔과 같은)의 폐지와 세계 사회주의 노동자·농민공화국 연방의 수립을 위해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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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 I. Lenin: The Conference of the R.S.D.L.P. Groups Abroad (1915); in LCW 21, p. 159. [레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레닌전집 59권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 양효식 옮김, 아고라, 111쪽]
[2] V.I. Lenin: Socialism and War (1915); in: LCW 21, p. 301. [레닌 <사회주의와 전쟁>, 레닌전집 60권 (“사회주의와 전쟁”), 32쪽]
[3] 같은 책, p. 303. {레닌 <사회주의와 전쟁>, 35-6쪽}
[4] John Wojcik: Who is invading whom? U.S. forces already in Eastern Europe, CPUSA, January 25, 2022, https://peoplesworld.org/article/who-is-invading-whom-u-s-forces-already-in-eastern-europe/
[5] Michael Pröbsting: NATO-Russia Conflict: The “Party of the European Left” as Government Adviser for EU Imperialism. Ex-Stalinist LINKE (Germany), PCF (France), IU & PCE (Spain), SYRIZA (Greece) etc. urge governments that “Europe must develop an independent geopolitical attitude”, 30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ato-russia-conflict-the-party-of-the-european-left-as-government-adviser-for-eu-imperialism/ [<현 서방-러시아 분쟁에서 “유럽좌파당”: EU 제국주의 정부 고문으로 나서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nato-russia-conflict-the-party-of-the-european-left-as-government-adviser-for-eu-imperialism/#anker_1]
[6]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 13 in Michael Pröbsting: The Great Robbery of the South. Continuity and Changes in the Super-Exploitation of the Semi-Colonial World by Monopoly Capital Consequences for the Marxist Theory of Imperialism, RCIT Books, 2013,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great-robbery-of-the-south/;
[7] V. I. Lenin: The Position and Tasks of the Socialist International (1914), in: LCW Vol. 21, pp. 39-40. [레닌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의 현황과 임무>, 레닌전집 58권 (“마르크스”), 양효식 옮김, 아고라, 94쪽]
[8] V. I. Lenin: Imperialism. The Highest Stage of Capitalism (1916) ; in: LCW Vol. 22, p. 190. [레닌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 레닌전집 63권, 이정인 옮김, 아고라, 12쪽]
[9] V. I. Lenin: The Conference of the R.S.D.L.P. Groups Abroad (1915); in LCW 21, p. 162. [레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 재외지부 회의>, 레닌전집 59권 (“제2인터내셔널의 붕괴”), 양효식 옮김, 아고라, 115쪽]
[10] John Wojcik: The West, not Russia, is responsible for the war danger in Ukraine, CPUSA, January 21, 2022, https://peoplesworld.org/article/the-west-not-russia-is-responsible-for-the-war-danger-in-ukraine/
[11] Joint Statem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n the International Relations Entering a New Era and the Global Sustainable Development, 4 February 2022, http://en.kremlin.ru/supplement/5770. For a critical analysis of the Putin-Xi meeting see e.g. Michael Pröbsting: The Significance of the Putin-Xi Meeting. Russia and China close ranks against their imperialist rivals, 5 Febr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significance-of-putin-xi-meeting/ [<푸틴-시진핑 회담의 의의 -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의 적에 맞서 결속을 과시하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global/significance-of-putin-xi-meeting/#anker_2]
[12] PCP: Communiqué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PCP of February 1,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ortuguese-CP-Communique-of-the-Central-Committee-of-the-PCP-of-February-1-2022/
[13] Call To Action: No War With Russia Over Ukraine, 29 January 2022, https://popularresistance.org/nowarwithrussia/?link_id=0&can_id=8adf930454a2e45589616230720f774d&source=email-us-peace-council-statement-the-escalating-crisis-in-ukraine-poses-an-imminent-threat-to-world-peace&email_referrer=email_1426203&email_subject=call-to-action-stop-the-war-with-russia-over-ukraine
[14]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3부
5. 푸틴과 대러시아 배외주의: “우크라이나는 독자 민족이 아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문제를 이제 다뤄보자. 러시아 제국주의와 그 요구들에 대한 스탈린주의자들의 지지는 종종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러시아 배외주의 관점을 전파하는 것과 병행된다. 잘 알려진 대로 언제나 푸틴 정권은 별개로 우크라이나 민족이 존재함을 부정해왔다. 또는 우크라이나 민족은 러시아 민족과 “자연적으로” 가깝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우크라이나인들은 "루스키 미르" (러시아 세계)의 일원인 것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1]
여러 해 전부터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 인민이 자신의 독립 국가를 가질 권리를 사실상 부정해왔다.[2] 2021년 7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역사적 통일성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긴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푸틴 정권 자신이 각국어로 번역, 출판한 일종의 선언문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적인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3]
기본적으로 이 논문은 숨김없는 대러시아 배외주의의 관점을 제시한다. 여기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민족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한 국민 – 단일한 전체"라고 주장한다. 다른 데서 그는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이 "단일한 대 민족, 삼위일체 민족"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긴밀한 통합을 해야 한다, 즉 모스크바의 속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나는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주권은 러시아와의 파트너십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푸틴이 볼 때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의 원흉은 레닌과 볼셰비키였다. 푸틴은 특히 코레니사지자(Korenisazija)라고 불린 볼셰비키 정책을 비난한다. (코레니사지자는 “민족적 뿌리를 구축하기”라는 뜻인데, 푸틴 논문의 영문본은 이 개념을 “현지화 정책”으로 그릇되게 번역하여 이 개념에서 민족적 요소를 털어내 버렸다). 이 정책으로 볼셰비키는 비(非)러시아인이 그들의 문화, 언어, 문학 등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했다[4]. 후에 스탈린주의는 이러한 개혁 조치들을 밀어내고 대러시아 배외주의/국수주의를 장려했다. 푸틴에게 레닌주의 민족 정책은 해악이다.
“현지화 정책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크라이나의 문화, 언어, 정체성의 발전과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동시에 이른바 러시아 대국 배외주의와 싸운다는 미명 아래 우크라이나 화(化)가 자신을 우크라이나인으로 보지 않는 이들에게 강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련의 민족 정책은 세 개의 슬라브 민족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벨라루스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확립했다. 대단위의 러시아 민족 대신에 벨리코러시아인, 말로러시아인, 벨로러시아인으로 구성된 삼위일체 국민이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푸틴이 볼 때, 각 민족이 별개의 분리 국가를 형성할 권리를 포함하여 자유롭게 자신의 지위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한 볼셰비키의 정책 또한 비슷하게 해악이었다. "1922년 쏘연방 (USSR;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이 수립되었을 때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쏘연방 설립국 중 하나가 되면서 볼셰비키 지도자들 사이에 다소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는데 이 논쟁은 동등한 공화국들의 연방 국가를 형성한다는 레닌의 계획을 실행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공화국들이 자유롭게 연방에서 탈퇴할 수 있는 권리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창설 선언’ 본문과 이어서 1924년 쏘연방 헌법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하여 선언문과 헌법 작성자들은 가장 위험한 시한폭탄을 우리 국가의 토대에 심어놓았다. 소련공산당의 영도 역할이 제공한 안전장치가 사라지는 순간 이것이 폭발하면서 당 자체가 안으로부터 붕괴했다. 그리고 ‘국가독립 행렬’이 뒤따랐다."
이와 같이 볼셰비키의 해악적인 정책에 의해 "우리 러시아인들이 강탈당했다". "나라를 토막 낸 건 볼셰비키 지도자들이었다. 우리는 특정 결정 뒤에 있는 사소한 세부 사항이나 배경, 논리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한 가지 사실은 명백하다. 실로 러시아는 강탈당했다."
푸틴의 논문에서 발췌한 이 인용문들은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별개의 민족으로 보지 않고 대러시아 "삼위일체 민족"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와 매우 가까울 때만, 즉 "루스키 미르 (러시아 세계)"의 일부가 될 때만 주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따로 별도의 미래는 없다.
6. 스탈린주의 대 볼셰비즘: 우크라이나와 민족자결권
결국,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실로 푸틴의 정책은 레닌의 접근법과 정반대다! 볼셰비키는 모든 형태의 대러시아 배외주의에 반대하여 일관되게 싸웠다. 볼셰비키는 독자 우크라이나 민족의 존재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 국가를 형성할 권리를 포함하여 우크라이나의 자결권을 옹호했다.
