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조약의 의미

 
오커스 조약의 의미

 - 미국이 중국과의 제국주의 간 냉전을 고조시키고 EU를 자극하다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성명, 2021918, www.thecommunists.net
 
1. 미국, 호주, 영국이 오커스(AUKUS)라는 3자 전략방위동맹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오커스는 미 제국주의와 그 동맹국들이 인도양과 태평양의 해상 항로를 통제하고, 그리하여 남아시아 · 동아시아 지역을 지배할 수 있도록 포석을 놓는 군사 조약이다. 이 미국 주도 동맹은 신 냉전에서 워싱턴의 주 라이벌 제국주의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오커스 동맹은 강대국 간 제국주의 패권경쟁의 또 다른 격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태 지역에서 본격 전쟁의 위험을 증대시킨다.
 
2. 새 조약의 많은 세부사항들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거나 공개되지 않았지만, 몇몇 주요 요소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이 중에는 미국이 호주에 더 많은 병력을 파견하고, 미국과 영국 군함이 호주 항구를 사용할 것이며, 인공지능, 사이버 전쟁, 수중 능력, 장거리 타격 능력 등의 분야에서 3국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조항들이 있다. 그 외에도 미국은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이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공유해 온 국가는 그 동안은 영국뿐이었다).
 
3. 오커스 방위협정의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오커스는 미 제국주의의 핵심 동맹국으로서의 영국의 지위를 (EU와는 대조되게) 공고히 해준다.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의회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격 시 대만 방어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이 상황을 잘 말해준다. 둘째, 오커스는 또 결정적으로 호주를 중국에 대항하는 냉전 최전방 국가로 전화시킨다.
 
4. 호주는 중위 수준의 경제적 지위를 가진 그 자체 제국주의 국가다. 호주 군대는 특별한 중요성을 갖지 못하며, 어느 한 태평양 섬을 정복할 만큼은 (또는 비무장 아프간인들을 고문하고 죽일 만큼은) 강할 수 있겠지만 강대국과는 누구와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핵추진 잠수함을 얻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호주 해군에게 중요한 진전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기존의 재래식 디젤 추진 잠수함에 비해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속도와 미사일 사거리는 더 오래 수중에 머물 수 있어 탐지하기 더 어려워지고 더 무거운 하중을 운반할 수 있다). 그러나 호주가 실제로 그 같은 잠수함을 보유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따라서 중단기적으로 오커스 협정의 중심적인 의미는 호주가 미 제국주의 (및 그 하위 파트너 영국)의 핵심 군사 기반이 된다는 데 있다. 이는 미국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데, 왜냐하면 미국의 다른 주요 군사기지들이 불확실한 정치적 환경 (두테르테 하의 필리핀처럼)이나 지리적 불리함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는 중국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어 전쟁 시 중국 미사일에 의해 쉽게 파괴될 수 있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5. 오커스 협정의 발표는 세계정치에 또 다른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 협정은 협정 서명 3국과 프랑스 간에 주요 외교적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호주가 미·영과의 핵추진 잠수함 계약을, 2016년 프랑스와 체결한 또 다른 주요 계약의 취소와 연계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손실은 프랑스에 상당한 타격인데, 이는 단지 재정적 차원 (거의 1,000억 달러) 때문만이 아니다. 3개 영어권 열강이 그들의 아태지역 정책에서 프랑스를 제외시키기로 한 결정이 프랑스 정부를 또한 격분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파리는 강경한 어조로 분노를 표출했을 뿐만 아니라 호주와 미국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기까지 했는데 이는 서방 국가들 간의 전례 없는 외교 조치다.
 