"그 어떤 특권도 옹호하지 않는 우리 대러시아인 프롤레타리아는 이 특권 또한 옹호하지 않는다. 우리는 명백한 국가의 지반 위에서 싸우고 있다. 우리는 이 국가에 살고 있는 모든 민족의 노동자들을 단결시킨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길을 따라 우리의 계급적 목표를 향해 진군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민족적 발전의 길도 보증해줄 수 없다. 우리가 모든 민족주의와 싸우고 다양한 민족들의 평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가 독립 국가를 형성하게 될 것이냐 여부는 천 가지 예측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문제다. 쓸데없는 추측을 시도하지 않고, 우리는 의심할 여지없는 분명한 것, 즉 우크라이나가 그러한 독립 국가를 형성할 권리를 확고히 지지한다. 우리는 이 권리를 존중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대러시아인의 특권을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권리를 인정하는 정신으로, 어느 민족에 대해서도 국가 특권을 거부하는 정신으로 대중을 교육한다."[5]
그리하여 볼셰비키는 1919년에 채택한 볼셰비키 당 공식 강령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피억압 나라의 노동계급 대중이 그들을 억압하는 국가의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해 느끼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 어느 민족 집단이든 일체의 특권을 폐지하고 민족들의 완전한 평등을 선언하며 식민지·종속국들의 국가 분리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6]
여러 스탈린주의 당들이 러시아 제국주의의 정책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러제의 대러시아 이데올로기까지 되뇌고 있는 것은 특히 부끄러운 일이다. 그들은 푸틴 정권의 프로파간다를 앵무새처럼 따라하며,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은 매우 친밀하고 민족 억압의 역사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우크라이나가 독립적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주가노프가 이끄는 악명 높은 KPRF(러시아연방‘공산’당)를 보자. 주가노프는 2월 초 "형제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했다.[7]
먼저, 이 "호소"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러시아 인민과 우크라이나 인민의 오랜 역사적 친밀성을 상기시킨다. 주가노프는 "무지한 형제자매들"에게 서방이 항상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한다고 설교한다. "우리의 우정은 여러 번 공격받아왔다. 적들이 교활하게 교황 특사로 가장하여 남러시아 공국들을 가톨릭으로 끌어들이던 시절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형제 관계"는 가톨릭 교황청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적들에 의해서도 시험되었다. 물론 주가노프는 “반러시아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위험한 도발을 펼치고 있는 '세계 올리가르히 (과두제)'”에 의해 조작된 “'모스크바 침공' 연막”을 강하게 비난한다. 이 KPRF 지도자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10만의 러시아 병력이 있는 것을 볼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연막이 펼쳐져 있나보다. 적어도, 그는 그의 긴 공개서한에서 이 결코 안 중요하지 않은 사실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노프는 또 스탈린주의 쏘연방이 아직 존재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이 모스크바의 지혜의 이점을 누렸던 영광스러운 시절을 상기시켜 우크라이나 “형제자매들”의 공감을 얻으려고도 한다. "교활한 두뇌들은 쏘연방 우크라이나가 쏘연방에서 존경받고 사랑받았다는 사실을 우리 인민의 의식에서 지우기를 꿈꾼다. 우크라이나의 성공에 모두가 기뻐했다. 그것은 민족과 언어로 시민들이 나뉘지 않는 위대하고 강한 나라의 공통 유산이 되었다." 그러나 스탈린주의 쏘연방에서 삶이 그렇게 즐거웠다면 왜 대다수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의 독립 국가를 갖겠다고 뻗댔고 또 뻗대고 있을까? 왜 우크라이나 (그리고 많은 다른 국가들)는 1991년 이후에 쏘연방을 떠나기로 선택했을까? 그리고 만약 러시아 탱크가 아니었다면, 체첸 인민도 지금은 그들의 독립 국가를 가졌을 것이다.[8]
그러나 스탈린주의자들이 왜 이런 역사적 사실에 신경 쓰겠는가? 그리고, 어쨌든, 만약 배은망덕한 민족들이 러시아의 지배를 받는 것의 혜택을 망각한다면, 그들에게는 불운이다! 듣지 않는 자는 느껴야 한다. 푸틴은 그들에게 모스크바 지배의 이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들이 그것을 좋아하든 않든 간에!
따라서 주가노프가 그의 공개서한에서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딱 두 번 언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번은 서방국가들의 음모로서, 두번째는 나치 이론가 알프레드 로젠베르크의 위험한 사상으로서! 만약 KPRF와 그들의 주인 푸틴이 그들 뜻대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우크라이나 인민은 얼마나 많은 독립을 부여받을 수 있을지 짐작이 되는가?!
그러나 KPRF는 단지 가장 노골적인 대러시아 배외주의 당일뿐이다. 그들의 국제 맹우들도 기본적으로 이 접근법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미국공산당(CPUA)은 다음과 같이 썼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관한 약간의 역사를 염두하는 것도 유용하다. 우크라아나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밀접히 연결되어 왔다. 러시아 국가는 수세기 전,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에서 시작되었으며, 현대에는 둘 다 쏘연방의 일부였다. 그 시절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포함한 여타 쏘연방 공화국들보다 높은 생활수준을 가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크라이나 인구의 40% 남짓이 러시아인이다. 생산적인 공업 지역인 동부 우크라이나는 언어와 민족에서 거의 전적으로 러시아인이다. 이 나라의 수백만 가정은 서로 다른 민족집단의 부모들을 가장으로 하고 있는데, 이 부모 중 한 사람은 우크라이나인이고 다른 한 사람은 러시아인이다. 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러시아어를 말하는 유명한 코미디언이었다. 그러나 그는 당선된 뒤 우크라이나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간단히 말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어떤 민족적 적대의 기초도 없다는 것이다."[9]
다른 스탈린주의 당들의 글들에서도 같은 생각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공산당(맑스주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공통의 역사와 가족적 유대를 공유한다"고 말한다.[10] 말 나온 김에 언급하자면, 인도공산당(맑스주의) 자신이 나라 안의 민족·인종 소수자를 향한 인도 배외주의에 영합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 민족들의 자결권을 부정하고 이들 피억압 인민의 정당한 저항을 지지하길 거부하는 것으로 결과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11]
이 스탈린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민족이 그 존재 시작 때부터 1991년 소련 해체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러시아에 의해 민족 억압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가까운"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억압하여 우크라이나를 가까이 있지 않을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유대관계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첫째,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벨로루시, 몰다비아, 크림 타타르족 사이에도 역사적인 유대관계가 존재한다. 그러한 유대관계들 모두가 존재한다.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민족적 경계를 넘어 인민의 통일단결을 진전시키기 위해 이들 민족 간의 어떠한 민족주의적 편견에도 반대하고 그러한 유대를 강화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유대관계는 압력과 강압이 아니라 자발적인 동의에 의거해야 한다!
둘째로, 그리고 더 중요한 것으로, 민족 억압의 역사적 관계가 우크라이나 인민으로 하여금 그러한 러시아의 "형제애" 제의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별개의 우크라이나 민족의 존재는 1917년 이전 차르 체제 치하에서 간단히 부정되었다. 우크라이나 민족의 모든 공적 표현 시도는 잔인하게 진압되었다. 10월 혁명 이후 진정한 볼셰비즘의 시대가 우크라이나의 민족적 발전의 눈부신 개화기를 가져왔지만 (상기한 코레니사지자 정책을 보라), 1920년대에 스탈린주의 관료가 권력을 잡은 후 이 개화는 지속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인을 포함한 소 민족들을 희생시키면서 대러시아 배외주의를 장려했다.[12]
특히 트라우마적인 경험은, 가난한 농민들과 농업이 생계에 중심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들에게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온 1920년대 말 이래 스탈린주의 강제 집단화 정책이었다. 정확한 수치는 논쟁 중이지만, 1932-33년의 대기근 동안에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포함하여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레온 트로츠키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그의 가장 포괄적인 저작인 "배반당한 혁명"에서 이 시기에 소련은 "다시 내전과 기아와 전염병의 무대가 되었다"고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러한 재앙이 외국 침략자들과 백군 반혁명 도당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탈린주의 관료 자신들에 의한 것이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트라우마를 낳은 경험이었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 비극에 대한 방대한 문헌이 존재하는데, 기근이 우크라이나 인민을 복속시키기 위해 스탈린에 의해 의도된 것인지의 문제를 논하고 있다.[14]
1923년부터 스탈린주의 지도부에 대항하는 공산당 내 좌익반대파에 기원을 두고 있는 트로츠키 주도의 제4인터내셔널은 언제나 스탈린 관료 정권의 민족 정책에 반대하며 소 민족들의 권리를 방어했다. 1930년대 후반에 트로츠키는 우크라이나 인민의 민족 억압 경험으로부터, 사회주의자들은 "통일된 자유롭고 독립적인 노동자·농민 소비에트 우크라이나"라는 슬로건을 내걸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한 “노동자·농민 우크라이나”는 한편으로 “제국주의에 대항하여,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모스크바 보나파르트주의에 대항하여” 방어되어야 했다.[15]
현 상황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볼 때 우크라이나 주민 대다수가 어떤 형태의 러시아의 점령도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시민의 3분의 1이 러시아의 침공 시에 기꺼이 "무장 저항"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16]
푸틴을 볼셰비키의 민족자결주의를 거부한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그는 공산주의자도 아니며 그렇게 자처하지도 않는다. 푸틴은 계급의 적이자 유라시아의 제국주의 헌병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레닌의 전통에 서 있는 “공산주의자”라고 칭하는 스탈린주의자들의 변명은 무엇일까?! 레닌은 배외주의에 일관되게 반대하는 데 실패한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다. "공산주의자 몇 명을 긁어보라. 그러면 대러시아 배외주의자들을 발견할 것이다."[17] 그러나 오늘날의 스탈린주의의 경우, 그들의 반동적인 배외주의 영합을 보기 위해서는 긁을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가 다른 문서들에서 지적했듯이 우크라이나는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지배 민족의 배외주의에 영합하는 것은 스탈린주의의 일반적인 특징이다.[18]
요약하자면, 중세의 타락한 주교들이 신약의 가르침을 거의 지키지 않은 만큼이나 스탈린주의자들도 레닌 강령의 원래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레닌의 비난은 이들 타락한 모방자들에게 딱 들어맞는다. “핀란드·폴란드·우크라이나 등등의 분리독립의 자유를 내걸지 못하는 러시아 사회주의자들은 배외주의자들처럼 굴고 있다. 피투성이의 제국주의 군주제와 제국주의 부르주아지의 시종들처럼 말이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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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chapter II in the pamphlet by Michael Pröbsting: The Uprising in East Ukraine and Russian Imperialism. An Analysis of Recent Developments in the Ukrainian Civil War and their Consequences for Revolutionary Tactics, 22. October 2014,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ukraine-and-russian-imperialism/.
[2] Björn Alexander Düben: “There is no Ukraine”: Fact-Checking the Kremlin’s Version of Ukrainian History, 1.7.2020, https://blogs.lse.ac.uk/lseih/2020/07/01/there-is-no-ukraine-fact-checking-the-kremlins-version-of-ukrainian-history/
[3] Article by Vladimir Putin ”On the Historical Unity of Russians and Ukrainians“, 12 July 2021, 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66181.
[4] 초기 소련의 민족 정책에 관한 방대한 문헌이 존재한다. 다음 두 책이 가장 훌륭하다. Terry Martin: The Affirmative Action Empire. Nations and Nationalism in the Soviet Union, 1923-1939, Cornell University Press, Ithaca 2001, 및 Jeremy Smith: Red Nations: The Nationalities Experience in and after the USSR, Cambridge University Press, New York 2013; 많은 정보를 담은 다른 책들도 있다. Richard Pipes: The Formation of the Soviet Union: Communism and Nationalism, 1917–1923, Revised Edi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Cambridge 1997; Hélène Carrère d'Encausse: The Great Challenge. Nationalities and the Bolshevik State, 1917–1930. Holmes and Meier, New York 1992. See also our pamphlet by Yossi Schwartz: The National Question. The Marxist Approach to the Struggle of the Oppressed People, August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national-question/
[5] V.I. Lenin: The Right of Nations to Self-Determination (1914), in: LCW Vol. 20, p. 413
[6] Program of the RKP(b): adopted March 22, 1919 at the Eighth Congress of the Russian Communist Party; in: Robert H. McNeal and Richard Gregor: Resolutions and decisions of the Communist Party of the Soviet Union, Vol.2, The Early Soviet Period: 1917-1929, University of Toronto Press, Toronto 1974, p.61
[7] Gennady Zyuganov: To the fraternal people of Ukraine, KPRF, 7.2.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CP-of-the-Russian-Federation-To-the-fraternal-people-of-Ukraine/
[8] 다음을 보라. Where does the RCIT Stand on Russia's Occupation of Chechnya?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russia-and-chechnya/; Russian Troops Out! Self-determination for Chechnya!,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freedom-for-chechnya/; 다음도 보라. Fight against Russian capitalism and imperialism at home and abroad! Provisional Platform of the Revolutionary Communists (Russian Federation), Sept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rcit/platform-of-rcit-russia/
[9] John Wojcik: The West, not Russia, is responsible for the war danger in Ukraine, CPUSA, January 21, 2022, https://peoplesworld.org/article/the-west-not-russia-is-responsible-for-the-war-danger-in-ukraine/
[10]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11] 이에 대해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Kashmir Question and the Indian Left Today. Marxism, Stalinism and centrism on the national liberation struggle of the Kashmiri people, 26 September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kashmir-question-and-indian-left-today/
[12] 우크라이나에서의 스탈린주의 정책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George Liber: Soviet nationality policy, urban growth, and identity change in the Ukrainian SSR 1923-1934,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1992, pp. 145-174; 다음도 보라. Serhy Yekelchyk: Stalin's Empire of Memory. Russian-Ukrainian Relations in the Soviet Historical Imagination, University of Toronto Press, Toronto 2004
[13] Leon Trotsky: The Revolution Betrayed. What Is the Soviet Union and Where Is It Going? (1936),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2, p. 190
[14] 다음을 보라. Robert Conquest: The Harvest of Sorrow. Soviet Collectivization and the Terror-Famine, Oxford University Press, New York 1986; Anne Applebaum: Red Famine: Stalin’s War on Ukraine, Penguin Randomhouse, New York 2017; Andrea Graziosi: The Soviet 1931-1933 Famines and the Ukrainian Holodomor: Is a New Interpretation Possible, and What Would Its Consequences, in: Harvard Ukrainian Studies, Vol. 27, No. 1/4 (2004-2005), pp. 97-115; 맑스주의적 논의를 담고 있는 저작들로는, 러시아의 탁월한 트로츠키주의 역사가 고 Wadim S. Rogowin의 다음 저작을 보라. Stalins Kriegskommunismus, Mehring Verlag, Essen 2010, p. 377-383; 다음도 보라. Louis Proyect: Socialism Betrayed? Inside the Ukrainian Holodomor, February 24, 2017, http://www.counterpunch.org/2017/02/24/socialism-betrayed-inside-the-ukrainian-holodomor/
[15] Leon Trotsky: The Ukrainian Question (1939),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8-3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4, p. 304 and 306; 다음도 보라. Trotsky’s follow-up article: Independence of the Ukraine and Sectarian Muddleheads (1939), in: Writings of Leon Trotsky, 1939-40, Pathfinder Press, New York 1973, pp. 44-54
[16] Dan Sabbagh: What would be Russia’s military options in Ukraine? 10 January 2022,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2/jan/10/what-would-be-russia-military-options-in-ukraine-invasion
[17] V. I. Lenin: Speech Closing The Debate On The Party Programme, Eight Congress of the R.C.P.(B.) March 18-23, 1919, in: LCW Vol. 29, p. 194, https://www.marxists.org/archive/lenin/works/1919/rcp8th/04.htm
[18] 다음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Stalinists Support Serbian Expansionism against Kosovo Albanians. Another Example of the Flirt of Stalinist Parties with the Plague of Arch-Reactionary Chauvinism, 13 Dec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talinists-support-serbian-expansionism-against-kosovo-albanians/; 같은 저자: Stalinist Chauvinism: The Example of the Greek KKE. Is “Defending the Sovereign Rights of Greece” against Turkey and Macedonia Legitimate? Marxist Internationalism versus Bourgeois Social-Chauvinism, 12 Nov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greek-kke-and-stalinist-chauvinism/; 인도 스탈린주의자들과 그들의 인도 내 민족 소수자들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글들을 또한 보라. 무슬림 위구르족과 그 밖의 피억압 인민들을 겨냥한 중국 정권의 중화 배외주의 정책에 대한 스탈린주의자들의 지지에서 동일한 배외주의적 오만을 볼 수 있다.
[19] V.I. Lenin: The Socialist Revolution and the Right of Nations to Self-Determination (1916), in: LCW Vol. 22, p. 154
4부
7. 카자흐스탄에서 시리아까지: 스탈린주의는 반혁명 편에 서고 있다
스탈린주의 당들의 러시아 제국주의 지지는 단순히 소련이 아직 초강대국이었을 때의 "영광스러운"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보다는 미국 패권을 러시아와 중국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다극 질서”로 대체하는 대안적 제국주의 질서를 구축하자는 의제로 이들 당들이 폭넓게 합의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워싱턴의 대외정책에 대한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대응 행보를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 (및 중국)이 주변 반식민지·종속국들 속에서 자신의 제국주의 세력권을 공고히 하고 확대해나가는 것도 이들은 지지한다. 구체적으로는, 자국 민중봉기를 잔혹하게 진압하는 반동 독재정권을 밀고 뒷배가 되어줌으로써 러시아와 중국이 영향력 확대 몰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지지를 보낸다. 카자흐스탄 민중봉기를 적으로 하여 러시아연방공산당(KPRF)과 이들의 자매 스탈린주의 당들이 취하고 있는 반혁명적 입장은 가장 최근의 예일 뿐이다.[1] 우리가 다른 곳에서 보여주었듯이, 많은 스탈린주의자들이 토카예프 권위주의-자본가 정권에 맞선 카자흐 노동자·빈민들의 반란을 "CIA가 조종하는 색깔혁명"이라고 비방한다. 그에 따라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시위자 수백 명을 학살하고 8,000여 명을 체포한 유혈 진압에 결정적 역할을 한 러시아 군대의 투입을 지지했다.[2]
인도공산당(M)도 카자흐스탄에서의 푸틴/토카예프 반혁명을 지지하는 반동 스탈린주의 당들 중 하나다. "미국은 자신의 간섭주의적인 태도에서 어떤 교훈도 배우지 못하고 호전적인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제 또 다른 중앙아시아 나라인 카자흐스탄에 참견하려 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우크라이나와 동일하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와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에 친미 정부를 심고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사태는 전 세계에 패권을 강요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반영한다. 미국은 다른 어느 나라의 부상도 용인할 수 없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에 참을 수 없어 한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군사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깊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런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했다. 미국과 그 제국주의 동맹들은 다시 한 번 같은 교훈을 배워야 한다. 이것은 인류의 생존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다."[3]
이 글 서두에서 언급한 스탈린주의 당들 주도의 친러 공동성명 서명자 중 하나인 아일랜드 스탈린주의 당의 최근 성명은 푸틴의 푸들들이 다른 많은 나라의 민중운동들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방은] 끊임없이 시리아 반군을 극단 이슬람주의 지하드파 아닌 다른 세력인 것처럼 왜곡 전달하고 있다. 또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홍콩, 니카라과에서처럼 어느 정도 자주권을 보존하고자 하는 정부들에 대항하여 색깔혁명을 조직하고 자금을 (수십 억 달러를 들여) 대는 시도들을 쉬지 않고 정기적으로 하며, 때로는 성공하기도 한다.”[4]
또 포르투갈 스탈린주의 당도 같은 반혁명적 입장을 표한다. “포르루갈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시리아와 시리아 국민들의 저항에 연대를 표하며 높이 평가한다.”[5]
이와 같이 스탈린주의는 러·중 제국주의에 대한 지지뿐만 아니라 아사드 학살정권을 비롯한 그 밖의 반동 독재정권들을 편 듦으로써 그 철저히 반혁명적인 성격이 거듭 폭로되고 있음을 우리는 그 동안 수많은 문서들에서 제시해왔고, 여기서 그러한 결론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다. [6]
8. 러시아 제국주의는 "사회진보 세력"인가? 한 주목할 만한 스탈린주의 문서에 대한 토론
우리는 상기한 아일랜드 스탈린주의 당이 발표한 흥미로운 문서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우리의 논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문서는 스탈린주의적 사회제국주의의 이론적 결론을 그들의 자매 스탈린주의 당들이 보통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명료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문서의 논리를 최대한 완전하게 제시하기 위해 문서 내용을 광범위하게 인용해 보겠다. [7]
기본적으로,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구 소련과 푸틴 러시아 사이에 모종의 역사적 연속성을 만들어낸다. 관료 독재가 계획경제를 지배하는 ‘타락한 노동자 국가’[8]인 스탈린주의 소련과 오늘의 제국주의 러시아 사이에 말이다. 이들은 러시아가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사회진보 세력”으로 간주한다.