6. 마침 유럽연합이 인도-태평양 협력을 위한 EU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논문을 발표한 같은 날에 미국과 프랑스 간 외교 불화가 발생한 것은 상징적이다. 이 문서에서 EU는 경제관계 강화와 확대를 목표로 남아시아·동아시아 지역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EUEU 해군이 "인도-태평양에서 해상병참선과 항행의 자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국들의 해상 안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도-태평양에서의 제고된 해군 활동반경"을 확립하길 원한다. EU는 미국의 냉전 전략과 중국과의 전면 대결을 맹목적으로 따를 생각이 없다. 오히려 EU는 중국에 대해 공통 관심사에서 협력하는 한편, “인권 등 중국과 근본적인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반발하는”, "중국과 다면적 관여"라는 중도 노선을 실행하길 원한다. 간단히 말해서, 최근 사건들과 그에 더해 지난 몇 주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있은 미국의 재앙은 EU 대외정책 상에 전환점이 되어, EU를 워싱턴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제국주의 강대국으로 행동하는 방향으로 더욱 몰아 갈 것이다.
 
7. 요약하자면, 오커스 조약은 미국 (및 그 영어권 동맹국들)이 대중(對中) 냉전을 고조시켜 가는 가운데 내딛은 또 하나 중요한 발걸음을 상징한다. 게다가, 오커스 동맹은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분열을 심화시킨다. RCIT가 수년 전부터 강조해왔듯이, 남아시아·동아시아 지배를 위한 투쟁은 강대국 간 제국주의 패권쟁투에서 핵심 지점이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현재 세계 최대 경제의 본거지다. 전 세계 생산의 34.9%, 수입의 32.4%, 수출의 33.1%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남아시아·동아시아의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향후 10-20년 사이에 계속해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데는 부르주아 경제학자들도 모든 예측전망이 일치한다. , 어떤 강대국도 남아시아·동아시아를 장악하지 않고는 세계를 장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국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러브그로브가 오커스 조약을 두고 "아마도 지난 6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군사력 협력"이라고 묘사하면서 잠수함 급 이상에 관한 조약이라고 강조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8. 이러한 사태발전은 지금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쇠퇴·부후화가 불가피하게 제국주의 강대국 (미국, 중국, EU, 러시아, 일본)간 패권쟁투의 가속화를 불러일으키는 시기라는 우리의 경고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우리가 최근 발표한 RCIT <시국선언>에서 말했듯이, "혁명적 패배주의"라는 볼셰비키 강령에 기초하여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에 반대하는 일관되고 비타협적인 접근태도를 취하는 것이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다.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 타도! 그것이 미국이든, 중국이든, 러시아든, EU, 일본이든. 제국주의 조국의 패배가 해악이 가장 덜하다! 이들 강대국 간의 어떠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충돌에서도 노동자운동은 그들 누구에게도 지지를 보내선 안 된다. 혁명가들은 칼 리프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르크를 따라 주적은 국내에 있다! 지배계급에게 총구를 돌려라고 말한다.”
 
9. 따라서 혁명가들은 모든 형태의 군국주의, 제국주의적 애국주의”, 배외주의적 전쟁몰이와 싸워야 할 뿐만 아니라, 어느 한 제국주의 열강 (미국이든 중국이든, 또는 그 어느 열강이든)을 지지하는 좌파세력들과도 싸워야 한다. 유럽에서는 각종 스탈린주의 당들 및 좌익 포퓰리스트 당들이 제국주의 정부의 일부 (예를 들어 프랑스공산당, 그리스 시리자, 스페인공산당 및 포데모스). 일본공산당은는 모든 이웃 나라들을 상대로 한 일본 제국주의의 영토 주장을 오랫동안 옹호해 왔다. 베네수엘라에서 러시아, 남한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탈린주의 당들 및 볼리바르주의 당들은 중국 제국주의를 지지하며 그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을 "사회주의"로 분칠하고 있다.
 
10. 새로운 혁명세계당은 모든 제국주의 강대국뿐만 아니라 노동자·민중 조직 내 이들 강대국의 사회제제국주의적 시종들에 대항하는 일관된 투쟁 속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사회주의자들에게 모든 대륙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싸우는 새로운 인터내셔널 건설 투쟁에 RCIT와 함께 할 것을 촉구한다!
 
 
RCIT 국제사무국
 

댓글