“물론, 신 러시아는 구 소련과는 전혀 달랐고 지금도 전혀 다르다. 지리적으로나 인구로나 훨씬 줄어들었다. 신 러시아는 1990년대에 급성장한 과두제 경제구조의 일부를 ㅡ 훨씬 길들여진 채로지만 ㅡ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신 러시아는 소련의 이데올로기적 지향점을 결여하고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훨씬 더 소박한 의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계급과 민족의 모든 집단 정체성을 역사의 쓰레기 더미로 내모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선봉인 미 제국으로부터의 사실상의 독립을 유지하고자 고집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이데올로기적 대항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소련에 비하면 제한적이지만 말이다.
사회주의는, 그것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 행동이 필요하다. 국가 주권을 미국 지배권에 내맡기거나 그저 다국적 기업에 대한 의존 관계로 존재하는 국가들은 사회주의를 위한 매개수단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쿠바·베네수엘라·시리아·러시아 같은 국가들의 존재는 그들 간의 상당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감스러운 사회주의 포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질서에 질식되지 않는 미래 건설 가능성의 필수적 담지자로 남아 있다.
이러한 관점은 러시아 또는 러시아 정부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수반하지 않는다. 러시아나 러시아 정부는 소련을 부활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으며, 실제로 그들은 러시아 내에 대중적인 지지 기반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러시아연방공산당을 일관되게 방해해 왔다. 그러나 당면한 문제는 러시아 국내 정치가 아니라, 러시아의 미 제국에 대한 굴복을 수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혈충돌을 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는 러시아연방공산당도 못지않게 애국적이다. 그리고 10월 혁명뿐만 아니라 소련 내 러시아와 그 밖의 민족들의 존재 자체를 방어한 것이 바로 붉은군대였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닐 수 있으며, 현재 국제적으로 그 방어적 지향이 어떤 추상적인 도덕적 이상을 지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입지 약화의 결과일 수 있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지금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헤집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러시아 국경에까지 군사 반경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네오나치와 지하드 파 민병대를 무장시키고 자금을 대는 것은 미국이다. 굳이 러시아인을 무고한 성가대 소년으로 보지 않아도 미 제국주의의 현실과 비교해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이 온화하고 분별력 있는 정책이라는 것을 식별해낼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이지 러시아연방은 소련이 아니며, 미국/나토와 협력하는 것에 대해 어떤 내재적인 이데올로기적 거리낌도 가지고 있지 않다. 러시아는 대등한 기초 위에서 협력하기를 바라는 데 반해 미국은 굴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오류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미국과의 관계 형성을 시도해왔지만, 그러나 지금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미국의 군사적 영역에 편입될 상황을 맞아 러시아는 자신의 안보가 이처럼 직접적으로 약화되면 중기적으로 자주권을 유지할 수 없을 거라는 계산을 한다.”
‘여전히 존재하는 미 제국주의의 절대 패권’이라는 생각은 스탈린주의 판타지의 영역에 속하며, 오늘날의 인류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아무 공통점도 없다는 우리의 논지를 여기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보다는 이 인용구들에 제시된 논리 (또는 논리의 결여)를 지적하고 넘어가겠다.
스탈린주의자들은 "러시아가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인정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것 같다. 대담한 발언이고, 축하를 보낸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무엇인가? 러시아가 "자본주의"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가? 스탈린주의자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회피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시아 경제가 ‘올리가르히’라고 불리는 소수 과두제 대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내국 독점체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점에서 스탈린주의자들의 그 같은 회피는 특히 놀랍다.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우리의 연구에서 보여주었듯이, 러시아 경제는 강력한 내국인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몇 년 전, 한 연구보고서는 상위 32개 러시아 독점체가 러시아 GDP의 약 51%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9]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의 가장 부유한 1%의 인구가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기존 제국주의 나라의 상위 1% 부자들보다 더 높은 소득과 부를 축적했다. (아래 표 1 참조)
표 1. 러시아·영국·미국에서 소득과 부의 집중 (2021년) [10]
소득 부
러시아 상위 10% 46.4% 74.1%
상위 1% 21.5% 47.7%
영국 상위 10% 35.7% 57.1%
상위 1% 12.7% 21.3%
미국 상위 10% 45.5% 70.7%
상위 1% 18.8% 34.9%
물론, 스탈린주의자들이 러시아의 계급적 성격 문제를 회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러시아가 자본주의이고 “미 제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남아 있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경우, 그들은 왜 러시아가 제국주의 열강으로 (미국보다는 약한 열강일지라도) 성격규정 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불편한 진실을 회피함으로써,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러시아를 미국의 도전자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대항자"로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모스크바는 라이벌 미국 독점체들과 세력권을 놓고 경쟁하는 러시아 독점체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와 같이 모스크바를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대항자”로 묘사하는 것이 훨씬 더 좋게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주목할 만한 문서의 스탈린주의 저자들은 진실을 감지한다, 현 상황은 서로 다른 계급적 성격의 두 사회-경제체제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실 말이다. 나아가 현 강대국들 간 패권경쟁의 가속화가 1914년 이전, 즉 1차 세계대전 이전 상황과 같은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까지도 그들 마음속에 감지되기 시작한다.
"현 위기는 1914년 전야 시기를 연상시킨다. 오랜 평화기가 끊임없는 위기 표출로 무너져가고, 매 위기 표출 때마다 전쟁 가능성을 조금씩 더 높여가는 1914년 이전 시기 말이다. 영·미 패권 열강이 당시로선 독일, 지금은 중국 같은 신흥 공업 라이벌들을 경계하며, 이들 라이벌들이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전에 치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1914년 이후 많은 근본적인 차이점들이 나타났는데, 그 중 특히 일반화된 세계 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줄여주는 ㅡ 그러나 제거하지는 못하는 ㅡ 최종적인 핵 충돌의 가능성이다. 또 다른 주요 차이점은 러시아와 중국의 성공적인 산업화다. 그리고 그에 따라 도시화와 프롤레타리아화 과정을 통한 농민 문제의 해결이다. 역사적으로 두 국가 모두 1914년 시기의 혁명에 극도로 취약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국가 형태 ㅡ 전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잔재 ㅡ 가 산업 자본주의의 현실 및 그것이 낳은 사회관계와 모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이 오늘날 "혁명에 취약하지" 않다는 것이 맞는지는 토론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역사적 비교에 관한 한 이들은 옳다. 그러나 1914년 전야의 강대국들 간 패권경쟁을 레닌 이하 맑스주의자들이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분쟁으로 성격규정 한 것을 이들이 ‘감지’하지 못해왔다는 것은 특히 놀랍다, 두 제국주의 진영 어느 쪽이든 지지하는 것을 레닌/볼셰비키가 비난한 사실을 이들은 잊은 것인가?! 우리가 위에서 보여주었듯이, 당시 맑스주의자들은 강대국들이 "대등"하지 않으며, 한 진영 (영국과 프랑스)이 다른 진영 (독일)보다 훨씬 더 큰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십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어느 진정한 맑스주의자도 “대영제국”에 대항하여 독일을 편 든다는 결론에 이르지 않았다!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이 1914년 이전에 존재했던 상황과 현 상황 간의 유사성을 인정한다는 사실은 그들의 역사적 통찰력과 함께 맑스주의의 국제주의적·반제국주의적 원칙에 대한 그들의 경멸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끝으로, 이 스탈린주의 당의 문서에는 주목할 가치가 있는 이들 특유의 또 하나 결론이 있다. 여기서도 다시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이 자신의 논리를 끝단까지 밀고 가고 있는 것을 칭찬해야 마땅한데, 왜냐하면 그 논리가 스탈린주의의 반동적 성격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이 자본에 대해 다시 우위에 서는 것은, 설사 비(非)노동계급 정부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로 사회주의자들에게는 객관적 조건에서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요구되는 구체적인 한 걸음 개선은 미국이 더 이상 서방 부르주아지의 헌병으로 활동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후퇴를 맞는 것이다. 미국이 내부 붕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중대한 군사적 후퇴가 있을 때 해외에서의 그들의 지배력 축소를 가속화 시킬 것이고 더 광범위하게 국가권력이 다시 우위에 설 공간을 창출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소련과 비교해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진보의 역군으로 역할 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이 협소하나마 국가 주권이 다시 우위를 확보한 데 있다.”
그리하여 "비 노동계급 정부"에 의한 "국가권력의 우위 재확보"는 "사회주의자들의 객관적 조건"을 개선시킬 것이다. 그러한 "비 노동계급 정부"란 무엇일 수 있을까? 명백하게도 스탈린주의자들은, 그들이 볼 때 현재 "미 제국"에 도전하고 있는 정부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푸틴 정권 같은 정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기억하시라.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이 푸틴 정권이나 러시아 자체를 그들의 문서에서 "자본주의"로 성격규정 하고 있지 않다. 2,300 단어가 넘는 상당한 장문의 문서임에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자본주의” 언급이 없다!
결국, 푸틴 형 정권을 어떤 식으로든 진보적인 유형의 정권으로 제시하고 싶어 하는 이 같은 옹호론은 전통적인 스탈린주의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의 연장선에 있다. 1930년대에 스탈린주의자들은 자본가 당들과 동맹을 맺는 악명 높은 "인민전선" 정책을 제창했다. 그러한 “인민전선” 정부들도 "사회주의자들의 객관적인 조건"을 개선시킨다는 "비 노동계급 정부"였다. 실제로 "인민전선" 정부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부르주아지의 지배를 구해주는 ‘거국정부’, “국민통합정부”였고, 언제나 노동자계급의 패배로 결과했다. (예를 들어 1936-39년 스페인과 프랑스 인민전선처럼). 보통 스탈린주의자들은 자본가계급에게 그들의 유용성이 다하면 이러한 인민전선 정부들에서 쫓겨나는 것이 통례였다. (예를 들어 1947년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서).
이 같은 방식의 국내 계급협조 노선에 기초하여, 스탈린주의는 제국주의 열강들과도 동맹을 추구했다. 1930년대에 모스크바와 그 국제 마름들은 나치 독일에 대항하여 영국, 프랑스, 미국과의 동맹을 제창했다. 이때부터 그들은 이들 열강을 "제국주의"로 지칭하는 것을 극구 삼갔다. 모스크바의 대외정책 이해관계가 바뀌자 위선적인 양두구육 이데올로기 전체가 뒤집어져 물구나무섰다. 1939년부터 1941년까지 히틀러-스탈린 조약 기간 동안 스탈린주의자들은 "금권정치적" 서방 제국주의에 포화를 집중하는 반면, "평화애호적" 나치 독일에 대해서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대했다.[11] 이뿐만 아니라 모스크바는 독일 · 오스트리아의 공산주의자들을 게슈타포에 넘기기까지 했다.[12] 이 시기에 스탈린주의는 영국·프랑스를 아시아·아프리카 인민들을 억압하는 "잔인한 식민 지배자들"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다 1941년 6월 (스탈린과 몰로토프에게는 대경실색할 일로서) 나치가 소련을 침공하자 다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더 이상 억압 제국주의자가 아니라 반파쇼 민주주의 동맹군으로 간주되었다. 동맹군은 바뀌었지만, 제국주의 열강들 사이를 오가는 스탈린주의자들의 무원칙한 줄타기 책략과 양두구육의 정치노선은 변함없이 같았다!
아일랜드 스탈린주의 당의 문서는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바로 그 동일한 방법 노선을 오늘날의 조건에도 적용하는 방식으로 스탈린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름들과 국가들은 바뀌었다. "사회주의자들의 객관적 조건"을 개선시켜 주는 것은 이제 루즈벨트, 처칠, 히틀러 대신 푸틴 (및 시진핑)이다. 스탈린주의 논리는 놀랍고 동시에 역겹다. 반제국주의는 숨김없는 사회제국주의로 대체되고, 러시아 제국주의는 "사회진보의 역군"으로 역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아일랜드 문서는 스탈린주의의 논리를 보다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결국은 대부분의 스탈린주의 당들의 방법 노선을 대표한다. 위에 언급한 인도공산당 문서의 다음 인용문은 이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제국주의가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울타리 안에 남아있도록 강력하게 보장하기 위해 눈을 돌리는 또 다른 관심사는 전략적 입지 문제다. 러시아는 유라시아 나라들의 동맹 형성을 원하고 있고, 그런 동맹에 우크라이나가 있으면 러시아의 경제적 힘은 확실히 커질 것이다. 이들 나라 대부분이 러시아·중국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런 동맹에 가입하거나 이런 나라들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가 완전히 기반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받은 패배를 고려할 때, 이것은 저들의 패권 구도에 또 하나의 큰 타격을 의미할 것이다. 미국은 이 바뀌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13]
우리는 본다. 푸틴이 전 세계에 많은 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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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자흐스탄 민중봉기에 관한 RCIT 문서들을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mpilation-of-articles-on-the-popular-uprising-in-kazakhstan/
[2] 이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다음 글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opular Uprising in Kazakhstan and Putin’s Patriotic “Communists”; 같은 저자: Kazakh Uprising and Stalinism: Marital Row or Serious Divisions? The revolutionary events in Kazakhstan and Russia’s military intervention provoke deep divisions between various Communist Parties, 1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uprising-and-stalinism-marital-row-or-serious-divisions/ [<카자흐스탄 봉기에 대한 스탈린주의의 분열: 부부싸움인가, 심각한 분열인가?>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uprising-and-stalinism-marital-row-or-serious-divisions/#anker_1]
[3]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4] Workers’ Party of Ireland: The recent increase in tension in Eastern Europe and the potential for catastrophic conflict, 26.01.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WP-of-Ireland-WPI-Statement-on-Ukraine/
[5] PCP: Communiqué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PCP of February 1,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ortuguese-CP-Communique-of-the-Central-Committee-of-the-PCP-of-February-1-2022/
[6] 이에 대해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Syria and Great Power Rivalry: The Failure of the „Left“. The bleeding Syrian Revolution and the recent Escalation of Inter-Imperialist Rivalry between the US and Russia – A Marxist Critique of Social Democracy, Stalinism and Centrism, 21 April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yria-great-power-rivalry-and-the-failure-of-the-left/; 같은 저자: Stalinism: Assad’s Best Friends Forever. A commentary on a joint international initiative of Stalinist parties, 3 July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stalinism-is-assad-s-best-friends-forever/ [<아사드의 스탈린주의 치어리더들 - 국제 스탈린주의 당들의 공동성명에 대한 논평>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stalinism-is-assads-best-friend-forever/]
[7] Workers’ Party of Ireland: The recent increase in tension in Eastern Europe and the potential for catastrophic conflict, 26.01.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WP-of-Ireland-WPI-Statement-on-Ukraine/
[8] 스탈린주의에 대한 우리의 분석으로는, 다음을 보라. League for the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he Degenerated Revolution: The Origin and Nature of the Stalinist States,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talinism-and-the-degeneration-of-the-revolution/; 다음도 보라. Chapter II in Michael Pröbsting: Cuba’s Revolution Sold Out? The Road from Revolution to the Restoration of Capitalism, August 2013, RCIT Books,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uba-s-revolution-sold-out/
[9] Who Owns Russia: 32 Largest Business Groups Make 51% of GDP, Emerging Markets Venue, July 12, 2010, http://www.emergingmarketsvenue.com/2010/07/12/russian_business_groups/
[10] World Inequality Report 2022. Coordinated by Lucas Chancel, Thomas Piketty, Emmanuel Saez, Gabriel Zucman, World Inequality Lab, wir2022.wid.world, p. 215, 223 and 225
[11] 히틀러-스탈린 조약 기간 당시의 스탈린주의 정책에 관한 다수의 책들이 출판됐다. 다음 책에 많은 문서가 공개되어 있다. Raymond James Sontag and James Stuart Beddie (Ed.): Nazi-Soviet Relations, 1939-1941. Documents from the Archives of the German Foreign Office, Department of State, 1948. 이 시기 스탈린주의 당들의 많은 문서들이 1989년 이후에야 공개되었다. 그 중 다수의 문서가 다음의 독일어판 책에 실려 있다. Bernhard H. Bayerlein. Der Verräter, Stalin, bist Du! Vom Ende der linken Solidarität 1939-1941. Komintern und kommunistische Parteien im Zweiten Weltkrieg, Aufbau Verlag, Berlin 2009; 다른 문서도 있다. J.W.Brügel: Stalin und Hitler. Europaverlag, Wien 1973. 다음도 보라. Bisovsky, Gerhard, Hans Schafranek und Robert Streibel (Ed.): Der Hitler-Stalin-Pakt, Verlag: Picus Verlag;, 1990.
[12] 다음을 보라. Margarete Buber-Neumann: Als Gefangene bei Stalin und Hitler, Seewald Verlag, Stuttgart 1985
[13]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5부
9. 스탈린주의와 사회제국주의: 맺음말
방금 설명했듯이, 스탈린주의는 (개량주의 일반처럼) 언제나 부르주아지 한 분파에 대항하여 다른 한 분파와의 전략적 동맹을 모색해 왔다. 이것은 일국 지형에서만이 아니라 국제 지형에서도 그러했다. 반면, 맑스·레닌주의를 계승한 진정한 트로츠키주의는 일국적으로, 국제적으로 부르주아지의 모든 분파들 및 모든 강대국에 대항하여 언제나 노동자계급 · 피억압자를 규합하기 위해 분투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곳에서 지적했듯이, 현 상황과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 스탈린주의 당들은 부르주아지의 한 분파 또는 제국주의 한 진영과의 계급협조를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로, 이러한 계급협조가 "사회주의" 국가 (소련, 중국, 동유럽, 베트남, 북한, 쿠바 등)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당시에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타락한 노동자 국가의 집권 스탈린주의 관료에 봉사하는 친자본주의적 · 친제국주의적 사이비 사회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더 이상 "사회주의" 국가가, 즉 타락한 노동자 국가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것은 현 상황과는 다르다. 실제로 많은 스탈린주의 당들이 여전히 중국이 "사회주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완전히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그러나 이 사실과 상관없이, 그들 자신의 말로 보더라도 스탈린주의자들은 그들의 방법을 오늘날의 달라진 조건에 적용하고 있다. 우리가 이 논문에서 보여주었듯이, 그들은 그들 자신의 분석으로도 "사회주의"와는 아무 공통점도 없는 푸틴 러시아와 같은 열강들에 대해서도 지지를 내건다.
과거에 스탈린주의 당들이 타락한 노동자 국가의 관료층에 봉사하는 하수인으로서 부르주아지 한 분파 또는 제국주의 한 진영을 그와 같이 지지했다면, 오늘날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아예 직접적으로 지배계급 한 분파를, 그리고 제국주의 한 진영을 대놓고 섬긴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사회제국주의는 부르주아 지정학주의의 형태를 취한다. 우리가 부르주아 지정학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종류의 사회제국주의가 세계정세와 투쟁의 과제를 노동자계급 · 피억압인민의 대의를 밀어가는 국제 계급투쟁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세계질서 재정렬 (즉 미국·EU 같은 기존 강대국들에게 불리하게, 중·러 같은 신흥 강대국들에게 유리하게)의 관점에서 규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부수적으로 말하자면, 부르주아 지정학주의는 고전적인 스탈린주의 "일국 사회주의"론의 사생아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회주의"를 삭제하고 모종의 "일국 자본주의"에 만족한다.[1]
이 같은 야바위 사회제국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진실된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모든 강대국들에 맞서 싸우고, 모든 제국주의 열강에 대항하여 노동자·피억압자의 모든 해방투쟁을 지지하는 것이다.[2] 어느 한 강대국 진영을 지지하는 개량주의 당들, 또 민중봉기 (최근 예로 미얀마나 카자흐스탄 민중봉기) 탄압을 지지하는 개량주의 당들, 이 같은 당들은 민중의 적이다!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 속에서 이들의 영향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
강대국들 및 그들의 사회제국주의적 마름들과의 투쟁을 노동자·민중조직 내에서 밀어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혁명적 세력들이 힘을 합치고 강화시켜야 한다. 오늘 혁명가들이 작은 소수파로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어려운 과제라는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사회주의혁명 세계당 창건은 대중 속에 뿌리를 쌓고 기간대오를 교육 육성하고 실천적 검증을 거치는 등의 긴 과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려움과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절망할 이유가 아니라, 존재하는 문제들에 정면으로 대면하고 정력적으로 일에 착수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RCIT는 그러한 세계당을 만드는 데 몸 바치고 있는 준 당(pre-party) 조직이다. 우리는 아직 작은 조직이지만 지난 10년을 거치며 전 대륙의 이십여 개 나라에 지부와 활동가들이 있는 국제 조직을 만들어 왔다. 우리는 세계 계급투쟁의 가장 중요한 쟁점들에서 우리와 의견을 같이 하는 전 세계의 모든 혁명적 조직들과 활동가들에게 손을 뻗는다. 혁명 세계당 건설에 우리와 힘을 합치자! 동서 모든 강대국에 맞서 싸우는, 그리고 강대국 및 그 반동 마름들에 대항하여 노동자·피억압자의 모든 해방투쟁을 지지하는 공동의 국제 조직을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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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Leon Trotsky: The Permanent Revolution (192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69.
[2] 다음을 보라. RCIT: Theses on Revolutionary Defeatism in Imperialist States, 8 Sept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제국주의 국가에서의 혁명적 패전주의에 관한 테제>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7. 카자흐스탄에서 시리아까지: 스탈린주의는 반혁명 편에 서고 있다
스탈린주의 당들의 러시아 제국주의 지지는 단순히 소련이 아직 초강대국이었을 때의 "영광스러운" 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보다는 미국 패권을 러시아와 중국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다극 질서”로 대체하는 대안적 제국주의 질서를 구축하자는 의제로 이들 당들이 폭넓게 합의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워싱턴의 대외정책에 대한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대응 행보를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 (및 중국)이 주변 반식민지·종속국들 속에서 자신의 제국주의 세력권을 공고히 하고 확대해나가는 것도 이들은 지지한다. 구체적으로는, 자국 민중봉기를 잔혹하게 진압하는 반동 독재정권을 밀고 뒷배가 되어줌으로써 러시아와 중국이 영향력 확대 몰이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지지를 보낸다. 카자흐스탄 민중봉기를 적으로 하여 러시아연방공산당(KPRF)과 이들의 자매 스탈린주의 당들이 취하고 있는 반혁명적 입장은 가장 최근의 예일 뿐이다.[1] 우리가 다른 곳에서 보여주었듯이, 많은 스탈린주의자들이 토카예프 권위주의-자본가 정권에 맞선 카자흐 노동자·빈민들의 반란을 "CIA가 조종하는 색깔혁명"이라고 비방한다. 그에 따라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시위자 수백 명을 학살하고 8,000여 명을 체포한 유혈 진압에 결정적 역할을 한 러시아 군대의 투입을 지지했다.[2]
인도공산당(M)도 카자흐스탄에서의 푸틴/토카예프 반혁명을 지지하는 반동 스탈린주의 당들 중 하나다. "미국은 자신의 간섭주의적인 태도에서 어떤 교훈도 배우지 못하고 호전적인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제 또 다른 중앙아시아 나라인 카자흐스탄에 참견하려 하고 있다. 이유는 역시 우크라이나와 동일하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와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에 친미 정부를 심고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사태는 전 세계에 패권을 강요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반영한다. 미국은 다른 어느 나라의 부상도 용인할 수 없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에 참을 수 없어 한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군사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깊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런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했다. 미국과 그 제국주의 동맹들은 다시 한 번 같은 교훈을 배워야 한다. 이것은 인류의 생존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다."[3]
이 글 서두에서 언급한 스탈린주의 당들 주도의 친러 공동성명 서명자 중 하나인 아일랜드 스탈린주의 당의 최근 성명은 푸틴의 푸들들이 다른 많은 나라의 민중운동들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방은] 끊임없이 시리아 반군을 극단 이슬람주의 지하드파 아닌 다른 세력인 것처럼 왜곡 전달하고 있다. 또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홍콩, 니카라과에서처럼 어느 정도 자주권을 보존하고자 하는 정부들에 대항하여 색깔혁명을 조직하고 자금을 (수십 억 달러를 들여) 대는 시도들을 쉬지 않고 정기적으로 하며, 때로는 성공하기도 한다.”[4]
또 포르투갈 스탈린주의 당도 같은 반혁명적 입장을 표한다. “포르루갈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시리아와 시리아 국민들의 저항에 연대를 표하며 높이 평가한다.”[5]
이와 같이 스탈린주의는 러·중 제국주의에 대한 지지뿐만 아니라 아사드 학살정권을 비롯한 그 밖의 반동 독재정권들을 편 듦으로써 그 철저히 반혁명적인 성격이 거듭 폭로되고 있음을 우리는 그 동안 수많은 문서들에서 제시해왔고, 여기서 그러한 결론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다. [6]
8. 러시아 제국주의는 "사회진보 세력"인가? 한 주목할 만한 스탈린주의 문서에 대한 토론
우리는 상기한 아일랜드 스탈린주의 당이 발표한 흥미로운 문서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우리의 논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문서는 스탈린주의적 사회제국주의의 이론적 결론을 그들의 자매 스탈린주의 당들이 보통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명료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문서의 논리를 최대한 완전하게 제시하기 위해 문서 내용을 광범위하게 인용해 보겠다. [7]
기본적으로,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구 소련과 푸틴 러시아 사이에 모종의 역사적 연속성을 만들어낸다. 관료 독재가 계획경제를 지배하는 ‘타락한 노동자 국가’[8]인 스탈린주의 소련과 오늘의 제국주의 러시아 사이에 말이다. 이들은 러시아가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사회진보 세력”으로 간주한다.
“물론, 신 러시아는 구 소련과는 전혀 달랐고 지금도 전혀 다르다. 지리적으로나 인구로나 훨씬 줄어들었다. 신 러시아는 1990년대에 급성장한 과두제 경제구조의 일부를 ㅡ 훨씬 길들여진 채로지만 ㅡ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신 러시아는 소련의 이데올로기적 지향점을 결여하고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훨씬 더 소박한 의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계급과 민족의 모든 집단 정체성을 역사의 쓰레기 더미로 내모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선봉인 미 제국으로부터의 사실상의 독립을 유지하고자 고집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이데올로기적 대항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소련에 비하면 제한적이지만 말이다.
사회주의는, 그것을 추진하기 위해 국가 행동이 필요하다. 국가 주권을 미국 지배권에 내맡기거나 그저 다국적 기업에 대한 의존 관계로 존재하는 국가들은 사회주의를 위한 매개수단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쿠바·베네수엘라·시리아·러시아 같은 국가들의 존재는 그들 간의 상당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감스러운 사회주의 포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질서에 질식되지 않는 미래 건설 가능성의 필수적 담지자로 남아 있다.
이러한 관점은 러시아 또는 러시아 정부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수반하지 않는다. 러시아나 러시아 정부는 소련을 부활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으며, 실제로 그들은 러시아 내에 대중적인 지지 기반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러시아연방공산당을 일관되게 방해해 왔다. 그러나 당면한 문제는 러시아 국내 정치가 아니라, 러시아의 미 제국에 대한 굴복을 수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혈충돌을 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는 러시아연방공산당도 못지않게 애국적이다. 그리고 10월 혁명뿐만 아니라 소련 내 러시아와 그 밖의 민족들의 존재 자체를 방어한 것이 바로 붉은군대였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닐 수 있으며, 현재 국제적으로 그 방어적 지향이 어떤 추상적인 도덕적 이상을 지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입지 약화의 결과일 수 있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지금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헤집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러시아 국경에까지 군사 반경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네오나치와 지하드 파 민병대를 무장시키고 자금을 대는 것은 미국이다. 굳이 러시아인을 무고한 성가대 소년으로 보지 않아도 미 제국주의의 현실과 비교해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이 온화하고 분별력 있는 정책이라는 것을 식별해낼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이지 러시아연방은 소련이 아니며, 미국/나토와 협력하는 것에 대해 어떤 내재적인 이데올로기적 거리낌도 가지고 있지 않다. 러시아는 대등한 기초 위에서 협력하기를 바라는 데 반해 미국은 굴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오류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미국과의 관계 형성을 시도해왔지만, 그러나 지금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미국의 군사적 영역에 편입될 상황을 맞아 러시아는 자신의 안보가 이처럼 직접적으로 약화되면 중기적으로 자주권을 유지할 수 없을 거라는 계산을 한다.”
‘여전히 존재하는 미 제국주의의 절대 패권’이라는 생각은 스탈린주의 판타지의 영역에 속하며, 오늘날의 인류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아무 공통점도 없다는 우리의 논지를 여기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 보다는 이 인용구들에 제시된 논리 (또는 논리의 결여)를 지적하고 넘어가겠다.
스탈린주의자들은 "러시아가 더 이상 사회주의가 아닐 수도 있다"고 인정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것 같다. 대담한 발언이고, 축하를 보낸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무엇인가? 러시아가 "자본주의"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가? 스탈린주의자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회피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시아 경제가 ‘올리가르히’라고 불리는 소수 과두제 대자본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내국 독점체들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점에서 스탈린주의자들의 그 같은 회피는 특히 놀랍다.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우리의 연구에서 보여주었듯이, 러시아 경제는 강력한 내국인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다. 몇 년 전, 한 연구보고서는 상위 32개 러시아 독점체가 러시아 GDP의 약 51%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9]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의 가장 부유한 1%의 인구가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기존 제국주의 나라의 상위 1% 부자들보다 더 높은 소득과 부를 축적했다. (아래 표 1 참조)
표 1. 러시아·영국·미국에서 소득과 부의 집중 (2021년) [10]
소득 부
러시아 상위 10% 46.4% 74.1%
상위 1% 21.5% 47.7%
영국 상위 10% 35.7% 57.1%
상위 1% 12.7% 21.3%
미국 상위 10% 45.5% 70.7%
상위 1% 18.8% 34.9%
물론, 스탈린주의자들이 러시아의 계급적 성격 문제를 회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러시아가 자본주의이고 “미 제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남아 있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경우, 그들은 왜 러시아가 제국주의 열강으로 (미국보다는 약한 열강일지라도) 성격규정 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불편한 진실을 회피함으로써,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러시아를 미국의 도전자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대항자"로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모스크바는 라이벌 미국 독점체들과 세력권을 놓고 경쟁하는 러시아 독점체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와 같이 모스크바를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대항자”로 묘사하는 것이 훨씬 더 좋게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주목할 만한 문서의 스탈린주의 저자들은 진실을 감지한다, 현 상황은 서로 다른 계급적 성격의 두 사회-경제체제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실 말이다. 나아가 현 강대국들 간 패권경쟁의 가속화가 1914년 이전, 즉 1차 세계대전 이전 상황과 같은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까지도 그들 마음속에 감지되기 시작한다.
"현 위기는 1914년 전야 시기를 연상시킨다. 오랜 평화기가 끊임없는 위기 표출로 무너져가고, 매 위기 표출 때마다 전쟁 가능성을 조금씩 더 높여가는 1914년 이전 시기 말이다. 영·미 패권 열강이 당시로선 독일, 지금은 중국 같은 신흥 공업 라이벌들을 경계하며, 이들 라이벌들이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기 전에 치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1914년 이후 많은 근본적인 차이점들이 나타났는데, 그 중 특히 일반화된 세계 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줄여주는 ㅡ 그러나 제거하지는 못하는 ㅡ 최종적인 핵 충돌의 가능성이다. 또 다른 주요 차이점은 러시아와 중국의 성공적인 산업화다. 그리고 그에 따라 도시화와 프롤레타리아화 과정을 통한 농민 문제의 해결이다. 역사적으로 두 국가 모두 1914년 시기의 혁명에 극도로 취약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국가 형태 ㅡ 전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잔재 ㅡ 가 산업 자본주의의 현실 및 그것이 낳은 사회관계와 모순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러시아와 중국이 오늘날 "혁명에 취약하지" 않다는 것이 맞는지는 토론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역사적 비교에 관한 한 이들은 옳다. 그러나 1914년 전야의 강대국들 간 패권경쟁을 레닌 이하 맑스주의자들이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분쟁으로 성격규정 한 것을 이들이 ‘감지’하지 못해왔다는 것은 특히 놀랍다, 두 제국주의 진영 어느 쪽이든 지지하는 것을 레닌/볼셰비키가 비난한 사실을 이들은 잊은 것인가?! 우리가 위에서 보여주었듯이, 당시 맑스주의자들은 강대국들이 "대등"하지 않으며, 한 진영 (영국과 프랑스)이 다른 진영 (독일)보다 훨씬 더 큰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십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어느 진정한 맑스주의자도 “대영제국”에 대항하여 독일을 편 든다는 결론에 이르지 않았다!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이 1914년 이전에 존재했던 상황과 현 상황 간의 유사성을 인정한다는 사실은 그들의 역사적 통찰력과 함께 맑스주의의 국제주의적·반제국주의적 원칙에 대한 그들의 경멸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끝으로, 이 스탈린주의 당의 문서에는 주목할 가치가 있는 이들 특유의 또 하나 결론이 있다. 여기서도 다시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이 자신의 논리를 끝단까지 밀고 가고 있는 것을 칭찬해야 마땅한데, 왜냐하면 그 논리가 스탈린주의의 반동적 성격을 공공연하게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이 자본에 대해 다시 우위에 서는 것은, 설사 비(非)노동계급 정부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로 사회주의자들에게는 객관적 조건에서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요구되는 구체적인 한 걸음 개선은 미국이 더 이상 서방 부르주아지의 헌병으로 활동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후퇴를 맞는 것이다. 미국이 내부 붕괴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중대한 군사적 후퇴가 있을 때 해외에서의 그들의 지배력 축소를 가속화 시킬 것이고 더 광범위하게 국가권력이 다시 우위에 설 공간을 창출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소련과 비교해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진보의 역군으로 역할 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이 협소하나마 국가 주권이 다시 우위를 확보한 데 있다.”
그리하여 "비 노동계급 정부"에 의한 "국가권력의 우위 재확보"는 "사회주의자들의 객관적 조건"을 개선시킬 것이다. 그러한 "비 노동계급 정부"란 무엇일 수 있을까? 명백하게도 스탈린주의자들은, 그들이 볼 때 현재 "미 제국"에 도전하고 있는 정부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푸틴 정권 같은 정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기억하시라.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이 푸틴 정권이나 러시아 자체를 그들의 문서에서 "자본주의"로 성격규정 하고 있지 않다. 2,300 단어가 넘는 상당한 장문의 문서임에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자본주의” 언급이 없다!
결국, 푸틴 형 정권을 어떤 식으로든 진보적인 유형의 정권으로 제시하고 싶어 하는 이 같은 옹호론은 전통적인 스탈린주의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의 연장선에 있다. 1930년대에 스탈린주의자들은 자본가 당들과 동맹을 맺는 악명 높은 "인민전선" 정책을 제창했다. 그러한 “인민전선” 정부들도 "사회주의자들의 객관적인 조건"을 개선시킨다는 "비 노동계급 정부"였다. 실제로 "인민전선" 정부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부르주아지의 지배를 구해주는 ‘거국정부’, “국민통합정부”였고, 언제나 노동자계급의 패배로 결과했다. (예를 들어 1936-39년 스페인과 프랑스 인민전선처럼). 보통 스탈린주의자들은 자본가계급에게 그들의 유용성이 다하면 이러한 인민전선 정부들에서 쫓겨나는 것이 통례였다. (예를 들어 1947년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서).
이 같은 방식의 국내 계급협조 노선에 기초하여, 스탈린주의는 제국주의 열강들과도 동맹을 추구했다. 1930년대에 모스크바와 그 국제 마름들은 나치 독일에 대항하여 영국, 프랑스, 미국과의 동맹을 제창했다. 이때부터 그들은 이들 열강을 "제국주의"로 지칭하는 것을 극구 삼갔다. 모스크바의 대외정책 이해관계가 바뀌자 위선적인 양두구육 이데올로기 전체가 뒤집어져 물구나무섰다. 1939년부터 1941년까지 히틀러-스탈린 조약 기간 동안 스탈린주의자들은 "금권정치적" 서방 제국주의에 포화를 집중하는 반면, "평화애호적" 나치 독일에 대해서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대했다.[11] 이뿐만 아니라 모스크바는 독일 · 오스트리아의 공산주의자들을 게슈타포에 넘기기까지 했다.[12] 이 시기에 스탈린주의는 영국·프랑스를 아시아·아프리카 인민들을 억압하는 "잔인한 식민 지배자들"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다 1941년 6월 (스탈린과 몰로토프에게는 대경실색할 일로서) 나치가 소련을 침공하자 다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더 이상 억압 제국주의자가 아니라 반파쇼 민주주의 동맹군으로 간주되었다. 동맹군은 바뀌었지만, 제국주의 열강들 사이를 오가는 스탈린주의자들의 무원칙한 줄타기 책략과 양두구육의 정치노선은 변함없이 같았다!
아일랜드 스탈린주의 당의 문서는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바로 그 동일한 방법 노선을 오늘날의 조건에도 적용하는 방식으로 스탈린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름들과 국가들은 바뀌었다. "사회주의자들의 객관적 조건"을 개선시켜 주는 것은 이제 루즈벨트, 처칠, 히틀러 대신 푸틴 (및 시진핑)이다. 스탈린주의 논리는 놀랍고 동시에 역겹다. 반제국주의는 숨김없는 사회제국주의로 대체되고, 러시아 제국주의는 "사회진보의 역군"으로 역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아일랜드 문서는 스탈린주의의 논리를 보다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결국은 대부분의 스탈린주의 당들의 방법 노선을 대표한다. 위에 언급한 인도공산당 문서의 다음 인용문은 이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제국주의가 우크라이나를 자신의 울타리 안에 남아있도록 강력하게 보장하기 위해 눈을 돌리는 또 다른 관심사는 전략적 입지 문제다. 러시아는 유라시아 나라들의 동맹 형성을 원하고 있고, 그런 동맹에 우크라이나가 있으면 러시아의 경제적 힘은 확실히 커질 것이다. 이들 나라 대부분이 러시아·중국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런 동맹에 가입하거나 이런 나라들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가 완전히 기반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받은 패배를 고려할 때, 이것은 저들의 패권 구도에 또 하나의 큰 타격을 의미할 것이다. 미국은 이 바뀌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13]
우리는 본다. 푸틴이 전 세계에 많은 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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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자흐스탄 민중봉기에 관한 RCIT 문서들을 다음의 우리 웹사이트 특별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compilation-of-articles-on-the-popular-uprising-in-kazakhstan/
[2] 이에 대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다음 글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The Popular Uprising in Kazakhstan and Putin’s Patriotic “Communists”; 같은 저자: Kazakh Uprising and Stalinism: Marital Row or Serious Divisions? The revolutionary events in Kazakhstan and Russia’s military intervention provoke deep divisions between various Communist Parties, 12 January 2022,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uprising-and-stalinism-marital-row-or-serious-divisions/ [<카자흐스탄 봉기에 대한 스탈린주의의 분열: 부부싸움인가, 심각한 분열인가?>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sia/kazakh-uprising-and-stalinism-marital-row-or-serious-divisions/#anker_1]
[3]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4] Workers’ Party of Ireland: The recent increase in tension in Eastern Europe and the potential for catastrophic conflict, 26.01.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WP-of-Ireland-WPI-Statement-on-Ukraine/
[5] PCP: Communiqué of the Central Committee of the PCP of February 1, 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Portuguese-CP-Communique-of-the-Central-Committee-of-the-PCP-of-February-1-2022/
[6] 이에 대해서는 다음 팜플렛을 보라. Michael Pröbsting: Syria and Great Power Rivalry: The Failure of the „Left“. The bleeding Syrian Revolution and the recent Escalation of Inter-Imperialist Rivalry between the US and Russia – A Marxist Critique of Social Democracy, Stalinism and Centrism, 21 April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yria-great-power-rivalry-and-the-failure-of-the-left/; 같은 저자: Stalinism: Assad’s Best Friends Forever. A commentary on a joint international initiative of Stalinist parties, 3 July 2019, https://www.thecommunists.net/worldwide/africa-and-middle-east/stalinism-is-assad-s-best-friends-forever/ [<아사드의 스탈린주의 치어리더들 - 국제 스탈린주의 당들의 공동성명에 대한 논평>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stalinism-is-assads-best-friend-forever/]
[7] Workers’ Party of Ireland: The recent increase in tension in Eastern Europe and the potential for catastrophic conflict, 26.01.2022, http://www.solidnet.org/article/WP-of-Ireland-WPI-Statement-on-Ukraine/
[8] 스탈린주의에 대한 우리의 분석으로는, 다음을 보라. League for the Revolutionary Communist International: The Degenerated Revolution: The Origin and Nature of the Stalinist States,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stalinism-and-the-degeneration-of-the-revolution/; 다음도 보라. Chapter II in Michael Pröbsting: Cuba’s Revolution Sold Out? The Road from Revolution to the Restoration of Capitalism, August 2013, RCIT Books,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cuba-s-revolution-sold-out/
[9] Who Owns Russia: 32 Largest Business Groups Make 51% of GDP, Emerging Markets Venue, July 12, 2010, http://www.emergingmarketsvenue.com/2010/07/12/russian_business_groups/
[10] World Inequality Report 2022. Coordinated by Lucas Chancel, Thomas Piketty, Emmanuel Saez, Gabriel Zucman, World Inequality Lab, wir2022.wid.world, p. 215, 223 and 225
[11] 히틀러-스탈린 조약 기간 당시의 스탈린주의 정책에 관한 다수의 책들이 출판됐다. 다음 책에 많은 문서가 공개되어 있다. Raymond James Sontag and James Stuart Beddie (Ed.): Nazi-Soviet Relations, 1939-1941. Documents from the Archives of the German Foreign Office, Department of State, 1948. 이 시기 스탈린주의 당들의 많은 문서들이 1989년 이후에야 공개되었다. 그 중 다수의 문서가 다음의 독일어판 책에 실려 있다. Bernhard H. Bayerlein. Der Verräter, Stalin, bist Du! Vom Ende der linken Solidarität 1939-1941. Komintern und kommunistische Parteien im Zweiten Weltkrieg, Aufbau Verlag, Berlin 2009; 다른 문서도 있다. J.W.Brügel: Stalin und Hitler. Europaverlag, Wien 1973. 다음도 보라. Bisovsky, Gerhard, Hans Schafranek und Robert Streibel (Ed.): Der Hitler-Stalin-Pakt, Verlag: Picus Verlag;, 1990.
[12] 다음을 보라. Margarete Buber-Neumann: Als Gefangene bei Stalin und Hitler, Seewald Verlag, Stuttgart 1985
[13] R Arun Kumar: Imperialist Designs in Ukraine, CPI(M), January 30, 2022, https://peoplesdemocracy.in/2022/0130_pd/imperialist-designs-ukraine
5부
9. 스탈린주의와 사회제국주의: 맺음말
방금 설명했듯이, 스탈린주의는 (개량주의 일반처럼) 언제나 부르주아지 한 분파에 대항하여 다른 한 분파와의 전략적 동맹을 모색해 왔다. 이것은 일국 지형에서만이 아니라 국제 지형에서도 그러했다. 반면, 맑스·레닌주의를 계승한 진정한 트로츠키주의는 일국적으로, 국제적으로 부르주아지의 모든 분파들 및 모든 강대국에 대항하여 언제나 노동자계급 · 피억압자를 규합하기 위해 분투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다른 곳에서 지적했듯이, 현 상황과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 스탈린주의 당들은 부르주아지의 한 분파 또는 제국주의 한 진영과의 계급협조를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로, 이러한 계급협조가 "사회주의" 국가 (소련, 중국, 동유럽, 베트남, 북한, 쿠바 등)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당시에 이들 스탈린주의 당들은 타락한 노동자 국가의 집권 스탈린주의 관료에 봉사하는 친자본주의적 · 친제국주의적 사이비 사회주의자들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더 이상 "사회주의" 국가가, 즉 타락한 노동자 국가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것은 현 상황과는 다르다. 실제로 많은 스탈린주의 당들이 여전히 중국이 "사회주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완전히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그러나 이 사실과 상관없이, 그들 자신의 말로 보더라도 스탈린주의자들은 그들의 방법을 오늘날의 달라진 조건에 적용하고 있다. 우리가 이 논문에서 보여주었듯이, 그들은 그들 자신의 분석으로도 "사회주의"와는 아무 공통점도 없는 푸틴 러시아와 같은 열강들에 대해서도 지지를 내건다.
과거에 스탈린주의 당들이 타락한 노동자 국가의 관료층에 봉사하는 하수인으로서 부르주아지 한 분파 또는 제국주의 한 진영을 그와 같이 지지했다면, 오늘날 이들 스탈린주의자들은 아예 직접적으로 지배계급 한 분파를, 그리고 제국주의 한 진영을 대놓고 섬긴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사회제국주의는 부르주아 지정학주의의 형태를 취한다. 우리가 부르주아 지정학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종류의 사회제국주의가 세계정세와 투쟁의 과제를 노동자계급 · 피억압인민의 대의를 밀어가는 국제 계급투쟁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세계질서 재정렬 (즉 미국·EU 같은 기존 강대국들에게 불리하게, 중·러 같은 신흥 강대국들에게 유리하게)의 관점에서 규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부수적으로 말하자면, 부르주아 지정학주의는 고전적인 스탈린주의 "일국 사회주의"론의 사생아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회주의"를 삭제하고 모종의 "일국 자본주의"에 만족한다.[1]
이 같은 야바위 사회제국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진실된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모든 강대국들에 맞서 싸우고, 모든 제국주의 열강에 대항하여 노동자·피억압자의 모든 해방투쟁을 지지하는 것이다.[2] 어느 한 강대국 진영을 지지하는 개량주의 당들, 또 민중봉기 (최근 예로 미얀마나 카자흐스탄 민중봉기) 탄압을 지지하는 개량주의 당들, 이 같은 당들은 민중의 적이다!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 속에서 이들의 영향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
강대국들 및 그들의 사회제국주의적 마름들과의 투쟁을 노동자·민중조직 내에서 밀어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혁명적 세력들이 힘을 합치고 강화시켜야 한다. 오늘 혁명가들이 작은 소수파로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어려운 과제라는 것은 사실이다. 새로운 사회주의혁명 세계당 창건은 대중 속에 뿌리를 쌓고 기간대오를 교육 육성하고 실천적 검증을 거치는 등의 긴 과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려움과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절망할 이유가 아니라, 존재하는 문제들에 정면으로 대면하고 정력적으로 일에 착수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RCIT는 그러한 세계당을 만드는 데 몸 바치고 있는 준 당(pre-party) 조직이다. 우리는 아직 작은 조직이지만 지난 10년을 거치며 전 대륙의 이십여 개 나라에 지부와 활동가들이 있는 국제 조직을 만들어 왔다. 우리는 세계 계급투쟁의 가장 중요한 쟁점들에서 우리와 의견을 같이 하는 전 세계의 모든 혁명적 조직들과 활동가들에게 손을 뻗는다. 혁명 세계당 건설에 우리와 힘을 합치자! 동서 모든 강대국에 맞서 싸우는, 그리고 강대국 및 그 반동 마름들에 대항하여 노동자·피억압자의 모든 해방투쟁을 지지하는 공동의 국제 조직을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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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보라. Leon Trotsky: The Permanent Revolution (1929), Pathfinder Press, New York 1969.
[2] 다음을 보라. RCIT: Theses on Revolutionary Defeatism in Imperialist States, 8 September 2018, https://www.thecommunists.net/theory/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제국주의 국가에서의 혁명적 패전주의에 관한 테제> https://www.thecommunists.net/home/%ED%95%9C%EA%B5%AD%EC%96%B4/theses-on-revolutionary-defeatism-in-imperialist-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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